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부터 21일까지,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2021이 개최된다. BTC는 오후 2시부터 열리지만, BTB는 오전 10시부터 입장이 가능한 상황.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되는 지스타인 만큼, 각 부스는 한창 전시 준비로 바빴다.

그 와중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스에서 눈에 띄는 부스가 하나 있었다. '카나테일즈'를 개발, 서비스하는 모에플소프트의 부스였다. 카나테일즈는 2017년 서비스가 종료됐던 미소녀 TCG 소드걸스 IP를 모에플소프트가 구매한 뒤, 모바일로 새롭게 단장한 작품이다. 지난 11월 11일 구글플레이에 출시됐지만, 서버 및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오픈베타 체제로 전환됐다. 그리고 안정화를 위해 소프트런칭 체제로 근시일내 변화할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6명의 개발자가 팬심으로 모여 개발부터 홍보까지 진행하면서 옛 추억을 새롭게 되살리고자 하는 모에플소프트. BTB에서 홍보를 위해 첫날부터 분주하게 준비 중인 그들과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지스타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짧게나마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 모에플소프트 이창엽 기획자(좌), 조민혁 대표(우)


Q. 카나테일즈가 11일 정식 출시했지만 오픈베타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나.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조민혁: 서버가 자주 터지면서 계속 점검했는데, 결국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일단 여러 가지를 쳐내고, 서버 담당자들이 안정화를 거치고 있다. 오늘이나 내일쯤 소프트런칭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창엽: 정식 출시로 내놓았던 빌드에 비해 여러 가지 콘텐츠나 기능을 좀 없앴는데, 그렇지만 안정화가 제일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도 소드걸스 팬이었기 때문에, 팬심에 우리가 이런저런 것을 더 추가하고자 욕심부린 나머지 안정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인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차근차근히 가고자 한다.

조민혁: 서버를 닫지 않고 소프트런칭식으로 한 이유는, 서버가 닫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팬심이 멀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우선은 일부 기능을 뺀 소프트런칭으로 나가고, 라이브 상황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고 콘텐츠를 차근차근 추가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Q. 개발팀은 현재 몇 명인가?

조민혁: 우리까지 총 6명이다.


Q. 6명이 개발하느라 바쁜 와중에 출시까지 개발자 노트를 꾸준히 올리면서 유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상당히 힘든 과정이었을 텐데 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

조민혁: 나 역시도 소드걸스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유저로서 게임을 쭉 즐기다가 이렇게 개발자가 됐는데, 그때 내가 개발자들에게 바랐던 것을 이젠 내가 유저들에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을 제공하는 게 우선이지만, 유저들과의 소통도 중요하지 않나. 나 역시도 게임을 하면서 개발자들이 소통에 응하지 않았을 때의 답답함을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소통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른 게임의 선례도 있고 하니, 여러 가지 참고하고 있다.

이창엽: 개인적으로 다른 업종에서 고객 응대 관련 업무를 경험이 있고, 그때의 기억을 살렸다. 아울러 나 또한 소드걸스의 팬이기 때문에, 팬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를 고민했다. 당장 게임을 내지 못하더라도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꾸준히 소개해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래서 개발하는 틈틈이 알려드리고자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개발 현황을 꾸준히 유저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Q. 지스타 신청 당시 출시 준비로 바쁜 와중이었을 텐데, 지스타 참가를 결정한 계기는?

조민혁: 국내에서는 우리가 직접 운영하게 될 텐데, 우리만으로는 해외까지 나아가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할 해외 퍼블리셔 혹은 파트너사를 구하고자 참가했다. 예정대로 11일 정식 출시까지 한 상태였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Q. 지스타가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는데, 소감이 어떤가?

조민혁: 작년에도 인디 쇼케이스에 잠깐 나왔었다. 작년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온라인 위주이지 않았나. 오프라인으로는 촬영팀이 부스에 있고 부스 참가한 인원들은 자기 시간에 나와서 어필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우리 게임이 노출된 시간은 길지가 않았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도 알아봐주시는 유저들이 있더라. 감격스러울 따름이었다. 지금은 BTB로 왔는데, 좋은 파트너사와 퍼블리셔를 찾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여러 가지 준비하느라 마음도 바쁘다(웃음).

▲ 작년 지스타 인디쇼케이스에 이어, 올해는 BTB에 참가했다


Q. 일부 기능을 쳐낸 소프트런칭 형태로 당분간 서비스를 이어간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일부 팬들의 우려도 있을 것 같다. 어떤 기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좀 더 설명하자면?

조민혁: 핵심이 되는 전투 및 카드 육성 콘텐츠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부분이 서버 말고도 퀘스트 및 월정액 상품 등, 시간이 관련된 콘텐츠들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소프트런칭을 하면서 내부 테스트를 하고, 또 무료 상품 형태로 먼저 유저들에게 잘 적용되나 체크한 뒤에 검증을 더 거쳐서 정액 상품 같은 것을 다시 구축하고자 한다.


Q. 한 번 서비스 종료했던 IP를 새롭게 개발하고, 또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다른 방법을 찾아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 아닌가. 그럴 수 있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나?

조민혁: 앞서 언급하긴 했지만, 나는 원래 소드걸스의 평범한 팬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서비스가 종료하더라. 그때 아쉬움이 느껴져서 팬심에 IP를 구매했다.

