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에서 서비스하고 니즈게임즈에서 개발하는 핵앤슬래시 RPG '언디셈버'가 1월 13일을 맞아 정식 출시됐다. '언디셈버'는 정말 오랜만에 등장하는 국산 핵앤슬래시 게임으로서 사전예약자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기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0월에 언디셈버는 1차 언박싱 테스트를 시행했었다. 당시 19세 이상의 게이머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으며, 언디셈버가 추구하는 전투의 재미와 독특한 스킬 보드 시스템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당시 테스트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몇몇 개선점이 필요한 부분 역시 존재했다. 특히, 조작감에 대한 불편함이 꽤 크게 다가온 편이다.

언디셈버의 정식 출시가 이뤄지기 전, 짧게나마 게임의 변화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연 버전은 2시간 동안 진행됐기 때문에 액트 1까지만 체험해볼 수 있었다. 체험판은 정식 버전과 똑같진 않았지만 12월 쇼케이스에서 언급했던 유저 피드백에 관한 내용은 모두 반영된 상태였다. 이에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 언디셈버의 언박싱 테스트와 달라진 점을 좀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 PC 플랫폼 조작감 개선


먼저 언박싱 테스트에서 다수의 유저로부터 지적받았던 조작감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다수의 몬스터에게 둘러싸여 전투를 펼치는 핵앤슬래시 게임은 조작감이 굉장히 중요하다. 순간의 판단 오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갖가지 스킬을 빠르게 사용하면서 호쾌한 사냥을 이어가야 하는데 매끄럽지 않다면 소위 전투의 맛이 살지 않는 것도 있다.

PC 버전의 언박싱 테스트 당시 언디셈버의 조작감은 썩 좋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스킬 후딜레이가 생각보다 길었고 마우스 조작이 무언가 부드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캐릭터를 움직일 때 마우스 드래그 상태에서 높낮이가 존재하는 계단 혹은 언덕을 이동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시연 버전은 언박싱 테스트에서 느껴졌던 답답한 조작감이 상당히 개선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원거리 공격 위주의 마법사와 궁수로 플레이 했을 때 스킬 후딜레이가 감소됐고 공격 후 이동도 부드럽게 이어졌다.

다수의 몬스터가 들이닥치는 난전에서도 비슷한 느낌. 캐릭터의 기본 이동 속도가 상향을 받아 무빙샷을 펼치기도 수월했고 덕분에 초반 생존에서도 유리해졌다. 특히, 광역 공격과 다수의 몬스터를 소환해 유저를 괴롭히던 1챕터 마지막 보스 몬스터인 족장 파크소와의 전투에서 자연스러운 치고 빠지기를 통해 이전보다 쾌적하게 상대할 수 있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조작감은 PC 못지않게 깔끔했다. 오히려 마우스로만 조작해야 하는 PC와 달리 양손으로 이동과 공격을 조작할 수 있으니 어떤 면에선 모바일이 더 쉽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 플랫폼별 그래픽 리소스 구분


언박싱 테스트는 PC 버전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에 모바일과 정확히 할 순 없었지만, 일부 유저는 그래픽을 문제로 꼽았었다.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탓인지 어딘가 아쉬운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시 테스트를 실제 해봤을 때도 전체적인 게임 분위기는 만족스러웠지만, 그래픽 품질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이 든 것은 사실이다.

이에 언디셈버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의 그래픽 리소스를 구분하는 식으로 구조를 변경했다. PC에서 더 뛰어난 그래픽 품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체험해 본 PC 버전의 그래픽 퀄리티는 전보다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캐릭터와 사물의 외곽선 처리가 훨씬 부드러워졌으며, 전체적으로 빛 처리가 자연스러워졌다. 그래픽 설정에서도 다양한 옵션이 등장해 이전보다 그래픽 퀄리티를 조절하기가 쉬워지기도 했다.

