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유저들이나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본 유저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몰루콘의 근원, 블루 아카이브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초 '프로젝트 MX'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을 때만 하더라도 고퀄리티 3D 게임을 전문으로 하던 넷게임즈가 갑자기 내놓은 서브컬쳐 게임이란 소식에 낯설었지만, 지난 2월 4일 일본에 선출시하고 난 지금은 당당하게 서브컬쳐 유저들의 밈 중 하나이자, 기대작으로 자리잡은 작품이죠.

더군다나 진짜 덕후로 잘 알려진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김용하 PD가 지휘하면서, 서브컬쳐 특유의 감성을 물씬 담아냈다는 평과 함께 서브컬쳐 본산지 일본에서도 많은 2차 창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10월 12일까지 진행한 '선상의 바니체이서' 이벤트에 등장한 바니걸 캐릭터들은 일러스트 커뮤니티 태그 순위권에 올라가기도 했죠.

학원 코미디의 밝은 느낌에 미소녀, 그리고 밀리터리라는 아주 좋은 소재들을 녹여내면서 일본에서 먼저 자리잡은 블루 아카이브가 이제 11월, 연방학생회 샬레에 취임할 우리나라 선생님들을 찾아서 상륙하게 됩니다. 국내 출시 전부터 각종 팬아트 및 밈이 들려오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 그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학원물의 산뜻한 느낌
최근 트렌드와 다른, 밝고 청량하고 엉뚱한 정통파 학원 밀리터리 판타지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 도시 키보토스에 교사로 부임하게 된 유저와 그가 맡게 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학원 도시라는 말 그대로 키보토스에는 여러 학원들이 있고, 그 학원들이 서로 대립하기도 하면서 종종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때로는 여러 학원 학생들이 한 그룹으로 모여서 도시에서 난리를 피거나, 다른 학우들의 돈을 갈취하는 불량배짓을 일삼기도 하죠.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각 학교마다 학생위원회나 대책위원회 등 단체가 있고, 한 학원을 넘어서 도시 전체 문제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기 위해 연방학생위원회라는 연합조직을 설립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돌아가나 싶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위원회를 총괄하는 연방학생회장이 실종되어버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학 처분을 받은 불량학생들이 징계에 불만을 품고 연방학생회를 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죠. 그 사태를 저지하고 난 이후, 유저는 연방학생위원회 직속 수사 동아리 '샬레'의 고문 교사가 됩니다. 그리고는 각 학원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 및 해프닝에 개입하는 것이 블루 아카이브의 주요 내용입니다.

▲ ?? 불량학생들이 항의하러 전차를 몰고 온다고요??

처음부터 갑자기 언급된 실종, 그리고 총과 전차라는 소재 때문에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브로마이드 이미지 같은 것만 봐서는 정말 밝고 쾌활한 학원물 그 자체였으니 속았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2017년 덕겜의 특이점을 유발한 작품인 소녀전선이나 붕괴3rd, 그리고 그 이후에 나온 라스트 오리진이나 명일방주, 카운터사이드처럼 무거운 맛이 나지 않을까 우려될 수도 있고요. 그때 이후 지금까지 대체로 덕겜 트렌드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런 진한 세기말향이 나는 작품이 많았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초반부의 묘사도 보면, 일반 상식과는 전혀 다른 정통파 학원 코믹물의 느낌을 물씬 담아냈습니다. 갑자기 전차까지 몰고 와서 타워에 농성하는데 아무도 죽지 않으니까요. 또 나중에는 Flak 41 맞고도 "보건실에서 푹 쉬면 나아"라는 천연덕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Flak 41 맞고 하루 지나면 낫는다고 하는 게 정상은 아니긴 하죠. 그래서 항마력이 떨어지는 유저들에겐 다소 엉뚱하게 비칠지 모르지만, 서브컬쳐계에서는 걸즈앤판처 같이 대놓고 탱크들이 등장하는 것도 많아서 별로 문제될 건 없습니다. 오히려 미소녀들의 뜨거운 전차도(?)에 환호하기도 하니까요.

