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부품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불과 3~4년 전엔 아무리 빨라도 1년 반, 늦으면 2~3년도 더 걸렸었는데 요즘은 1년도 안 돼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들 덕택에 할 일이 많이 늘었다.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다음 세대 제품에 대한 출시 계획을 밝히니 말 다 한 것 아닌가?

이번 인텔 12세대의 출시는 정말 빨랐다. 이 전 세대와 비교하자면 10세대는 20년 5월, 11세대는 21년 3월 말, 이번 12세대는 21년 11월이다. 10세대와 11세대 간의 차이도 불과 1년이 채 지나가기 전에 출시가 되어 놀랐는데, 이번 12세대는 더 빨랐다. 한 해에 신제품 두 개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인텔의 짝수 세대 신제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전 세대와 메인보드 칩셋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여러 의견들이 많겠지만 '신제품은 신제품답게'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그렇게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덕택에 고성능과 고효율, 각기 사용 목적이 다른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한 '인텔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 기술'의 코어도 만나볼 수 있으며 아직은 시기 상조긴 하지만 DDR5에 대한 얘기도 할 수 있으니까.

이번 세대를 통해 유저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i5, i7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메인스트림과 플래그십 사이에서 경쟁 제품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본격 비교하기에는 환경적으로 무리가 있다. 그 이유는 현재 고가의 메인보드인 Z690만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 또한 DDR5 또한 신기술이기에 해당 성능을 갖춘 제품들은 가격이 꽤 높은 편에 속하며 심지어 제 성능을 맛보기엔 호환성 및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IT 제품에 큰 관심이 있는 유저의 특성상 인게임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때문에 인텔 i7 CPU를 가지고 간단히 비교 및 테스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 i7-12700K 내부는 고성능의 P코어, 고효율의 E코어로 구성되어 있다





제품 정보



  • 인텔 코어 i7-12세대 12700K (엘더레이크)
  • 코어 및 쓰레드: 8+4코어 / 16+4쓰레드
  • 소켓: FCLGA1700
  • 제조 공정: 10nm(인텔7)
  • 동작 속도: 기본 클럭 3.6GHz / 부스트 클럭 5.0GHz
  • 내장그래픽: 인텔 UHD 770
  • L3 캐시: 25MB
  • TDP: 125W
  • PCIe 버전: 5.0 및 4.0
  • 메모리 규격: DDR5 및 DDR4
  • 가격 : 493,450원 (21.12.12, 온라인 최저가 기준)

  • 앞서 설명한 '인텔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 기술'이 적용된 CPU다 보니 코어 관련 정보가 어색할 수 있겠다. 해당 신기술은 고성능을 내지만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여 효율 자체는 낮은 P코어(Performace Core)와 비록 성능은 낮지만 사용 전력량에 이점이 있는 E코어(Efficient Core)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E코어는 1코어당 2개의 쓰레드를 지원하는 기술, 하이퍼 스레딩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에 본 적 없는 독특한 표기법을 나타내는 것이다.

    인텔에서 과거에 발표한 'big.LITTLE' 기술과 비슷한 맥락으로 코어를 나눠놨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오랜 기간 관심을 가져온 유저들 사이에서는 빅리틀이라고 칭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기술은 고성능과 고효율, 어떤 핵심가치를 우선적으로 둘 것인가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목적에 따라 CPU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세대와 다른 내용들이 너무 많다. 드디어 14nm에서 벗어나 10nm의 인텔7 공정을 채택한 것도, PCIe 5.0 지원 및 DDR 5 지원도 그렇다. 워낙 새롭게 추가되고 선보이는 부분이 많았기에 루머가 도는 단계에서도 항상 화두에 올랐고, 그만큼 많은 글로벌 팬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아온 제품이 이번 12세대다.

