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역사상 가장 큰 거래가 2022년 연초부터 일어났습니다. 이미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로 잘 알려진 제니맥스를 인수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거죠. 단순히 매출 순위로만 따지면 4위인 MS가 7위인 액티비전을 품은 셈입니다.

특히 국내에 유독 많은 인기를 얻는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로 Xbox,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Microsoft Gaming, MS 게이밍)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개발진 축소 이후 큰 변화 없던 히오스에 스카이림 도바킨과 헤일로의 마스터치프, 기어스의 마커스 피닉스, 둠슬레이어가 합류하는 발칙한 상상도 잠깐 해볼 법하고요.

어찌됐든 Xbox는 물론 게임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이번 인수. 과연 어떤 점이 달라지고 알아야 할 건 무엇인지 주요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해봤습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누르면 해당 섹션으로 이동합니다)
1. 이게 얼마나 큰 딜이길래 이렇게 화제가 된 거죠?
2. 앞으로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든 것을 관리하게 되나요?
3. 이번 인수를 통해 MS가 당장 가장 크게 얻는 건 무엇일까요?
4. 핵심이 블리자드라고 한다면 MS가 노리는 건 역시 디아블로4인가요?
5. MS한테 부족한 게 PC 말고 또 있었나요?
6.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Xbox 게임 패스로 즐길 수 있나요?
7. 콜 오브 듀티와 디아블로는 앞으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안 나오는 걸까요?
8.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성차별, 성추행 문제,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9. 향후 MS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10. 이번 인수가 업계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11. 이런 대기업 간의 인수 정말 제대로 이루어질까요?


이게 얼마나 큰 딜이길래 이렇게 화제가 된 거죠?

게임 팬들에게 MS 게이밍과 액티비전 블리자드. 두 이름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질 규모의 인수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숫자나 과거 인수 기록들을 비교해본다면 사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이번 인수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식을 주당 95달러를 주고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 쓰인 돈만 약 687억 달러, 한화로 약 82조 원에 달합니다. 이번 인수 거래가치는 MS 역대 최대이자 게임 업계 최대 기록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돈의 단위가 높고 나올 것도 많으니 달러로만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업계 인수 금액 상위 10개 기업

당장 게임 업계에서 그간 가장 큰 거래는 불과 2주도 되지 않아 발표된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였습니다. 발표된 인수 금액은 127억 달러인데요. 그러니까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기존 최고 인수 거래가치의 5배가 넘는다는 거죠. 그 전에는 텐센트의 슈퍼셀 인수가 86억 달러로 세 번째로 큰 금액이었고요.

다음부터 좀 재밌어지는데요. 4번째로 큰 거래는 2020년 발표된 MS의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였습니다. 이때 베데스다를 비롯해 수많은 게임 스튜디오가 MS 품으로 들어갔는데 발표 인수금은 75억 달러, 최종 인수에 81억 달러가 쓰였습니다. 그다음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킹 인수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59억 달러로 킹을 인수하며 ‘캔디크러시 사가’ 등 꾸준히 수익을 내는 모바일 게임을 품었는데요. 이제는 다시 MS 밑으로 들어가게 됐네요.

그리고 이번 인수는 그간 수많은 인수합병에 나섰던 MS 입장에서도 가장 큰 거래입니다. 그간 가장 큰 거래가 262억 달러를 들인 비즈니스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 인수였으니까요. 2014년 ‘마인크래프트’로 유명한 모장 인수에 쓴 25억 달러도 큰 화제가 됐는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그 27배가 넘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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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든 것을 관리하게 되나요?

세부적인 결정권은 여전히 액티비전 블리자드에게 있습니다. 일단 현재 CEO인 바티 코틱이 계속 CEO로 남아 회사 경영을 이어나갈 예정이죠. 다만 최종 의결후 보고 절차가 추가되긴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필 스펜서 아래로 각 게임 개발사들의 리더십이 정리됐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그간 MS의 필 스펜서는 게이밍 부문인 Xbox 브랜드의 헤드라는 직함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그를 부를 때 Xbox의 수장이니, 사장이니, 대표니 하는 여러가지로 해석됐죠. 그런데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와 함게 공식적으로 MS 게이밍의 공식 CEO가 됐습니다. 이제 직위 번역 문제로 기사 쓸 때 헷갈리지 않아도 되겠네요.