샬레에 부임한 뒤에 겪는 이야기를 보다보면 그런 엉뚱하고 발랄한 면모들이 물씬 묻어나오곤 합니다. 처음 부임해서 만나게 되는 아비도스 고등학교 이야기는 이미 "은행을 털자" 밈으로도 잘 퍼져있죠. 도시 내에서 갑자기 일부 지역만 사막화된다거나, 각종 화기에 전투기계까지 동원하는 PMC를 총을 든 여고생들이 가볍게 제압하는 등 흔히 생각하는 상식과는 동떨어진 설정도 돋보이죠. 그뿐만 아니라 "혹시", "정말 갓겜입니다" 등 여러 밈과 각종 덕스럽고 엉뚱한 소재들이 합쳐지면서 현 게임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밝고 쾌활한 정통파 서브컬쳐 느낌을 담아냈습니다.

▲ 이젠 밈이 되어버린 "은행을 털자"

▲ 이래도 학생들은 무사합니다. 여고생은 강하니까요. 물론 게임은 게임일 뿐 현실에선 돈 트라이 디스


톡톡 튀는 매력이 있는 학생들과의 이야기
각 학원마다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와 미소녀 속성을 각 캐릭터에 맞춰 녹여내다


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아마 앞의 엉뚱한 설정들이 B급 패러디 작품이나 괴작 정도로 여겨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브컬쳐식 학원 판타지에선 흔한 장면들이죠. 즉 이를 설득력 있게 하려면 서브컬쳐의 스멜을 잘 드러내줘야만 합니다. 특히 그 중심이 되는 캐릭터들이 중요하죠. 그래야 "아 그렇구만"하고 가볍게 훑고 넘어가면서도, 캐릭터의 매력을 보면서 언제 어떤 이야기를 내줄까 기대하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캐릭터들이 단순히 예쁘다, 이런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서브컬쳐도 이젠 마이너 중의 마이너에서 벗어나, 그래도 양지로 조금씩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니까요. 그래서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는 이젠 많아서 차별화 포인트로 두긴 어렵습니다. 중구난방으로 예뻐보이는 모든 걸 다 넣어둔다고 해서 덕후들의 눈에 차지 않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어떤 '매력'을 줄 수 있냐, 이것도 고민해봐야 하는 거죠. 학원물에서는 특히나 교복과 학원, 그리고 학생들의 매칭이나 특성도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을 때 참고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 키보토스에서 선생이 만나게될 학생들과, 그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학원이 어떤 곳인지 출시에 앞서 조금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 아비도스 고등학교

▲ 첫 메인스토리의 주역인 아비도스 고등학교 대책위원회, 과연 이들은 폐교를 막을 수 있을까요?

아비도스 고등학교는 한때 키보토스에서 가장 큰 학교였지만, 자치구 내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5명의 학생만 남아 폐교를 눈앞에 둔 학교입니다. 호시노를 중심으로 시로코, 노노미, 세리카, 아야네 다섯이 폐교를 막고자 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죠. 폐교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만 빼면 평범한 고등학교처럼 보이지만, 아주 가끔 "은행을 털자" 같은 엉뚱한 말이 나오기도 하고 학교 근처를 맴돌면서 행패를 부리는 헬멧단과 격전을 벌이는 등 다이나믹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는 곳입니다.

1학년이지만 꼼꼼하고 남을 잘 챙겨주는 아야네, 마찬가지로 1학년이고 겉으로는 툴툴대지만 누구보다도 학원을 걱정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세리카, 모두의 간식을 챙겨주는 엄마 같은 노노미, 겉으로 보기엔 쿨하고 과묵하지만 가끔씩 엉뚱한 발언을 진지하게 하는 시로코, 키도 작고 앳된 모습에 게으름 피우기 일쑤지만 학교를 지키는 일에만은 진심인 호시노. 이 각기 개성이 뚜렷한 다섯 명이 과연 어떻게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폐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까요? 블루 아카이브 본편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밀레니엄은 사이언스 스쿨이라는 말 그대로 과학에 특화된 학교입니다. 역사는 짧지만 뛰어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전술 평가를 받았고, 전통 명문 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학원으로 부상했죠. 특히 처음부터 유저를 보좌, 작중에서 회계 등을 지원하는 데다가 초반 게임플레이에서 메인 탱커로 활약하는 유우카가 이곳의 학생위원회 '세미나' 소속이기도 합니다.

