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업계도 또 없다. 장르는 물론이거니와 온갖 기술, 사업 아이템들이 등장했다가 또 빠르게 사라진다. 한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몰고 왔던 오토배틀러의 인기는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미래 먹거리이자 혁신의 대명사였던 VR/AR 역시 오래도록 정체기를 겪었다. 물론, 그러한 격랑 속에서 살아남아 빛을 본 케이스 역시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는 구독형 모델을 들 수 있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과연 구독형 모델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두 궁금해했다. 게임은 사는 게 당연한 때였고 게임사에게 있어서도 이득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현재, 구독형 모델은 이제 게임사의 확실한 BM으로 자리매김했다. 선두에 선 MS 게임패스의 경우, 매년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제는 인디, 중소규모 게임사만이 아닌 메이저 게임사의 AAA급 게임들 역시 게임패스에 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독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서비스로 각광받았던 클라우드 게이밍은 어떨까. 최근 가상화폐의 인기로 인해 그래픽카드 매물이 동나면서 일부 게이머들의 시선이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향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도약의 기회인 걸까. 매년 발전하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그 많던 클라우드 게이밍은 어디로 갔을까?


클라우드 게이밍에 있어서 2019년은 여러모로 중요한 해다. 그해 GDC에서 구글은 비밀병기 '스태디아'를 공개했다. 게이머와 게임사 등 모두의 눈이 스태디아에, 그리고 클라우드 게이밍에 쏠렸다. 아직은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만 여겨졌던 클라우드 게이밍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클라우드 게이밍은 단숨에 실용화를 눈앞에 둔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스태디아에 대한 관심은 곧 게임사들의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스태디아에 앞서 클라우드 게이밍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하고 있었던 엔비디아는 지포스 나우를 더욱 업그레이드 하는 등 투자에 박차를 가했고 MS 역시 콘솔 클라우드 게이밍 '엑스클라우드(現 게임패스)'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등 영향력을 넓히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즈음이었다. 엔비디아와 MS, 그리고 스태디아가 클라우드 게이밍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와중 다른 게임사들 역시 하나둘 자체 클라우드 게이밍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1인자이자 AWS 서버로도 익숙한 아마존은 '루나'를, 중국의 텐센트는 '텐센트 스타트'를 공개했으며, 소니 역시 자사의 클라우드 게이밍 'PS NOW'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구글이 스태디아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던 클라우드 게이밍 전쟁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클라우드 게이밍은 예상했던 모습과는 썩 다른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로는 스태디아의 부진을 들 수 있다. 구글이라는 거대한 배경과 시장의 관심, 그리고 그러한 관심을 등에 업고 스타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며, 단숨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처럼 여겨졌던 스태디아는 그러한 기대와는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니, 사실상 실패한 모습이다. 영입했던 스타 개발자들은 하나둘 스태디아를 떠났고 스태디아를 견인할, 그리고 희망이 될 거라고 여겨졌던 독점작들은 개발이 중단됐다. 그렇게 스태디아는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 워싱턴 포스트 게이밍의 위 영상은 스태디아의 태생적인 한계를 보여주며, 다른 의미로 화제를 모았다

