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같이 보러 간 친구와 다시 한 번 극장을 찾아가게 만든 ‘BanG Dream! Episode of Roselia Ⅱ : Song I am.’ (이하, 송 아이 엠). 최근에 극장 애니메이션을 잘 찾아본 적이 없었는데, 뱅드림의 경우에는 친구가 굉장한 팬이었고 이전에 뱅드림을 플레이한 적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극장에 찾아오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전작 ‘에피소드 1: 약속’’의 후기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자.

● 관련 링크
‘BanG Dream! Episode of Roselia Ⅰ : 약속’ 후기 바로가기

사실상 ‘에피소드 1’을 보지 않으면 지루할 수도 있는 구조이기에 어째서 밴드 그룹, ‘로젤리아’ 멤버들은 이렇게 우정이 돈독하게 쌓여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적어도 에피소드 1을 봐야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개와 드라마를 어느 정도 희생한 대신, 라이브 공연과 연출에 힘을 공들였기 때문에 더욱 더 에피소드 1을 봐야 하는 중요성이 커졌다.

다만, 단순히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공연’과 ‘연주’를 보고 싶다면 적절한 선택이기도 하다. 전작에서는 비록 가지치기가 되었다고 해도 드라마를 좀 더 강조하는 선택을 했다면 이번에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전작에서 마쳤기에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소녀들을 집중 조명하는데 힘을 가했다. 그 퍼포먼스가 라이브 공연 연출에 투자되기에 눈과 귀가 자연스럽게 즐거워진다.




성우, ‘아이바 아이나’가 연기하는 미나토 유키나의 강렬한 음색과 밴드 전원이 어우러지는 악기의 하모니는 보는 내내,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안 그래도 로젤리아는 뱅드림 프로젝트 내에서도 실제 성우들이 자아내는 ‘라이브 공연’을 자주 하기도 했다. 그 노하우가 이 영화 속에서도 베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만, 로젤리아가 자아내는 드라마는 상당히 함축되었다. 유키나는 더 이상, 트러블 메이커가 아닌 리더로 성장하였고 중간에 우타가와 아코가 걱정을 드러내는 부분을 제외하면 갈등의 요소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올곧게 ‘미래’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는 작중 내내 전달된다. 그 마지막 선언을 ‘아버지’에게 라이브로 들려주는 유키나의 모습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도록 하자.




작품 내내 ‘어둠’과 ‘빛’을 사용한 부분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 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아코와 린코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서서히 각오와 조언을 통해 고민을 떨쳐내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밤의 어두움을 먼저 표현하면서 서서히 ‘크리스마스 조명’을 보여주면서 빛을 조명시켜준다. 로젤리아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부분이다.

엔딩은 전작과 달리 좀 더 후일담의 내용을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훌륭하게 맺어졌다. 둘이 합쳐 3시간의 영화기에 러닝타임이 긴 영화처럼 한 번에 몰아봐도 충분한 구조이며, 생략되거나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어도 ‘로젤리아’라는 밴드의 이야기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팬이 아닌 사람들도 영화를 연달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구조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역시 ‘팬들을 위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드라마는 에피소드 1에서 끝나고 2에서는 라이브 연출과 성우들의 열연에 좀 더 집중했기 때문.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나쁘다고 하면 그건 아니다. 그만큼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이번 영화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에피소드 오브 로젤리아 시리즈는 이걸로 막을 내렸지만, 아직 뱅드림 영화는 많이 남아있다. 전작의 단점을 많이 보완한 ‘뱅드림! 필름 라이브 2nd 스테이지’와 TVA 3기에서 이어지는 ‘BanG Dream! 포핀드림!’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팬이라면 전부 챙겨보겠지만, 이번 에피소드 2도 꼭 놓치지 말고 감상하자.

(마지막으로 영화를 전부 보고 바로 퇴장하지 말고 엔딩곡, ‘Singing “OURS"’를 듣고 가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