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잇템은 뭐니뭐니해도 노트북

얼마 전 기나긴 추석 연휴를 보내며 뼈저리게 느꼈다. 나 같은 겜돌이는 꽤 괜찮은 사양의 윈도우 노트북 하나 정도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걸. 온라인 게임 숙제는 하루만 쉬어도 엄청난 손해를 보는 느낌이었고, 이게 3~4일 동안 지속되니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다.

뭐 요즘은 PC방들이 꽤나 많이 생겨난 터라 어지간한 두메산골이 아닌 이상 근처 PC방에 들러 해결할 수도 있다. 국민 게임이었던 배틀그라운드 덕분에 PC방의 평균 사양도 꽤나 높아져서 어지간한 게임들도 다 돌아갈 테니 말이다. 하지만 온 가족이 모인 명절날, 잠깐 자리를 비워 PC방에 가는 상상을 한번 해봤는데 이거 생각보다 끔찍한 상황이 연출된다.

집 앞에서 간단하게 치맥 한 잔, 당구 한 게임 정도는 용납이 될지도 모르지만 PC방은 이야기가 다르다. PC방 역시 여타 오락 시설들과 다를 바 없이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겠지만, 어르신들은 아직까지 게임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을 가지고 계시는 게 대부분. PC방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순간 돌아올 가족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룰루랄라 PC방으로 출발하면 되겠지만, 일단 나는 그럴 자신이 없었다.

▲ 아니, 다 큰 으른이 게임은 무슨! 오랜만에 가족들 모였는데!
(사진 : tvN 드라마 '미생')


이런 상황에 가장 필요한 전자기기는 바로 노트북. 당연히 값비싼 최고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 하나 있으면 좋겠지만 그 정도 예산을 투자하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 고려해 볼 수 있는 제품은 보통 100만원대에 깔끔한 디자인에 육각형의 스탯을 가지고 있는 노트북이다. 게이밍뿐만 아니라 어떤 용도로도 무난하게 활용이 가능 한 그런 제품 말이다.

오늘 살펴볼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5 PRO(이하 슬림5 PRO)'이 바로 그렇다. 비즈니스,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 및 제작 용도의 활용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자잘하게 게임을 즐겨야 하는 명절과 같은 날에도 무리 없이 게이밍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전천후 노트북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본기가 탄탄한 노트북이라고 보면 되겠다.

고성능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라이젠9 5900HX와 RTX 3050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보급형 게이밍 데스크톱에 맞먹는 사양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2.5K 고 해상도의 IPS 패널, sRGB 100%의 고성능 디스플레이까지 탑재해 넷플릭스 및 유튜브 같은 고화질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는 데에도 손색이 없고 색 보정이나 간단한 영상작업도 문제없는 그야말로 전천후 가성비 노트북이다.



깔끔한 외관, 뛰어난 가성비.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노트북


  •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6ACH6 R7 1650
  • CPU: 라이젠 9 5900HX
  • 그래픽: NVIDIA 지포스 RTX 3050 Laptop GPU
  • 해상도 및 화면비: WQXGA (2560 x 1600) / 16:10
  • 화면 크기 : 16인치
  • 패널 및 주사율: IPS / 120Hz
  • 운영체제 : 프리도스
  • 최대 밝기: 350nit
  • 메모리 : DDR4-3200MHz 32GB (On Board)
  • 저장장치 : 512GB M.2 2280 NVMe
  • 단자 : USB-A 2개 / USB-C 1개
  • 배터리 : 75WHr
  • 무선 연결 : 802.11ax(Wi-Fi 6) / 블루투스 5.1
  • 카메라 : 웹캠 720p 지원
  • 오디오 :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 제품 크기 : 356 x 251 x 16.9 (mm)
  • 제품 무게 : 약 1.94 kg
  • 제품 가격 : 1,749,000원(21.09.27 공식 판매가 기준)


  • ▲ 거추장스럽지 않은 종이박스

    ▲ 두꺼운 완충제로 잘 포장돼있는 모습이다

    ▲ 135W의 어댑터

    ▲ 아이폰 12 미니와 비교하면 이정도 크기

    ▲ 정갈한 디자인의 노트북 본체

    ▲ 로고도 과하지 않고 깔끔하게

    ▲ 게이밍은 물론, 비즈니스 용도로 외부에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 모서리 마감도 깔끔하다



    게이밍 노트북이라기보단 일반적인 사무용 노트북에 가까운 첫인상이었다. 그도 그럴게 100% 게이밍 용도로 나온 제품이 아니라는 것은 제품 제원만 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바로 16:9가 아닌 16:10의 화면비를 채택했다는 점. 노트북의 구매 목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의 영역은 이미 만족시킨 셈이다.

