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금 1조 5천억 원에 넥슨 지분 5%를 취득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ublic Investment Fund, PIF)가 이번에는 엔씨소프트 주식 매수에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PIF는 엔씨소프트 총 발행주식의 6.69%인 1,468,845주의 지분을 취득했다. 엔씨소프트의 이날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주식 가치는 7,93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주식 취득을 통해 PIF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엔씨소프트 주식 보유비율 11.97%), 2015년 상호 주식 지분 투자를 통해 엔씨소프트 주식을 가지고 있는 넷마블(8.89%), 국민연금공단(8.39%)에 이어 엔씨소프트 4대 주주에 올랐다. 다만, PIF 측은 이번 주식 매수 목적으로 단순투자를 꼽으며 경영 참여보다는 주식 보유에 따른 기본 보장 권리만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들인 시기와 방식은 앞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된 넥슨과 캡콤 때와 비슷했다. PIF는 계열회사인 The Saudi Fourth Investment Company로 26일 엔씨소프트 주식의 4.97%인 109만 주를 취득했고 이튿날 9만 주를 더 사들여 총 주식 5%를 넘겼다. 이에 대량보유 보고제도에 따라 PIF는 보고의무가 발생했다. PIF는 이후에도 28일과 설 연휴가 끝난 3일과 4일, 그리고 이번 7일과 8일까지 10만 주 미만의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앞서 PIF는 비슷한 시기 장내 매수를 통해 3일 넥슨 지분 5.02%, 4일 캡콤 지분 5.05%를 취득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4,800억 달러(한화 약 57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로 사우디아라비아 주 정부의 자금을 대신 투자하고 있다. 특히 PIF는 평소 엔터테인먼트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낸 모하메드 왕세자의 뜻을 반영해 여러 게임사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6일 범 국제 게임 및 e스포츠 회사인 Savvy Gaming Group를 출범한 바 있는 PIF는 엔씨소프트에 앞서 넥슨과 캡콤 외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SNK, EA, 테이크투 등 다양한 게임사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긴 인수전 끝에 EPL 클럽인 뉴캐슬을 인수하며 구단을 리그 최대 자산 규모의 팀으로 변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