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수) 로스트아크에 신규 마법사 클래스, 소서리스가 등장했다. 정통 마법사를 표방하는 소서리스는 롱 스태프를 다루며, 그 이름답게 화려한 원소 마법들로 무장하고 있는 클래스다.

캐릭터 생성 후 관련 성능을 하나씩 살펴봤을 때도 매우 좋아 보였다. 강력한 아이덴티티 스킬, 높은 수치의 직업 각인, 첫 트라이포드는 아쉬워도 나쁘지 않은 두 번째 트라이포드와 강력한 세 번째 트라이포드, 극으로 올렸을 때 600%가 넘어가는 특화 효율 등 모든 것을 갖춘 캐릭터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 캐릭터를 운용하려 하니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정확히는 어떤 방식으로 캐릭터를 운용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등장한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상태로 운용에 대해 논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겠으나 그만큼 고민해야할 부분이 많은, 난도가 높은 클래스라 여겨진다.


▲ 기다림 끝에 등장한 정통 마법사 소서리스가 등장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직업 각인이었다. 가급적이면 특화 캐릭터로 만들 예정이었기에, 아이덴티티 스킬이 봉인되는 환류보다는 아이덴티티 스킬을 강화시키는 점화쪽에 더 눈길이 끌렸다.

점화는 아이덴티티 게이지를 100%까지 채우고 발동할 수 있는 마력 해방을 더욱 강력하게 해주는 효과로, 3레벨 기준 스킬의 남은 재사용 대기시간 50% 감소, 마력 해방 중 치명타 적중률 25% 증가, 치명타 피해 50% 증가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메테오 한 방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각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먼저 특화를 아무리 올려도 아이덴티티 게이지의 차는 속도가 매우 느렸기에 마력 해방을 원하는 만큼 발동하지 못했다. 아이덴티티 게이지를 많이 올려주는 스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2~3사이클에 한 번 정도 마력 해방을 발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일단 무지성으로 점화 각인을 배우긴 했는데...


또한 마력 해방 시 쿨타임 감소 효과는 현재 쿨타임이 돌고 있는 스킬에 한한다. 이제부터 사용하게 될 강력한 스킬들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리 사용하자니 긴 쿨타임으로 인해 마력 해방 도중 주력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생존의 문제가 너무 컸다. 소서리스의 스페이스 이동기는 짧은 이동거리와 비교적 긴 쿨타임을 지닌데다가 텔레포트 판정이긴 해도 다소의 선딜레이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는 아이덴티티 스킬인 점멸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점멸을 사용하면 아이덴티티 게이지가 감소하므로 마력 해방을 발동할 수 없게 되어 사이클이 많이 꼬이게 된다. 마력 해방 대신 아이덴티티 게이지가 100%가 아닌 상태로 마력 방출을 쓰자니 직업 각인의 효과가 무용지물이 된다. 기본적으로 소서리스의 스킬들이 긴 캐스팅과 홀딩, 선딜레이를 지닌 것을 감안하면 이는 큰 단점이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엘레기안의 손길을 채용해보니 딱히 피격되지 않아도 마나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 살기 위해서는 점멸을 써야하지만, 그 경우 스킬 사이클이 완전히 망가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직업 각인인 환류도 고민해봤다. 마력 방출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치명, 신속 캐릭터가 되며, 아이덴티티 게이지는 오직 점멸에만 사용하게 되므로 딜 사이클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져 생존율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환류도 바로 단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바로 마나 소비 문제다. 점화로도 마나가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환류를 사용하다보니 환류 자체의 쿨타임 감소와 신속의 쿨타임 감소가 겹쳐 마나 감소 트라이포드 없이는 마나가 감당되지 않은 것이다. 엘레기안의 손길은 한 번 써보고 다시는 채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으며, 결국 마나 감소 트라이포드를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 환류로 변경해봤더니 마나 감소 트라이포드 없이는 마나의 부족함이 극심하게 느껴졌다


결국 성능이 나쁜 클래스냐고 묻는다면 이는 속단하기 어렵다. 클래스에 대한 연구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업 각인의 단점들은 차후 충분히 커버될 수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너무 강력하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

점화에는 로망이 있다. 느리고 둔하지만 강력한 유리대포, 마법사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모습이다. 특화와 직업 각인으로 상승하는 대미지가 매우 높기 때문에, 마력 해방 타이밍에는 극한의 대미지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류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느리고 답답하며 후위에 있는 정통 마법사가 아닌, 전장을 직접 뛰며 적을 농락하면서 분쇄하는 바로 그 모습이다. 한 방 한 방의 대미지는 점화보다 낮더라도 기동성에 의한 재미와 생존성은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가 진행되면 단점들이 보완되어 강력한 마법사로 태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