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발사, 인디게임 개발자 중심의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가 19일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가 소규모 게임 개발사들의 환경 개선,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소규모 게임 개발업체, 인디게임 개발자 등이 참여했다. 인디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장 고충,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 다양성 문제, 유효한 청년 창업 지원 정책 등을 전했다. 인디게임업계 관계자로 김도형 버프스튜디오 대표, 장누리 유닉온 대표, 김효택 자라나는 씨앗 대표, 박석연 하들소프트 CMO, 송한상 인디게임 블로거,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주승호 액션핏 대표, 최성수 데브잇 대표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디게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디게임 공공 플랫폼 출범 및 활성화 △매출 평가가 아닌 인디게임에 맞는 평가지표 개발 및 이용 △지원사업 자부담금 삭제 등을 제시했다. 자부담금은 일례로 정부가 1억 원을 지원할 때 지원자가 10%인 1천만 원을 부담하는 경우다. 자부담금이 지원금 대비 소액이라도, 인디게임 개발자 입장에선 부담이어서 지원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인디게임 평가지표는 매출액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 유저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등으로 평가해 지원사업을 선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장누리 대표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매출 기준 전 세계 4위로 평가되나, 대기업 위주와 한정된 장르에만 치중된 것은 문제다"라며 "안정된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인디게임 산업에 안정적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게임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 지원사업 평가가 매출에 집중되어 있고 일정이 촉박한 점을 아쉬워했다. 또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지원금이 인력 비용으로 빠지는 악순환 생긴다. 일정 역시 5월까지 지원하고 11월에 결과가 나오면 지원이 확정되는 6개월 동안 과제를 완성해야 한다. 촉박한 일정 속에 인디게임 개발자는 결과가 안정적인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장 대표는 "지원사업은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획일화된 인디게임을 양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안정감을 느낄 때 인간은 대담한 도전을 한다"며 "정부 지원은 다양하고 건강한 산업을 위해 당근과 지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연 CMO는 인디게임 활성화에 넷플릭스처럼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인디게임 개발자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개발을 원한다면, 정부가 넷플릭스처럼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는 형태다. 그는 "더 도움을 준다면, 크라우드 펀딩, 퍼블리싱 소개, 로컬라이징 지원, 스트리머 홍보 중개 등을 패키지 형태로 도와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준식 교수(부산경상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과)는 인디게임 업계도 지역 기준으론 수도권 편중화가 심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학생이 게임개발에 열정이 있어도 기회는 수도권보다 부족하다며 "인디게임 다양화에는 지역 다양성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역 학교 상황도 소개했다. 그는 "연간 540만 원 수입 미만 인디게임 개발자는 프리랜서로도 등록할 수 없어, 취업률을 위해 학교 입장에서는 대상 학생이 아르바이트라도 하길 바라게 된다"며 "웹툰산업 작가 등록과 같이 인디게임 개발자 희망 학생도 등록이 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인디게임 중요성에 대해 주승호 대표는 "다양한 시도 덕에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게임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탈장르, 탈플랫폼, 탈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인디게임 지원으로 우리 게임산업은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인디게임 지원정책의 매출 등 외적 성장만 보는 부분에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유원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자도 결국 먹고사는 매출 때문에 장르 편중화에 빠져드는 문제가 생긴다"며 "콘텐츠 산업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제2의 오징어게임, 제2의 배틀그라운드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가장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게임사가 지원 수혜를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인디게임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은 오히려 해외 퍼블리셔가 하고 있다"며 "국가가 주춤하는 사이에 좋은 인디게임은 다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디게임 지원 심사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일명 '체리피커' 문제다. 서류 준비 능력이 뛰어나 지원금만 타내는 사람들이다. 이들로 인해 능력은 있으나 서류 준비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사의원 자질 강화와 시스템 정비를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승래 의원은 "대형 게임사, 소수 게임만 주목받는 환경에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게임 창작 욕구가 나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기술친화적인 게임산업에 정부와 국회가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이재명 후보 대선공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