    ▲ 인텔 코어 i7-12세대 12700K 박스 외관

    ▲ 정품 스티커가 붙어 있다

    ▲ CPU가 빼꼼 보이는 디자인





    게임 테스트

    i7-12700K를 앞에 두고, 단순히 CPU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이전 세대 대비 얼마나 더 높은 성능을 내느냐가 현재로선 가장 궁금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여러 게임을 돌려보며 담백하게 성능을 보여주는 것보다, 11세대의 동급의 CPU와 얼마나 성능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고민은 DDR 5의 지원이었다. 완벽하게 똑같은 조건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1세대와 12세대의 CPU는 동일한 메인보드에 꽂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판매되는 비싼 Z690 메인보드를 사용하면서 굳이 DDR 4를 고집하는 유저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나머지의 환경은 동일하지만 11세대는 기본 메모리로, 12세대는 DDR5를 지원하는 메모리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외 별도의 바이오스 설정은 따로 건들지 않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 인텔 11세대 i7-11700 기반 테스트 PC 사양 정리
    CPU인텔 11세대 i7-11700
    쿨러PROLIMATECH ARTISTS 3r
    메인보드GIGABYTE Z590 AORUS MASTER
    VGANVIDIA GeForce RTX 3080 Founders Edition
    RAM삼성전자 DDR4 8GB PC4-21300 x 2
    저장장치WD BLACK SN750 M.2 NVMe (500GB)
    케이스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 인텔 12세대 i7-12700K 기반 테스트 PC 사양 정리
    CPU인텔 12세대 i7-12700K
    쿨러PROLIMATECH ARTISTS 3r
    메인보드MSI MAG Z690 CARBON WIFI
    VGANVIDIA GeForce RTX 3080 Founders Edition
    RAMGIGABYTE AORUS MEMORY DDR5 5200MHz (16GB x 2)
    저장장치WD BLACK SN750 M.2 NVMe (500GB)
    케이스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디아블로2: 레저렉션


    먼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하 디아2 레저렉션)'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FHD 사양으로 게임을 하기엔 플래그십 이상을 자랑하는 시스템 환경이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QHD 해상도로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픽 옵션은 인게임에서 제공하는 가장 높은 옵션들로 설정했다.

    i7-11700 시스템으로 즐겨본 디아2 레저렉션 테스트는 평균 151FPS, 1% 최저 128FPS로 측정되었다. 디아2 레저렉션의 특성상 밝히지 않은 맵을 지나가거나, 많은 숫자의 몬스터와 조우했을 때 프레임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i7-12700K 시스템에서는 평균 157FPS, 1% 최저 131FPS로 측정되었다. 다만 11세대의 i7에 비해 코어를 골고루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오스 단에서 코어 설정이 잘못되어 있나 확인을 하고 다시 플레이를 해봤지만 결과는 비슷하게 나왔다. 신제품이 최적화가 되는 과정이라 아직까진 멀티 코어를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QHD 옵션에 매우 높음 그래픽 옵션으로 설정했다

    ▲ [11세대 i7] 평균 151FPS, 1% 최저 128FPS

    ▲ 4K로도 간단히 테스트해 봤다. 평균 90FPS으로 측정되었다

    ▲ [12세대 i7] 평균 157FPS, 1% 최저 131FPS


    ▲ 11세대에 비해 멀티 코어를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 최적화 문제로 보인다




    콜 오브 듀티: 워존

    ▲ 현재 '워존 퍼시픽' 맵을 지원하지만 최적화 문제가 있을지 몰라 일반 맵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디아2 레저렉션 테스트에서 12세대 CPU의 본 성능을 체감하기 다소 어려웠다. 때문에 멀티 코어를 활용하며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FPS 게임, '콜 오브 듀티: 워존(이하 콜옵)'을 추가로 즐겨보기로 했다. 디아2 레저렉션과 마찬가지로 QHD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픽 옵션은 개인적으로 월드 모션 블러 및 무기 모션 블러는 게임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여 해당 옵션만 끄고 나머지는 최상 및 엑스트라로 두고 진행했다.

