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 시각 기준) 진행된 100 씨브스와 T1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R 일정이 종료됐다. 모든 팀이 싱글 라운드 로빈 경기를 마친 가운데, D조는 4개 조 중 유일하게 3승 팀과 3패 팀이 없는 조가 됐다.

D조의 4개 팀은 기묘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LNG e스포츠는 젠지에게 패배했고, 젠지는 매드 라이온즈에게 패배했고, 매드 라이온즈는 팀 리퀴드에게 패배했다. 결과적으로 젠지와 LNG e스포츠는 2승 1패, 매드 라이온즈와 팀 리퀴드는 1승 2패를 기록하며 누가 8강에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젠지는 매드 라이온즈-팀 리퀴드보다 훨씬 기본 높은 체급을 선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운영과 잘못된 판단이 발목을 잡았다. 두 팀을 상대로 초반 우위를 점했던 젠지는 한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장기전을 연출했다. 경기가 늘어지던 중 매드 라이온즈에겐 끝내 역전패를 허용했고, 팀 리퀴드에겐 진땀승을 거뒀다. '비디디' 곽보성이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지만, 중반 운영 문제를 확실하게 보완하지 못한다면 2R에선 무너질 수도 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절대 강자였던 LNG e스포츠는 젠지에게 '비디디' 앞에 무릎 꿇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와 '젠슨'은 '아이콘'을 막을 수 없었고, LNG e스포츠는 두 팀을 상대로 가뿐히 승리했다. 2R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며, D조 1위 등극을 위해선 젠지 공략법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할 듯하다. 한편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전 세계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던 '아러'는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매드 라이온즈는 LEC 1번 시드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너무 과한 공격성이다. 덕분에 젠지에겐 역전승을 거뒀지만, 다른 두 팀을 상대론 스스로 무너지며 패배했다. 중반 이후 강약 조절이 가장 절실해 보이며, 생각보다 더 낮은 체급에 대한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팀 리퀴드는 D조에서 가장 기묘한 팀이다. 첫 경기였던 매드 라이온즈전에서는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두 번째 적 LNG e스포츠 앞에선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허무하게 패배했다. 마지막 상대 젠지에겐 계속해서 밀리다가 역전 기회를 잡자 갑자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로썬 D조의 최약 팀이 분명하지만, 좋은 의미의 '북미잼'은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

D조의 그룹 스테이지 2R 경기는 18일부터 19일까지 펼쳐진다. 젠지와 LNG e스포츠의 8강 진출이 그나마 유력하지만, 매년 대이변이 나오는 롤드컵이기에 확신은 절대 불가능하다. 서로를 물고 물었던 네 팀의 대결은 과연 어떠한 결말을 맞이할까.


■ 2021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D조 2라운드 일정

1경기 젠지 vs 매드 라이온즈 - 18일 오후 8시
2경기 LNG e스포츠 vs 팀 리퀴드
3경기 젠지 vs LNG e스포츠
4경기 매드 라이온즈 vs 팀 리퀴드
5경기 팀 리퀴드 vs 젠지
6경기 LNG e스포츠 vs 매드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