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에서 개발 중인 탑뷰 슈터 게임 '썬더 티어 원'의 플레이 테스트가 끝났습니다. 테스트는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1차 CBT에서 개선된 몇 가지 점들을 체험할 수 있었죠.

첫날부터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게임을 해보면서 '썬더 티어 원'의 완성도와 함께 게임이 추구하는 재미와 방향성을 대략적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질까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든 생각은 게임을 완성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점이었는데요. 마치 얼리 엑세스로 갓 등장했을 때의 '배틀그라운드'를 보는 느낌이었죠.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골격만 세운 정도고 세부적인 콘텐츠, 편의성, 가이드 등의 살을 채워야 할 부분이 텅 비어있었습니다.

따라서 게임의 편의성이나 최적화, 초보자 가이드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체험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3개의 PVE 미션과 멀티 대전이 가능한 PVP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PVE 미션의 경우, 싱글 플레이를 할 때 3인의 AI와 함께 진행하며, 다른 유저들과 4인 파티를 만들어 진행할 수도 있었습니다.

미션은 특정 인물을 어디로 데리고 와라. 혹은 중요한 물건을 회수해라 등으로 이뤄져 있었고 이 과정에서 어떤 지역에 침투해 적을 쓰러트리는 과정의 반복이었는데요. 전략을 세우고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꽤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했습니다.

AI의 인공지능이 멍청한 정도는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또 알아서 움직이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어가 AI 전체에 명령을 내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개별적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해당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하긴 어려웠습니다. 일일이 전략을 내리기엔 긴박한 실시간 전장 상황에서 총에 맞아 죽기 딱 좋았기 때문이죠. 따라서 AI와 함께 활동할 경우, 적진에 돌입하기 전에 미리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춰 지시하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PVP의 경우, 데스매치보단 폭탄전이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A팀과 B팀으로 나뉘어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한쪽은 주요 물건을 특정 지역 가지고 가서 회수를 해야 하고 다른 팀은 그걸 저지하는 구조였죠. 최대 5:5로 전투를 벌일 수 있는데 컨트롤보다는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여러 아이템을 써서 효율적인 전투를 펼치게끔 게임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로비에서는 싱글 혹은 멀티 플레이의 진행 방식을 선택하거나 혹은 캐릭터의 장비를 바꿀 수가 있었습니다. 각 캐릭터는 소지할 수 있는 장비에 포인터가 존재하며, 스테이지에서 포인트의 한계를 정해두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장비를 교체해야 했죠. 특히, 전술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소음기는 필요한 포인트가 크기 때문에 다른 장비를 포기해야 하는 등 포인트를 통해 전술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한편, '썬더 티어 원'은 탑뷰 슈터 게임입니다. 보통 FPS 게임이 1인칭 혹은 3인칭을 사용하는 것과는 출발부터 다른 게임인 셈이죠. 따라서 슈터 게임이지만, 게임 플레이의 전반적인 모습에서 흔히 생각하는 슈터 게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FPS는 전략, 전술보단 개인의 피지컬에 승패가 결정됩니다. 슈터 게임으로서 에임이 좋을수록 적을 잘 맞추고 효과적으로 쓰러트릴 수 있죠. 물론 배틀로얄 장르나 '레인보우식스 시즈'처럼 전략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게임이 있긴 하지만, 초보자와 고수를 가르는 바탕은 에임 실력에 의해 좌우됩니다.

반대로 '썬더 티어 원'은 에임 실력보단 전략, 전술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이었습니다. 탑뷰 게임으로서 에임의 중요성이 거의 무용지물이었거든요, 헤드샷, 몸샷과 같은 게 전혀 없고 그저 적을 먼저 발견해서 클릭하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었죠.


따라서 에임보단 적을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정하는 전술과 각종 아이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이는 PVE와 PVP 모두 해당했으며, PVP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엄폐하면서 적이 오길 기다렸다가 먼저 쏘는 플레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기도 했습니다.

탑뷰 슈터 게임의 전략, 전술의 측면을 살리기 위해 시야 거리가 주어지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엄폐물 뒤에서는 적이 보이지 않는 등 여러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벽 뒤에서 뛰면 위치를 대략 알려주는 것도 존재했죠.

탑뷰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은엄페의 중요성을 살리고 동시에 사운드 플레이에서도 신경을 쓰려고 만들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카메라 시점 조작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썬더 티어 원'은 전략과 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이 부분을 강조하듯 게임 플레이도 짜여있었죠.

그런데 시야 조작 방식이 실시간보단 턴제에 더 어울리는 방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플레이어는 Q,E 버튼으로 좌우 시야를 조작할 수 있는데요. 긴박한 상황에서 캐릭터 조작과 시야 조작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불편했습니다.

보통 탑뷰에서 이런 조작 방식은 턴제에서 자주 쓰입니다. '데스페라도'와 '엑스컴' 등을 생각하면 되죠. 일반적인 실시간 탑뷰 슈터 게임은 시야가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캐릭터의 조작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하는 걸 생각해본다면 굳이 수동 조작으로 만든 메리트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슈터로서의 총기음이나 타격감 등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비록 멀리서 캐릭터를 바라보니 총기를 조작하는 모습이나 격발 액션 등을 세세하게 볼 순 없었지만, 탑뷰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전체적인 액션은 세세하게 잘 만들었는데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1인칭 혹은 3인칭이었다면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니 현실적인 느낌과 액션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탑뷰는 하늘에서 마치 관망하듯 캐릭터를 쳐다보니 행동의 디테일보다는 무언가 빠르게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까지 플레이해본 소감으로 '썬더 티어 원'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게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 명확하게 잘 보이기 때문에 장점에 더 손이 간다면 재미있게 즐길 것이고 반대로 단점이 크게 보인다면 오랫동안 즐기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이죠. 한번 해보면 처음부터 대중적인 시장을 노리고 만든 게임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조나 시스템 등은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탑뷰 슈터 게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노린다면 이쪽 장르를 바라고 있는 게이머들을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아쉬운 점과 고치고 추가해야 할 점이 많아서 정식 출시가 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충분히 기대해도 될 듯합니다. 일단 찜목록에 추가해두고 느긋하게 기다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