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작가 조지 R.R. 마틴과 소울라이크의 아버지 미야자키 히데타카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작 '엘든 링'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에서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특별 인터뷰 영상을 마련했다. 인터뷰에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가 참석했으며, '엘든 링'에 대한 소개를 비롯해 각종 질의응답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프롬 소프트웨어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


Q. 비공개 네트워크 테스트 반응은 어땠나.

플레이해 준 유저들로부터 굉장히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개중에는 "더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나 "이 부분은 개선되면 좋겠다"와 같은 피드백도 많이 있었어서 마스터판도 물론이지만, 현재는 그런 것들을 소위 말하는 데이원 패치를 통해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Q. 조지 R.R. 마틴과 미야자키 히데타카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둘의 융합을 게임에 어떻게 녹여냈는지 궁금하다.

좀 특이한 형태랄까. 게임 자체의 스토리를 마틴 작가가 써준 그런 건 아니다. 그보다는 '엘든 링' 세계의 시작이라고 해야 할까. 먼 옛날의 이야기, 우리는 신화라고 부르는데 그걸 써줬다. 그렇게 신화를 구축한 후 "이제 나머지는 프롬 소프트웨어에 맡기겠네" 식으로 얘기해서 그러한 신화를 바탕으로 미야자키 씨가 게임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스토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틈새의 땅 바깥에서 일종의 계시를 받아서 온 주인공, 빛바랜 자가 '엘든 링'의 왕이 되기 위해 데미갓들에게 도전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전작들과 비교해 알기 쉬운 편이지만, 여전히 플레이버 텍스트를 통해 '이런 이야기인가?'하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도 준비되어 있는 만큼, 그런 걸 좋아하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 모두가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주인공에게 해야 할 걸 알려준다거나 해서 스토리를 이해하기 쉬워지긴 했지만 프롬 소프트웨어의 특징인 고찰(프롬뇌) 역시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Q. 오픈필드, 맵 구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필드는 넓기만 한 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형태다. 중간에 드래곤을 만날 수도 있고 탐색을 하다 보면 경계선 없이 이어지는 중소규모의 던전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런 중소규모 던전은 기본적으로 가지 않아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보스가 있고 쓰러뜨리면 좋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유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레거시 던전은 중소규모 던전과 별개로, 오픈필드와 대비되는 대형 던전이다. 필드와 달리 복잡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상당히 긴장감 있는 공략을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필드와 폐쇄된 공간에서의 긴장감 있는 탐색, 각각 다른 두 가지 플레이 필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Q. 필드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정확한 측정은 안 해봤지만, 지금까지 개발한 게임 중에선 최대 규모다. 다만, 그냥 넓기만 하면 탐색이랄까 이동이 귀찮아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 이번에는 맵과 소위 체크포인트를 만들어서 그곳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 만큼, 어디가서 뭘 처치하라거나 하는 식으로 지시하지도 않는다. 유저가 자유롭게 공략할 수 있다. 게임 내에는 어디까지나 헤매기 쉬우니 그걸 방지하는 시스템 정도만 들어간 상태다.



Q. 처음 플레이했을 때 검과 마법, 어떤 타입의 캐릭터를 골랐나.

직검이었다. 다크소울에서도 직검이었고 블러드본에서는 톱 단창을 주로 썼는데, '엘든 링'은 좀 다르더라. 직검으로 시작했지만, 오픈필드다보니 플레이 방식이 전작들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다크소울의 경우 적을 만나면 어떻게 싸울까 이런 식으로 생각했을 텐데 오픈필드는 적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으니 우선 활로 정리하고 싸우자 그런 느낌으로 플레이 방식이 변하기 때문에 나도 이번엔 활이나 마법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식으로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는 유저들도 많을 것 같다.


Q. 전작과 차별화된 '엘든 링'만의 특징이 있다면?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영체다. 자신이 동료가 되어줄 영체를 불러낼 수 있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강화할 수도 있어서 '이 상황에서는 이 영체를 부르자' 이런 식으로 영체를 고르는 재미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연하겠지만, 영체는 특히 보스전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다. 엄청나게 강력한 건 아니지만, 보스의 어그로를 끈다거나 하는 식으로 난도 자체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유저에게 큰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스텔스다. 웅크리거나 나무 그늘에 있으면 적에게 잘 안 들킨다. 그래서 위험한 적이 지나가면 숨어서 지나칠 수도 있다. 이처럼 액션 RPG 형태지만, 영체나 스텔스를 통해 소위 말하는 직접 전투 외의 공략 수단을 준비함으로써 소울라이크가 어려워서 선뜻 즐기지 못한 유저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물론, 그래도 어렵다면 멀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끝으로 세 번째로는 영마는 던전 내부와 멀티플레이 중일 때를 제외하고 부를 수 있는데 넓은 필드를 스트레스 없이 달리게 해주는 존재다. 오픈필드를 돌아다니기 쉽게 하려고 만든 것이지만, 이동 외에 마상 전투를 할 수도 있다.