어쨌든 새로운 MS 게이밍 아래 모든 팀의 리더가 필 스펜서에게 업무를 보고하게 됩니다. 이미 Xbox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제럿 웨스트도 필 스펜서를 통한 보고가 이루어지게 됐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결국 내부적인 게임 개발이나 디자인에 있어서는 그간의 철학이 유지될 겁니다. 실제로 그간 Xbox가 개발사의 게임 개발에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고요. 다만, 시스템이나 장기적인 서비스 비전은 필 스펜서의 그것을 따라가겠지요. 그나마 필 스펜서가 Xbox를 이끌며 게이머들이 반길만한 청사진을 꾸준히 제시했던 걸 생각하면 좋은 방향으로 그 비전을 좇아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기네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인수가 완료된 이후의 이야기인데요. 바비 코틱이 완전 인수 이후에도 계속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로 남을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인수 발표 이후 발표된 컨퍼런스 콜에서 그 비전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컨퍼런스 콜은 MS CEO 사티아 나델라, CFO 에이미 후드, MS 게이밍 CEO 필 스펜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등이 모두 나선 자리였죠. 여기서 나온 핵심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한 확장, 클라우드 게이밍, 그리고 메타버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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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를 통해 MS가 당장 가장 크게 얻는 건 무엇일까요?

아마 많은 사람이 분석하고 추측했듯 일단 가장 눈이 가는 게임은 역시 콜 오브 듀티입니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그 힘이 떨어지긴 하지만, 여전히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북미 지역의 국민 게임이라고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인기를 가지고 있죠.


당장 조사업체 NPD가 발표한 2021년 게임 판매 순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 해 판매량 1, 2위 게임은 콜 오브 듀티: 뱅가드와 콜 오브 듀티: 콜드 워가 차지했습니다. 북미 최강 매든 NFL22보다 높은 순위죠. 헤일로: 인피니트가 출시된 12월로 한정하면 헤일로가 2위까지 올라오긴 하지만, 여전히 판매 1위는 콜 오브 듀티: 뱅가드입니다. 평가와는 별개로 출시만 되면 언제든 순위 꼭대기에 이름을 올릴 프랜차이즈라는 거죠.

지난해 판매순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게임들을 보면 이번 인수로 MS도 목을 더 꼿꼿이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닌텐도는 디지털로 판매된 수익이 집계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신작인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을 4위에 올려놨고 마리오카트8, 슈퍼 마리오 3D 월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얼티밋 등 꾸준히 팔리는 게임들이 순위에 올랐죠. 소니도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를 6위에 올렸고 매년 출시되는 MLB: 더 쇼 21도 10위 안에 들었고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인크래프트가 13위, 포르자 호라이즌5가 20위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기록이니만큼 연말 출시된 포르자 호라이즌5나 헤일로 인피니트의 성적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은 어느 정도 출시 간격을 둔 프랜차이즈죠. 반면 콜 오브 듀티는 거의 매년 시리즈가 선보이는 타이틀입니다. 여기에 꾸준히 수익을 내는 워존 역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MS가 ‘당장’ 크게 얻는 건 콜 오브 듀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의 수익 이후를 바라본다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킹의 중요성도 콜 오브 듀티 못지 않습니다. 또, Xbox 사업 부문에서 지금의 인수는 결국 여전히 이루어지는 투자 개념의 일환인 만큼 콜 오브 듀티를 통한 수익이 생각보다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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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이 블리자드라고 한다면 MS가 노리는 건 역시 디아블로4인가요?

네. 그리고 아니요. 라고 답할 수 있겠네요.

디아블로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블리자드의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디아블로4라는 타이틀 하나가 아니라 디아블로 시리즈, 그리고 다른 블리자드 게임들이 가진 상징성에 더 큰 무게를 둘 수 있습니다. 실제로 디아블로4는 단순히 핵앤슬래시 기대작이 아니라 AAA PC 게임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PC 게임이라는 데 강점을 둔 건 온라인으로 확장된 워크래프트도 같고요.


