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인생 29년간 만족하는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자신 있게 '라섹' 수술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0.1 이하의 시력을 갖고 있던 기자는 온 세상이 뿌옇게 보였으며, 안경 없이 책이나 모니터 안에 글을 볼 때라면 눈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처박아야만 겨우 읽을 정도였죠. 안경은 내 분신이나 마찬가지였고 안경 없는 세상은 너무나도 불편했습니다. 불편함과 귀찮음을 동일 선상에 두기 때문에 렌즈는 아무래도 꺼려지기도 했고요.

아직도 기억납니다. 약 20분간의 수술이 끝난 후 맨눈으로 깔끔히 보이던 세상이요. 안경을 쓰기 전과 벗은 후의 느낌은 정말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작 몇백 그램에 불과한 안경이 사라진다는 게 이렇게 다른 세상일 줄이야. 물론 확률적인 부작용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아, 참고로 라식 라섹 광고 아닙니다.

여름철 땀이 송골 송골 맺힌 콧등에서 흘러내리는 안경테, 안경알에 빈번히 묻는 지문, 실외와 실내 온도차로 인한 겨울철 김 서림 등 안경과 함께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기에 그 애로 사항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압니다. 물론 게이머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력이 강한 헤드셋을 안경과 착용한다면 귀와 안경다리가 맞붙는 곳이 밀착되어 장시간 사용 시 적지 않은 통증을 유발하니까요.

▲ 뿔테 안경과 저가 헤드셋은 착용자로 하여금 지속적인 대미지를 입힙니다

날 잡고 한 번 게임에 빠져든다면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은 기본인데, 물론 지금이야 수술을 해 그 고통은 없지만 아직까지 안경을 썼다면 '헤포자'가 되며 이어폰 사용을 고수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부터 귀의 피로감을 덜기 위한 수많은 헤드셋 제작사의 무던한 노력은 여럿 있었지만 사람마다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이어 쿠션을 푹신하게 만드는 건 그 효과가 미미했죠.

그리고 여기 안경 쓴 게이머들을 위한 기술이 있습니다. 미국의 글로벌 게이밍 오디오 및 액세서리 브랜드인 터틀비치(Turtle Beach)에서는 안경 착용자를 위해 조금 다른 특별한 대안을 내놓는데, 바로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ProSpecs Glasses Relief System) 특허 기술을 자사 제품에 도입한 것이죠.

단순하게 스펀지를 사용해 쿠션감을 높이는 방식이 아닌, 냉각 젤을 주입하여 장시간 착용에도 편안함은 물론이고 쾌적함과 시원함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이어컵과 이어패드 분리가 되지 않는 몇몇 제품을 제외하곤 이어패드가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러 사용자에게 균일한 착용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 요런 느낌이랄까요

또한, 이어패드 내부에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당길 수 있는 고무줄이 있는데, 이 고무를 당겨 고리에 걸게 되면 이어패드 내부 메모리 폼이 줄어들어 안경테와 헤드셋과의 간섭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귓바퀴쪽의 통증이 줄어들죠. 보다 자세한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 사용법은 사진과 함께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일반 유저 외에도 안경을 쓴 유저 또한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보이며,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는지 19년 3월에 독일의 게이밍 기어 제조사 로캣(Roccat)을 인수 합병한 이후 로캣 헤드셋 제품군에도 해당 기술이 도입됨을 알 수 있습니다.

▲ 겜도 안 풀리는데다가 귀까지 아프다고 화내기 이제 그만~




■ 터틀비치 Stealth 700 Gen2 XBOX


  • 제품 제원
  • 제품명 : 터틀비치 Stealth 700 Gen2 XBOX
  • 유닛 크기 및 임피던스: 50mm Nanoclear / 45옴
  • 헤드셋 최저 주파수 응답 및 최대 주파수 응답 : 20 - 22,000Hz
  • 마이크: 2세대 무지향성 플립 / 전방향
  • 이어컵 디자인: 오버이어 (폐쇄형)
  • 연결 형태 : 무선
  • 배터리 수명 : 최대 20시간
  • 가격 : 177,210원(작성일 기준)