학원 건물부터 최첨단 기술의 본거지답게 현대-미래지향적인 느낌입니다. 때론 엉뚱한 과학 기술과 레트로 게임 그리고 메이드와 특작부대, 그래피티가 공존하는 독특한 학교이기도 하죠.

-세미나


밀레니엄의 학생회 격에 해당하는 부서입니다. 세미나의 회계 담당이자 샬레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회계를 맡고 있는 유우카만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했고, 학생회장인 리오와 임원 노아는 아직 일본에서도 출시되지 않았죠. 보통 학생회 산하에는 학원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불량학생들을 계도하기 위한 선도부나 풍기위원회 등 부서가 있지만, 밀레니엄에서는 그 대신 최첨단 학원답게 드론 및 각종 병기들을 운용하고 있죠.

그렇지만 늘 엉뚱한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엔지니어부, 비밀 임무를 수행하러 갔다가 현장을 완전히 들쑤시는 C&C, 이곳저곳 해킹하고 다니다가 사고를 치는 베리타스 등 여러 부서의 뒷수습을 하느라 정신없는 부서이기도 합니다.


-클리닝&클리어(C&C)


표면상으로는 메이드 동아리지만, 그 실상은 밀레니엄의 적들을 처리하는 특작부대입니다. 스카잔에 메이드복이라는 독특한 패션에 키는 작지만 밀레니엄 최고 전투력을 자랑하는 네루, 자기 콜사인도 모르지만 운이 좋아서 어떻게든 임무를 클리어하는 아스나, 임무에 들어가거나 선생에 관련된 일이면 180도 돌아버리는 얀데레 속성의 아카네, 차분하고 신중하지만 귀여운 것엔 사족을 못 쓰는 카린 이렇게 4인으로 구성되어있죠. 원래 카린과 아카네는 처음에는 메이드 동아리인 줄 알고 들어왔지만, 어영부영하다 2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쭉 C&C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엔지니어부

▲ 늘 괴상한 발명을 하는 엔지니어부, 우타하(좌), 히비키(중), 코토리(우) 중 히비키는 리세마라 1픽 중 하나입니다

"쓸모 없고 한심한 아이디어니까 당장 만들자"라는 것이 모토인 부서입니다. 그 말처럼 매일 괴상한 발명을 하기 일쑤죠. 예를 들자면 블루투스 기능에 IC칩까지 넣어서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로도 쓸 수 있는 권총이나, 이족보행에 기관총으로 무장한 보행의자, 우주전함의 함포용 레일건 등 괴팍한 것들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때론 그 엉뚱한 발명품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는 하죠.

차가워보이지만 기계 덕후인 우타하 부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파 광신도에 수다쟁이인 코토리, 기계는 잘 다루지만 말이 어눌하고 매번 엉뚱한 기능을 넣기 일쑤인 히비키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각종 기계를 발명하고 다루는 부서답게, 중화기를 사용하거나 각종 기계 장치로 아군에게 도움을 주는 스킬을 많이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베리타스


정보의 자유가 모토인 동아리지만, 이곳저곳 자유롭게 해킹하다가 매번 문제를 일으키는 동아리입니다. 하지만 밀레니엄 최고의 정보수집능력을 자랑하고 곳인데다가 부원인 하레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보안망 전반에 지원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원들이 숱하게 말썽을 일으켜도 계속 동아리를 존속하고 있죠.

밀레니엄 교내에서 정보 분석 및 해킹의 최고봉을 달리는 히마리가 부장을 맡고 있지만, 히마리는 몸이 약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본편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과묵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걸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각종 도청장치를 운용하는 문제아 코타마, 탄산음료에 푹 빠져 사는 천재 발명 소녀 하레, 그래피티에 푹 빠진 쾌활한 트러블메이커 마키를 게임 내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게임개발부


게임개발 동아리로, 최첨단 기술을 선호하는 밀레니엄의 다른 동아리와 달리 레트로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부원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부원이 모이지 않기도 하고, 그 인력난 속에서 가까스로 만든 작품이 전설의 똥겜이라 불리는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이라 세미나로부터 동아리가 폐부될 거라고 경고를 먹은 상황입니다.