사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해온 Xbox지만 PC 분야에서는 그만큼의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PC 부분이 MS의 약점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실제로 Xbox는 이 MS 게이밍 부문과 같은 이름의 콘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PC 게임에도 꽤 강점을 드러낸 바 있죠. 당장 2021년에는 오랜 기간 후속작 출시가 요원하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신작을 꺼냈습니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역시 Xbox보다 PC에 먼저 서비스했고요.

하지만 MS가 윈도우라는 최고 점유율 OS를 가진 회사치고는 MS 스토어의 실적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Xbox 게임 스튜디오의 신작을 어떻게 보면 플랫폼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스팀을 통해 MS 스토어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죠.

이번 인수를 통해 디아블로와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이미 탄탄한 블리자드의 팬을 바탕으로 PC로 확장된 게임 패스를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생긴 겁니다.

그리고 킹이나 다른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 기업이 가지는 특징도 지금까지 MS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요소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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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한테 부족한 게 PC 말고 또 있었나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로 MS가 채우게 될 또 하나의 아쉬운 부분은 바로 모바일입니다. PC 분야와 달리 모바일은 아직 MS가 제대로 발 딛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343 인더스트리, 베데스다, 닌자시어리, 플레이그라운드, 옵시디언, 아케인 등 Xbox 게임 스튜디오 안에 있는 내로라하는 개발사들만 봐도 PC, 콘솔 게임에 강점을 드러낸 회사들이죠. 게임 팬들이 모바일에서 Xbox의 이름을 보는 건 마인크래프트나 xCloud 게이밍을 통한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패스 정도였죠.


이번 인수로 액티비전은 킹이라는 든든한 모바일 게임 기업을 품게 됐습니다. 킹이 캔디 크러시 시리즈를 비롯해 수억 단위의 활성 이용자를 기록하는 만큼 단순히 매출을 넘어 모바일 시장 확대를 위한 기술적, 개발적 지식을 MS에 안기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킹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콜 오브 듀티 모바일도 있죠.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크래시 밴디쿳은 수년 사이 부흥기를 거쳐 성공적으로 부활한 프랜차이즈입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는데 근래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된 최고의 패밀리 게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즉, 마인크래프트와 함께 젊은 게임 팬층을 흡수할 힘을 가진 게임이라는 거죠. 한때는 너티독에서 개발하며 소니 독점 게임이었던 크래시 밴디쿳이 Xbox의 젊은 팬층 유입 선봉에 선다니, 역시 게임 업계에 '절대'는 없군요.

어쨌든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인수했던 메이저 리그 게이밍도 MS 아래에서 더 확장될 수 있습니다. 헤일로나 포르자의 e스포츠 대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등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 확장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요. 단순히 게임 하나하나를 넘어 여러 사업 부문에서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게 바로 이번 인수입니다. 그래서 전에 없던 인수 거래가치를 기록한 것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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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Xbox 게임 패스로 즐길 수 있나요?

머지 않은 시기 가능해 보입니다. 이건 오늘 발표와 공시, 컨퍼런스 콜에서도 나왔으며 기존의 Xbox 비전과도 맞아떨어지는 일입니다.

필 스펜서 CEO는 가능한 많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게임 패스 내에서 제공할 것이고 새로운 타이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죠. 이미 MS는 게임 패스를 통해 출시 당일 자사 스튜디오의 신작을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당장 내일부터 게임 패스로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일단 이번 인수 거래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죠. 실제로 둠, 엘더스크롤, 디스아너드 등 제니맥스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게임들이 게임패스에 추가된 건 인수 발표가 이루어진 2020년 9월이 아니라 인수가 최종 확정된 2021년 3월이었습니다.

이번 인수 확정 시점은 회계연도 2023년까지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 사이에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그때쯤에는 게임패스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들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게임 외에 추가 콘텐츠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게임 패스 유저만을 위한 월간 혜택이나 보너스 개념의 콘텐츠들이죠. 이미 PS Plus나 Xbox 골드, 게임 패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이라면 익숙한 요소일텐데요. 하스스톤에 게임 패스 유저만 얻을 수 있는 카드 뒷면이나 콜 오브 듀티 스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기념품 등을 예상해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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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와 디아블로는 앞으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안 나오는 걸까요?