스태디아가 실패한 원인은 단순하다. 첫 번째 이유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알파이자 오메가랄 수 있는 네트워크 성능이 아직 이를 완벽하게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리모트 플레이의 확장 개념으로 네트워크가 조금이라도 불안정해지면 게임의 퍼포먼스(그래픽, 프레임, 인풋렉)가 떨어진다. 승부를 결정지을 절체절명의 순간, 실력이 아닌 한순간의 렉으로 지는 상황은 그 어떤 게이머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물론, 이것만이 이유인 건 아니다. 네트워크 성능은 결국 모든 클라우드 게이밍들이 가진 태생적인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세우거나 자체 압축 포맷을 만드는 등 그 간극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태디아가 몰락한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스태디아의 태생에 기인한다. 스태디아는 클라우드 게이밍인 동시에 독립된 플랫폼(ESD)다. 혹자는 스팀을 두고 게임은 하는 게 아니라 모으는 거라고 하지 않던가. 실제로 게임 좀 해봤다 하는 게이머라면 스팀에 게임을 쌓아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스팀에 아무리 많은 게임이 있어서 스태디아에선 무용지물이다. 아무리 베이직 버전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도 결국, 게임을 사야 하니 게이머에게 있어선 이중지출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 스태디아는 독점작 개발이라는 노선을 포기, 클라우드 게이밍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스태디아가 시쳇말로 '망한' 건 아니다. 여전히 서비스 중이고 파 크라이6,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등 최신 게임들 역시 꾸준히 입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2020년 후반에 나온 사이버펑크 2077의 고사양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고사양 PC나 차세대 콘솔이 없는 경우 스태디아가 그 대체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그럼에도 스태디아의 전망은 밝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결국 플랫폼으로서 이렇다할 매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베이직 버전은 게임을 사야 한다고 했지만, 이 문제는 월 9.99달러의 프로 버전을 이용하면 해결된다. 클라우드 게이밍과 구독형 모델이 합쳐진 프로 버전을 사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스태디아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스태디아를 견인할 흥행 타이틀의 부재다. 앞서 스타 개발자들을 스태디아가 영입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흥행 타이틀을 만들자는 것. 그러나 그 도전은 실패했다. 그 결과, 스태디아는 어정쩡한 형태가 됐다. 독점작도 없고 다른 플랫폼에 있는 킬러 타이틀도 없다. 남은 건 9.99달러면 250여개의 게임을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무제한 즐길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엑스클라우드나 지포스 나우와 비교가 안 된다는 점이다. 월 11,900원으로 게임패스 얼티밋을 구독하면 Xbox의 영원한 맏형이자 믿을맨 헤일로 시리즈를 비롯해 EA Play 멤버십이 제공되고 유비소프트의 게임들도 즐길 수 있다. 최신 게임은 물론이고 스태디아가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킬러 타이틀 또한 출시와 함께 게임패스에 탑재된다. 스태디아와 비교해 모든 점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 텐센트 스타트는 킬러 타이틀은 커녕 변변한 타이틀도 없다

그렇다면 루나나 텐센트 스타트, 그리고 PS NOW는 어떤 상황일까. 텐센트 스타트의 경우 텐센트라는 든든한 뒷배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클라우드 게이밍의 핵심이랄 수 있는 네트워크 성능과 관련해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혹평을 쏟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가운데 퍼포먼스가 가장 낮다는 게 중론으로 사실상 경쟁 상대로도 취급하지 않는다.

PS NOW 역시 비슷하다. 2019년, 한창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시끄러울 당시 이를 의식한 듯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기도 했으나 그뿐이었다. 그 이상의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2021년 1080p로 해상도를 업그레이드하고 스파이더맨 모랄레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의 출시를 알리는 등 투자 강화를 발표했으나 여전히 인지도는 낮다. PS NOW가 이처럼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지금까지는 전부 PS3 게임 등 구작들만 지원했기 때문이다. 신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굳이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구작까지 하는 게이머는 극소수다. 더욱이 서비스하는 지역이 한정적이란 문제도 있다. 결국, 클라우드 게이밍이 어느 정도 알려진 지금도 PS NOW를 아는 게이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나마 두각을 나타낸 건 루나다. 스태디아와 비슷한 클라우드 게이밍과 구독형 모델이 합쳐진 형태로 자체 제공하는 게임들에 더해 유비소프트와 협력해 유비소프트의 신작들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엑스클라우드, 지포스 나우와 비교하면 아쉬운 점도 더러 보이지만, 꾸준히 신작들을 내고 있다는 점과 아마존이 자랑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고려하면 향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 삼성은 게이밍 허브를 통해 다양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올해 CES에서 흥미로운 소식들이 공개됐다. 삼성과 델이 클라우드 게이밍에 관심을 가진다는 소식이었다. 삼성은 자사의 스마트 TV에 적용되는 '삼성 게이밍 허브'를 공개했다. 게이밍 허브는 말 그대로 클라우드 게이밍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으로 CES에서 공개한 이미지를 보면 지포스 나우, 스태디아, 유토믹(Utomik)이 올라간 걸 볼 수 있다. 삼성이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델이 공개한 '컨셉 닉스'는 완전한 의미에서 클라우드 게이밍은 아니다. 컨셉 닉스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가정에 설치하는 서버와 휴대용 컨트롤러다. 데이터 서버를 이용한 기존 클라우드 게이밍과 달리 가정 내 설치한 서버를 통해 게임을 실행하기 때문에 집 안에서는 다양한 기기로 여러 명이서 고사양 게임을 즐겨도 10ms 이하의 레이턴시를 자랑한다. 좁은 의미에서의 클라우드 게이밍이지만, 레이턴시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삼성과 델의 행보는 여전히 IT 업계에서 클라우드 게이밍을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 클라우드 게이밍의 패권, 누가 차지할까?


