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로아온 미니에서 발표했던 아스탤지어 업데이트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특히 마지막인 9월 28일(수)에는 콘텐츠 추가만 10개 항목에 달했으며, 밸런스 패치와 각종 개선점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단행됐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물 등급 이후 단계인 고대 등급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에스더 무기도 모습을 드러냈으며, 노멀과는 차별화를 두어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아브렐슈드 하드 난이도도 등장했다. 원정대 친구 시스템 등 많은 이들이 기다려왔던 개선점도 있다.

그러나 업데이트 이후 여론이 좋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모든 모험가가 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베른 남부 업데이트 이후 대체로 좋은 행보를 이어왔던 로스트아크에게는 상당히 어색한 일이다.


▲ 대규모 업데이트에 따른 불평불만들, 무엇이 문제일까?



▣ 유통 기한 2달은 너무 짧아요! 고대 등급 팔찌 논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고대 등급 팔찌다. 유물 상위 등급인 고대 등급이 아브렐슈드 하드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은 로아온 미니 때 이미 밝힌 바 있기 때문에 고대 등급 장비와 장신구가 등장한 것은 예상 범주 이내였다. 그러나 고대 등급 팔찌까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모험가는 거의 없었다.

장비와 장신구와 달리 팔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등장한 시기 때문이다. 유물 등급 장비와 장신구의 경우 발탄 등장 시기인 1월 13일에 함께 업데이트됐다. 8개월 이상 사용했다는 뜻이다. 그 이후 신규 클래스나 각인 변경, 밸런스 패치 등으로 장신구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기는 했더라도 상위 등급 장신구가 나온다는 것 자체는 이해 범주 내다.

팔찌의 경우 아브렐슈드 노멀 등장 시기인 7월 28일에 최초로 등장했다. 고대 등급 팔찌가 나오기까지 약 2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그와 별개로 기존 장비의 유통기한이 이렇게까지 짧은 경우는 흔치 않다.


▲ 기간제였던 과거의 팔찌도 6개월은 사용할 수 있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팔찌의 가치와 투자금액이다. 장비의 경우 유물 장비가 나온 지 2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고대 장비가 나왔다고 한다면, 이에 따라 세팅을 변경해야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손해가 크지 않다. 계승이 되기 때문에 기존 장비가 아예 날아가는 것이 아니며, 투자금액도 대체로 어차피 투자해야 하는 정도에 그친다.

팔찌의 경우 본인의 운에 따라 스펙이 결정되는 장비다. 아무리 자체 옵션이 좋은 값비싼 팔찌를 사더라도 이후 옵션 부여에 따라 쓰레기가 될 수도 있으며, 아무리 싼 팔찌여도 옵션 부여가 잘 붙으면 쓸만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펙에 욕심이 있는 모험가라면 자체 옵션이 좋은 팔찌를 사서 좋은 부여 옵션이 붙을 때까지 몇십~몇백만 골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대 등급 팔찌는 등급이 상승한만큼 자체 옵션이 더 높게 붙을 수도 있으며, 옵션 부여 최대 수치도 높고 수치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어차피 운에 스펙이 결정되는 장비이며 굳이 고대 등급을 사용하지 않고 적당히 좋은 유물 팔찌를 사용해도 충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물 팔찌에 투자를 했던 모험가라면 스펙에 욕심이 있었다는 뜻이나 다름없으므로 기존 장비가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 자체 옵션과 부여 옵션이 모두 쓸만하게 붙기 위해서는 높은 운과 많은 재력이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팔찌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은 1,490레벨 이상의 모험가도 많았다. 유물 팔찌에서 좋은 옵션이 뜰 확률은 매우 낮았으며 자체 옵션이 좋은 팔찌는 가격대도 높았기 때문에 팔찌의 가성비가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당히 드랍된 것을 사용하거나 자체 옵션이 좋은 것을 사서 돌려본 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사실상 직접적인 손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달만에 기존 장비가 휴지조각이 된 것을 목도한 이상, 당장 본인 일이 아니라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추후에 본인이 투자할 장비가 어찌 될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2달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면 무언가에 투자하기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 9, 7돌이면 2레벨 각인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지만... 투자하기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 파티만 잘 가면 끝인가요? '서포터' 불만 있어요

특정 클래스나 특정 역할군의 불만은 결국 밸런스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서포터 이슈는 단순한 클래스간 밸런스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포터들의 불만은 사실 이번 업데이트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며, 기존에 쌓여왔던 것들이 기폭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기폭제는 타워 오브 데스티니다. 타워 오브 데스티니는 1인 콘텐츠로, 각 층마다 등장하는 몬스터를 잡거나 생존하여 25층까지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각 층마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대미지가 너무 낮다면 클리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체 대미지가 낮은 서포터의 경우 이를 클리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대미지가 잘 나오는 1인 전용 세팅을 따로 구비하거나 각종 빛나는 배틀 아이템을 총동원해서 억지로 클리어해야 한다. 적정 레벨이 아닌, 최고 레벨의 서포터여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 아브렐슈드는 5,6관문도 갈 수 있지만, 타워는 2층조차 버겁다


물론 상술했듯 1인 전용 세팅을 따로 구비한다면 서포터로도 타워를 클리어하는 것은 가능하다. 딜러에 비하면 다소 늦긴 하겠지만 시간제한을 넘기진 않을 수 있으며, 실드 등의 이유로 더 안정적이어서 유리한 부분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1인 전용 세팅을 구비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장신구나 각인, 스킬 트라이포드 등을 다시 맞추는 것은 1회성 투자니 감안할 수 있다 치더라도 장비 효과를 변경하는 것은 1회성 투자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민 장비라 불리는 갈망 세트를 사용한다면 아무리 다른 부분에서 1인 전용 세팅을 하더라도 대미지가 낮게 나오기 때문에 장비 변경은 필수에 가깝다.