Q. 말을 타는 게 많이 유리한가.

적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좁고 적이 많은 상황이라면 말을 안 타는 게 더 유리하겠지만, 드래곤 같은 대형 적이나 치고 빠지는 전법이 주가 되는 적은 마상 전투를 하는 게 유리하다.


Q. 중소규모 던전이나 미니 보스 공략 등 1회차에서 100% 클리어하는 게 가능할까.

마지막에 분기가 있어서 정확히 100%는 안될거다.


Q. 제품판에서는 시간이나 날씨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까.

적의 배치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시간대에 따라 적의 배치가 달라진다면 '모든 시간대에서 플레이해야만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유저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자칫 잘못하면 스트레스가 되지 않나. 그래서 적용하지 않았다. 물론, 밤 시간대에만 등장하는 적이라거나 그런 건 있다.

그리고 날씨나 시간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가 쏟아지면 시야가 좁아져서 스텔스가 유리해진다. 기습을 한다면 시간대를 밤으로 돌리거나 날씨를 이용하면 좋다.



Q. 월드 맵은 처음부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건가. 아니면 그 지역의 보스를 쓰러뜨려야 하나

맨 처음 지역인 림그레이브에서 모든 지역에 처음부터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몇몇 지역은 직접 갈 수 있다. 물론, 당연히 나중에 가는 게 적합한 지역이기 때문에 실수로 갔다가 흠씬 맞고 돌아온다거나 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최대한 자유롭게 공략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예를 들자면 저번 테스트에서 갈 수 있었던 스톰빌의 경우 멀기트를 무시하고 다음 지역으로 갈 수도 있다.


Q. '엘든 링'의 컷신은 어느 정도인가. 세키로 정도였으면 좋겠다.

세키로도 컷신 자체는 많지 않았다. 보스전 영상 정도였는데 아마 플레이어와 NPC와의 대화가 많아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엘든 링'에는 많은 NPC가 등장하고 원탁이라고 일종의 거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대화할 수 있는 만큼, 세키로 정도를 기대한다면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Q. PS5 듀얼센스 기능도 제대로 지원하나.

기본적으로 컨트롤러의 진동 기능인 햅틱 피드백만 지원한다. 3D 음향은 지원하지 않는다.



Q. 클리어 타임은 어느 정도로 고려하고 있나.

플레이어마다 다르겠지만, 스토리와 관련해 소위 말하는 메인 루트만 놓고 봤을 때 30시간 정도 걸리는 걸 목표로 했다. 물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다 보면 그 이상도 플레이할 수 있다.


Q.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많이 신경 쓴 모습이다.

세계가 넓다 보니 재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스트레스가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 최대한 없애는 데 집중했다. 죽을 때도 그렇다. 죽으면 전작의 소울에 해당하는 룬을 떨구는데 안 그래도 회수하기 어려운데 다시 룬을 떨군 곳까지 가는 것도 힘들고 귀찮지 않나. 그래서 강적이 있다거나 하는 부분에 일종의 리트라이 포인트를 만들어서 죽으면 바로 근처에서 부활할 수 있도록 해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했다.


Q. 테스트 버전과 제품판은 어떤 차이가 있나.

이것저것 많이 바뀌었다. 플레이버 텍스트의 경우에도 임시 텍스트가 제법 많았는데 그런 부분도 다 바뀌었고 적의 배치도 일부 변경됐다. NPC의 경우 테스트에선 볼 수 없었던 NPC를 만날 수도 있다. 이런 걸 제외하면 기본적인 플레이 요소는 큰 차이가 없다.


Q. 전작들과 달리 오픈필드인 만큼,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레거시 던전은 점프 액션이 추가된 걸 고려해서 새로 레벨 디자인했지만, 기본적으로 전작들의 문법을 따라 만들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필드에 대한 부분이었다. 우리로서는 첫 도전이어서 고전했다고 해야 할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중간에 많이 바뀌기도 했는데 개발 초반 필드는 평탄하고 단순했다. 그런데 만들다 보니까 너무 심심한 것 같고 개발자들도 그런 걸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점점 필드도 입체적이고 고저차가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게임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넓은데 심심하면 최악이지 않나. 그렇다고 너무 빡빡하게 만들어서 전투를 계속 치르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부분이어서 질리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그런 걸 마지막까지 조정했다.



Q. 게임 플레이에 큰 변화를 줄 영마를 추가한 이유가 궁금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기엔 말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넓은 필드로 인해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이동 수단이 필요했다. 이 두 가지를 충족한 게 바로 영마의 존재다. 여기에 더해 영마를 활용할 때에도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2단 점프를 넣어서 경쾌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했으며, 부르면 바로 올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