    디자인 역시 일반 게이밍 노트북들과는 달리 비즈니스 노트북처럼 정갈한 모습이었다. 회색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사용하기 용이해 보였으며, 베젤도 꽤 얇은 편이라 1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15인치 노트북들과 비슷한 크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무게도 1.94kg으로 외장 VGA가 탑재된 16인치 노트북 치고는 상당히 가벼운 편에 속한다.



    ▲ 좌측부터 전원 / HDMI / USB-C / 3.5mm 오디오 잭

    ▲ 반대편에는 카드 리더기와 USB-A 두개가 자리잡고 있다


    포트 구성도 알차다. 요즘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USB-C 포트 한두 개만 달고 나오는 노트북들이 허다한데 슬림5 PRO는 맥시멀리스트가 따로 없다. USB 포트 3개는 물론 풀 사이즈의 HDMI, 그리고 SD카드 리더기까지 달고 나왔다. 외부에서 사진이나 영상 등을 불러와 간단한 작업을 하기에도 좋고, 집에서 모니터를 연결해 재택근무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용이하다. 다만 HDMI 포트는 1.4버전으로 4K 모니터와 연결하려면 USB-C 포트를 통해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자.



    ▲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 노트북 하단에 위치한 스피커


    노트북의 하단 양쪽에 2개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돼있으며,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를 탑재해 갈라짐 없는 깨끗한 소리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PC 스피커의 성능을 생각하지는 말자. 이 가격대의 노트북 치고는 소리가 꽤 괜찮은 편에 속한다.



    ▲ 언제나 만족스러운 레노버 키보드


    키보드 맛집이라 불리는 레노버답게 슬림 5 PRO의 키보드 역시 상당히 만족스러운 키감을 제공했다. 씽크패드의 빨콩 키보드만큼의 쫀득함은 아니지만 적당히 반발력이 있으며 타이핑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한글 폰트도 바탕체에서 돋움체로 변경돼 디자인적으로도 더 깔끔해진 모습이다.

    키보드 배열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거의 정석에 가까운 키보드 배열은 물론이고 우측에 숫자패드까지 자리 잡고 있어 게임은 물론 문서작업 시에도 상당히 편리한 키 배열을 자랑한다. 한 가지 의문이 있다면 방향 키에 자리 잡은 편집 키. 차라리 숫자패드 위 멀티미디어 키를 제거하고 그 위치에 편집 키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2.5K IPS 디스플레이

    ▲ 16:10의 비율 덕분에 한눈에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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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림 5 PRO는 일반적인 게이밍 노트북과는 다른 16:10 비율의 WQXGA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게이머들에게 WQXGA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나 간단하게 16:9 비율의 QHD 해상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픽셀 수는 2560x1600.

    16인치의 대형 화면에 2.5K의 고해상도 IPS 패널을 탑재해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며 350nit의 밝기와 sRGB 100%의 색 재현율까지 갖춰 쨍한 화면까지 보여준다. 간단한 색 보정 작업용으로 사용해도 괜찮을 정도로 색 표현이 정확하다. 거기에 120Hz의 높은 주사율까지 자랑하니 16:10 비율의 화면만 익숙하다면 게임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디스플레이다.




    ▲ 3DMark 타임스파이 4,15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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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9,33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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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Mark 테스트 결과 예상보다 낮은 그래픽 점수를 보여줬다. 오류인가 싶어 이를 자세히 확인해 보니 그래픽카드에 약 35W 정도의 전력만이 할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슬림 5 PRO가 100% 게이밍 특화 노트북이 아닌 비즈니스, 크리에이팅 기반으로 설계된 노트북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 소비 전력을 낮춤으로써 게이밍 성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배터리 사용 시간, 소음 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우면서 VRAM, 레이트레이싱 등의 부가 기능은 그대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픽 작업에서는 장점이 더 많은 셈이다.



    ▲ 고사양 3D게임을 풀옵션으로 즐기기는 힘들지만 (어쌔신크리드 :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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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단한 일일 퀘스트나

    ▲ 로아 숙제용으로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다 (QHD 해상도 기준)


    데스크톱을 대신할 최고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이 필요한 사용자라면 슬림 5 PRO는 그리 추천할만한 제품은 아니다. 제원만 봤을 땐 게이밍 노트북 그 자체인 부품들을 탑재했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게이밍 성능에 약간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일 퀘스트나 평판 작업 등 간단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선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줬으며 해상도를 조절하면 쾌적한 환경의 게임 플레이도 가능해 보인다. 콘텐츠 제작, 문서 작업 등의 업무 용도로 노트북을 사용하며 가끔씩 게임도 해야 하는 유저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 5 PRO는 앞서 살펴본 라이젠9 + RTX 3050이 탑재된 모델 외에도 라이젠7 + GTX 1650을 탑재한 모델이 있으니 조금 더 가벼운 작업, 가벼운 게임을 돌리는 용도의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하위 모델을 고려해 봐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