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의 태동기'라고 불렸던 지난 2016년에는 새롭게 공개되는 VR 관련 기술 모두가 가히 혁신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그 이후로 복잡하고 번거로운 케이블로부터 자유로운 스탠드얼론 헤드셋이 등장했고, 나아가 컨트롤러가 필요 없는 핸드 트래킹 기술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당시에 비해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놀라운 신기술의 출현 빈도가 크게 줄어든 지금, 페이스북과 소니 등 VR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분야가 있다. 바로 VR HMD의 바깥 면을 활용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VR 헤드셋 착용자의 눈과 표정이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밖으로도 드러나는, '리버스 패스스루' 기술을 연구 중이다. 헤드셋 전면의 디스플레이에 사용자의 눈을 렌더링하는 이 기술은 헤드셋을 쓴 순간 착용자의 표정을 읽을 수 없어 외부와 소통이 차단되어버리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리버스 패스스루 기술의 프로토타입은 사용자의 눈가를 투영하여 외부 디스플레이로 표시하는 방식을 취했고, 외부에서 헤드셋 사용자의 표정을 읽을 수는 있으나 반대로 사용자가 외부의, 가령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인식할 수 없는 점 등이 한계로 남아있었다.

▲ Oculus Rift S로 구현한 초기의 리버스 패스스루

다소 실험적이라고 볼 수 있는 해당 기술에 최근 PS VR의 후속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니도 관심을 드러냈다. VR 헤드셋 바깥 면으로 디스플레이를 표시하는 내용의 특허를 미국 특허상표청을 통해 출원한 것이다. 소니가 출원한 특허의 주요 내용은 VR HMD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착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송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도 VR 내부에서 어떤 플레이가 진행되고 있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해당 특허에는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그것과 같은, 사용자의 얼굴과 표정을 외부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VR HMD 착용자 역시 외부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외부의 이미지를 자신의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으므로,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원활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현재 VR 영상 공유는 TV 화면이나 모니터,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소니가 앞으로 공개할 예정인 PS VR의 후속 기기에 해당 기술을 반영할 것인지, 그저 특허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인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공개될 다음 단계가 무엇이든, '혁신'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모습과 기존의 VR이 가지고 있던 여러 불편점들을 개선한 신형 VR 하드웨어를 하루 빨리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소니가 공개한 'HMD 플레이어를 보는 사용자들을 위한 전면 디스플레이' 관련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