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하드웨어 분야에 관심이 많을수록 그 사람이 경험해 본 제품은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그게 단순 찍먹이건, 소장이 됐든 간에. 처음엔 일반인 수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시시껄렁하다.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알만한 메이저 제품을 구매하여 입문, 걸음마를 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며, 하이엔드 혹은 튜닝의 길로도 빠져도 보고 누군가 감히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저급 제품이나 알려지지 않은 녀석을 감별하는 경지까지 이른다. 관심도에 비례해서 지갑이 얇아지는 건 함정.

그리고 이러한 성향은 특히 '마우스' 제품군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애초에 마우스 분야가 입문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니고, 마음에 안들면 어디 책장에 박아놔서 보관하기도 쉬우니까. 각기 다른 제품의 성능이나 생김새로부터 체감은 타 하드웨어 장비에 비해 가히 최상이다. "어, 마우스를 바꿨는데 전혀 차이를 모르겠어"보다는 "이 마우스, 작고 가벼워"라던지 "클릭감이 조금 뻑뻑한데?" 처럼.

기자가 그러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FPS 게임에 몰두하던 시절 빽빽하게 채워져야 할 암기노트는 프로게이머의 전략이나 포지션별 장비가 적혀져 있었다. 당시 '정석'이라고 불리던 제품을 접했던 것을 시작으로 그렇게 나의 마우스 여행은 시작됐다. 중간중간마다 30만 원에 육박하는 마우스를 쿨구매 한다던지 똥믈리에를 자처하여 괴상한 생김새나 참신한 기능의 튜닝 마우스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결국 돌아돌아 다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이저 사의 제품을 찾게 되더라.


그래서일까. 유난히 오래 썼던 메이저 마우스 회사에서 후속작이나 신제품 소식이 들려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명실상부 장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틸시리즈도 그중 하나이고. 스틸시리즈의 인기 마우스 시리즈라 하면은 라이벌 정도가 있겠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센세이, 킨주, 사이, 이카리, 카나 등으로부터 업그레이드를 거쳐 탄생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근본 넘치는 제품들에서 후속타가 나오니 기대가 될 수밖에.

그리고 그 명성을 이을 또 하나의 마우스 시리즈 프라임이 등장했다. 프라임(Prime), 프라임 플러스(Prime+), 프라임 와이어리스(Wireless) 총 3개로 이루어진 프라임 마우스 시리즈는 경주용 자동차로부터 영감을 받아 경량 유, 무선형의 마우스다. 찾아보니 세계 e스포츠 선수들과 공동 개발하여 게이밍에 적합한 성능으로 설계되었다는데 개인적으로 평소에 e스포츠에 관심이 있던지라 조금 더 신뢰가 가지 않았나 싶다. 과연, 스틸시리즈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마우스 시리즈는 어떨지 이번 리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 스틸시리즈 Prime / Prime+ / Prime Wireless
  • 마우스 센서: Truemove Pro / Truemove Pro+ / Truemove Air
  • CPI : 18,000 DPI
  • 최대 IPS 및 가속: 450 IPS / 50g
  • 셰입: 오른손잡이형
  • 스위치: Prestige OM™ 기계식 스위치
  • 무게 및 크기: 125.3mm X 67.9mm X 42.4mm / 69g (케이블 제외)
  • 소프트웨어: SteelSeries GG 지원
  • 케이블: 유선 / 무선




  • ■ 스틸시리즈 프라임 3종 외형 및 기능

    ▲ 왼쪽부터 프라임 무선, 프라임+, 프라임

    ▲ 무선이 박스가 조금 더 크다!

