그동안 나는 헌터로서 잘 살아왔다. 몬스터들이 보이면 일단 달려간다. 부위를 골고루 때리고 베고 파괴해서 야무지게 지치게 만들고, 갈무리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더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 다시 수렵을 하고, 또 몬스터를 보면 죽인다. 그것이 헌터의 삶이었다. 그동안 몬스터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해도 그저 그것이 헌터로서의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파괴와 살육이 난무하는 헌터의 삶이 계속된 건 아니었다.

문득 다른 시각으로 몬스터들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필드에 숨어있는데 옆으로 다가온 티가렉스가 얌전히 일광욕하면서 잠드는 모습을 본 이후부터였을 것 같다. 물론 그 티가렉스는 헤비보우건으로 또 다른 삶을 잘 살고 있다.

아무튼 그래서 이 게임에는 꽤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몬스터'들과 교감하면서 살아가는 RPG. 몬스터를 탄다는 걸 단차 공격으로 오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살아가는 '라이더'들의 이야기,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다. 헌터가 아닌, 라이더의 삶을 느껴봤다.

게임명 :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MHS2)
장르명 : RPG
출시일 : 2021.07.09.
개발사 : 캡콤
서비스 : 캡콤
플랫폼 : PC, Switch

관련 링크: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 오픈크리틱 페이지

※ 본 리뷰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 플레이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헌터 대신 '라이더'에 맞춰진 몬스터헌터 이야기


그동안의 몬스터헌터 시리즈와는 달리, '몬스터헌터 스토리즈' 시리즈는 헌터가 아닌 '라이더'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수렵하는 헌터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갖고 있으며, 몬스터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연의 섭리와 흐름에 대해서 강조하는 양상 자체는 헌터들과 비슷하지만, 이들은 '몬스터'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이라 그런지 '인연'을 매우 강조한다. 이러한 몬스터와의 유대 관계는 게임 전체를 꿰뚫으며 강조하는 주제다.

주인공인 전설의 라이더인 '레드'의 자손(손자 혹은 손녀)으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마을을 지켜주던 수호의 레우스가 사라지고, 전해준 알에서 전설 속의 '파멸의 레우스'가 탄생하면서 이에 대한 전설과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건의 흐름 자체는 [ 새로운 마을 도착 → 퀘스트 진행과 함께 스토리 전개 → 큰 사건(흉광화)과 맞이하는 보스전 → 한 지역의 대단원 → 새 지역 이동 ] 같이 기존 '몬스터헌터'와 큰 차이는 없다.

이 과정이 단순히 주인공에게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할아버지 '레드'의 위상에 가려지기도 하는 시기도 있고, 이러한 이야기의 조명은 여러 가지 주변 인물들의 심리에도 맞춰진다.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괜찮은 요소다.

▲ 메인 스토리는 따로 진행되고, 퀘스트 보드는 대부분 서브 퀘스트들을 담는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헌터'의 삶만 살아왔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파멸의 힘이 강조되면서 "그동안 내가 그렇게 파멸의 레우스와 유대감을 쌓았던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그가 알에서 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썩, 배틀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플레이어 역시 할아버지의 위상이 가려지는 모습이 초중반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내가 주인공은 맞긴 한건가...?

아유리아의 경우는 솜털이와의 인연을 강조해 주는 언급과 묘사라도 있어서 납득했지만, 레우스는 이전까지 단순히 '할아버지'가 탔던 레우스의 건네준 알이라는 외의 접점이나 인연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후 스토리에서는 본격적으로 레우스의 스토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몰입감 있는 사건을 볼 수 있어서 괜찮았지만 순간적인 괴리감이 조금 드는 부분이 있다고 할까.

▲ 그래도 귀엽긴하다.

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과 연출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스토리를 즐기는 목적으로 플레이하기에는 충분히 높은 분량을 갖고 있으며, 대사의 스킵 없이 전투를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진행할 경우 약 40여 시간이 넘는 분량을 갖고 있다. 그런데 후술할 전투와 성장 과정이 매우 즐거워, 이러한 과정을 즐기다 보면 60시간도 훌쩍 넘어가는 플레이 분량을 보게 된다.

