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엔씨


엔씨는 지난 2월 개발 중인 신작 게임 5종의 티저 영상을 공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신규 IP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엔씨가 이번에는 TL(Throne and Liberty)과 프로젝트E의 새로운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2022년 하반기 글로벌 동시 출시 예정인 TL은 콘솔과 PC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작품이며, 2월 공개한 티저 영상에서 동양풍 비주얼로 눈길을 끈 프로젝트E는 엔씨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신작이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이후 엔씨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오리지널 IP인 TL, 그리고 TL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IP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E가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지 개발진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 (좌) 최문영 PDMO(Principal Development Management Officer), (우) 안종옥 TL PD


지난 2월 공개한 신작 5종은 기존 엔씨가 선보인 작품들과는 다른 게임성과 장르로 화제를 모았다.

최문영 : 사실 엔씨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번 신작 발표를 통해 그 변화와 전환에 관한 노력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MMORPG 개발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여러 기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글로벌 시장도 적극 개척하려고 한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한 신작들은 MMORPG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얄, 수집형 RPG 등 다양한 장르에 포진해 있다. 이 모두를 글로벌 시장을 통해, 그리고 콘솔·PC·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것이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공개하는 과정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한창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외부에 공개하는 일이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최문영 :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엔씨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변화의 씨앗들을 길러내고 있었는데 그동안 소개할 기회가 적었다. 2월에 처음 공개한 신규 IP들의 다양한 영상도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IP도 기획, 개발 단계부터 고객과 다방면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함께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변화를 모색하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

최문영 :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유 때문이다. 엔씨는 고객과 시장이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 즉, 고객이 원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유저와 소통하는 기회도 더 자주 만들려고 한다. 개발 과정을 공개하면서 파생되는 콘텐츠들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TL은 공개된 IP 중 가장 낯설지 않은 프로젝트다. 기존에 'The Lineage'로 소개되었던 IP였기 때문이다.

최문영 : 3년 전 봄이었던 것 같은데, TL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IP로 ‘Throne and Liberty’를 구체화하게 되었다.

안종옥 : 맞다. TL은 리니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원래 목표도 ‘차세대 리니지를 만들자’였다. 하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게임 트렌드에 맞춰 원작의 시스템이나 콘텐츠 중 많은 것을 각색하거나 빼야 했다. 그러다 보니 게임성도 원작과 점점 달라졌다. 결정적으로 스토리를 완전히 새로 썼는데, 이 작업이 끝나고 보니 개발 팀 안에서도 ‘이걸 굳이 리니지라고 해야 하나?’라는 의문들이 생겼다. 그래서 새로운 스토리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다. 여기에는 리니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개발 팀의 의지 또한 담겨 있다.


오리지널 IP로써 TL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안종옥 : TL은 PC와 콘솔을 기반으로 차세대 MMO가 보여줘야 할 가치들을 원점부터 새로 고민하면서 만든 프로젝트다. 유저들이 뛰어노는 세계를 얼마나 몰입감있게 설계하느냐에 많은 공을 들였다. 많은 분들이 TL의 월드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환경을 구축했다.

일례로 필드플레이를 단조롭지 않게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있었다. 같은 지역이라도 날씨가 바뀌면서 지형이 변하기도 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바꾸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몹들과 조우하게 될 수도 있다. 사냥하는 방식과 목적도 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필드와 환경, 플레이어,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같은 지역이라도 여러 가지 양상으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다양한 변수가 다채로운 플레이를 만들어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TL의 타깃층은? 글로벌 출시를 앞둔 만큼 준비한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안종옥 : 다소 이상적이지만, 순수하게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로 어필하면 세대나 지역 등의 경계 없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엔씨가 놓친 부분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 이를 중점적으로 보완하며 TL을 만들었다. 딱히 동서양을 나누거나 특정 타깃을 겨냥하지 않았다.


TL의 핵심 콘텐츠는 무엇인가?

안종옥 :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연성 있고 탄탄한 체계를 갖춘 세계관이다.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으며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살아가는 게임 속 세계관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스토리와 세계관이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되도록 하기 위해 주로 콘솔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플레이 도구와 연출 기법을 활용했다.


다른 하나는 도전 콘텐츠다. 엔씨의 기존 게임은 플레이어들의 경쟁에 집중한 콘텐츠가 많았다. 물론 특정 계층과 지역에서는 피를 끓게 만들고, 그만큼 강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플레이어가 경쟁을 통해 정점에 도달하는 것보다는 잘 설계된 도전 과제를 극복하는 것을 더 흥미로워한다. 그래서 TL을 만들 때 이러한 도전 콘텐츠들을 다수 배치하려 했다. 특히 보스 몬스터를 공략할 때 이런 점들을 잘 느낄 수 있는데, 여러 플레이어가 각 보스의 특징과 기술을 잘 파악하고 각자의 능력을 잘 활용해서 협동해야만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동물로도 변신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콘텐츠를 적용한 배경은?

안종옥 : TL 월드의 레벨 디자인은 두 가지에 집중했다. 하나는 모든 공간을 심리스(Seamless)하게 연결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모든 공간을 플레이어가 입체적으로 느끼도록 구성해 이 공간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간감을 위해서는 순간이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줄이고, 속도감 있게 고저 차를 넘나드는 이동 방식들을 고안해야 했다. 우리는 그 해답을 동물에서 찾았다. 육상, 수상, 공중에서 특화된 여러 동물로 변신하여 이동할 수 있고, 각 동물들의 이동 기술들을 잘 활용해야 탐험이 가능한 지역도 있다. 좀 더 알려드리자면, 동물로 변신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태울 수도 있다.