추가로 PC 환경에서 시야 거리를 조절해 이전보다 많은 영역을 볼 수 있게 달라졌다. 기존 시야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확실히 보이는 영역이 넓어지니 개방감이 들었고 몬스터 몰이를 하거나 이동할 때도 편리해졌다. 그래픽 품질 하나 때문에 게임이 극적으로 달라지고 PC 버전이 모바일보다 더 좋은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바일보다 깔끔한 그래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꽤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 진입장벽 개선 및 골드 밸런스 조절


게임의 대중화를 위해선 진입장벽은 낮을수록 좋다. 후반부를 갈수록 게임이 어려워지는 것은 하면서 차차 적응하면 될 문제지만, 초반부터 어려운 게임을 끈질기게 붙잡을 게이머는 많지 않으니 말이다. 언디셈버는 핵앤슬래시 장르로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초반 퀘스트 동선이 다소 꼬여있고 처음 선보이는 스킬 보드, 인챈트 시스템 때문에 배워야 하는 점이 많은 편이었다.

시연 버전에서는 이러한 점을 대거 수정하여 언박싱 테스트 때보다 퀘스트 동선이 훨씬 간결해졌고 초반에 배워야 하는 튜토리얼을 좀 더 쉽게 바꾼 모습을 보여줬다. 퀘스트 동선의 경우, 맵에서 표시가 뜨는 것 외에 상시 퀘스트 마크를 넣어 따라가기만 하면 됐으며, 갈림길을 많이 만들기보단 일자 방식으로 달라졌다. 눈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천천히 쓰러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퀘스트를 깰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전보다 빨라진 이동 속도 역시 쾌적한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됐다.


액트 1에서는 체감이 크진 않았지만 인챈트가 무료로 바뀌고 물약, 연금술 가격이 내려갔으며, 기본 드랍 골드량이 상향되는 변화도 생겼다. 언박싱 테스트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소모되는 골드의 양이 많아져 원하는 대로 스킬을 바꿀 수 없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몬스터들의 수준 역시 언박싱 테스트보다 쉬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령 액트 1의 마지막 보스인 족장 파크소는 강력한 광역 공격을 위주로 써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피해량 또한 높아 까딱 잘못하면 바로 죽을 정도의 막강함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시연 버전에서는 전체적인 피해량이 낮아져 공격에 맞아도 한 번에 체력이 확 깎이진 않았고 공격 간의 딜레이도 납득할 수준으로 여유로워졌다.

전체적으로 게임이 너무 쉬워진 느낌까진 아니었고 액트 1 기준에서 딱 적절한 난이도가 됐다고 생각된다. 보스와 전투할 당시의 스펙은 상점제 아이템을 인챈트해서 사용했던 것으로 만약 더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면 훨씬 수월하게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 편의성에 중점을 두는 펫


언박싱 테스트 당시 펫은 단순한 동반자 이상의 역할을 갖추고 있었다. 펫에 따라 경험치 획득량을 증가시켜주거나 혹은 생명력, 속성 저항력 등 전투력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올려줬으며, 펫을 성장시키면서 이러한 능력치를 더욱 키우는 것이 가능했다.

전투력을 올려주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득이 있으면 실도 있는 법. 펫의 외형보단 마치 장비처럼 쓸만한 성능의 펫을 강제로 써야 하며, 기간제로 이뤄진 펫을 쓰기 위해 추가 과금을 해야 한다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따라서 정식 버전에서는 펫이 순수하게 편의성을 올려주는 용도로 바뀌었다. 시연 버전을 진행하면서 도깨비처럼 생긴 귀여운 펫을 하나 받을 수 있었는데 자동 줍기와 아이템 분해 및 판매 등 전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능만 제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딱히 펫이 없더라도 자동으로 장비를 줍기 때문에 펫의 유무에 따라 게임을 못할 정도로 불편하진 않았지만, 확실히 펫이 있으면 더 넓은 범위에서 아이템을 수거하는 것이 가능했으므로 없는 것보단 있는 게 훨씬 편했다. 언박싱 테스트 때와 달리 편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원하는 외형의 펫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