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P2E 게임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게임 업계가 뜨겁다. 업계는 한목소리로 P2E 게임 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BM이자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모습이다. 주무부처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강경한 태도다. '바다이야기'를 예로 들며, 사행성을 이유로 규제 해소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이머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시쳇말로 '쌀먹'과 다를 바 없다며 찬성하는 게이머가 있는가 하면 확률형 아이템과 결합해 Pay to Earn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게이머 또한 많다.

어찌됐건 NFT, P2E 게임이 올 한해 게임업계를 관통할 핵심 키워드가 되리란 건 확실하다. 단순히 국내 게임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엑시 인피니티' 등 1세대 P2E 게임들의 성공을 지켜본 수많은 게임사가 무주공산인 NFT, P2E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러 시선이 얽힌 상황에서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나섰다. 금일(19일), 게임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전망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대한민국 NFT 포럼'을 개최했다. 본격적인 포럼에 앞서 황성익 회장은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P2E가 기회이면서도 위기인 것 같다.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고 기회를 잘 살려서 한국 게임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포럼을 계획했다. 좋은 얘기가 오가길 바란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 P2E 게임의 활용요소와 기획방향

▲ 위메이드트리 김건호 이사

포럼의 시작은 위메이드트리 김건호 이사의 'P2E 게임의 활용요소와 기획방향' 강연으로 시작됐다. 김건호 이사는 왜 게임사가 지금 이 시기에 P2E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P2E 게임이야말로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BM이자 미래 먹거리로까지 추앙받고 있는 상황. 여기에 더해 얼마나 거대하게 성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이 시장이 아직 태동기란 점을 들었다. 이 시장을 선점할 수만 있다면 기존의 게임 업계 판도를 뒤엎고 새롭게 판을 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중소 게임사가 P2E 게임을 만들 때 갖는 이점은 뭘까. 첫 번째는 마케팅비가 거의 안 든다는 점이다.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마케팅은 가장 기본적이자 확실한 판매 전략이다. 강렬한 마케팅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P2E 게임은 그러한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채굴을 할 수 있다는 점,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그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로 인한 리텐셔율의 증가다. 꾸준히 채굴을 해야 돈이 되는 만큼, 당연히 유저들이 오랫동안 게임을 할 수밖에 없으며, 더 좋은 장비를 얻어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니 그 결과 매출 역시 늘게 된다. 단, 주의해야 할 게 있다. 그저 무작정 토큰을 퍼주기만 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레벨이 오를수록 채굴량과 소비량이 늘도록 조절하도록 기획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게임 그 자체의 재미다. 단순히 돈만 버는 게임이어선 오래갈 수 없다. 이에 대한 예시로 김건호 이사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을 들었다. 그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웰메이드 게임으로서 재미와 채굴, 두 개를 모두 갖췄기에 P2E 게임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P2E 게임이라고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지만, 장르별로 P2E 요소를 넣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토큰을 넣기 가장 좋은 장르로 김건호 이사는 MMORPG를 꼽았다. 자체적인 경제구조를 갖춘 경우가 많기에 토큰을 넣기 가장 좋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준비로 '미르4'의 흑철과 드레이코(코인)의 상호 순환 구조를 예로 들면서 성장하려면 그만큼 많이 쓰도록 설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SLG는 하나의 자원을 두고 그걸 뺏는 식으로 설계하는 게 좋다. 성장하고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인앱, 토큰 매출이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TCG는 모든 카드를 NFT화해서 NFT 거래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그에 따른 수수료가 발생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FPS는 단순하다. 클랜전에 대한 랭킹 보상과 매일 이뤄지는 소규모 대회가 있다면 그에 따른 상금으로 토큰을 주는 식으로 짜는 게 일반적이다. FPS 게임으로서 재미를 갖춘 상태에서 토큰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만큼, FPS를 즐기는 유저들의 관심을 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캐주얼 게임은 P2E BM 구성이 어려운 판이다. 토큰을 채굴해서 주는 방법은 다양한데 이걸 회수하는 방법이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한 해결법으로 김건호 이사는 "성장과 RPG 요소를 반영해 기획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건호 이사는 P2E 게임의 핵심인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에 있다. 토큰이 쌓이면 가치가 떨어지고 그 결과, 유저들 역시 이탈한다. 그렇기에 수요와 공급의 설계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토큰의 가치 상승을 위해 법정화폐와 토큰의 경제를 분리하는 것도 좋다. 인앱 결제로 살 수 있는 상품과 토큰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을 따로 만들라는 것이다.

