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에 진심인 영국의 게임 개발사 Roll7이 신작 스포츠 게임 '올리올리 월드'와 함께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개발사지만, roll7은 벌써 10년 이상 크고 작은 게임들을 개발해온 베테랑 개발사다.

대표작은 게임 패드의 아날로그 스틱을 활용해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트릭을 사용해볼 수 있는 독특한 스포츠 게임 '올리올리(OlliOlli)' 시리즈로, 오는 2월 8일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둔 '올리올리 월드'는 그간 쌓아온 여러 경험치를 꽉꽉 담아 만든 roll7 개발팀의 야심작이자, 시리즈 최신작인 셈이다.

‘올리올리 월드’는 래드랜디아라는 활기찬 세계에서 플립과 플로우, 팝, 그라인드 등의 보드 실력을 발휘하며 전설의 스케이트보드 신들을 찾고, 너바나로 향하는 여정을 담은 게임이다. 시리즈 최초로 시도된 2.5D 애니메이션 아트 스타일, '플로우(flow)' 상태에 기반하는 게임플레이,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여러 경로가 스케이트보드 팬들은 물론, 플랫포머 장르 팬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머나먼 영국 땅의 인디 개발사 roll7은 왜 스케이트보드 장르의 게임을 만들게 됐는지, 그들이 이번 신작을 통해 전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올리올리 월드' 핵심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Roll7 공동창업자 사이먼 베넷, 톰 헤가티


Q. Roll7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비디오 게임을 개발해온 베테랑 게임 개발사로 지금까지 여러 게임을 만들어왔지만,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간 한국 유저들에게 회사를 알릴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Roll7은 어떤 개발사인지, 어떤 게임 개발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현재 어떤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Roll7은 소규모 스튜디오로 지난 2015년부터 원격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래서 영국에 기반이 있지만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플로우 상태(flow-state)'의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플레이어가 아름다운 배경과 편안한 음악을 즐기며 트릭과 플립을 반복하는 사이 명상에 가까운 상태로 접어드는 게임을 말한다. 우리의 신작 '올리올리 월드'가 바로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Q. 개발사 Roll7의 대표작을 꼽아보자면, 역시 ‘올리올리’ 시리즈가 있겠다. Roll7의 개발자들은 스케이트보드에 진심이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Roll7이 스케이트보드에 진심이 된 계기나 이유가 있나? 이러한 스케이트보드를 향한 애정을 다른 방향이 아닌, ‘게임 개발’과 연결하게 된 배경도 궁금하다.

- Roll7의 많은 팀 멤버들이 스케이트보드를 즐긴다. 그래서 초반엔 스케이트보드 게임에 집중한 것이 맞다. 이후 스튜디오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합류해 우리의 스케이트보드 사랑에 동참하게 되었는데, 이는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는 스케이트보드와 게임 개발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단순하게 이 열정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 즐겁다. 그렇지만, 팀의 일부는 다른 스포츠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른 주제나 스포츠 장르 게임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Q. ‘올리올리 월드’의 첫 공개 당시, 직접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모습을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많이 제한됐을 텐데, 여전히 보드를 즐기고 있나? 코로나 이후 바뀐 영국 내 게임 개발 환경도 궁금하다.

- 영국에서는 격리 기간 중에도 잠깐씩 밖에서 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경우 혼자 혹은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것만 허용됐는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스케이트보드는 혼자서도 탈 수 있고,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으며, 신선한 공기를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지난 2년간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서로 많은 팁들을 주고받고 서로를 응원하며 스케이트보드를 함께 배워 나갔으며, 이는 외로울 수 있는 시간들을 유대감으로 채운 사랑스러운 경험이었다. 게임 개발 환경의 경우 우리는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원격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환경이었다.



Q. 이제 본격적으로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올리올리 월드’는 전작인 1, 2편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신작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지 소개 부탁한다.

- 우리는 올리올리 월드에 붙잡기 트릭부터, 파이어크래커, 벽 타기 같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많은 새로운 기술을 추가해, 플레이어가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긴 콤보의 잠재력을 키웠다. 아트 스타일도 명백하게 달라졌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보기에 게임이 더 커졌으며, 플로우에 대한 접근이 좀 더 정교하게 변화했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서술적 요소 및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추가되었다. 우리는 이전 게임들을 다듬는 동시에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해 플레이어들이 빠져든 만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Q. 달라진 것과 추가된 것이 잔뜩 있는 만큼, 전작에서 계승한 포인트도 있을 것 같다. 이전의 올리올리 시리즈를 즐겨 플레이했던 유저들이 반갑게 느낄 수 있을 만한 요소가 있다면?

