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영화 제작 포스터, 혹은 홍보를 볼 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스타 배우, 대형 거물급 배우들이 잔뜩 등장하는 영화라 기대가 되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알수없는 불안함과 걱정이 생깁니다. 축구를 볼 때도 마찬가집니다.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 모인 팀인데, 따놓은 리그 1등같은데 안그럴 거 같다는 겁니다. 실제로도 걱정이 적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요.

최고가 모여서 최고를 만든다, 그런 꿈의 드림 프로젝트는 팬들을 기대하게 하지만 반드시 결과가 좋았던 법은 아니라는 점이죠. 물론 기대를 충족시킨 프로젝트들은 팬들에게 더없이 큰 기쁨을 전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며 명성을 한층 드높이죠.

오늘 소개할 게임은 사실 게임에 대해서 크게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최고의 명작 RPG입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대로 드림 프로젝트로, 스타 개발자들이 합심하여 참여한 프로젝트로서 팬들에게 '기대에 맞는 걸작이 나왔다'라고 평가를 들을 정도의 게임이죠.

동서양 가릴 것 없이 모두가 걸작으로 평가하는 RPG, 이번 IP를 찾아서 코너로 다룰 게임은 바로 스퀘어의 명작 '크로노 트리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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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 트리거' 무슨 게임입니까?
말 그대로 드림 프로젝트, JRPG의 걸작


'크로노 트리거'는 1995년에 '스퀘어'가 발매한 RPG로, 슈퍼 패미컴으로 처음 출시된 게임입니다. 현재 '스퀘어에닉스'가 되기 이전, '스퀘어'에서 출시한 게임이죠. 출시 이전부터 개발 발표부터 엄청난 화제를 일으킨 게임이기도 하고요. 당시 일본 비디오 게임계는 전 세계를 선도하는 시장의 입지에 있었고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가 대단한 입지를 자랑했죠.

현대까지도 JRPG의 양대 산맥으로는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꼽히는 만큼, 이 개발에 참여한 제작진들이 모여 만든 꿈의 프로젝트인 '크로노 트리거'는 정말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그리고 드래곤볼과 닥터슬럼프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 파이널 판타지의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뭉쳤다고 하니 팬들이 기대할 수밖에요. 정말 '꿈의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었죠.

이런 프로젝트들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만, 크로노 트리거는 정말로 팬들의 기대를 부응할 수 있는 멋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 수상한 기계는 함부로 손대면 안됩니다.

'크로노 트리거'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RPG입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크로노(디폴트 네임)가 왕국의 축제 '천년제'에서 마를디아를 만나서 같이 돌아다니다가, 소꿉친구인 '루카'가 만든 기계의 오작동으로 사라져버린 마를디아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되죠.

알고 보니 우연히 만난 마를디아는 알고보니 왕국의 공주님이었고, 다른 시대로 날아간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루카가 기계를 손보면서 일행은 '게이트'를 이용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각 시대별로 일어나는 사건을 겪고 파멸적인 미래를 막기 위한 여정을 겪어 나갑니다. 이러한 '크로노 트리거'의 게임적인 특징은, 정통적인 JRPG의 왕도와 같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현대의 JRPG에서는 꽤 당연하다고 보고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의 형식이 '크로노 트리거'에 꽤 있는 편이었죠.



지금이야 많은 게임들이 시도하고 채택하기도 하지만, 크로노 트리거의 경우는 가장 큰 특징으로 '멀티 엔딩'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플레이어가 방문하는 시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선택에 따라서 여러 가지 엔딩이 등장하고 분기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1회 성으로 끝나는 플레이가 아니라, 수차례 플레이를 하는 다 회차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죠. 물론 개발팀도 이를 고려해서 게임 속에 이것저것 이스터에그 등 숨겨진 요소들을 많이 넣어두었죠. 또한 플레이어가 직접 엔딩을 볼 수 있는 시점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당시 JRPG에서는 거의 볼 수 없던 시도였죠.

▲ 힐을 쓰고, 회전베기로 돌려서 광역힐을 한다는 방식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전투는 ATB, 액티브 턴 배틀 시스템을 채용했고 적과 아군의 시간이 동등하게 흘러가면서 턴제 게임 치고는 매우 역동적인 편입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시간에도 적들의 시간은 흘러가기에, 상당히 다이나믹한 턴제 전투가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특징과 움직임, 스킬의 연출을 잘 살린 픽셀 그래픽의 연출도 훌륭했죠.