이 부분은 상세한 설명이 없어 정확한 추측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만, 당장 공개된 게임들이 Xbox 독점으로 제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일부 작품은 소니와 여러 계약 관계에 있기도 하죠. 단순히 계약이 아니더라도 이미 여러 플랫폼을 통해 충분한 성과를 내고 유저를 보유한 게임을 단일 플랫폼으로 옮기는 게 유저 반발을 이기고 더 나은 수익이나 유저 유입을 이뤄낼 수 있을지 충분한 판단이 필요하고요.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작, 혹은 플랫폼이 확정되지 않은 개발작의 경우 Xbox와 PC로만 서비스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스타필드의 경우 Xbox(PC 포함) 독점으로 제공될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된 헬블레이드: 세누아의 희생의 후속작인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2도 닌자 시어리의 인수와 함께 Xbox 독점 출시가 됐죠.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사이코너츠2의 예인데요. 사이코너츠2의 경우 이미 맺어진 계약에 따라 PS4로 출시되긴 했지만, 정작 차세대기가 출시된 후 발매됐음에도 PS5로는 출시되지 않았죠. 더 훌륭한 그래픽과 프레임으로 콘솔에서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Xbox Series X|S로만 가능한 겁니다.

기존 계약에 따라 Xbox 게임 패스는 물론 Xbox 플랫폼 자체에 출시되지 못한 데스루프도 있죠. 이미 출시된 데스루프와 출시를 앞둔 고스트와이어 도쿄는 콘솔 기간 한정으로 PS5 출시 계약이 있고 나서 MS에 인수됐습니다.MS 게임임에도 Xbox에서는 출시 후 1년 뒤에나 즐길 수 있죠.

이처럼 단순히 모든 게임이 독점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게임에 따라 독점 출시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앞서 MS도 일부는 독점, 일부는 멀티 플랫폼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 말했습니다.

과정이야 어쨌든 플레이스테이션으로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줄어들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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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성차별, 성추행 문제,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018년 급락한 이후 한동안 회복세를 기록했던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캘리포니아 평등고용주택부(DFEH)의 소송 사실이 공개된 이후 다시 급락했습니다. MS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실제 기업 역량과 비교해 저렴한 금액으로 인수했다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번 인수를 통해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지금까지 발생한 스캔들을 통한 인재 이탈로 MS가 바라는 것만큼의 개발력 유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할 거라는 예측입니다. 이미 여러 문제의 책임자로서 회사를 떠난 핵심 개발자들과 피해자, 혹은 현 상황에 불만을 품은 개발자들이 꾸준히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역량 저하가 MS 인수 이후까지 이어질 거라는 거죠. 최고 수준의 인재 영입도 어려울 테고요.

또 하나의 예측은 상대적으로 성차별과 성추행 문제가 적었던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사내 문화 개선에 도움을 줄 거란 점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MS 주도로 문제 개선 의사를 밝힌다면 안팎으로 부정적 시각을 잠재우는 데 더 낫다는 의견이죠. 불만이 있던 개발자들도 다시 한 번 회사에서 일할 의지를 가질 수 있고요.

다만, 지난해 성희롱 및 사내 불륜 희혹이 제기된 빌 게이츠와 그에 따른 MS 성차별 및 성희롱 실태조사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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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MS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서 설명했듯 MS의 이번 인수는 단순히 게임 하나가 아니라 다채로운 프랜차이즈, 그리고 이 프랜차이즈들을 통해 보다 촘촘한 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출시만 하면 업계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지만, 개발 기간이 긴 대형 게임. 그리고 출시 간격은 짧으면서 충분히 성과를 내는 게임. 여기에 각기 다른 연령층의 유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목표 설정이 비교적 잘 된 게임까지. MS는 이번 인수로 이런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됐죠.


