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로스트아크에 발을 들인지 약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뉴비 딱찌를 떼기엔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현재 로스트아크의 최종 콘텐츠인 아브렐슈드 6관문을 클리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엔 뉴비도 아니고, 고인물도 아닌 애매한 중고 뉴비의 아브렐슈드 도전기이자 성공에 대한 감회를 해볼까 한다.

처음 로스트아크를 접했을 때 맨땅에 헤딩하듯 전반적인 시스템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실제로 오픈 초기에 잠깐 했던 플레이 경험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기에 2021년의 로스트아크는 적응할만하면 변화가 찾아오는 탓에 그저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했으니 여태까지 로스트아크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 또 어떻게든 적응을 거듭해 현재 최종 콘텐츠인 아브렐슈드까지 도전할 수 있는 레벨까지 올라올 수 있던 것 아닐까?


▲ 오랜 시간의 도전 끝에 8인 선클 달성, 처음으로 인증샷도 남겼다


다소 쉽게 넘어갔던 1,2 관문
연속 카운터와 프로켈과의 사투

아브렐슈드가 출시되기 하루 전에 1500레벨을 달성했고 첫 주차부터 트라이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1관문 난이도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즉사급 피해를 주는 기믹 난이도도 낮았고, 최소 플레이 가능 레벨이 1490이었던 터라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물론, 45줄 카운터 패턴은 타이밍과 위치 선정 등 시행착오가 없던 것은 아니다.

이어진 2관문은 다소 난관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내부 조에 포함된 인원은 그야말로 프로켈과 사투를 벌여야 했던 만큼, 여러 번의 재시도가 있었다. 처음에는 순번을 나눠 한 명씩 교대로 진행했는데, 하다 보니 숙련도가 높아진 인원 한 명이 프로켈을 전담하기로 했다. 점점 에스더를 사용하는 타이밍이나 패턴 회피 등에 익숙해질 무렵 어느 정도 클리어 각을 보기 시작했다.

외부의 경우, 나머지 일곱 명이 네 가지 특수 기믹을 수행해야 하는데, 적응을 거치고 나니 그리 어렵지 않게 파훼할 수 있었다. 총 4개의 특수 기믹 중 의외로 실수가 잦았던 부분은 구슬 차원 이동 패턴이었다. 서로 자리를 양보하다가 오히려 모두 죽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반복 숙달 과정을 거치며 내부 조의 무사를 기원하는 식으로 진행했던 2관문은, 내부를 담당했던 인원의 캐리로 관문 클리어를 달성하게 됐다. 이처럼 2관문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투자되지 않고 끝난던 것으로 기억난다.


▲ 45줄 카운터 패턴만 소화하면, 크게 어렵지 않았던 1관문

▲ 2관문 최대 난관 프로켈, 내부에서 사투를 벌이는 인원의 캐리가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어려워졌던 3, 4관문
3관문 0줄 낙인 패턴과 눈 적응이 필요했던 4관문

3관문부터는 본격적으로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지친 멘탈을 붙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자주 등장하는 환영의 미로나 오각형/별 패턴, 운석과 100줄 무력화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패턴에서 이난나 등 에스더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 숙련도가 금세 올랐다.

문제는 45줄 도형 패턴과 0줄 패턴이었다. 45줄 도형 패턴에선 자리를 잡거나 스킬을 분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나중에는 도형이 나오는 순서와 배치를 맞추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나니, 조금은 쉽게 넘어갔던 느낌도 든다. 하지만, 0줄 패턴은 얘기가 달랐다.

한 걸음만 더 가면 클리어를 할 수 있지만, 해당 기믹에서 좌절하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클리어를 눈앞에 두고 못 한 만큼, 심적인 피해가 컸다. 사실 인원이 적어도 어떻게든 클리어는 할 수 있는 패턴이지만, 안전하게 전원 생존으로 가닥을 잡고 도전을 이어갔다.

중첩이 부족해 낙방하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결국 8인 전원 생존으로 클리어까지 가게 된다. 이후에는 안팎을 보는 방법을 익히거나 이난나 장판 외부의 낙인을 시간 정지 물약을 이용해 해결하는 등 여러 방식의 파훼법을 익히기도 했다.


