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건그레이브 고어' 시작에서 지금까지
  • 강연자 : 케이김 - 스튜디오 이기몹 / 총괄디렉터
  • 발표분야 : 개발, 기획
  • 강연시간 : 2021.11.18(목) 10:00 ~ 10:50
  • 강연 요약: 건그레이브 고어 탄생 배경,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야기


  • 건그레이브 고어는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정식 후속편으로 2022년 발매 예정이다. 캐릭터 원안을 담당했던 나이토 야스히로, 그리고 전설적인 아티스트 나카무라 이쿠미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지스타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건그레이브 고어의 한국어 음성 지원도 발표했다. 건그레이브 고어는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정통 후속작으로 시드가 다시 세상에 나타나고, 레이븐 클랜이라는 새로운 적들을 파괴하기 위한 그레이브의 여정을 보여준다. 기존의 캐릭터들과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드라마와 다양하게 추가된 새로운 액션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총괄 디렉터인 케이김은 이번 국제 게임 컨퍼런스 2021(G-CON X IGC)를 통해 "'건그레이브 고어' 시작에서 지금까지"라는 타이틀의 강연을 통해 건그레이브 고어가 걸어온 길을 담백하게 전달했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스튜디오 이기몹 - 개발자로서의 철학


    건그레이브 시리즈는 나이토 야스히로가 캐릭터 디자인, 코바야시 오사무가 세계관 디자인을 담당한 슈팅 게임 시리즈로 국내 개발사인 스튜디오 이기몹이 O.D의 후속작, 건그레이브 VR을 출시하였으며, 2022년을 목표로 건그레이브 고어까지 출시될 준비를 하고 있다.

    해당 강연을 맡은 케이김 총괄 디렉터는 건그레이브 고어가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단계까지 왔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국내 개발사인 스튜디오 이기몹과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첫 만남은 모바일이었다. 스튜디오 이기몹은 '프로젝트 폴라리스'라는 이름으로 2016년 당시, 다양한 IP 모바일 게임들을 쏟아져 나오던 모바일 게임 시대에서 액션 슈팅 모바일을 기획했다.

    처음으로 맞닥뜨린 역경은 역시 현실적인 문제였다. 시장의 대세는 수집형 RPG 게임들로 다양한 모바일 게임들이 탄생했고, 이는 IP의 정체성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BM의 한계도 있었다.

    BM이 명확해야 한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멀티 플레이는 어떤식으로?
    캐릭터는 몇 종이 등장?
    아이템 획득 방법은? 구매? 뽑기?
    캐릭터를 뽑는건가? 무기를 뽑는건가?
    업데이트 주기는?

    케이김 총괄디렉터는 이런 식으로 시대의 흐름, 소위 대세를 따라 개발을 했다가는 기존 건그레이브 팬들은 물론, 일반 유저들에게도 많은 비난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슈팅을 통한 재미를 추구했던 스튜디오 이기몹은 정체성을 바꿔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고 해봤으나 결국에는 모바일 시장을 포기했다.

    이후 플레이엑스포에 출전한 스튜디오 이기몹에 소니가 콘솔 제안을 하게 된다. 이게 바로 플레이스테이션VR 전환의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 습득한 엔진을 활용하고, 플레이스테이션VR 자체가 출시 초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던 상황, 2017년 플레이스테이션 익스피리언스에서 마침내 건그레이브 VR을 세상에 공개했다. 당시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다양한 피드백, 그리고 팬들과 피부로 호흡하는 등, 이런 현상들을 통해 강한 동기부여를 받았다.



    이후 한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 있는 팬들을 위해 여러 선물을 준비했다. 한국에서는 뉴에라와 협업을 통해 한정 의류, 굿즈들을 아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였고, 일본에서는 세가 게임즈가 파트너로 아키하바라와 같은 곳에서 다양한 체험 및 이벤트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운 계기가 됐다.

    또한, 일본 발매 당시 SNS에 정말 많은 일본 팬들이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당시 일본 팬들은 잃어버린 IP를 복원시켜준 것 만으로도 정말 고맙다. 아키하바라에 건그레이브 컴플리트 에디션을 사러 갔는데 이미 매진이더라 등, 뜨거운 반응이 많았다.

    스튜디오 이기몹은 글로벌 콘솔 게임 릴리즈 관련 프로세스 습득 및 퍼블리셔들과 협업을 경험하고 네트워크, PR 관련 마케팅도 구축하며 콘솔 개발 관련 이해도를 상향시키는 계기가 됐다. 가장 큰 선물로는 해외 개발자 및 아티스트들과의 인연을 만들었고, 다양한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가는 물꼬를 텄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평탄할 수만은 없었다. 소위 데스 벨리를 겪은 것. 케이김 총괄디렉터는 직접적으로 '자만 아닌 자만을 했다'고 언급했다. 투자 제안이 왔던 걸 거절하기도 하고, 소위 어깨를 당당히 펴고 다녔다. 이후 지금은 다소 유치할 수 있는 '남자의 가슴을 때리는 게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과거 타이틀 키워드를 잡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이런 식의 일 처리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약 50명의 내부 개발팀에 언리얼 엔진4, 기본 시나리오와 설정은 오리지널 작가가 당당하고, 나이토 야스히로가 개발에 개입하면서 오리지널리티까지 살리려 했다. 방향성도 반 실사/실사 비쥬얼로 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8년 도쿄게임쇼 플레이스테이션 라인업 투어를 통해 건그레이브 고어 개발을 선언했다. 당시 분위기는 일본 최대의 콘솔 게임 주간지인 패미통이 "일본 회사들도 시도하지 않은 도전을 한국의 개발사가 도전하는 것에 대해 일본 유저들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할 정도였다.



    ■ 건그레이브 고어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지금도 한국에서 어렵게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 비전과 철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런 점들을 가지고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미디어나 커뮤니티를 보면 한국 게임 업계가 욕을 정말 많이 먹는데, 사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나라가 한정적인 장르와 플랫폼만 가지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조금만 더 애정어린 눈으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간혹 회사 이름을 가지고 특정 단체와 엮는 경우가 생기는데,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걸 꼭 전하고 싶었다. 이기몹의 이기는 특이하다는 뜻이며, 몹은 말 그대로 몬스터를 뜻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건그레이브 고어를 정식 라이센스 구매를 통해 개발하는 국내 게임 개발사다.

    끝으로 우리가 사라지지 않고, 3년 전 국내 유저분들에게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우리는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대한민국 콘솔 게임 회사로 살아남아서 재미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