물론 팬심이 크긴 했지만, 시장조사를 하면서 소드걸스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다. 소드걸스의 장점이라고 하면 미소녀뿐만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카드 게임이라는 점이었다. 다른 TCG를 보면 처음부터 카드 섞고 내고 카드 연계 효과나 장수 계산 등등 여러 가지 생각할 게 많지 않나.

그런데 소드걸스는 덱을 짜고 배치한 뒤엔, 그냥 알아서 맞붙기 때문에 훨씬 더 단순하지 않나. 단순함이 최고의 묘미,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잘 맞는 장르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도 덱 편성과 배치라는 깊이 요소도 갖췄으니, 경쟁력도 충분히 있다고 보았다.


▲ 소드걸스의 매력을 귀여운 미소녀들을 내세운 것뿐만 아니라

▲ TCG를 심플하게 재해석한 게임플레이에도 주목, 이를 카나테일즈에서도 계승해나갔다


Q. 개발자 노트도 주기적으로 올리고, CBT에 오픈베타 전환 등을 거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여러 가지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인상 깊은 피드백을 꼽자면?

조민혁: CBT, OBT도 진행할 때마다 여러 피드백이 왔다. 카드제작을 덱 메뉴에서도 바로 하고 싶다거나 그외 UI가 불편하다거나 등등, 우리 역시도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해보니까 특히 직관성과 편의성 부분의 피드백이 와닿더라. 그래서 그쪽 위주로 수용을 많이 했다. 그렇게 피드백을 한 걸 보시고 유저들이 좋다고, 고맙다고 하시는 걸 보고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지스타와 그 이후의 카나테일즈의 계획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조민혁: 우선은 지스타에서 해외 퍼블리셔와 파트너를 찾는 것부터 진행하고자 한다. 국내는 우리가 직접 운영하겠지만, 해외는 힘들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 서버 관리자들이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지스타 이후에 안정화 관련해서 쭉 살펴보고 당분간 그쪽에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창엽: 안정화 얘기만 나왔으니 다른 걸 말씀드리자면, 우선 한 달에 한 개씩 정규 에피소드를 추가하고자 한다. 소프트런칭 후에 안정화가 어느 정도 되고 나면 우선은 에피소드4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 이제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지 않나. 그에 맞춰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기존의 소드걸스 리소스가 아닌, 새로운 리소스로 준비하고 있다.

물론 안정화가 최우선이다. 그래야 유저들에게 이벤트를 원활히 선보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서버 관리자들이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다른 파트에서는 그 이후에 유저들이 꾸준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서비스 및 이벤트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

▲ 부스를 통해서 공개한 크리스마스 이벤트 이미지


Q. 안정화에 우선하다보니 콘텐츠가 많이 축소된 상황인데, 앞으로 준비할 콘텐츠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하자면?

조민혁: 일단 TCG인 만큼, 그 기본인 친선전이나 랭킹전 등등 그런 콘텐츠를 추가해나가고자 한다. 아울러 사이드 스토리도 좀 더 신경쓰고자 한다. '소드걸스'는 주인공 위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그 주변 인물도 신경을 써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이창엽: 소드걸스의 뒤를 잇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카나테일즈만의 매력을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게 목표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례로 주요 캐릭터 중 아이디가 원래는 에피소드2에서 만나는데, 카나테일즈에서는 1부터 만난다. 또 시니아의 신체 사이즈 크기 너프에 대해서 유저들이 다소 아쉬워하시기도 했는데, 그런 약간의 변화가 있긴 하다. 그에 관해서 "성장기니까요"라고 말씀드리긴 했다. 일러스트가 아직은 좀 통일성이 갖춰지지 않아서 그에 관해 성장했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로 설명하려고 준비했는데, 그에 관해서 미리 알아보고 먼저 물어보시더라.

▲ 주요 캐릭터의 세부 정보에 대해서도 유저들이 캐치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아 감사하다고


Q. 사실 서브컬쳐 게임에서 중대한 사항이긴 하다. 그래도 그 사소한 차이를 캐치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유저들의 관심에 많이 놀랐을 것 같다.

이창엽: 확실히 놀랍다. 그건 중대한 사항인 건 알고 있다보니, 사전예약 페이지에 캐릭터의 신체 사이즈를 적을 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빨리 캐치하셔서 놀랐다. 그리고 그만큼 소드걸스를 기억하는 유저도 계시고, 또 그분들이 우리 게임에 정말 기대를 많이 걸고 계신다는 걸 확인한 것 같아서 기쁘기도 했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조민혁: 이 모든 것은 다 유저들이 기다려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번 감사드리고, 또 예상보다 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할 따름이다. 안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소드걸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나간 카나테일즈로서의 이야기도 풀어나가고자 한다.

이창엽: 소드걸스 유저였다가 서비스 종료가 된 뒤에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제의가 왔다. 그래서 서울에서 바로 부산으로 내려왔다. 소드걸스가 처음 나왔을 때가 학생 때였는데, 그러다보니 여러 추억이 담긴 게임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카나테일즈가 잘 됐으면 한다. 아마 이건 다른 유저들도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생각한다. 그간 주신 사랑에 보답하고자, 몸과 정신을 불태우고 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