각종 게임 랭커지만 보통은 캐비닛에 처박히거나 동아리방에서 게임과 개발에만 푹 빠지는 유즈를 중심으로 모모이&미도리 쌍둥이 자매 이렇게 셋이 매일매일 폐부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죠. 그러다가 결국 게임삼매경에 빠지는 게 일상이죠. 이들은 과연 새로 영입한 수수께끼의 부원 아리스와 함께 폐부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트리니티 종합학원


역사가 오랜 미션 스쿨, 트리니티 종합학원은 여러 분교가 합쳐진 학원입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 만큼 교풍도 엄격하고, 학생들도 얌전한 편이지만 그런 학생들을 노린 사기꾼들이나 불량학생들이 종종 출몰하곤 하죠. 또한 주변 학원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데, 특히 게헨나 학원과는 앙숙이었지만 현재는 협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티파티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학생회로, 이름의 유래는 예전에 여러 분교로 나뉘어진 시절에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열린 티파티에서 따왔습니다. 각 파벌의 대표가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게 되는 곳으로, 원래 회장을 맡고 있는 세이아가 입원하게 되자 대신 나기사가 티파티의 주최자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도 트리니티 내부에서는 분교들과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고, 타 학원과도 계속 다투고 있는 터라 샬레의 고문인 선생에게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의실현부


정의실현부는 트리니티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선도부입니다. 전투력은 최강이지만, 그만큼 방식도 과격하기로 악명 높죠. 오죽하면 인질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학생들이 진압 여부보다는 인질범들이 어떤 꼴이 될지 걱정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입니다. 부장 츠루기가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인상이기 때문에 괴소문이 더욱 일파만파 퍼지곤 하죠. 여기에 평소엔 침착하다가 게헨나 이야기만 나오면 격해지는 하스미, 귀여운 얼굴이지만 머릿속엔 온통 정의 생각뿐인 마시로까지 더해지면서 적과 아군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방과후 디저트부


평범한 여고생들답게 쉬는 날 단것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주 목적인 동아리입니다. 그렇지만 키보토스 대다수의 학생이 그렇듯, 뭔가 안 풀린다 싶으면 총부터 꺼내들곤 하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총뿐만 아니라 먹고 있던 간식까지 흉기로 쓰는 의외의 흉악함(?)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구호기사단

의료봉사를 주로 하고 있는 동아리로, 자치구 내 병원에 자주 봉사활동을 다니곤 합니다. 세리나, 하나에 등 게임 내에서도 아군을 치료하는 역할을 맡은 캐릭터들이 다수 포진해있죠.


-보충수업부


보충수업부는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이 강제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동아리입니다. 원래 정규 동아리는 아니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있을 때만 모이는 임시 동아리에 해당하죠. 그래서 처음엔 없었지만, 학기 중 시험 성적이 발표되고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재편성됩니다.

성적도 좋고 성격도 모나지 않은데다가 심지어 학생회장과 연이 닿아있지만 페로로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페스티벌에 참가하겠다고 시험을 땡땡이 친 히후미가 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낙제생들이 줄줄이 그 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유급당할 위기에 처해 정의실현부에서 강제로 오게 된 코하루, 온화한 인상과 달리 입만 열면 수위 높은 발언이 나오는 하나코, 귀여운 인상이지만 사고방식이 그야말로 군필 여고생인 아즈사까지 총 네 명의 부원이 모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PV에서는 처음부터 이 조합이 보였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출시 후 시일이 좀 지나서 추가가 됐기 때문이죠.


■ 게헨나 학원

게헨나 학원은 자유와 혼돈, 이 말이 딱 어울리는 학원입니다. 시간표나 등하교 시간도 제대로 안 잡혀있는 데다가 결석계를 내고 결석하는 학생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는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 여러 학원들과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학원도 다소 어수선해보이지만, 키보토스 최강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히나가 풍기위원회와 함께 어떻게든 이끌고 가고 있습니다.