장비 변경 방법은 현재 두 가지다. 하나는 여분의 장비를 만들어 역계승을 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세트 변경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 여분의 장비를 만들기 위해 군단장 레이드 재료가 필요하다. 발탄과 비아키스까지는 재료가 빠르게 모이는 편이라 그나마 나았지만, 아브렐슈드의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첫주차부터 경매를 모두 독식했더라도 여분의 장비를 만들 재료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 여분의 장비를 갖추려면 몇 달의 기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새로 추가된 고대 등급 장비는 21단계부터 역계승 자체가 막혀있다. 몽환의 사념을 모아 고대 장비 두 세트를 모두 만들려면 다시 몇 달은 소요된다. 그렇다고 하드를 갈 수 있는데 몽환의 뿔을 얻기 위해 노멀을 가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물론 두 번째 방법인 세트 변경 기능을 이용하면 되긴 한다. 6개 모두 변경에 10,500골드가 소요되며, 다시 변경하려면 10,500골드가 또 소요된다. 타워 보상을 얻기 위해 2만이 넘는 골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인데, 보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것도 거의 없다. 게다가 이와 같은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계속 세트 변경을 해야 하는 것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부분은 굳이 타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타워와 비슷한 1인 콘텐츠인 권좌의 길이 등장했을 때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따라서 타워가 업데이트된다고 발표했을 때 한 번 논란이 되었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감이 사라진 현재, 큰 변화가 있게 될 것이라는 3차 각성에서도 큰 기대감이 없을 수밖에 없다.


▲ 타워 깨고 싶으면 2만 골드? 그마저도 1회성이다


성장 체감 문제도 크다. 서포터의 무기를 재련하면 공격력 관련 버프가, 방어구를 재련하면 파티원 실드나 회복량 등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그 차이는 굉장히 미미하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파티원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따라서 무기 위주로 재련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딜러들과 달리 서포터는 방어구 위주로 재련을 진행한다. 어떤 것을 재련해도 어차피 큰 차이가 없는데, 이왕이면 재련이 싼 방어구로 입장 레벨을 맞추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포터의 재련 단계는 아이템 레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수준이나 다름없다.

각인도 마찬가지다. 특정 각인을 제외하면 쓸만한 것이 없어 보조 각인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마저도 사용하지 않아도 큰 차이가 없다. 전투 특성이나 쿨타임 보석, 트라이포드 등은 효과가 확실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어차피 서포터는 귀하기 때문에 세팅을 하지 않아도 파티에는 잘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며, 세팅을 포함해 서포팅을 잘 해줘도 딜러가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서포팅을 해준다는 즐거움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힘들게 투자해서 완벽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면서 서포팅을 하나, 대충 세팅해서 대충 스킬을 사용하면서 서포팅을 하나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열심히 해야 할 이유도 없다. 최소한의 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 서포터가 에스더 무기를 만든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 너무 피곤하고 엄두도 안 나요, 높은 허들의 신규 레이드

발탄 이후의 군단장 레이드는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입장 레벨도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엔드 콘텐츠의 위용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에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한 명만 실수해도 리트라이가 필요한 구조가 많은 이들의 피로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발탄의 경우 반드시 모두가 생존해야 하는 패턴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아키스부터는 모두 생존해야 하는 기믹이 조금씩 추가되더니 쿠크세이튼을 넘어 아브렐슈드까지 등장한 현재, 많은 기믹이 전원 생존을 필요로 하므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강제 리트라이를 해야 한다.

물론 무작정 나쁘단 것은 아니다. 버스 대책용이 될 수도 있으며, 협력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기믹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전투의 피로도는 늘어나고 공대원과의 불신이 쌓이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도 들게 만든다.


▲ "아 저 잘못 먹었어요, 리트요." 반복되면 지칠 수밖에 없다


외적으로는 도전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내가 실수한다면 공대원 전체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버스 대책용으로 만든 기믹이 버스를 타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성장 동기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엔드 콘텐츠는 그 위용이 있기 때문에 높은 레벨대에 위치해 있어 접근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장을 해도 이와 같은 스트레스를 계속 받아야 한다면 굳이 성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난이도는 호불호의 영역이다. 발탄이 잘 만들었다고 평가받기는 하더라도, 버스와 같은 문제도 있다. 비아키스 이후의 군단장 레이드들도 고유의 재미를 갖추고 있으며, 업데이트 당시의 반응을 감안한다면 불평보다는 호평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불평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 피로도가 재미와 보상을 넘어선다면 동기를 잃을 수밖에 없다


※ 이번 업데이트 어떠셨나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