게다가 적들도 그냥 무지성으로 스킬과 회복을 사용할 게 아니라, 특수한 보스들의 패턴이나, 몬스터들의 상태를 보고 공략을 해야 했습니다. 캐릭터들도 그냥 스킬을 단순하게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동시에 행동할 수 있는 ATB를 체크하고 때로는 협동 공격을 하거나 반대로 협동 공격을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나누었어야 했습니다.

또한 적들의 타입에 따라서 잘 먹히는 공격과, 그렇지 않은 공격들도 존재했고 상태 이상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전략성도 갖췄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투성이인 곳에서는 크로노의 '썬더'계열의 마법이 효과가 좋고, 루카의 전체 수면으로 재운 뒤에 아이템 파밍을 위한 미인계를 남발하기도 하기도 하죠.

▲ 비슷한 계열로 겹치긴 했어도, 동료들도 다양한 능력/마법을 사용합니다.

동료들은 각각의 기술들이 차별화되어 있어 공략 방식에 따라서 자주 파티가 변경되는 편이라 재미가 있었죠. 게다가 동료들도 단순한 병풍적인 요소들로 남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고 확실한 역할 비중이 부여되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절대적으로 보기 드문 '주인공의 이탈'이 인 게임 요소에 있었을 정도니, 그만큼 동료들이 갖고 있는 비중도 높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공략 요소들은 다회차 플레이에서는 동료와 주인공 크로노가 크게 성장하여 크게 완화되어 다회차 플레이에도 큰 부담자체는 없었습니다.

거기에 크로노 트리거의 OST는, 아마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간혹 들어보았을 정도로 매우 유명합니다. 일본의 유명 작곡가 '마츠다 야스노리'가 본격적으로 작곡 활동으로 데뷔한 작품도 크로노 트리거이며, 중세 필드와 고대 필드의 BGM들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곡들이죠.


스타 개발자들의 연합, 그리고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완성도로 출시된 크로노 트리거는 당연히 대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서양권에서 크게 성공한 몇 안 되는 JRPG의 사례로 남게 될 정도죠. 지금도 서구 팬층에서 크로노 트리거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편입니다.

이러한 인기를 토대로 크로노 트리거의 후속작인 '크로노 크로스'가 향후 1999년 PS로 출시되었고, 이 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크로노 크로스는 전작 크로노 트리거의 이야기를 완벽히 이어가고 있으며, 시간 여행을 하는 소재도 같았죠. 레벨 시스템이 없어지고 스태미너 게이지와 독특한 시스템,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로 무장하며 탄탄한 스토리와 훌륭한 OST를 가진 수작으로 평가되지만 팬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습니다.

▲ 정식 후속작인 크로노 크로스. 게임은 잘 만들어지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팬들에게는 별달리 납득되지 않는 이야기랄까? 게임 자체의 스토리도 상당히 우울한 편인데다, 전작에서 그 고생을 한 주인공들의 행적을 결과적으로 부정해버리게 되어버렸거든요. 타임 패러독스와 평행세계라는 소재의 내러티브는 잘 풀어냈지만, 이를 전달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한들 게임 속에서 충분히 플레이어에게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겠죠. 분명히 게임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게임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가 플레이어에게 잘 와닿지 않았으며 플레이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었다는 점이랄까요. 그래서 크로노 크로스는 전체적으로 보면 충분히 뛰어난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팬층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립니다. PS 단독 출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나쁘진 않았지만 '대박'이라고 할만한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후 더 이상 정식 후속작은 등장하지 않았죠.

(내용수정: 7.29 11:03)'크로노 트리거'는 향후 PC 및 모바일 버전으로 이식되면서, 한국어도 정식으로 지원하고 그래픽의 업 스케일링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PC판의 경우 UI 인터페이스를 전면적으로 손본 이후에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지금 다시 플레이해봐도 구시대적인 답답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 번 플레이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명작 게임이 명작으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요.



'크로노 트리거'의 IP소유자는 누구?
JRPG 걸작 두회사가 만난 '스퀘어에닉스'

크로노 트리거의 제작사는 '스퀘어'입니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통을 가진 게임 개발사죠. 오랜 세월 게임을 즐겨온 분들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준 '파이널 판타지'를 제작한 회사로 아마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지금은 '스퀘어-에닉스'가 되었지만요.