유동성 관점에서 토큰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 역시 놓쳐선 안 될 중요한 포인트다. 다양한 소비처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게임 이외에 게임 파이 관련한 부분을 강화하게 되면 토큰을 묶을 수 있어서 가격을 상승하는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경 써야 할 건 또 있다. P2E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토큰을 구매한 홀더에 대한 부분이다. 게임을 통해 채굴하는 유저도 있지만, 코인 거래소로 토큰을 사는 유저 역시 많다. 이들 모두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서비스를 통해 토큰의 가치를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토큰의 가격이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건호 이사는 이에 대한 방법의 하나로 작업장 및 어뷰징 유저를 막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P2E 도입이 게임에게 가져오는 파격적인 마케팅 효과

▲ 오지스 김현규 마케팅 이사

신규 게임의 초기 시장 안착 및 흥행을 위해선 광고비 지출이 필수다. 그러나 그것도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요 몇 년 사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비 지출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들의 경우 매출의 99%를 광고비에 집행할 정도. 이에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한 게임사들의 고민 역시 커지고 있다.

가장 좋은 건 마케팅한 만큼, 유저가 유입되는 경우다. 게임사로서는 더 바랄 것도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광고를 보고 유저가 들어와서 안착하는, 액티브 유저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유저에게 기회비용으로 다가온다. 즉, 게임사가 쓰는 마케팅 비용은 곧 유저의 기회비용과 동등하단 의미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저의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P2E, 토큰 이코노미다. 일반적인 게임의 유저 유입 순서는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광고를 통해 인지하고 설치한 후 플레이하다가 재미있으면 액티브 유저가 되는 식이다. 문제는 액티브 유저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재미를 느끼기 전에 다른 게임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토큰 이코노미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본질적인 재미를 느낄 때까지 유저를 유도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화제가 된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를 들 수 있다. 나트리스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무돌'이라고 처음부터 화제가 된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토큰 이코노미 유동성이 연결된 상태가 아니었기에 무돌 토큰을 현금화할 수 없었고 그 결과, 일반적인 게임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리텐션율이 10%대까지 감소할 정도였다. 그런데 출시 13일이 지난 후 유동성 연결이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리텐션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ROAS(광고비 대비 매출)은 유동성 연결 이전 35.6%에서 무려 869%로 24배나 상승했다. 액티브 유저와 신규 유저 역시 급증한 걸로 나타났다. 유동성 연결 이전에는 낮은 DAU를 유지했는데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하고 유동성 연결이 되자 하루 18만 명이 넘는 유저가 접속할 정도가 됐다.


'무돌'이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단순히 토큰 이코노미가 추가됐기 때문이 아니다. 주기만 해선 유저들은 계속 하지 않는다. 핵심은 기존의 BM과 토큰 이코노미가 선순환하게 하는 것이다. '무돌'의 경우 게임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끼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기회비용에 대한 보상을 토큰으로 지급했는데 토큰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를 경험하고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한 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토큰을 얻기 위해서만 했지만 그게 이어지면서 액티브 유저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무돌'은 액티브 유저가 증가하고 게임 매출 역시 증가했다.


여기서 그쳤다면 그저 평범한 P2E 게임으로 그쳤을지 모른다. '무돌'은 P2E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두 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첫 번째는 누구나 쉽게 토큰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다른 P2E 게임들을 보면 채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무돌'은 일일 퀘스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토큰을 얻기까지의 기회비용과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무돌'의 노림수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디파이(DeFi)와의 시너지다. 디파이에 토큰을 예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도의 수단이 아닌 투자의 수단이 되게 했고 인플레이션을 방지했다.

그렇다고 아무 게임에 P2E를 넣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성공적인 P2E 도입을 위해선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토큰의 가격 안정화다. P2E가 도입된 순간 토큰의 가격이 곧 게임의 수명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올리라는 건 아니다.

오지스 김현규 마케팅 이사는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크립토와 게임이 연결된 순간, 게임성이나 진입장벽 등 여러 요인을 통해 토큰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책정된다"며, 게임사가 해야 할 건 자연스럽게 가격이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