▲ 최초 클리어는 8인 생존으로 파훼했던 3관문 0줄 패턴


4관문부터는 확실히 지옥을 맛봤던 것으로 기억난다. 적응이 되기 전까지 가시성의 문제와 피하기 어려운 패턴, 침식 디버프와 낙인, 즉사 기믹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처음엔 100줄 다이얼 패턴을 목표로 여러 번의 트라이를 진행했다. 조금씩 밀리는 진척도를 보며, 여러 패턴을 숙달하는 식으로 트라이를 이어갔다. 재미있었던 기억으로는 기둥 색깔이 미니맵에 표기되지 않을 때라, 짝을 찾아가기 용이하도록 옷을 맞춰 입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맞고 눕고를 반복하며 숙련도를 높였고, 가시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패턴에도 눈이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복 과정에서 각 색깔별 전멸 패턴 파훼가 자연스럽게 익혀졌고, 적응이 되고 나니 처음엔 왜 그렇게 어려웠나 싶을 정도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 눈 적응 기간과 패턴에 익숙해지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 4관문

▲ 가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짝을 맞춰 아바타를 갈아입기도 했다

▲ 숙련도를 끌어올리고, 실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악랄한 난이도 자랑한 6관문
비교적 쉽게 넘어간 5관문, 날을 새가며 트라이 이어간 6관문

5관문은 오히려 직전 관문인 4관문보다 난이도 면에서는 체감이 낮았다. 패턴 자체가 직관적이었고, 생각보다 주의 패턴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단, 두 번째 문양까지 전원이 생존해야 하는 만큼, 숙련도를 올리는 단계에서 많은 재시도가 있기도 했다.

무력화 패턴에서 콜이 맞지 않아 전멸하는 경우도 있었고, 내부에서 에테르를 습득하지 못해 재시작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다소 난이도가 낮다고 느껴졌던 이유는 일명 능지 패턴을 쉽게 넘기도록 오더를 해주는 인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낙인을 신경 쓰며 딜을 넣고, 나머지는 그리 어렵지 않은 기믹으로 구성된 만큼 생각보다 많이 고전하진 않았다.


▲ 숙련도가 낮았을 땐 캐릭터 위치를 잃어버리는 등의 실수가 있기도 했다

▲ 그리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었던 능지 패턴


마지막 대망의 6관문은 1관문부터 5관문까지 모든 것은 예행 연습이었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난이도가 높은 기믹과 더불어 패턴이 겹쳐나오는 일명 억까가 가장 심한 레이드였다. 실제로 큼지막한 패턴, 낙사의 위험, 마우스 반전, 빙고 발판 등 모든 패턴이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처음 트라이 당시, 백어택 포지션에서 낙사를 자주 당해 거의 반 포기 상태로 포지션 상관 없이 딜을 욱여넣기도 했다.

체력마다 나오는 기믹은 재도전을 거듭하며 숙련도를 올려 해결했지만, 일명 찬미 패턴까지 가는 데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찬미에 진입하더라도 실수로 빨간 구슬에 맞아 죽거나, 블랙홀에 일찍 들어가는 등의 잔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찬미 패턴 이후에는 아브렐슈드의 각종 패턴이 강화되는 만큼, 다시 한번 적응 기간을 거쳤다. 패턴 하나하나가 위협적인 만큼, 생존이 쉬운 편은 아니었다. 인원이 부족하면 시간이 부족해 광폭화를 보기 일쑤였고, 체력 10줄 이하의 아브렐슈드를 몇 번이나 보내주며 트라이를 이어갔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메테오 분배였다. 조금이라도 가운데 바닥에 걸치면, 결국 전멸되기에 신중에 신중을 요하는 부분이었다. 특히, 보라색 메테오가 나왔을 때 일부 패턴이 겹쳐 나올 경우 의도치 않게 가운데에 낙하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곤 했다.


▲ 이정도의 패턴은 양반이지만, 여러 요인이 겹치면 전멸을 피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트라이를 이어간 결과, 여러 번의 트라이 끝에 결국 8인 선클에 성공했고, 성불할 수 있게 됐다. 최종 콘텐츠인 아브렐슈드를 잡았다는 성취감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더 보기를 깜빡할 만큼 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클리어라고 농담으로 얘기하긴 했지만, 이번 주에도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물론, 잦은 트라이에 지쳐 클리어 각이 보이지 않을 경우엔 또 모르는 일이 되긴 하겠다.

어느덧 뉴비가 최종 콘텐츠를 때맞게 즐기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그렇다.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웠고, 적응해볼만 할 때쯤 변화가 찾아왔다. 때로는 변화가 너무 커 막막하기도 했고, 피로를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하고 나니, 최종 콘텐츠에 도전도 해보고 달성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반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로스트아크 생활은 일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앞날이 기대된다. 이미 로드맵을 통해 공개된 다양한 콘텐츠를 섭렵했지만, 곧 출시될 아브렐슈드 하드부터 새롭게 등장할 다른 군단장 레이드가 벌써부터 기대되기도 한다. 이제 남은 도전 과제는 아브렐슈드 하드다. 꽤 열심히 골드를 쌓아가고 있고, 계승과 제련을 반복해 아브렐슈드 하드에 도전할 수 있게 정진할 예정이다.


▲ 힘들었던 아브렐슈드 5, 6관문 도전기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