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콘진원과 게임위는 게임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국가 기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산업 유니콘 기업 발굴을 위해 28억 원을 지원한다. 이어 블록체인, 클라우드, 인공지능, 5G 기반형 게임 콘텐츠 지원에 50억 원을 쓴다. e스포츠 산업 지원에는 30억 원이 책정됐고, 이 중 일부가 지역 e스포츠 경기장 활성화에 쓰인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 4대 불법 행위인 환전, 핵 프로그램, 사설서버, 대리게임 방지를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올해도 판호는 국감 인기 주제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현진 의원은 조현래 원장을 향해 "중국이 우리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콘진원은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우려해 무지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우리 정부의 판호 해결 조치에 대해 F학점을 매겼다. 윤상현 의원은 "다른 정부가 들어야만 풀릴 정도, 현재 정부는 못 푼다"며 "우리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호주는 강경하게 대응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우리 정부는 설설 긴다"고 질타했다. 이어 "콘진원은 중국 외 다른 나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장 실태조사를 하고, 수출 다변화 전략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디지털 치료제로써 게임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FDA가 게임 프로젝트 에보를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한 것을 예로 들며 "2026년 11조 8,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을 위해 게임산업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강조했다. 이어 "보건 데이터 제도 개선, 원격의료 문제 등 정부 부처가 힘을 합쳐 해결하길 바란다"며 "게임사도 확률형 뽑기 BM에만 몰두하지 말고,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산업에 있어 e스포츠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정 의원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등은 e스포츠를 통해 장수 게임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정 의원은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우리 게임이 배틀그라운드 1개 불과한 것을 아쉬워했다. 박정 의원은 다변화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우리 게임이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주길 바랐다.

▲ (왼쪽부터) 배현진 의원, 조현래 원장(이미지: 국회방송)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회에 부족한 보고서를 제출해 질타를 받았다. 배현진 의원은 콘진원이 한국게임산업협회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콘진원은 판호 미발급으로 인한 국내 게임사 피해 현황 자료가 없다고 했으나, 실제론 올해 5월부터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현진 의원은 "콘진원 내부에 자료를 종합하고, 정보를 기입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콘진원이 용역을 낸 게임박물관 보고서를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1억 원 예산으로 진행됐으나, 오타 및 사실관계 오류가 많았다. 최형두 의원은 "게임박물관 설치 후보 지역이 수도권인데, 국회 일부도 세종시로 내려가는 마당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최형두 의원은 게임박물관 용역 보고서를 철저히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향상을 촉구했다. 김예지 의원은 콘진원이 장애 관련 사업에 전체 예산 중 0.46%뿐인 24억 원만 책정한 것을 지적했다. 김예지 의원은 "게임은 국민 70.5%가 향유하는 대중 콘텐츠이지만, 아직 게임 위상에 비해 장애인 접근성은 미비한 상황"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장애인 게임 접근권을 연구하고, 게임사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게임 접근성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장애인 게임권을 보장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불 조치 없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먹튀' 게임에 대해 유저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용기 의원은 현행 전자상거래법이 게임에는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모바일 게임 콘텐츠가 전자상거래와 분명히 다른 문제임에도, 법적으로 먹튀를 구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 이용자 현실에 맞는 새로운 보호법이 필요하다"며 "먹튀 게임으로부터 유저를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의원이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 실효성 논란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 상위 5개 게임사에 자격증 보유를 물었으나 1% 내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자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로블록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메타버스는 게임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메타버스 자체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표적 메타버스 콘텐츠인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로블록스 내에는 게임적인 성격을 띠는 콘텐츠가 많다. 이 콘텐츠들의 법적 정의가 불분명한 현실이다. 김승수 의원은 "메타버스는 분명 진흥해야 할 새로운 산업이지만, 우리가 방임하는 동안 청소년 유해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 부처가 협업해 메타버스에 대한 정책적인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