지지부진한 스태디아와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루나, 그리고 클라우드 게이밍의 선봉에 선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 나우. 과연 패권을 차지할 곳은 어디가 될까. 일단 스태디아와 루나는 다소 뒤쳐져 있다. 가장 중요한 킬러 타이틀의 부재가 뼈아프다. 앞으로도 꾸준히 신작들을 입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구글과 아마존이라는 IT 공룡이라는 뒷배를 생각하면 아쉬울 따름이다.

그나마 루나는 사정이 낫다. 유비소프트와 협력해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을 전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유비소프트의 게임이라고 하면 대체로 돈값은 한다는 평을 듣는 만큼, 나쁠 게 없다. 여기에 아마존에 의지에 따라 더 많은 플랫폼(ESD)와 협력할 가능성 역시 높다. 대표적으로는 EA 플레이를 들 수 있다. EA의 구독형 모델로 게임패스에 포함되어 있는 만큼, 루나와 협력하지 말란 법도 없다.

지포스 나우의 약진은 놀라울 정도다. 비록 구독형 모델을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게이머에게 있어서 최상의 클라우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 서비스에 맞춰서 온라인 게임도 지포스 나우를 통해 즐길 수 있게 하는가 하면 최근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그래픽 카드 대란으로 인해 최신 게임을 즐기고 싶지만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유저들을 위해 초고사양 요금제를 새로 추가했다.

▲ 출처 : ElAnalistaDeBits 유튜브

RTX 3080 요금제는 6개월 99달러로 기존의 요금제와 비교해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의 성능을 자랑한다. PC와 맥에서는 1440p 해상도에 120FPS를, 쉴드 TV에서는 최대 4K HDR을 지원하는 등 그야말로 클라우드 게이밍 종결자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물론, 지포스 나우 역시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스팀에 게임이 없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지포스 나우가 제공하는 기능이란 건 결국 클라우드 게이밍 뿐이기에 스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자신의 스팀 계정과 게임이 필요하다. 게임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다는 건 다르게 말하자면 그 게임이 스팀 서버에 깔렸다는 의미다. 즉, 지포스 나우가 지원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스팀 계정에 게임이 있어도 즐길 수 없다. 수백, 수천에 달하는 스팀 게임 가운데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일부밖에 안 된다는 건 아쉬울 따름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이러한 문제가 해결 못 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나날이 지원하는 게임이 늘고 있고 과거 우회법을 통해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은 게임도 하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시간이 지난다면 모든 스팀 게임을 지원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요금제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일정 시간마다 재접속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치명적이다. 무료 버전은 1시간, 파운더스는 6시간, 3080 요급제는 8시간마다 재접속해야 하는데 얼핏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보이지만, 결국 재접속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딘지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 엑스클라우드에 쓰이는 엑스박스 블레이드 서버

