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1,000시간이나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저는 제 인생을 패키지 게임에 많이 소비했고, 길고 오래 잡은 게임은 모바일 게임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Steam(스팀)에서 오래 플레이한 게임은 끽 해봐야 다회차를 열심히 했던 ‘하프-라이프 2’ 정도였죠. 그리고 모바일 게임으로 가면 ‘벽람항로’나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정도일거고, 그것도 플레이 타임을 알 수 없으니 단순히 오래 했다 정도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젠 확실하게 플레이 타임이 보장된 게임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무려 1,000시간이나 했습니다. 이 정도면 변명해도 찍어 먹은 수준이 아니라 풍덩 빠진 수준입니다. 제 스팀 계정에서 1,000시간을 달성한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이터널 리턴’입니다. 님블뉴런이 제작한 서바이벌 배틀로얄 게임이죠.

이터널 리턴은 ‘제작, 전투, 생존’이란 삼박자를 기조로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아이템을 찾아 제작해 자신만의 무기, 방어구를 장착하는 것이 첫 박자, 꾸준한 전투와 교전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두 박자, 마지막으로 생존을 꾀해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세 박자까지. 이것만 지키면 게임에 대한 이해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000시간 정도면 이제 뉴비에서 고인물로 접어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굉장히 오래 한 셈이니깐요. 근데 저는 아직도 ‘골드’입니다. 왜 아직도 저는 광물일까요? 물론 제 실력이 아직도 연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지면 항상 생각합니다. “어째서 졌을까.”하고 말이죠. 물론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상성차나 특정 스킬을 맞추지 못했거나, 이길 찬스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항상 지는 것은 아니고 혼자 플레이했을 때, 킬 캐치를 정확하게 잡아 1등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즐기면서 1등, 혹은 킬트럭을 몬 적도 있었습니다. 기왕 1,000시간이나 했으니 이번에는 입문하는 분들이 이터널 리턴의 매력을 알 수 있도록 ‘하이라이트’ 영상 5선을 준비했습니다. 네? 광물이라서 별 소용 없다고요? 아니죠, 광물 랭크이기에 비로소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가 있는 법입니다! (아닙니다.)

▲ 이번에 예쁜 수아와 리 다이린의 신스킨도 나왔는데... 찍먹, 어떠신가요?


1선 – 현우로 3킬!... 할 뻔한 순간 / 1월 9일 플레이





당시 상황은 마지막 금지 구역(이하, 막금구)에 도달한 시점입니다. 얀이 위클라인을 잡고 킬트럭을 몰고 있어서 현우, 아야, 재키가 어떻게든 2위를 차지해야 하던 시간이었죠. 저는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물론 밖에서 기다리는 것은 금구시간을 빼앗기는 것이었기에 잘못하면 폭사해 죽을 수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기회를 노렸습니다.

재키 또한 시간이 남지 않아 아야를 공격해 어떻게든 생존하려고 아등바등 공격해보지만, 승기는 아야한테 있던 상황. 저는 그 타이밍을 노리고 돌격해, E키로 선빵필승(이하, 벽꿍)을 박았습니다. 박고 나서 바로 재키를 없애 금구시간을 늘리고 아야와 대치했죠. 아야의 무기 스킬, ‘과열’이 켜져 있지 않던 좋은 상태였고, W스킬을 켜서 방어한 상태였기에 바로 아야도 쓰러뜨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킬트럭을 몬 얀이 왔죠. 잡으려고 벽꿍도 박고 노력했습니다만, 결국 승리는 얀이 가져갔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4등 할 것을 2킬이나 하고 2등까지 올라온 것이니 만족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습니다.


2선 – 카밀로? 무섭지 않다! / 1월 8일 플레이





다음은 카밀로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최종 안전지대가 활성화되던 시점이라 좁은 곳으로 유도하기 쉬웠고, E키를 절대 낭비하지 않은 상태로 싸웠죠. 바로 카밀로의 체력은 바닥이 났고, 궁극기를 사용하기 이릅니다. 본래 같았으면 히트 앤드 런으로 궁극기를 뺐을테지만, 오히려 이때 빼면, 승기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 그대로 쫓아가면서 때렸고, W키로 어느 정도 대미지를 방어했습니다.

