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게임과 메타버스, 그리고 유니티
  • 강연자 : 이상윤 - 유니티 / 시니어 어드보케이터
  • 발표분야 : 메타버스
  • 강연시간 : 2021.11.19(목) 10:00 ~ 10:50
  • 강연 요약: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 그리고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


  • 대한민국도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로 열풍이다. 단적인 예로 서울시가 올해 말부터 메타버스를 구축해 가상 공간에서 보신각 타종을 울리겠다 말하고, 내년부터는 가상 종합 민원실까지 만들어 아바타 공무원에게 민원을 상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앙정부 역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내년 정부 예산안 중 메타버스 예산안은 1,600억이 넘는다. 북미 시장의 핵심 중 하나인 페이스북도 회사명을 메타로 바꿀 정도로 메타버스에 대한 붐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래서 메타버스가 정확히 뭔데?라고 물으면 확실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많다. PC 게이머 역시 대놓고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도 많다. '둠', '퀘이크'를 만든 개발자이자 VR기기 개발사인 오큘러스사의 기술 자문을 맡고 있는 존 카맥은 메타버스 회의론의 선두주자다.

    누구는 기존 우리가 즐기던 게임이 사실 메타버스와 뭐가 다르냐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메타버스는 앞으로 있을 새로운 플랫폼이자 변화의 중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의 이상윤 시니어 어드보케이터 게임과 메타버스, 그리고 유니티라는 주제를 통해 지스타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해당 강연을 시작했다.

    ※ 본 세션의 내용은 유니티의 압장과는 무관한 스피커의 개인 의견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메타버스와 게임의 관계


    많은 분들이 미디어, 커뮤니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주가에 영향도 많아 재미를 본 분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 메타버스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을 때,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요즘 세대는 '마블' 세계관의 멀티버스나 조금 더 이전 세대는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파란약을 떠올릴 수 있다.


    메타버스는 스노우 크래쉬라는 소설에서 유래되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는 2003년에 나왔던 세컨드 라이프라는 게임 이후가 본격적인 시기다. 이후 2007년 즈음에도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라는 플랫폼 서비스를 검토하던 시기들도 있었는데, 이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잠시 멈췄다는 썰도 있다.

    그리고 메타버스는 버즈워드(Buzzword)라고 불리기도 한다. 버즈워드란 명확한 합의나 정의가 없는 일종의 유행어를 칭하는 말이다. 본 의도에서 벗어나 사용하게 되면 대부분 버즈워드라고 보면 된다. 구글 트렌드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키워드 검색 역시 가파르게 늘어났다. 한국에선 올해 초부터 관심이 폭발하기 시작했는데, 앞서 이야기한 오큘러스의 존 카맥과 피시 게이머가 메타버스를 비판했다.

    메타버스란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처음부터 바로 착수해서 만들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여러 기반 기술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형성되는 개념이 더 맞다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와 게임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 짓기란 어렵다. 그 경계가 굉장히 모호한데, 가상의 공간에 캐릭터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각각의 역할을 하는 놀이가 우리가 아는 MMORPG다. 이런 기본적인 구조가 사실상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것들과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메타버스와 더불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최근 위메이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미르의 전설4의 경우 2020년 11월 출시 당시에는 무협 모바일 MMORPG 게임이었으나 2021년 8월 게임 내에 코인과 연동되는 재화를 채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폭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됐고, 코인 'DRACO'를 적용해 게임 내 재화(흑철)를 현금으로 환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캐릭터에 NFT를 도입, 위믹스 윌렛의 NTF마켓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그 결과, 170여 개국, 12개 언어 지원, 약 200여 개의 서버에서 동시 접속자가 무려 13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플랫폼인 스팀 동접자도 8만 9천까지 기록했지만, 현재 NFT를 붙인 게임은 스팀 정책상 막고 있는 상황이다.

    간단히 게임에서 현금화하는 과정은 게임 내 재화인 흑철 -코인 'DRACO' - 위믹스 크레딧 - 위믹스 - 코인 거래소 - 한화(원) 절차로 P2E(Play to Earn)를 구현했다.


    그런데 사실 게임 내 재화를 현금을 주고 구매하는 개인끼리 거래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올해 초, BJ 창현의 현금 약 2억 가치의 무기 격노 스틸 사건은 리니지를 하지 않는 유저라도 알법한 일이었다.

    NFT 기술을 간단히 요약하면, 하나의 코드를 부여하는 것. 계정이나 아이템에 이걸 붙여서 복제할 수 없는, 복제가 되지 않는 유일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스테이킹은 이자율에 따른 이자를 받는 것을 말하는데, 아이템에 낙찰자가 건 DRACO를 입찰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배분하고, 참가자가 많을수록 스테이킹에 참여한 유저가 받는 배당은 매우 낮아진다.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도 그림 하나에 수 천, 수 억하는 뉴스를 접하곤 할 때 많이들 놀라곤 하는데, 디지털 이미지도 비슷한 시대가 됐다. 똑같은 작업을 통해 만든 이미지라도 NFT가 붙어 있는 것들은 고유성을 가지는 것이다. 실제로 별거 아닌 것 같은 이미지가 한화 6억 원에 낙찰된 케이스도 있다. 위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NFT 활용은 계정이나 아이템을 구별하는 장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P2E 방식은 아직 국내 서비스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사행성이라는 말이다. 게임산업진흥법으로 막고 있다. 이런 방식의 게임은 베트남 스튜디오 Sky Mavis에서 개발한 Axie infinity라는 게임이 있는데,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인 AXS 및 SLP를 사용하는데, 이용자가 꽤 많다.