그리고 이런 탄탄한 라인업은 그 상위 목표인 Xbox 플랫폼 구축을 이뤄줄 지지대 중 하나가 됩니다. 여기서 Xbox는 예상하다시피 단순히 콘솔 기기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MS의 게임 시장을 구축하는 거대한 기반을 뜻하는 거고요.

인수 발표 당일 MS는 Xbox 게임 패스의 가입자가 2,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비디오 대여 시장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OTT 시장을 연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2021년 3분기 기준 2억 1,400만 명입니다. 게임이라는 매체 특성을 고려한다면 Xbox 게임 패스가 달성한 2,500만 명의 구독자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더 중요한 건 게임 패스 역시 기존 게이밍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만한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이미 엑스박스는 게임패스라는 울타리 안에 차세대 콘솔,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게이밍 경험 변화를 강조해왔습니다. 그리고 제니맥스-베데스다에 이어 액티비전 블리자드, 어쩌면 이어질 또 다른 대형 인수는 그런 시장 변화 계획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테고요.


또 하나의 큰 목표는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야 워낙 그 정의도 다양하고 기업이 그리는 최종 형태가 다르긴 합니다만, MS가 그리는 메타버스의 핵심은 강력한 프랜차이즈 콘텐츠와 이걸 이용하는 커뮤니티, 그리고 개인입니다. 즉 강력한 콘텐츠가 존재하고 상거래 등의 산업을 모든 이들이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개념이죠. 이건 이날 발표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내용이기도 하고요.

결국 MS의 최종 목적은 중앙화된 단일 메타버스가 없는 상태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가지는 거대한 생태계 조성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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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가 업계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최근 게임 업계의 경쟁은 탄탄한 콘텐츠 확보였습니다. 그리고 개별 콘텐츠에 대한 확보를 넘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확보로 확장됐죠. 실제로 10억 달러가 넘는 16번의 게임 기업 인수 사례 중 2020년 이전에 발생한 인수는 단 5건에 불과합니다. 이른바 돈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스웨덴의 엠브레이서 그룹은 기어박스, 퍼펙트월드, 세이버 인터렉티브, 아스피르 등을 인수하는 데 단 2년 동안 30억 달러 이상을 썼고 EA도 코드마스터즈, 글루 모바일, 플레이데믹 인수에 50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대형 퍼블리셔 중심으로 개발 역량이 있는 게임사를 끌어들이며 자사 개발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거죠.

절대 팔리지 않을 것 같았던 게임사도 충분히 매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봤으니 더 많은 개발사를 찾는 퍼블리셔의 인수전은 거세질 겁니다. 이미 충분한 개발 능력이 있는 스튜디오를 보유한 소니나 닌텐도의 경우 역량 강화에 더 집중하겠죠.

그리고 인수 방향이 단순히 기존 회사의 색에 맞추는 게 아니라 모바일, 온라인, 메타버스 등 가리지 않고 넓어지며 게임사들은 더 많은 부문을 다루는 방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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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기업 간의 인수 정말 제대로 이루어질까요?

MS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인수를 막는 일일 겁니다. 특히 최근 FTC는 시장 독점을 우려, 일명 빅테크 기업의 인수 합병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죠. MS는 이미 2020년 제니맥스 인수에 80억 달러를 쓴 기업입니다. 대형 인수를 연달아 진행하는 일을 FTC가 그냥 넘어가진 않겠죠.

그렇다고 MS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 이후에도 게임 매출 상위 2위 그룹은 여전히 텐센트와 소니입니다. 여기에 이미 MS 규모와 비슷한 게임사들이 여럿 경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만으로 시장 경쟁에 위험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또, 반독점, 혹은 고용 안정 우려가 있었던 게임 외 기업 간의 더 큰 규모 인수를 예로 들어 MS의 건전성을 주장할 수도 있고요.


다만, 최근 추세에 따라 더 세부적인 기준을 든다면 MS 측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클라우드 게이밍이나 게임 구독 시스템 등 세부적인 부분으로 나눠 시장 경쟁 상황을 확인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죠. 일각에서는 이 정도 상황은 충분히 예측했을 터이며 이에 대한 대책이 있기에 인수를 발표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앞서 설명했듯 이번 인수 거래의 종결 시점인 2023년 6월 전에는 모든 게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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