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1월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인 12세대 엘더레이크가 출시되면서 PC 메모리 분야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2세대 엘더레이크는 데스크탑 CPU 최초로 DDR4(Double Data Rate)와 차세대 DDR5 규격을 지원하며, 오랜 기간 DDR4 SDRAM을 사용하던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DDR4 규격이 표준화된 것이 2012년이었으니 거의 10년 만에 표준 규격이 바뀐 셈이다. DDR5는 DDR4 대비 성능과 용량 그리고 전압까지 낮추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반도체 표준 협회인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가 표준한 DDR5의 시작 클럭은 4,800MT/s로, 약 1.5배 성능 향상이 있었으며, 1.1v 전압으로 약 10% 낮아진 전력 소모를 통해 효율을 높였다.

또한, DDR5 메모리는 전원 관리 집적 회로인 PMIC(Power Management Integrated Circuit) 배치가 달라져 안정성을 향상했다. 메모리 중앙에 PMIC가 탑재되어 모듈 자체에 전원을 공급해 메인보드 단에서 전원을 관리하는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단순 동작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기존 4뱅크 그룹, 16뱅크 구조를 채택한 DDR4에 비해 DDR5는 8뱅크 그룹, 32뱅크를 적용해 칩 내부의 그룹과 뱅크 수를 2배 늘려 데이터 전송 효율을 증가시켰다.

이외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DDR4는 메모리 칩 내부 셀의 재충전 과정인 새로 고침 시간 동안 시스템에서 메모리를 액세스할 수 없었으나 DDR5는 세임 뱅크 리프레시(Same Bank Refresh) 기능을 도입하여 시스템에서 뱅크 그룹 내 하나의 뱅크만 접근이 불가하고 나머지 세 개의 뱅크 그룹에 접근할 수 있다.

사실 작년 7월에 JEDEC가 차세대 DDR5 메모리 표준을 정식으로 발표하기도 했고 작년 10월 SK 하이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DDR5 SDRAM을 출시했으며, 작년부터 EUV 공정, HKMG 공정을 DDR5 메모리에 적용한 삼성전자 등 새로운 메모리 규격에 관한 소식은 꾸준했다.

당시부터 DDR5 메모리가 소비자용 PC 제품으로 확산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제품 생산 및 수급, 가격 안정화까지 따져 소비자 시장에 대한 원활한 수급을 2022년, 크게는 2023년까지 확대해 전망했지만 이번 달 엘더레이크 프로세서 공급 기점으로 많은 메모리 업체들의 상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인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Inc.) 역시 이 기간에 차세대 고성능 데스크톱 메모리 2종 ‘마이크론 크루셜 8GB DDR5-4800 UDIMM’과 ‘마이크론 크루셜 16GB DDR5-4800 UDIMMM’을 선보인 바가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크루셜 DDR5는 성능과 안정성은 물론 뛰어난 전력 효율성까지 갖췄다. 또한 288핀의 업계 표준 DDR5 UDIMM 레이아웃을 지원하고 PC5-38400 기반 4,800MT/s의 속도를 보여준다.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최신 메인보드 등 차세대 플랫폼을 위한 최적화된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전 DDR4 대비 최대 50% 빠른 4,800MT/s 속도를 지원해 멀티태스킹은 물론 이미지, 영상, 게임 등 전반적인 PC의 성능을 향상시켜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2배 용량의 메모리 뱅크와 모듈당 2개의 32bit 채널을 구현하고, DDR4 세대 특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온-모듈 전압 조정과 PMIC(전력 관리 직접 회로)를 함께 적용하여 안정성이 향상되었으며, 기존 1.2V 보다 낮은 1.1V로 온-모듈 동작 전압으로 모듈에 대한 신호 향상과 함께 효율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이외에도 각기 다른 메모리 업체에서 각자 고유의 노하우를 녹여낸 DDR5 메모리를 선보이는 등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 출시 이후 준비된 카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난 수요와 설상가상으로 범세계적 이슈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급이 어려운 현재지만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차세대 DDR5 메모리는 전압, 클럭, 안정성 부문에서 이전 세대 대비 큰 향상을 이뤘지만 일각에서는 DDR5 메모리와 게임과의 호환성 문제 등으로 게임 성능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듯 DDR4 메모리 또한 첫 출시 때 2,133MT/s 클럭 수준에서 안정화를 거쳐 2,400MT/s, 2,666MT/s, 3,200MT/s로 거듭 발전한 것과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DDR5 로드맵을 따져보면 향후 8,400MT/s까지 출시 계획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DDR5 메모리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