하지만 카밀로 특유의 스킬 콤보가 이어져 체력이 많이 깎여나가 잠깐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그냥 벽에 박아서 무기 스킬, 어퍼컷을 이용해 끝장을 봤습니다. 이때가 카밀로와 대등하게 싸웠던 마지막 기억이네요. 이후에는 제가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컨트롤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그냥 졌습니다.


3선 – 겨우 이긴 수아 / 11월 22일 플레이





저의 컨트롤 미스도 상당히 많아서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었던 수아와의 싸움. 이때, 상당히 긴장했었습니다. 수아의 Q스킬을 전부 피하지도 못했고, 평타도 계속 얻어맞으니깐요.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계속 유효타를 먹이는 방법뿐이었는데, 여기서 수아의 무기 스킬을 피하고 최종적으로 벽꿍을 박고 콤보를 먹인 것이 호재가 되었습니다. 결국 한 타를 더 빨리 친 제가 이겼죠.

수아의 무기 스킬은 갑옷깨기로 망치를 들고 있는 캐릭터면 전부 사용 가능합니다. 이걸 맞으면 방어력이 감소해버리는데, 맞았으면 제가 졌을 겁니다. 그리고 무빙으로 피할 수 있는 수아의 스킬을 전부 다 맞은 시점에서 한없이 불리했던 싸움이었는데…… 당시 소감은 이랬습니다. “이걸 이겨??”


4선 – 위클로지 잡은 썰 / 12월 11일 플레이





금구시간을 지키기 위해 저는 숲 위에서 가만히 대기하고 있던 상황. 그 상황에서 매그너스가 로지와 싸워 결국 쓴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때라고 생각하고 바로 달려가 로지에게 싸움을 걸었죠. 안 그래도 최근 현우만 보면 달려드는 로지들이 많았기에 화가 난 저는 무지성 돌격을 해버렸습니다.

단, 로지는 쿨다운이 빠르게 감소하는 캐릭터. 지금 싸워서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체력이 가득 차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계속해서 붙고 심리전을 어떻게든 읽어 싸웠습니다. 결국 현우의 매콤한 주먹을 상당히 많이 먹인 상태여서 이겼습니다. 더불어 치유 감소 장비인 '슈뢰딩거의 상자'가 큰 도움을 준 것 같긴 하네요.


5선 – 버니스, 무섭지 않다! (사실 무섭다) / 12월 13일 플레이





막금구로 양궁장이 걸린 상황이었는데 현우의 입장에선 벽이 없고 넓게 뚫린 부분도 많아 꽤 복잡한 맵 중 하나입니다. 당시 남은 캐릭터로는 버니스와 키아라로 사실 키아라가 2등을 하길 내심 바랐습니다. 하지만 소원은 이뤄지지 않듯, 아쉽게 버니스가 2등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 당시 판단으론 버니스의 스킬이 어느 정도 빠졌을 때, 들어가는 게 무조건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돌진했습니다.

버니스도 그쪽으로 바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마주치는 순간 바로 벽꿍. 이후는 무작정 버니스를 쫓으면서 어떻게든 딜을 넣으려고 했습니다. 한 번이라도 발을 떼는 순간, 승리가 확정되지 않는 순간. 버니스와 저는 한 타마다 맞교환하면서 치열하게 싸웠고, 저는 버니스에게 확실하게 대미지를 넣기 위해 계속 붙었습니다. 최후에는 버니스의 체력이 바닥났고 ‘주작자문’의 효과로 인해 승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상황이 잘 받쳐준다면 버니스도 이길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 이후로 버니스를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보너스 – “생명의 나무로 대환단 만드는 꿈 꿨다.”





“이야기에도 쉬어가는 장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