게임패스에 탑재된 엑스클라우드는 다소 애매한 모습이다. 게임패스 덕분에 매달 100여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꾸준히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지만 엑스클라우드의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엑스클라우드는 Xbox Series X 서버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이밍이다. 즉, 엑스클라우드가 지원하는 게임들은 어디까지나 콘솔 게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XSX의 성능이 어지간한 최신 게이밍 PC 성능 못지않고 최적화 역시 뛰어나단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이는 반대로 보자면 PC 게임은 즐길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게임패스를 통해 PC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적을지 모르지만, 최근 '레인보우식스 익스트랙션'을 비롯해 '토탈 워: 워해머3' 등의 PC 킬러 타이틀이 게임패스에 합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콘솔 게임만 즐길 수 있는 엑스클라우드는 어딘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콘솔이 없는 게이머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콘솔 게임 대부분을 PC로도 내고 있는 MS의 행보를 생각하면 그 자체가 매리트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엑스클라우드의 전망은 꽤 밝은 편이다. 당장 XSX 서버를 모두 교체하는 건 힘들겠지만, 향후 콘솔에서 PC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MS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클라우드 게이밍이 P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MS 역시 얼마든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당장의 관건은 얼마나 많은 게임을 입점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핵심이랄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은 결국 특정 기업이 뭔가 특별한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극단적으로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스태디아와 루나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게임들을 빠르게 추가할 필요가 있다. 지포스 나우는 다소 여유롭다. 자체 플랫폼이 아니기에 스팀이 지원하는 게임을 늘리면 될 뿐이다. 엑스클라우드는 이제 PC로도 그 영향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 레이턴시도 적고 게임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클라우드 게이밍 왕좌에 가장 근접한 건 지포스 나우다
(출처 : EDPZ Gaming 유튜브)



■ 클라우드 게이밍, 시간이 약이다

아직도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클라우드 게이밍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조금씩 침투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은 본가에 들를 때면 업무용 노트북을 가지고 지포스 나우로 로스트아크를 할 정도다. 심지어는 군단장 레이드까지 한다. 이처럼 클라우드 게이밍은 아직 대중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네트워크 환경이다. 지연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 궁극적으로는 PC로 게임을 할 때와 같은 경험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게이밍을 서비스하는 기업들 역시 각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고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해 각종 압축 포맷을 만든다거나 각지에 데이터 전송을 위한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중이다. 기술적으로도 매년 발전하고 있다. 국내의 민코랩스가 개발 중인 아우토반 클라우드 게이밍의 경우 초저지연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을 적용해 일부 게임의 경우 PC로 할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 국내에서는 민코랩스가 아우토반 클라우드 게이밍을 개발 중이다

이와 더불어 네트워크 기술 자체의 발전 역시 클라우드 게이밍의 미래를 더욱 밝게 전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은 매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결국, 압축 포멧을 개발하고 초저지연 기술을 적용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네트워크 성능으로 인한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네트워크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9년 클라우드 게이밍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 이유 중 하나로는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를 1/100초의 초저지연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광고한 5G 네트워크가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5G 네트워크로 인해 클라우드 게이밍의 약점인 네트워크 환경이 단숨에 개선되리라 여긴 것이다. 비록 기대와 달리 5G 네트워크가 클라우드 게이밍에 극적인 변화를 주진 못했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현재진행형이란 점이다. 초창기 건물 안에서는 쓸 수 없다던 5G는 이제 4G를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계속 발전 중이란 의미다.

2019년 스태디아가 쏘아올린 클라우드 게이밍은 지금, 게이머들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클라우드 게이밍의 전망이 무작정 어둡다고 하긴 그렇다. VR/AR 역시 오래도록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메타버스라는 흐름을 타고 다시금 도약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

▲ 스태디아가 꿈꿨던 미래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고무적인 건 클라우드 게이밍이 가야할 방향성과 목표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적어도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어려운 몇몇 미래 먹거리와 달리 클라우드 게이밍은 누구나가 예측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대중화 역시 멀지 않았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