또 하나의 고려 요소이자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엔딩'이 시작점이라는 점이다. 본격적으로 엔딩 이후의 새로운 파밍 요소와 온라인 플레이가 시도 되고, 플레이어들 간의 경쟁과 협력이 즐겁게 작용한다. 이 점은 스토리즈2 역시 같으나, 엔딩이 시작이라는 말과는 조금 다르다. 몬스터헌터 라이즈가 엔딩이 곧 "몬스터헌터에 익숙해졌으니 본격적인 수렵을 해볼까요?"라는 느낌이라면, 스토리즈의 엔딩은 "이제 큰 사건은 어느 정도 정리됐으니 이제 해보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세요"라는 느낌이 있다. 느낌이 조금은 다르지만 스토리 이후의 플레이도 즐겁다라는 점은 같다.

▲ 아유리아는 구체적으로 빙아와 확실한 이야기를 보여줬다.

▲ 알도둑놈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위대한 용인족



턴제 RPG, 전투의 정체성은 여전히 '몬스터헌터'


본 작의 전투는 원작과는 달리 스핀오프작인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의 전투를 발전시켰다. 수렵 액션이 아닌 '턴제 배틀'이 메인이 되며, 전투는 필드 몬스터 인카운트 방식으로 시작된다. 전투는 가위바위보식 상성을 적용하였고, 추가적으로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특징인 공격 타입과 속성이 추가된다.

플레이어는 몬스터의 공격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선택을 통해서 몬스터를 본격적으로 '공략'해 나가는 점이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파워-스피드-테크닉 중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적의 공격을 무력화 시킬 수 있고, 공략의 핵심인 '인연 게이지'를 크게 채울 수 있다.

무기의 공격 타입과 속성, 그리고 전투 커맨드의 상성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장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방식이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파워-스피드-테크닉의 상성이다. 또한 동료몬과 파트너의 공격에 따라서 연계가 발생하며, 이를 통해서 몬스터들을 무력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 파트너, 혹은 동료몬과 연계가 맞다면 더블 어택이 발생해 공격 무효화가 가능!

몬스터들도 그냥 당해 주지는 않는다. 각 몬스터들은 분노를 하거나 특정 페이즈에 돌입하면서 패턴이 변화한다. 이러한 패턴들 중에서는 플레이어를 단숨에 무력화시킬 강력한 공격도 존재하므로, 이런 페이즈를 빨리 무력화시키거나 특정 기술을 봉인하도록 공략 요소를 짜둔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의 전투 방식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정확하게 공략이 필요한 부위(머리, 발톱, 꼬리 등)를 파괴하고, 이를 통해 강력한 공격을 무력화하거나 강력한 공격 시전 이전에 몬스터를 대경직에 빠뜨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계속해서 '자신의 턴'을 가져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공략 요소를 찾아내고 대응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즐겁다. 추가적으로 몬스터들은 HP 및 상황에 따라서 브레스 대결, 밀어내기 등 특수한 전투 상황이나 패턴의 큰 변화가 있으므로 이에 대응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무기마다 특징이 다르고 대응법도 달라지게 되며, 이를 활용하면 정말 깊이 있는 전략적인 턴제 전투가 만들어진다. 공격 타입은 육질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고, 각 무기들마다 사용하는 스킬과 특징이 다르다. 예를 들어 건랜스는 대미지가 약한 대신 정면 승부에 승리시 인연 게이지를 크게 채울 수 있으며 상대의 특정 공격을 봉인하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한손검은 공격을 한차례 방어하고 카운터를 노리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수렵 피리는 동료 몬스터와 파트너의 전투력을 상승시키거나 회복/상태이상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지닌다. 이를 통해 공략에 필요한 무기, 그리고 동료몬을 잘 챙기는 게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 몬스터와 타겟이 서로 같다면 정면승부가 발생. 상성 우위시 인연 게이지가 많이 찬다.

효과적인 공격을 통해 채워지는 '인연' 게이지는 스킬을 사용하거나, 몬스터 라이드를 통해 더욱 강력한 공격과 회복을 노릴 수 있는 요소다. 전투에 참여하는 두 라이더 모두 라이드 상태일 경우 특별한 연출을 제공하는 인연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몬스터의 공격이 무력화되며 큰 대미지와 큰 부위 파괴치를 제공한다. 스킬 사용과 인연 공격은 이 게임의 공략 요소의 핵심이고, 그렇기에 가위바위보식 상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이런 공략 요소들을 게임에서 쉽게 알려주지 않는 몬스터들도 존재한다. 과거 몬스터헌터 시리즈에서 '터주급'이라고 불리던 몬스터들 이상은 '킹'의 칭호를 갖고 있으며, 길바닥에서 대놓고 드러누워 자고 있을 정도로 해당 지역에 천적이 없는 '왕'으로 군림 중이다.

