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넷플릭스는 2022년 공개될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며 이와 관련된 Q&A 세션을 진행했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국 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 예능을 포함해 25편 이상이 될 예정이다. 이는 작년에 비해 10편이 늘어난 것으로, 오징어 게임의 큰 성공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1월 28일 공개될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시작으로 김혜수가 출연하는 소년심판, 스페인 화제작 종이의 집을 리메이크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인기 웹툰 원작인 안나라수마나라, 인간수업 작가의 신작 글리치 등이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Q&A는 매체 공동 세션으로 진행되었으며,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가 참여했다. 강동한 VP는 넷플릭스 서울 오피스의 콘텐츠 팀을 이끌며 한국 콘텐츠를 발굴해 전 세계에 소개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강동한 VP는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도전과 함께해왔다. 작년은 어느 때보다 벅찬 한해였다.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영수 배우의 말처럼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닌 우리 속의 세계가 펼쳐지면서 한국 창작자의 저력이 한껏 빛을 발한 한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유료 구독 가구는 500만 명에 달한다. 한국 콘텐츠 업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며 메이드인 코리아 콘텐츠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창작자들과 계속 협업하고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게임 서비스에 관해서는 초기 단계라 흐름은 지켜봐야 하지만 큰 희망을 품고 시작한 서비스라며 한국 IP가 포함될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


Q. 넷플릭스 코리아는 최고의 2021년을 보낸듯하다. 지난해 성과 총평 부탁한다.

지난해는 정말 꿈만 같은 한해였다. 한국에 들어와 창작 생태계와 협업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작년같이 두드러지게 국내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6배 이상 늘었다는 건 엄청난 성과다. 회사로서도 큰 의미지만, 개인적으로도 요원하게만 여겼던 것들이 현실화되어 굉장히 벅차고 행복했던 한해였다.


Q. 한국 콘텐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걸 느끼는지, 그리고 넷플릭스에게 한국 콘텐츠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엄청난 콘텐츠라고 본다. 국내외 유수의 제작사들이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기 위해 들어온다. 이를 보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에 실제로 섰다고까지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에게도 그만큼 중요하며, 내부의 평가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Q. 타 국가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한국 콘텐츠의 강점은 무엇일까.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콘텐츠는 예전부터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나 사랑이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라 대중들의 눈높이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기에 창작자들 역시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며,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건강한 경쟁이 토양이 되어 좋은 콘텐츠가 나온 것이다. 이제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Q. 올해 투자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금액을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다만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이 1조 원이 넘고, 작년 한 해만 해도 5천억 이상이다. 작년에 선보인 오리지널 타이틀이 15개인데, 올해는 25개를 발표했지 않나. 그 부분에서 충분히 투자 금액을 유추할 수 있을 듯하다.


Q. 올해 라인업 중 기대작이 있다면.

모든 라인업이 기대작이지만, 항상 바로 다음 공개될 작품에 가장 큰 기대를 하곤 한다. 당장 28일에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좀비물을 선보인다. 많은 분이 좀비 이야기는 이미 나온 것 아닌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나 의문점을 가진다. 하지만 정말 재밌다. 학교에서 고립된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사투를 벌이고 극복해나가는가를 한국적 요소로 풀어내는 신선함이 있다.

그 다음 2월 런칭을 고민하고 있는 소년심판이 있다. 최근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며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타이밍을 일부러 맞추려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야기를 다뤘으며, 사회에 다시 이 부분에 대한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웰메이드 수작이다. 또한 작년과 다르게 넷플릭스가 기획 제작하는 영화들도 준비 중인데, 발렌타인데이 근처에 모럴센스라는 작품을 발표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특이한 소재를 다뤘기에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Q. 디즈니 플러스, HBO 맥스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이 한국에 진출한다. 넷플릭스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1, 2년 사이에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발표했다. 이렇게 많은 서비스가 런칭을 하고,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내거나 기존 한국 시장 콘텐츠를 라이센스하면서 시장이 훨씬 커질 거라 본다. 아직 산업이 확대되고 제작 환경이 좋아질 여지가 충분하기에 제로섬 게임이 절대 아니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많은 콘텐츠가 발굴되고, 소비자들은 더 좋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으며, 이것이 콘텐츠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 OTT 서비스를 보는 사람보다 안 보는 사람이 훨씬 많지 않나.

차별화 전략이 많기에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 있다. 한국 콘텐츠 생태계와 맞춰 다양한 협업을 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지만 이제는 가능성을 넘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까지 발맞춰온 경험이 있기에 한국 콘텐츠와 가장 합을 잘 맞춰 커 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닐까 싶다.


Q. 요금제 인상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16년 서비스 런칭 이후 첫 번째 요금 인상이었다. 요금 인상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힘든 결정이다. 하지만 베이직 티어는 금액을 올리지 않았다.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며 그만큼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Q. 오징어게임 시즌2 이야기가 무성하다. 현 제작 지점은 어디쯤인가.

황동혁 감독,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와 꾸준히 논의 중이다. 황동혁 감독이 풀어내고자하는 이야기가 정말 많다. 업데이트되는 대로 빨리 알려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Q. 기존 극장가 입장에서는 여전히 넷플릭스에 경계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입장이 궁금하다.

한국은 인구 대비 박스오피스가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어떻게 보면 극장이라는 곳에 대해 국민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코로나로 극장가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극장가와 많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극장 개봉을 못 하고 우리와 함께한 영화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쭉 모아 극장에서 상영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대중들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콘텐츠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국내 제작사 보상 이슈와 관련된 것에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콘텐츠 담당이기에 매일 고민하고 있는 이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서비스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어떤 콘텐츠든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이는 결국 콘텐츠 하나하나의 성패를 정량적으로 책정하기 매우 힘들고, 그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보상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는 좋은 콘텐츠가 나오면 광고나 PPL 등에 제한을 받지 않고 원하는 창작 비전을 그대로 옮길 수 있도록 100% 제작비를 대고, 성공에 대한 추가적 전제를 해서 펀딩을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성공을 이루는 작품들이 있다. 그럴 경우 추후 시즌이나 다음 작품을 할 때 충분히 반영해서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Q. 한국 창작자들과 협업하는 데 있어 넷플릭스가 가진 장점이나 매력을 꼽는다면.