    유니티의 제페토는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아이템이나 오픈 월드, 라이브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월드(오픈 월드)기능이 추가된 이후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구찌나 이디야 커피, 현대 모터스, 라인 프렌즈 등, 가상세계에서 이런 브랜드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수 블랙핑크 등, 문화적인 부분도 다양하다.

    현재 제페토는 누적 크리에이터가 약 150만 명, 등록 아이템은 5,000만 개 이상이다. 아이템 출금은 매달 25~30일 사이에 한 번만 가능하며, 최소 출금액도 정해져 있다.

    로블록스는 89년 MAC OS용으로 처음 발표된 교육용 2D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이 시초다. 핫한 드라마였던 오징어 게임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로블록스 내에 드라마에 등장했던 줄다리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해당 컨텐츠들이 생겨나 인기몰이를 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마인크래프트, 그리고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도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포트나이트는 디펜스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 배틀로얄인 배틀로얄 모드, 자신만의 섬을 꾸미고 장식하는 포크리 모드 등을 지원하는데, 포트나이트 안에서는 실제 유명 뮤지션들이 버츄얼 아바타를 통해 공연을 펼치곤 한다.

    그리고 에픽과 애플은 마인크래프트 및 로블록스와 같은 다른 앱을 게임 또는 메타버스로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거쳤는데, 마인크래프트가 게임이라는 점은 동의하나 로블록스를 정의하는 방법에서는 동의하지 못했다.



    ■ 리얼 라이프와 디지털 라이프의 관계, 그 모호한 경계선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 우리는 둘 중 어느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살아가고 있나. 대중들이 정말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비중을 따졌을 때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에 살고 있진 않나? 꼭 어떤 플랫폼 안에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미 이런 것들을 다루는 문화 콘텐츠도 많다. 3D 스캐너인 디지털 휴먼 스캐닝, 템빨, 달빛 조각사, 레디 플레이어 원 등,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웹툰, 게임, 영화 등 문화생활에 침투해 있다. 가상 공간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RPG게임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연출이 가능했다. 이미 한국 모바일 게임도 어느 정도의 커스터마이징을 상당 수준 지원한다.

    우리의 삶이 정말 많이 바뀐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뭔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들은 등장 당시만 해도 활용도가 굉장히 낮을 것이라는 추측이 대부분 있어왔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대다수 현대인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삶 자체가 불편해진다. 거기에 최근에는 코로나 이슈로 비대면의 수요가 굉장히 증폭했다.

    결국, 메타버스라는 것에 대한 정의는 광범위하다.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어렵다. 하지만 이미 우리의 삶에 친숙한 부분들이 많다. 10년 전만 해도 페이스북, 트위터를 시작하는 단계였다. 물론 이전에는 싸이월드도 있었지만. 인터넷이 보급화된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면 이미 삶의 절반 이상은 네트워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바타를 통한 것만 메타버스인가? 우리는 이미 키보드를 통해 하고 있다. 이게 버즈워딩인가? 영업이나 비지니스 모델로만 바라보고 메타버스를 설명하기엔 분명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 Q&A

    Q. 앞으로 메타버스의 전망(게임 위주)

    계정 거래, NTF를 붙인 계정과 그렇지 않은 계정, NTF를 붙인 계정은 거래가 되게 한다. 이걸 하나의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설명하긴 힘든데, 개발사들을 현재 굉장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사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작업장이나 게임 외 시장이 커지는 게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코인으로 거래했을 때, 가상화폐의 주체가 개발사라면 고민할 부분이다.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을 말했을 때, 하나의 가상 공간이라고 보면 우리는 PC 시장이 포화하면 모바일로 옮겨갔고, 지금은 모바일이 포화상태고, 분명 하나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타게 될 것이다. 그게 메타버스 플랫폼이냐 아니냐라기보다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게 개발사들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느 정도 동의한다. 요즘은 단순히 지불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떠나 인 앱 결제 시대다. 이걸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다.

    이후 다른 서비스와 결합된 다양한 형태의 가능성이 있다. 수요가 있고 수익, 투입 대비 전망이 있다면 기업들은 분명히 뛰어들 것이다. 게임이라는 것이 하나의 시장으로 봤을 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것처럼, 지금도 뭔가 새롭게 주시하고 보고 있는 것 같다.


    Q. 플랫폼의 관점에서 PC > 모바일 > 새로운 것들이 나오는 시점이라고 말씀하셨다.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는 상황에서 유니티의 생각이 궁금하다.

    2010년 초반만 해도 프로그래밍 공부는 영어나 불어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걸 배워서 어디서 써야 할지 모르겠는 게 컸다. 하지만 유니티가 해낸 가장 큰 업적은 개발 장벽을 어마어마하게 낮췄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개선 여지가 많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VR 기기들도 3~4년 뒤에는 굉장히 편안하게 활용할 기기들로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나의 플랫폼이 자생하기 위한 다른 종류의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결합이 된 형태에서 유니티의 역할은 플랫폼에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데 유니티가 굉장한 일조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