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시즌1으로 시작한 크로스파이어의 대표 e스포츠 '크로스파이어 스타즈(이하 CFS)'가 어느덧 10번째 대회를 맞이했다. 2017년과 2018년 CFS는 본격적인 구조화를 마치고 안정적인 리그로 거듭났는데, 그동안 중국 팀의 독주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대회 전환 등의 다양한 이슈를 정면돌파하며 대회 진행을 순조롭게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e스포츠 전략실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 전략실장 여병호다. 2013년부터 CFS를 비롯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를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엔 지금까지 해온 새로운 시도들에 대한 결실이 나오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일하고 있다.


Q. 10번째 CFS를 맞이한 소감은?

리그 초창기 내 고민은 중국 팀만 계속 우승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브라질과 베트남 리그에 투자를 많이 하니 오히려 중국 팀들이 밀리는 경향이 생기더라. 그런데 중국도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후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며 다시금 강해졌다. 이렇게 선수들의 실력이 하향평준화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을 좋게 바라보고 있다.


Q. 여전한 '코로나19' 시국에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팀을 초청했는데,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나.

먼저 많은 도움을 준 정책협력실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 영사관이란 영사관에는 모두 연락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예전에는 서류만 제출하면 됐는데 지금은 직접 하나하나 다 챙겨야 한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점은 영사관이나 다른 정부 기관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상태라는 거다. 우리의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만큼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Q. CFS 2021에 출전한 각 지역 팀들을 평가한다면.

중국은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지 2년이 조금 더 지났는데, 올해는 중국 팀 선수들이 정말 프로게이머다워진 것 같다. 프로게이머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체계적이고 명확한 교육을 받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저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을 넘어서서 공인으로서의 본인을 갖추고 있는 듯했다.

베트남은 CFS에 3년만에 진출했다. 체계적인 측면에서는 갈길이 멀긴 하지만 참여에는 굉장히 적극적이다. 또 베트남 유저들은 일반 스포츠처럼 자국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경기하는 것을 국위선양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데, 그런 부분도 신기하다. 베트남 지역 퍼블리셔도 가능성을 본 부분이기 때문에 e스포츠 활성화에 더 투자할 계획이 있다.

브라질은 지난날 e스포츠 활성화 작업을 통해 2018, 2019년에 절정을 찍었다. 중국이 그사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대 교체를 마쳤다면, 브라질은 기존에 잘했던 선수들이 꺾이는 상황이다. 앞으로 다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브라질도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나저나 브라질 선수들은 중국 선수나 유저들에게도 인기가 굉장히 많더라. 유니폼이나 사인을 받아가는 걸 봤다(웃음).


Q. 2020, 2021 CFS 그랜드 파이널은 우승 상금이 줄어든 대신 참가한 모든 팀에게 상금이 주어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지난날에는 각 지역 파이널에 충분한 상금이 주어졌고, 그랜드 파이널의 경우는 현장 참가에 의의를 두는 느낌이었다. 선수들이 우리 축제에 놀러오고 대우해주는 형태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최근엔 대부분의 팀들이 프로화가 많이 진행됐고, 작년과 올해는 오랜 시간 격리를 감수하며 CFS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한 것이 아닌가. 이에 모든 팀과 선수에게 상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분배한 것이다.


Q.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e스포츠 구조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기존에도 온라인 대회가 가능하긴 했지만, 오프라인 대회를 하지 않으면 선수들의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오프라인 대회가 불가능해지자 온라인 대회가 선수들에게 받아들여지며 어느 정도 허용되는 분위기가 됐다. 이에 온라인 대회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대륙 내에서는 가능해도 대륙 간에는 대회 진행이 매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대륙 내에서 돌아가는 온라인 대회 구조를 만들고, 그 팀들이 그랜드 파이널에 올 수 있도록 지역을 나눴다. 예를 들어 미국-브라질, 유럽-북아프리카 등을 묶는 거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언택트로 인해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Q.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글로벌 인기에 비해 한국에서의 반응이 부족한 편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국내 시장은 차기작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다른 개발사들은 신작을 냈을 때 e스포츠를 구조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약 10년간 꾸준히 e스포츠를 진행해왔으며,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곧바로 e스포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 이에 신작 게임으로 체계적인 e스포츠를 제공한다면 한국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Q. 유럽 시장을 더 확장 계획은 없나.

서비스 등 여러 환경을 고려했을 때 현재 유럽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해외 게임단주들과 이야기했을 때 우리 게임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도 크로스파이어가 아닌 차기작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현재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Q. 스마일게이트의 e스포츠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우린 e스포츠를 개발사가 제공해 주는 추가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경우 개발사는 게임만 만들고 퍼블리셔가 e스포츠를 담당했다 보니 e스포츠를 마케팅 측면에서만 접근했다. 그런데 우리는 e스포츠를 게임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유저들이 놀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이라고 본다. 직접 e스포츠를 제작하며 기존 컨텐츠와 연계하거나 참여형 컨텐츠를 만들었다. 차기작이 나오더라도 이러한 부분을 추구하여 유저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가 아직 한국 시장에 화려한 무언가를 보여드린 부분은 없다. 그래도 맛있는 된장을 만드는 것처럼 오랫동안 묵히고 있는 것이 있으며, 한국 유저분들에게 그 맛을 보여드릴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많은 분과 e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보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