  • 터틀비치 Stealth 700 Gen2 XBOX 2세대는 Xbox 시리즈용으로 디자인된 프리미엄 무선 게이밍 헤드셋으로 무선 연결을 지원합니다. 오늘은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과 해당 제품의 착용감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니 헤드셋 자체의 스피커, 마이크, 외형 등 자세한 스펙은 터틀비치 Stealth 700 Gen2 XBOX 2세대 리뷰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해당 제품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속해 헤드밴드, 이어패드 쿠션의 정도가 뛰어납니다. 또한, 스텔스 라인업 중 700X와 700P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헤드밴드 재질이 폼쿠션 메쉬 패브릭인 것에 반해, 터틀비치 Stealth 700 Gen2 XBOX 2세대는 폼쿠션 합성피혁과 공기 냉각 젤이 주입된 메모리폼 이어 쿠션이 적용되어 더욱 푹신해졌음을 알 수 있죠.

    또한,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은 리콘 라인업 몇몇 제품을 제외한 모든 터틀비치 헤드셋에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 GLASSES FRIENDLY.. 친안경... 정도로 보면 될까요?


    ▲ 이어패드 부분을 볼까요

    ▲ 두께가 성인 남성 손가락보다 두껍습니다

    ▲ 손으로 눌러보니 움푹 들어가는 수준

    ▲ 잡아 당기면 툭하고 빠집니다

    ▲ 이어패드를 이어컵에서 분리한 모습

    ▲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이 적용된 부분

    ▲ 안경 다리가 딱 닿는 곳이네요

    ▲ 압력이 들어가면 고정된 고무끈이 헐거워지죠

    ▲ 이 고무끈을 주욱 댕겨서 최대로 고정시켜봅시다



    ▲ 안경다리가 닿는 곳 쿠션이 줄어들었습니다




    ■ 안경 착용 16년 차가 사용해 본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


    자, 이제 안경 착용자의 생생한 소감을 들어볼 시간입니다. 마침 사무실에 안경 착용 16년 차, 자칭 프로안경러라는 K기자가 터틀비치 헤드셋 사용을 희망하는군요. 약 4시간 정도 헤드셋을 쓰며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 안경 착용 16년차의 K기자

    Q : 안녕하세요. 안경을 쓰고 계시네요? 본인 안경 경력(?)에 대해 알려주세요.

    A : 안녕하세요. 정확하진 않지만 어렸을 때 부터 20살때까지 일상 생활을 안경과 함께 했어요. 20살 때 라섹 수술을 했지만 주 업무가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봐야하기 때문에 블루라이트 기능이 들어간 안경을 하루 약 6시간 정도 안경을 씁니다.

    Q : 16년이라 상당히 긴 시간이네요. 그러면 현재 게이밍 헤드셋도 사용 중이신가요?

    A : 네, 저는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즐겨하는 편인데, 친구들과 함께 디스코드 음성 채팅을 통해 소통을 해요. 일반 이어폰을 쓰는 것보다는 헤드셋이 마이크 증폭에 유리하고 게임 사운드도 더 깔끔하게 들려 헤드셋을 애용합니다. 최근에 컴퓨터를 새로 장만했는데 헤드셋은 미처 구매하지 못했네요. 집에 굴러다니던 저가형 헤드셋을 사용 중입니다.

    Q : 그렇군요. 하루 몇 시간 헤드셋을 쓰시나요?

    A : 게임하는 시간 외에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기 때문에 컴퓨터 이용 중엔 왠만하면 헤드셋을 벗지 않아요. 그런데 장시간 헤드셋을 쓰면 안경에 귀가 짓눌리기도 하고 제가 피어싱과 귀걸이를 여러 개 끼기도 했고 쿠션이 푹신하지 않아 귀걸이가 귀를 계속 찔러 불편한게 이만 저만이 아니에요.

    Q : 프로스펙스 글래시스 릴리프 시스템이 적용된 헤드셋을 4시간 정도 사용해보셨는데, 어떠셨나요?

    A : 얇은테 안경을 쓸 땐 체감이 어려웠는데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니 아픈게 덜했어요. 특히 귀 연골이라고 해야하나요? 안경다리가 지나가는 쪽에 쿠션이 비어 귀를 누르는 것도 거의 없고 제가 쓰는 헤드셋보다 쿠션이 푹신푹신해 귀를 찌르는 아픔이 거의 없었습니다. 근데 저는 무엇보다 음질이 좋은게 맘에 드네요.

    ▲ 피어싱으로 고통받던 K기자, 제 점수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