-만마전


게헨나의 학생위원회로, PV에서는 등장했지만 게임 내에서는 플레이어블로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풍기위원회와는 거의 앙숙에 가까울 정도의 사이로, 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죠. 학생회장인 마코토를 중심으로 PV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낸 이부키, 이로하 이 세 명의 학생만 현재 이름이 공개된 상태입니다.

-풍기위원회


게헨나의 선도부이자 학원의 핵심으로, 매일 같이 사건사고가 터지는 게헨나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부장인 히나의 전투력도 출중할 뿐만 아니라, 히나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행동력으로 키보토스 내에서 최고 전투 조직으로 손꼽히고 있죠. 소문으로만 들으면 철혈의 군대 같은 조직이지만 사실은 귀차니즘인 히나나 너무 열혈인 나머지 허술한 함정에도 매번 잘 빠져드는 이오리 등 부원들의 엉뚱한 반전 매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흥신소68

▲ 겉보기엔 악당 같지만

아루가 게헨나 학생들을 모아서 만든 흥신소로, 1일1악이라는 모토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차갑고 지적인 겉모습과 달리 허당 그 자체인 아루, 일이 커지는 걸 즐기는 악동 무츠키, 상식인이지만 무서운 인상 때문에 자주 오해를 사는 카요코, 아루에게만 과의존하고 불안정한 나머지 행동이 극단으로 치닫기 일쑤인 하루카 이 4명의 괴악한 시너지로 사태는 항상 산으로 가곤 하죠. 그렇지만 잔정도 많고, 이런저런 일에 휩쓸리면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기도 하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라고 할까요?

▲ 실제론 이렇게 귀여운 허당입니다


-미식연구회


각종 맛집을 탐방하는 것이 목적인 동아리지만, 실제로는 밥맛이 없다고 식당을 터뜨리거나 무한리필집 고기를 다 먹어치우는 등 기행을 번번이 저지르는 동아리입니다. 쿨뷰티 인상이지만 미각이 까다로워서 마음에 안 드는 식당은 가차없이 폭파시키는 하루나, 대식가 아카리, 초코 패티 햄버거나 치약 탄 물까지 먹어치우는 괴식가 이즈미, 많이 먹고 싶어도 양이 적은 탓에 앙탈부리는 쥰코까지 그야말로 괴팍한 4인방이 모여있죠. 매일 같이 급양부를 공격하다못해 급식차량까지 강탈(!)하기도 하지만, 때론 급양부를 도와 급식을 만들기도 하는 의외의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급양부


게헨나의 급식을 담당하는 부로, 만성적인 예산&인원 부족에 시달리는 부입니다. 더군다나 부장 후우카 외에 또다른 부원 주리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독요리 제조로 유명한 터라 후우카 혼자서 어떻게든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죠. 거의 후우카 혼자 수백 명이 먹을 요리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매일 같이 미식연구회의 공격을 받고 있는 급양부에 과연 언제쯤 평화가 올까요?


■ 백귀야행 연합학원

작중 초반에 불량학생을 모아서 연방학생회를 습격한 와카모가 속해 있는 학원으로, 관광업이 매우 발달한 자치구에 위치해 있는 곳입니다. 학원이라기보다는 각 지역의 동아리들이 모여있는 형태로, 교복이나 학생회도 따로 없을 정도로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대신 동아리별로 복장은 통일되어있고, 축제 기간마다 동아리들이 협력해서 각종 전통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죠.

주요 동아리로는 축제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하는 축제운영위원회, 학생회 비슷하게 자치구 내의 각종 기현상이나 소란을 잠재우고자 돌아다니는 음양부, 멋진 숙녀가 되기 위해 수행을 하는 수행부 등이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는 축제운영위원회의 피나, 음양부의 치세, 수행부의 츠바키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 산해경 고등중학교

키보토스 외곽에 자리잡은 산해경 고등중학교는 중화요리로 유명한 학원입니다. 특히 학원 입구에 위치한 현무상회 먹자골목은 중화요리 맛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죠. 요리에 너무 열정적인 나머지 때론 요리에 대한 견해 차이로 전쟁이 벌어지곤 하는 곳입니다.

요리뿐만 아니라 연단술을 연구하는 연단방, 교생실습 동아리인 매화원도 산해경 고등중학교의 특색 있는 부서입니다. 게임 내에서도 연단방의 사야와 매화원의 슌이 대표 캐릭터로 출연하죠.