    배틀로얄 게임의 특성상, 낙하 페이즈와 필드 구간의 프레임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구분하여 측정하기로 했다. 인텔 i7-11700 시스템 구성으로 즐겨본 콜옵은 낙하 시점엔 평균 123FPS, 1% 최저 87FPS로 확인되었으며 파밍과 총격전 단계에서는 점차 회복하며 평균 156FPS, 1% 최저 91FPS까지 올라왔다. 인텔 i7-12700K 시스템 구성으로는 낙하 시점에 평균 131FPS, 1% 최저 103FPS로 확인되었으며 필드에서는 점차 회복하면서 평균 159FPS, 1% 최저 107FPS까지 상승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1% 최저 프레임과 CPU 사용률이었다. 랙은 프레임이 급락할 때 생기는 현상으로 1% 최저 프레임이 확보되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특히 인게임에서 CPU의 꽃은 최저 프레임 방어에 있는데 콜옵처럼 높은 사양의 게임에서 100FPS이 확보되는 모습이 놀라웠다. 또 하나는 골고루 쓰이지 않는 CPU, 즉 바이오스 단계에서 P코어와 E코어 사용 설정을 반드시 해야 된다는 점이다. 기본 설정으로 플레이를 하니 사용을 하지 않는, 즉 노는 코어가 많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코어가 이렇게 노는데도 성능이 높게 나오는 것 또한 놀라웠다.

    ▲ QHD 해상도에 매우 높음 그래픽 옵션으로 설정했다

    ▲ 플레이에 불편함을 주는 블러 옵션은 제외했다


    ▲ [11세대 i7] 낙하 시점에 측정한 프레임은 평균 123FPS, 1% 최저 87FPS

    ▲ [11세대 i7] 이후 전투 종료 직전까지 측정된 프레임은 평균 156FPS, 1% 최저 91FPS

    ▲ [12세대 i7] 낙하 시점에 측정한 프레임은 평균 131FPS, 1% 최저 103FPS

    ▲ [12세대 i7] 이후 전투 종료 직전까지 측정된 프레임은 159FPS, 1% 최저 107FPS





    마치며

    ▲ CPU 성능은 완벽! 하지만 전체적인 PC 구성 부품들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인텔 12세대의 성능을 온전히 맛보기 위해서는 바이오스 단에서 P코어와 E코어 초기 설정을 해줘야 한다는 것과 온전히 모든 코어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11세대 동급의 CPU보다 높은 게임 성능을 발휘한다는 두 가지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다만 나 같이 하드웨어에 대한 기반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바이오스라는 단어만 봐도 거부감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살짝 걱정도 된다. 활성화 여부에 따라 코어 클럭 혹은 전압과 관련된 설정도 각각 해줘야 하며 이는 시스템 구성 및 사용자 환경에 따라 각기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갑자기 유입된 신기술과 관련된 부분도 걱정이 된다. 윈도우 11 호환, DDR 5 유통, PCIe 5.0의 지원은 내 입장에서야 반갑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업데이트에 적응하기 싫고 비싸며 뭐가 좋은지 좀처럼 체감하기 어려운 신기술이다. 현재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i5 및 i7에 적합하거나 잘 어울리는 그래픽카드부터 쿨러 및 메모리, 메인보드 등의 구성들이 모두 비싸거나 출시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결론의 두 문장을 다소 비관적으로 얘기하긴 했지만 성능 자체는 떠돌던 루머만큼이나 흠잡을 것이 없다. 어떤 사유나 경위로 인텔 12세대 시스템을 구성하게 된다면 눈에 띄는 PC 성능에 놀랄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도 좋은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운 테스트였다. 최적화를 좀 더 거치고 성능에 어울리는 부품들의 출시 및 가격 안정화가 이루어진다면 향후 좀 더 쾌적하고 훌륭한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