스퀘어-에닉스는 이름 그대로 두 회사의 합병입니다. 이는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합병 소식이었고 많은 이슈가 있었죠. 그래서 JRPG의 양대 산맥,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를 모두 보유한 회사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스퀘어는 게임 사업이 크게 성공한 이후에도 영화, 음악, 유통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면서 단순한 게임 개발사가 아닌 게임산업 전체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점차 성장을 도모합니다.

▲ 2018년 스팀에 출시된 크로노 트리거. 패치 이후로 평가가 매우 좋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통도 많이 겪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강력하던 시절에는 나오는 족족 히트를 쳤죠. 하지만 그 게임들을 돌아보면 명작만 나왔던 건 아니니까요. 게다가 '닌텐도'와는 파이널 판타지 7 이후 크게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고요.

당시 SCE(현 SIE)가 신흥 강자로 플레이스테이션을 등장시키면서 시장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생긴 불협화음이었죠. 닌텐도는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꽤나 큰 부담이었을 겁니다. 이는 이후 와다 요이치 사장이 부임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면서 해결되었습니다. 이는 와다 요이치가 note에서 밝힌 글이 있으니 이를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そろそろ語ろうか(其の弐)[ 슬슬 이야기해볼까 ]

스퀘어와 에닉스의 합병 소식은 참 드라마틱 했습니다.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발표된 소식이었으니 더욱 믿지 못할 소식이기도 했고요. 양 사는 예전부터 사이가 좋았던 편이고요. 어찌보면 '드래곤 퀘스트'라는 에닉스의 대표 IP의 메인 디렉터 호리이 유지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인데 타사에서 발매하는 것 자체가 에닉스 입장에서는 화날 일이었겠죠. 그런데도 무난히 잘 진행되고 명작으로 평가받는 걸 보면, 당시에 양사가 얼마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 스퀘어가 당시 '개발'에 집중하는 회사였다면, '에닉스'는 퍼블리싱이 중심인 사업구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 사는 합병하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던 셈이었겠죠. 스퀘어는 한차례 유통에서 실패한 전적이 있었고, 에닉스는 킬러 타이틀의 의존도가 높았던 경향이 있었죠. 양 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도 서로 달랐고요. 아무튼 이렇게 스퀘어-에닉스가 합병되면서 사실상 스퀘어에닉스는 'JRPG'를 상징하는 회사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크로노 트리거의 개발사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스퀘어에닉스'의 소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스팀 버전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크로노 트리거 역시 스퀘어에닉스가 유통/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이거 리메이크 회로 굴려봐도 되나요?
서구권 공략에는 이만한 게임이 없을 것입니다


크로노 트리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아직도 팬층이 많은 게임입니다. 실제로 지금 해봐도 다소 불편한 점 외에도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죠. 오늘 코너에서는 좀 행복 회로를 돌려도 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스퀘어에닉스'니까요.

과거 우스갯소리로 "스퀘어에닉스가 망할 때가 되면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를 내놓을 것이다"라고 하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명작을 현시대의 감성에 맞춰서 재해석하는 리메이크는 팬들이 정말 바라는 일 중 하나인데 그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설마설마 파판7이 리메이크 되겠어? 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죠.

파판7보다 조금 약하긴 해도 스퀘어에닉스가 보유한 IP중 리메이크를 바라고 있는 팬들이 가장 많은 게임중 하나가 바로 크로노 트리거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2015년에는 한차례 일화도 있었어요. E3에서 스퀘어에닉스는 발표를 기대해달라는 영상을 제작해서 올렸는데, 하필 이때 사용된 BGM이 바로 크로노 트리거에서 등장했던 BGM입니다. 지금도 영상 댓글에 보면 크로노 트리거를 언급하는 팬들이 많아요.


물론 2015년 E3에서 발표된 건 전설적인 '파이널 판타지7'의 리메이크였지만, 크로노 트리거에 대한 소식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양 팬층에서는 '파이널 판타지7'의 리메이크 소식에 환호하면서도 크로노 트리거가 아니라서 아쉬워하는 반응을 볼 수 있었어요.