이건 '진짜'가 아니면 못 만든다
귀여움 속에서 디테일이 느껴지는 SD, 덕심이 느껴지는 메모리얼 로비


서브컬쳐 게임 속 캐릭터의 매력은 설정과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의 모습을 통해서 완성됩니다. 어쨌거나 유저들이 그 캐릭터를 만나는 장소는 게임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에는 일러스트를 보고 난 뒤에 인게임 모습에 대해 자연히 관심을 갖곤 합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캐릭터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찾아보곤 하죠.

블루 아카이브에서도 그 기본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로비 화면은 물론이고 캐릭터와 호감도를 쌓을 수 있으면서 이리저리 꾸며볼 수 있는 숙소 콘텐츠인 카페,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룬 인연 스토리, 메인스토리 외에도 각 학원 및 동아리에 소속된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볼 수 있는 서브 스토리까지 구비되어있죠. 풀더빙까지는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은 더빙이 되어있습니다.

게임플레이는 3D고, 캐릭터들이 캐주얼한 느낌의 SD로 구현이 되어있기 때문에 다소 낯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각 캐릭터의 포인트를 잘 짚은 디자인에, 그 짜리몽땅한 비율로 장전부터 엄폐, 사격, 승리 모션 등 다양한 모션을 캐릭터별로 개성있게 표현하면서 귀여운 캐릭터를 보는 맛을 한 층 더 살렸습니다.

▲ 인게임은 3D SD 캐릭터 위주지만


▲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연출로 귀여운 맛을 살렸습니다

여기에 로비 화면도 단순히 터치 반응 정도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메모리얼 로비'를 추가했습니다. 메모리얼 로비는 호감도가 일정 이상 오른 캐릭터의 추가 스토리 개방과 함께 열리는 콘텐츠로, 메모리얼 로비를 고르면 로비 화면이 그 추가 스토리의 한 컷씬으로 바뀝니다. 배경이나 구도가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터치 반응도 훨씬 섬세해져서 캐릭터를 터치하지 않고 배경을 터치하면 그쪽을 바라보거나, 드래그하는 방향에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등 마치 유저와 캐릭터가 직접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연출했죠.

게임 콘텐츠 화면에 등장하는 AI 비서, '아로나'는 그런 터치 반응에 유저의 아이디를 직접 불러주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듣다보면 마치 진짜 미소녀 AI와 컨택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끔 했죠. 성우 녹음에 음성합성 시스템을 더한 것이라서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아로나의 설정 자체가 AI라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일반 유저들이 보기엔 이런 사소한 것이 큰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이처럼 덕후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디테일도 훌륭히 구비해둔 것이 블루 아카이브의 매력인 셈이죠.



귀여움 속에 숨어있는 전술적인 매력
RTS처럼 얽혀있는 공격-방어 속성과 전장 종류에 따른 다양한 캐릭터 육성과 편성이 핵심


귀여운 SD도, 덕심을 자극하는 터치 반응도 좋지만 결국 게임의 완성도는 실제 플레이가 좌우하곤 합니다. 서브컬쳐 게임은 여전히 캐릭터나 스토리, 세계관에 대한 애정을 밑바탕으로 하지만, 결국 플레이하면서 그 정을 이어가곤 하니까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블루 아카이브는 생각보다 잘 갖춰진 게임입니다. 물론 처음 실제 플레이화면을 보면 조금 통통하고 짜리몽땅한 SD풍 3D 캐릭터들이 그냥 총들고 치고받고 싸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단순해보입니다. 실제 플레이도 맵 곳곳에 엄폐물이 있긴 하지만 유저가 직접 캐릭터를 컨트롤해서 엄폐물 뒤로 숨으면서 싸우는 구도가 아닙니다. 자동으로 캐릭터가 자리를 잡은 뒤 시가전을 벌이는 양상이죠.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자동'이라는 요소 때문에 첫인상은 단순히 방치하고 지켜보는 게임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블루 아카이브의 게임플레이는 그 첫인상과 다르게 상당히 복합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설계가 되어있었습니다.