이러한 킹 몬스터들은 패턴을 익히고 공략 요소를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몬스터를 물리치면서, 둥지로 보내 몬스터의 알을 획득하는 과정이 전투와 성장의 핵심이 된다. 이 과정은 스토리 진행을 잊고 몰두할 정도로 재미있는 과정이다. 물론, 턴제 전투에 대해 취향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겠지만.

또한 멀티플레이에서 주로 펼칠 수 있는 다른 라이더들과의 '대전'도, 싱글플레이에서 단순히 설명을 하는게 아니라 과정과 팁 및 운영 방식을 익힐수 있도록 스토리상에 녹여냈다. 이는 그만큼 플레이어를 이끄는 과정을 상당히 세심하게 만들어두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아주 괜찮은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덧붙이자면, 이전작부터 '밈'으로 쓰이던 요소들이 구현되어 있는 부분도 있어 이를 찾아보는 것도 시리즈의 팬으로서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RPG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성장의 즐거움

▲ 라이더의 성장은 매우 간소화 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다.

RPG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성장이다.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의 성장은 크게 몬스터와 라이더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라이더의 성장은 메인 레벨과 함께 '장비'의 성장이 주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헌터의 장비 성장 과정과 유사하게 재료를 수집하고 제작-강화하는 방식이지만, 이 부분이 크게 간소화되어있다.

장비는 무기, 방어구, 호석만 세팅해 주면 끝. 거기다 강화 단계도 매우 낮고 요구하는 재료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물론 '물욕'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재료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포인트'를 몬스터의 재료마다 포인트가 존재하고 이를 채우는 방식이라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몬스터헌터 시절처럼 물욕 소재가 나오지 않아 장비를 제작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몬스터를 얻고, 키운다. 효과도 잘 봐야 한다.

라이더의 성장은 이렇게 간소화된 대신, 몬스터의 성장은 플레이어가 깊게 파고들며 연구할 즐거움으로 남겨두었다. 몬스터들은 레벨이 성장하면서, 각자 지닌 유전자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유전자들은 몬스터의 스킬이나 패시브, 혹은 속성 및 타입을 강화하면서 한층 몬스터를 특성 있게 만든다.

이러한 유전자는 '빙고'와 같이 타입/특성을 맞춰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방식 자체는 매우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유전자들은 처음 몬스터(알)를 획득하는 시점에 결정되며, 특정 개체마다 고유로 갖고 있는 특성도 있는 편이다. 이러한 유전자는 외양간에서 '전승의 의식'을 통해 계승할 수 있고 전승은 매우 자유로운 편이다.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아주 독특한 자신만의 몬스터를 육성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몬스터헌터 월드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면 보이는 평화롭게 풀이나 뜯는 초식룡 아프토노스가 분노해서 네르기간테의 '파극멸진선 · 천'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몬스터의 유전자를 세팅하고,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획득한 직후 몬스터들은 라이더의 레벨에 따라서 성장 보장도 이뤄지고 싱글플레이에서는 '소탕' 기능도 있으므로, 성장이 매우 빠르다. 이는 새 몬스터를 빠르게 전장에 투입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구제 정책에서 오는 편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얻기'는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이를 세팅하는 전승은 초기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가 매우 편하다. 그만큼 플레이의 강약 조절이 명확하게 되어있다.

엔딩 시점에 등장하는 수없이 많은 몬스터들과, 아종, 이명-특개 몬스터 등등 개체작을 통해서 원하는 유전자를 얻는 일 자체가 쉽지는 않다. 강력한 몬스터는 그만큼 준비를 많이 요구하고, 공략도 철저해야 한다. 한 지역에서 터주급으로 군림할 수 있는 킹 급 몬스터들이 난무하는 곳에서 빠르게 대전을 이끌기는 쉽지 않은 법이고, 멀티 한정으로 재등장하는 몬스터들도 꽤 많다. 즉, 엔딩 이후의 멀티플레이 요소들을 크게 신경 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 몬스터를 데리고 다니기 귀찮다면 탐험에 보내도 레벨업이 가능하다.