우선 넷플릭스에는 한국 콘텐츠 전문가가 많다. 해외가 아닌 한국 제작업체나 사업체 쪽 베테랑들이 모여 창작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국에 맞는 방식으로 한국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파트너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 좋은 콘텐츠가 많지만 기존에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제외하면 국외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수출의 경우에도 아시아 권역을 넘어가기가 참 힘들었다. 이걸 넘어서서 전 세계로 창작자의 비전을 원본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넷플릭스가 하고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번역과 더빙, 서브 타이틀 등은 기본이고, 한국 콘텐츠가 다양한 해외 작품들과 같은 레벨에서 추천되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런 점이 창작자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Q. 공개한 라인업이 화려하다. 넷플릭스가 투자를 결정하는 큰 요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콘텐츠는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기에 결과물을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포커스를 두는 것은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과 트렌드, 그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다. 이야기를 포함해 소재, 감독, 작가, 배우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


Q. 최근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장르물이 눈에 띈다. 이런 것이 많은 이유가 있나.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해도 좋고, 한국의 자연스러운 트렌드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장르에 대해 딱히 국한하진 않는다. 어떤 장르건 간에 훌륭한 콘텐츠는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을 것이란 확신이 있다. 올해는 모럴센스나 안나라수마나라 등 ‘넷플릭스가 이런 것도 하나?’ 싶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게 목표다. 하루아침에는 힘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재미를 선보여 구독자에게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Q. 넷플릭스 흥행 이면에는 코로나 확산도 몫을 했다 생각한다. 대면 사회가 다시 열리면 스트리밍 OTT 시장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 보는지.

코로나로 인해 우리뿐 아니라 게임산업 등 대안적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크게 붐을 한 건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든 디바이스 제약을 받지 않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OTT의 장점이다. 그렇기에 OTT 소비는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한 번에 크게 다운되거나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Q. 넷플릭스는 환경 보호 콘텐츠를 다수 만들어 소개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콘텐츠 제작이 있을 것인지. 그리고 공개된 라인업을 보면 애니메이션이나 다큐멘터리 비중이 없다.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당연히 한국에서도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 실제로 작년에도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었고, 올해도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 콘텐츠 확대에는 단계가 있는데, 중요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여러 전략적 이유에 의한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 확대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Q. 영상 외에 게임 등 한국 IP가 확장될 다른 추가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게임 서비스를 일부 런칭했는데 굉장히 초기 단계라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할 듯하다. 넷플릭스가 게임을 제공하는 이유는 전체적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할 수 있는 큰 카테고리 중 하나라서다. 초기지만 큰 희망을 품고 시작한 서비스다. 물론 한국 IP가 포함될 여지도 충분히 있지 않을까.

오징어 게임의 경우 관련해서 공식이 아닌 게임들이 많이 나왔는데, 공식 게임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Q. 한국 콘텐츠가 국외로 나아가면서 생각지 못한 이슈나 논란이 생길 때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해당 이슈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스트리밍을 한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문화적 부분에서 매번 배워가고 있다. 이런 문화적 이슈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케이스가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한 걸음씩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겸허한 자세로 배워가고 있다.


Q. 일본 넷플릭스는 애니메이터 육성 프로그램을 발표한 적 있다. 국내에서도 창작자에 대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운영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후반 작업, VFX, 버츄얼 프로덕션 이런 부분에서 세미나 등 적극적으로 한국 프로덕션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구체적인 부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보인다면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


Q.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 계획이 있는지.

시대적 흐름과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를 나눠서 볼 수는 없다. 다른 것보다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시대적 흐름이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토픽이 세상에 빛을 보지 않을까 싶다.


Q. 제작 중단을 결정하는 기준이 있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콘텐츠에서 더 할 이야기가 있는가이다. 첫 번째 시즌이 굉장히 사랑을 받았다고 억지로 두 번째 시즌을 제작하는 등 콘텐츠에 해가되는 결정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히 이전 시즌이 얼마나 사랑을 받았고 의미가 있었는가 역시 중요하다. 흥행이 좋지 않았더라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다음 시즌이 제작되기도 한다.


Q. 넷플릭스 IP 기반 굿즈 판매 등 사업 계획이 있는지. 오징어 게임 IP와 관련 저작권 침해 이슈도 있었는데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아직까지는 콘텐츠를 화면으로 옮기는 콘텐츠 업, 스트리밍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니즈가 있다면 당연히 한국에서도 굿즈 사업을 고려할 것이다. 저작권 대응 이슈의 경우, 오징어 게임은 예외적 케이스였던 것 같다. 넷플릭스는 저작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데,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경우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할로윈 등이 겹치며 저작권 이슈가 생겼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창작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다만 콘텐츠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소통하기 위해 일부 인용을 하는 등, 사업적으로 크게 해가 되지 않거나 마케팅,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조금 더 느슨하게 대처를 하는 편이다.


Q. 성우 관련 이슈가 있었다.

더빙은 정말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며 그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품 참여 언급 금지와 관련해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콘텐츠 개봉 전에 다른 창구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알고 있다. 콘텐츠를 같이 만들어가는 수백 명의 스태프들과 창작자의 입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정보가 엉뚱하게 새어나가면 힘이 빠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고, 더 신경 쓰고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