우선 각 캐릭터마다 샷건, 서브머신건, 머신건, 돌격소총, 권총 등 다른 무기를 들고 있고, 각자가 든 무기에 따라서 사거리나 공격 속도 그리고 역할군도 갈립니다. 여기에 각자 공격형도 일반, 관통, 폭발, 신비, 파괴 등 다 다르고, 장갑도 경장갑, 중장갑, 비무장, 구조물 등으로 나뉘죠. 적 역시도 비슷한 무기와 장갑 속성을 보유하고 있고요. 타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워크래프트3의 공격타입과 방어타입 분류, 그리고 상성 관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좀 쉬울 것 같습니다.

▲ 상성 고려 안 하고 편성하고 스킬쓴 결과.gif

맵 유형도 실내-시가지-야외 세 종류에, 유형별로 엄폐물의 구성이나 밀도 특징도 달라지고 캐릭터마다 특기 전장에 따라 전투력이 높아지거나 낮아지곤 합니다. 여기에 사거리 개념도 있어서 전방의 적을 뚫지 못하면 후열의 저격수에게 일방적으로 당할 수도 있죠. SD 캐릭터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돋보이는 그래픽이라 전투가 단조로워보일지 모르지만, 이처럼 전략과 전술 요소도 상당히 갖춘 게임입니다. 특히 메인 스테이지는 턴마다 유닛을 이동시킨 뒤 인카운터로 전투 화면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라, 나름 머리를 쓰면서 유닛을 움직여야 하죠.

매번 그렇게 머리를 쓰면서 돌려야 할까 우려스러울 수 있지만, 첫 전투는 치열하게, 그리고 파밍은 쉽고 빠르게 가는 최근 수집형 RPG의 트렌드를 도입했습니다. 한 번 3성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반복사냥 없이 스킵으로 행동력을 빠르게 소모할 수 있죠. 별도의 스킵권도 필요없기 때문에 행동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빠르게 일퀘를 끝내고 행동력도 소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일본에서는 유저들이 진득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총력전 및 이벤트 등을 출시 이후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기도 합니다.

▲ 메인 스테이지는 턴제로 이동해서 전투에 돌입하는 방식이지만

▲ 3성 클리어 후에는 스킵으로 파밍할 수 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 검열 없이 천장 개선해서 나온다"
김용하 PD가 직접 밝힌 블루 아카이브 국내 서비스, 11월을 기대해보자


블루 아카이브의 국내 출시가 다가오면서 한편으로는 국내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돌았습니다. 블루 아카이브가 서브컬쳐 유저에겐 지극히 익숙한 소재지만, 일반 유저에겐 다소 낯선 서브컬쳐풍 학원 판타지를 다룬 작품이라 수정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한 것이죠. 특히 선생(유저)과 학생(캐릭터)이 서로 호감을 갖는다는 구도는 국내에선 다루기 까다로워서 게임사들이 굉장히 조심스레 접근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단체 및 블라인드 등에서는 최근 일본 서버 이벤트에 출시된 캐릭터들의 바니걸 코스튬 복장 등을 지적하는 등, 출시 전부터 여러 가지로 불안한 기류가 감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김용하 PD가 지난 10월 8일 직접 블루 아카이브의 국내 서비스 방향 및 출시 계획을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서 김용하 PD는 유저들이 우려하는 캐릭터 일러스트 수정 및 콘텐츠 변화는 일절 없을 것이며, 블루 아카이브의 감성을 일본에서 서비스한 것과 동일하게 국내에서 갖고 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김용하 PD가 직접 영상을 통해 천장은 개선하고, 일러스트 수정은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내 및 글로벌 버전에서는 출시 초부터 캐릭터 확정 수집 횟수를 초기 일본 서버와 300회가 아닌 200회로 줄여서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빠르게 제공하고자 업데이트 예정 시기를 앞당긴다고 덧붙였죠. 여기에 국내 및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유명 가수가 참여한 신규 음원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사전예약 PV에 수록된 'Target for Love'로 현실화됐습니다.

밝고 엉뚱한 미소녀들과 선생의 좌충우돌 일상과 도시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10월 14일부터 사전예약을 거쳐 오는 11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