그래도 전체적인 구조는 철저한 몬스터헌터의 기존 기조에 맞춰져있다. 노력을 통해 몬스터의 패턴에 익숙해지고, 최적의 장비와 세팅을 찾고 딜링 방법을 연구하여 마침내 수렵한다는 기쁨이랄까. 다만 지나칠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는 일정 단계 이상 성장을 해야 토벌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피할 수 있던 '몬스터헌터'의 수렵 액션과는 다르니까. 이는 장르상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획득한 유전자들을 가지고 어떤 몬스터를 만들고 써볼까 하는 즐거운 고민, 과거 '몬스터헌터'에서 강한 몬스터를 수렵하고 나서 자신의 장비를 다시 세팅하는 즐거움에 빗댈만하다. 이 역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의 핵심 요소이자 게임이 추구하는 즐거움이다. 노력하여 토벌한 자에게는 만족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보상 과정이다.

▲ 빛나는 알, 훔치기, 성공적인 라이더.



헌터가 아닌, '라이더'의 삶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는 진부하게 표현하면 전작을 잘 계승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한층 잘 살린 훌륭한 후계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러기엔 좀 아깝다. 차라리 '헌터'로 그동안 "자연을 파괴하고 소재나 캐는 인간 헌터"가 아닌 "몬스터와 공존"을 경험하게 해주는 게임이 아닐까 한다.

물론 결국 라이더들도 비하하자면 맘대로 남의 둥지에 들어와서 알 훔쳐서 도망가는 알도둑의 삶일 뿐. "자연 그대로 있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용인에게 라이더들도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마는 그냥 적당히 게임이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너무 큰 철학적 주제가 되어버리는 건 본 리뷰에서 지향하는 바가 아니니까. 그리고 사실 어미 몬스터에겐 미안하지만 알을 골라서 훔치는 재미가 기가막히다.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는 꽤 치밀한 구성으로 잘 짜여진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스토리는 확실한 주제를 담고 차근차근 이를 플레이어에게 이해시키며 이 과정에서 초보 라이더들이 '숙련된 라이더'로 되는 과정을 확실히 담은 레벨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전투에 익숙해지고, 공략하면서 새롭게 성장하고, 또 다른 요소로 자신만의 파트너 몬스터들을 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스토리 엔딩을 보고 멀티플레이에서 이명특개 몬스터 유전자작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스토리는 무난한 편이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요소들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급격한 프레임 드랍은 몰입을 크게 해치는 요소다. 또한 간혹 지나칠 정도로 로딩이 길어지거나 프레임이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안 움직이는 수준으로 멈칫하는 불안정한 요소들도 존재한다. 이는 스위치판 뿐 아니라 PC버전에서도 간혹 보고된다. 패치로 어느정도까지 해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신속하게 개선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이는 정말로 초반 플레이부터 경험, 몰입감을 크게 해칠 정도로 심각하다.

안 그래도 필드 인카운트 방식으로 전투나 필드 이동, 스토리 진행 등에서 잦은 로딩이 많은 편인데 이러한 완벽하지 못한 최적화는 매우 아쉽다. 전작인 '몬스터헌터 라이즈'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최적화를 보여줘 극찬을 들은 반면,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는 최적화라는 측면에서는 쓴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는 체험판 배포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니...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단순히 "그럴수도 있지"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 이로 인해 게임 플레이에 대해 고민하게 될 정도로 큰 프레임 드랍이 있고 눈에 띄기에 개선이 반드시 필요해보인다.

▲ 초중반 몬스터들의 액션이 제한적인 점도 상당히 불편하다.

그래도 헌터가 아닌, '라이더'라는 새로운 존재로 몬스터헌터의 세계를 다시 보게 되는 과정으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는 시리즈의 팬들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몬스터와 교감, 그리고 새로운 형식의 턴제 전투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특징을 잘 살려 '이것이 턴제 몬스터헌터'라고 할 정도로 잘 구현됐다.

스토리 상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징과 심리 묘사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녹아있지만, 비중이 다소 떨어지거나 애매하게 설명이 부족한 점도 보이는 등 '스토리'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의견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성장의 즐거움과 세팅의 즐거움 역시 수렵 액션 몬스터헌터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고,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기괴하면서도 유니크한, 그렇지만 세상도 파멸시킬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매우 재밌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몬스터들을 멀티플레이에서 뽐내는 것도, 그리고 파트너가 제작한 몬스터들을 구경하는 것도 별미다.

새로운 '몬스터헌터'를 보고 싶은 이들은 그저 보이면 "때린다, 찢고 죽인다, 그리고 갈무리!! 더 좋은 장비! 호석 도박!!" 하던 헌터의 삶에 벗어나, 또 다른 존재인 '라이더'의 삶을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로 느껴보길 바란다. 물론,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체험판을 미리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