    ▲ 박스를 여는 방법도 다르더라

    ▲ 프라임 무선 구성품

    ▲ 프라임+ 구성품

    ▲ 프라임 구성품

    ▲ 비대칭인데 앞부분이 왠지 익숙하다

    ▲ 등-엉덩이로 떨어지는 경사가 완만하다

    ▲ 엉덩이 부분 쪽이 펑퍼짐한게 라이벌700이 생각난다

    ▲ 깔끔한 사이드 버튼

    ▲ 무선과 유선의 피트 색상이 다르다 마찰은 같으니 참고하자

    ▲ 파라코드 케이블은 약간 꺼끌꺼끌한 편

    ▲ 마이크로 b타입 케이블을 호환하는 프라임 유선

    ▲ 프라임 무선 동글의 경우 C 타입으로 다르다





    ▲ 휠 스크롤 구분감은 적은 편

    ▲ 스틸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로고는 마우스 엉덩이 부분에 프린팅됐다

    ▲ 타 비대칭 마우스와 다르게 좌측 굴곡이 라운딩 처리가 아니라 약간 각졌다

    ▲ 우측도 마찬가지, 따라서 파지 시 엄지가 딱 고정된다

    프라임, 프라임+, 프라임 무선은 한 개의 쉘을 공유하며, 69, 71, 80g으로 약간의 무게 차이가 있다. 마우스를 정면이 아닌 위쪽이나 뒤쪽에서 바라보았을 때 스틸시리즈 특유의 쉘이 보이는 듯 하지만 정면에서 바라보면 몇몇 마우스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마침 기자는 Z사의 마우스를 사용 중인데, 마우스 앞 부분의 좌우 높낮이 차이가 거의 비슷함을 느껴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또한, 등 부분이 높아 손바닥이 붕 뜬다기보단 마우스 전체를 감싸는 그립이 가능한데, 팜그립 시 넓은 표면을 꽉잡는 듯한 느낌을 주고 클로 그립 시 손바닥 아래와 마우스가 밀착되어 더욱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등에서 엉덩이까지 떨어지는 경사도 완만해 손끝으로 마우스를 쥐는 핑거 그립도 나쁘지 않았다.

    사이드 버튼과 스크롤 휠에서 한마디 하자면, 단순함 그 자체였다. 모난 구석 없이 제 기능만 딱 담은듯한 버튼과 휠이였으며, 스크롤 휠은 매우 부드러웠지만 구분감이 낮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사이드 버튼의 높은 클릭압인데, 평소보다 힘을 더 줘서 눌러야 먹더라.

    프라임 마우스에는 스틸시리즈 자체 옵티컬 스위치인 프레스티지 OM™(Prestige OM) 기계식 스위치가 탑재되었다. 이 스위치는 클릭 시 네오디뮴 자석이 장착된 스프링으로 구성되어 IR 센서 간의 빛을 막고 클릭 신호를 보내는게 원리다. 옴론, 후아노, 카일 등의 클릭감에 익숙한 기자는 30분도 안되어 프레스티지 스위치가 매력적이라고 느꼈는데, 마우스 클릭 시 '딸깍'이 아닌 '똘꼭'처럼 쫄깃한 소리와 클릭압이 맘에 들었다.





    ■ 스틸시리즈 GG 활용하기

    ▲ 기존의 스틸시리즈 엔진은 GG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좌측 탭에 엔진 내에 포함된 스틸시리즈 프로필

    ▲ 간단한 키매핑, 매크로 설정 등이 가능하며

    ▲ RGB LED 또한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


    ▲ GG 앱에서 윈도우 마우스 가속을 설정/해제하는 건 꿀팁




    ■ 그립감만큼은 인정 또 인정


    게임 세계에서의 승패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장비 차이에 의해서 많이 갈리기도 한다. 고성능 마우스가 좋다는 건 누가 뭐라하던 간에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때로는 사용자 손에 맞는 마우스가 성능보다 더 중요하기도 하다.

    이 제품은 픽스아트와 협업하여 1:1 트래킹을 구현해낸 트루무브 센서가 탑재되며, 그 성능을 입증했고 비대칭 유저가 선호할만한 마우스 쉘을 적용하여 기자가 장시간 사용했을 때도 이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현재 사용 중인 마우스에서 더 개선된 느낌이랄까.

    명인은 명품을 알아본다고 했다. 프로게이머로부터 검증된 스틸시리즈 프라임 마우스는 세계 e스포츠 선수들과 공동 개발하여 게이밍에 적합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평소에 비대칭 마우스를 즐겨 쓰는 게이머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