- 물론이다! 이전 올리올리 시리즈의 어려운 난이도를 즐겼던 플레이어들은 컨트롤과 트릭들이 전작에서 계승되었고, 기술 상한선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을 알게 되면 매우 기뻐할 것이다. 기술이 한단계 발전한 반면, 게임의 진입장벽은 훨씬 낮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긴 콤보로 초고득점을 노릴 수도 있지만, 동생들 친구들과 함께 가볍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더 고득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올리올리 월드의 테스트 버전의 경우 PC를 지원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패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다행히 PS 진영의 듀얼쇼크를 동시에 지원하여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지만, PC 유저들 중에는 어떤 컨트롤러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들도 있다. 정식 버전은 키보드 조작도 함께 지원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 나도 지금까지 마우스와 키보드 플레이어였다. 컨트롤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없었지만 게임을 직접 테스트하자마자 왜 컨트롤러가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트릭들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많은 버튼들과 조이스틱 컨트롤을 요구하며, 키보드로 플레이하는 것이 그다지 즐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컨트롤러로 플레이하면 플레이가 매우 직관적이며, 빨리 익숙해질 수 있다. 이것도 컨트롤러 플레이 테스트 이전엔 생각지도 못한 의견이다. PC 게이머들에겐 '이 게임을 위해 컨트롤러를 사도 아깝지 않을 경험'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



Q. 기존 ‘올리올리’ 시리즈의 최대 난관은 어려운 난이도에 있었다. 여러 트릭 조작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으면 게임을 플레이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 올리올리 월드는 어떤가? 앞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는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기본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별도의 초보자 배려 시스템이 있는지 궁금하다.

- 물론이다. 트랙 사이사이에 배치된 체크포인트, 그리고 전작보다 덜 엄격해진 랜딩 시스템이 레벨 통과를 쉽게 만들었다. 실수 없는 플레이를 요구하는 '마이크 챌린지' 등은 선택 사항이므로, 만약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그냥 레벨 끝까지 가는 데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그렇게 끝냄으로써 챌린지나 새로운 고득점에 언제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초보자를 위한 배려도 다수 포함됐지만, 결국 '올리올리 월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실제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는 것처럼 꾸준히 반복 수련하여 수준급 보더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이자 스케이트보드 전문가로서, 초보자들의 빠른 숙달을 위한 팁이 있다면 전수 부탁한다.

- 직접 선정한 '올리올리 월드'의 세 가지 팁을 소개하겠다. 첫 번째는 '타이밍'이다. 점프나 랜딩에 계속 실패하거나 원하는 점수가 계속 안 나온다면 트릭을 걸거나 랜딩 하는 타이밍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타이밍에 걸린 트릭은 다음 장애물을 뛰어넘어 다음 레벨로 넘어갈 만한 속도를 높여준다.

두 번째는 앞에서도 말했듯, '챌린지는 선택사항'이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나는 첫 번째 플레이에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고 마지막 레벨까지 한 번에 플레이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이스코어나 챌린지에 도전하고, 새롭게 해금되는 다른 루트를 탐험했다. 어려운 부분을 하기 전에 실력을 쌓는 데엔 이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실패를 즐기는 것'이다. 이 게임은 이기기 위해 하는 게임이 아닌, 이상하지만 멋진 세상을 여행하며 최선을 다하는 게임이다. 미끄러지는 것은 휴식을 취하고 경치를 즐기고, 좋은 음악을 들을 기회다. 다 경험의 일부라 생각하자.

▲ "챌린지에 매여있으면 즐길 수 있는 것도 못 즐기게 된다. 편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것"


Q. 게임의 정식 출시일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리올리 월드는 Roll7에서 처음에 계획했던, 그리고 담고 싶었던 모든 요소를 담은 ‘마스터피스’로 완성됐다고 보고 있는가?

- 이 게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옴에 따라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할 때, 그때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게임 모습은 초기의 프로토타입과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팀은 우리의 최초 계획을 다듬고 개선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워가며 지금의 대단하고 멋진 게임을 만들어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끝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한국에서 올리올리 월드를 플레이하는 모든 분들을 환영하며 서포트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한국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빨리 플레이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만들며 즐긴 만큼 플레이를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