그래도 스퀘어에닉스는 성검전설 뿐 아니라 파이널 판타지7의 리메이크 등 다양한 리메이크작들에 대한 시도가 제법 있는 회사입니다. 파판7의 리메이크는 좋은 판정을 받은 만큼, 차후 새로운 리메이크로 '크로노 트리거'가 발표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죠. 그렇게 행복 회로를 굴릴 수 있을 정도로, 팬층에게 입지가 좋은 작품이니까요. 또한 전세계적인 트렌드도 어느정도 고전작의 리메이크에 대한 욕구가 꾸준하고, 판매량도 좋습니다. 그리고 스퀘어에닉스의 전략면에서도 크로노 트리거는 리메이크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는 서구권에서 스퀘어에닉스의 RPG의 입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서구권에서도 입지가 좋은 수준을 넘어 강력한 편이지만,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 내수시장에서만 한정됩니다. 오죽하면 드래곤 퀘스트는 내수용, 파이널 판타지는 수출용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정도니까요. 드래곤 퀘스트의 서구권 부진에는 현지화의 아쉬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북미-유럽 시장에서 드래곤 퀘스트 8, 11, 그리고 4편의 리메이크가 꽤 괜찮은 반응을 얻으며 좋은 영향력을 보여줄 기미가 보이지만 여전히 영향력은 아쉬울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로노 트리거'는 서구권에서도 JRPG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파이널 판타지와 함께 새로운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기에, 리메이크의 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이유죠. 그리고 드래곤 퀘스트의 서구권 부진 해소와 함께 새로운 서구권 시장의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라는 스퀘어에닉스에게도 좋은 선택이고요.

▲ 파판7 리메이크는 원작만큼의 임팩트는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리메이크가 작은 작업은 아닐 겁니다. 일단 게임 자체도 2D 도트 픽셀 그래픽인 점이 크죠. 거의 모든 리소스를 새롭게 다시 다 제작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스토리는 거의 완성된 부분이 있지만, 새롭게 등장시킬만한 요소도 필요하겠죠. 파이널 판타지7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이 있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토세이브가 없다는 점 등 불편한 요소들도 하나씩 개선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하필 주인공이 대사가 거의 없는 게 단점이라, 어찌 보면 전체적인 스토리나 전개에 있어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보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노 트리거는, 리메이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의 스펙트럼이 한층 더 확장되는 선택이기도 하며, 거기다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보장이 되어있는 크로노 트리거는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스팀판 클래식 크로노 트리거도 이미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이므로,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요? 심지어 팬들 혹은 제작자들도 정신적 계승작의 제작을 시도하거나 바라는 요청은 수십년간 이어졌으니까요.

현재 스퀘어에닉스는 과거에 비해 많은 개발사들을 흡수합병하면서 나름대로 훌륭한 IP를 보유 중입니다. 여전히 JRPG를 양분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뿐 아니라 툼레이더, 데이어스 엑스, 성검전설, 스타오션, 킹덤하츠 등 많은 IP를 가지고 있죠. 이를통해 어느정도 서구권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좀 더 늘리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겁니다.


파이널 판타지7과 같은 대규모 리메이크가 힘들다면, 팬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로도 발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고전 지향 게임으로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있겠고, 현재 스퀘어에닉스가 개발중인 '프로젝트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도 고전 JRPG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으로 기대되는 중이니까요. 굳이 리메이크가 아니더라도, 고전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후속작이 현대 감성에 맞춘 레트로 그래픽으로 나오면 꽤 괜찮지 않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해서 리메이크에 대한 행복회로를 굴려볼 수 있겠습니다만 아마 '당장'에 뭔가 스퀘어에닉스가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일단 '파이널 판타지7'의 리메이크도 끝나지 않았고, '파이널 판타지16'은 요시다 나오키 디렉터가 이끌며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신개발 본부에서 담당하고 있죠.

그리고 온라인 시장에서 또 다른 날개를 펼친 '파이널 판타지14'도 큰 성공을 이루고 새 확장팩을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또 2021년 드래곤 퀘스트 35주년 이벤트에서는 '드래곤 퀘스트12'가 발표되었죠. 결과적으로 스퀘어에닉스의 간판이자 주력 IP가 새 시리즈를 예고하고 제작 중인 셈입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스퀘어에닉스 입장에서도 서구권에서 영향력을 늘리기에 '크로노 트리거'만한 작품은 없다고 할 수 있으므로 희망적인 회로를 굴려볼 여지는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좀 욕심을 내서, 개인적인 욕망도 좀 담긴 했지만 그만큼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이기에 나와줬으면 합니다. 멋진 리메이크로요. 파이널 판타지7은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그만큼 '크로노 트리거'도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고 싶네요. 언젠가 스퀘어에닉스에서 깜짝 발표하면서 환호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