게임 속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이런 곳곳의 요소가 몰입감을 더해주는 것 같은데, 그 밖에 TL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안종옥 : TL에서는 낮과 밤, 비와 바람 같은 환경 요소들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단순히 배경화면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잘 인지하기 어렵지만 캐릭터들이 성장할수록 점차 환경 요소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예를 들면 활을 쏠 때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사거리에 영향을 주고, 비가 올 때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을 사용하면 맑을 때는 단일 대상으로만 공격하는 스킬이 광역 스킬로 바뀌기도 한다.

지형에 영향을 주는 것들도 있다. 공성전에서는 성에 잠입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 그 중에는 성의 지하 하수구를 통과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곳은 비가 올 때 물이 차서 사용할 수 없는 루트로 바뀔 수도 있다. 반대로 플레이어가 환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정 조건을 갖추면 플레이어가 일식이나 비바람을 일으키는 등 자신이 필요할 때 환경을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종옥 : 지금까지 보아온 MMO와는 조금이라도 다르고 신선한 MMO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준비했다. 이번에 선보인 영상도 실제 테스트로 플레이한 신들을 장면 그대로 담았다. 솔직 담백하게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변화하는 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다.

최문영 : 기획 단계부터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느낀 점은 플레이어들의 바람이 매우 구체적이고 다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시장은 어느 시장보다도 성향이 빠르게 바뀌며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더욱 고객들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적극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다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TL을 비롯해 프로젝트E, 그 밖에 엔씨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행보를 기대하며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TL의 세계관은 엔씨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오리지널 스토리다. 이 세계관을 이야기하려면 프로젝트E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지난 2월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프로젝트E와 세계관을 공유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궁금하다.

한구민 : TL의 세계관은 LIGHTBOX House에서 작업했다. LIGHTBOX House는 새로 기획된 IP의 대략적인 이야기 콘셉트를 받은 후 개발 부서와 논의하며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TL의 세계관을 구축할 초기 때부터 이 세계관에서 여러 줄기의 다양한 이야기가 파생되어 다른 IP에도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계관의 큰 축을 아주 세심하게 설정했다. 현 시점에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사실 너무 먼 창세기부터 시작해 여러 굵직한 사건을 꼼꼼하게 구성했다. 행성 전체의 지도도 공간과 시간, 기후 등을 고려하며 만들어 나갔다.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언뜻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유연주 : TL과 프로젝트E는 새롭게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관, 즉 같은 행성이지만 서로 다른 두 대륙에서 펼쳐진다. TL은 서양 중세 콘셉트의 솔리시움(Solisium) 대륙이, 프로젝트E는 동양 중세 콘셉트의 라이작(Laisak, 가칭) 대륙이 중심이다.


어떤 방식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유연주 : TL과 프로젝트E가 같은 행성에 기반한 만큼 플레이 시간대 역시 동일하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한 중력이나 생태적 특징은 물론 마법 같은 판타지적 기원도 같다. 다만 대륙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문명과 역사의 특징이 다르다. 같은 행성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 또한 두 게임 속에서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며 진행되기 때문에 더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LIGHTBOX House (좌) 유연주, (우) 한구민


두 게임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핵심 서사는 무엇인가.

한구민 : 두 가지의 코어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신을 봉인하려 한 사건이다. 고대 신들의 전쟁 당시 마력석 ‘실라베스의 별’에 실라베스를 봉인하려 했던 시도가 결국 실패하여 강력한 에너지를 응축한 봉인석이 산산이 부서져 행성의 여러 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그 결과 TL에서는 흩어진 실라베스의 별을 서로 차지하려는 전쟁의 역사가 파생된다. 프로젝트E에서는 거대한 실락성(TL의 ‘실라베스의 별’과 같음) 몇 조각이 대륙에 떨어지면서 4개의 하늘섬과 1개의 신비호, 신수와 신목 같은 신성체들이 태어나는 등 대륙에 영향을 주게 된다.

두 번째는 바로 전쟁이다. 인간은 엘프에게 마법을 배우고, 이 마법으로 엘프와 전쟁을 벌인 역사가 있다. 또한 오크들은 부족을 통합하기 위해 대규모 전쟁을 벌인다. 이런 전쟁들 때문에 어떤 종족들은 기존에 살던 터전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E의 라이작 대륙에서 엘프는 ‘니르바’, 오크는 ‘야차’로 이름을 바꾸고 살아가게 된다.) 이것이 두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또 다른 역사적 사건들과 이어지게 된다.



TL과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설정 덕분에 티징 영상 공개 이후 프로젝트E에 대한 관심도 매우 뜨거워졌다. 프로젝트E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기 전에 간단히 소개해달라.

유연주 : TL 이후 동일한 세계관의 코어로 만들 두 번째 IP를 고민하다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동양 콘셉트의 비주얼 프로젝트와 협업이 결정되었다. 그래서 ‘동양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서 세계관을 정립하자’라는 방향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프로젝트 이름에도 Eastern을 의미하는 E가 붙은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한국풍의 모습이 보이는데, 추후 16주(국가)를 구성하여 동양의 다양한 역사, 생태, 비주얼 레퍼런스를 고려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그렇다고 서양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판타지가 가미된 프로젝트E의 세상 속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모습이 아름답게 융합되어 펼쳐질 수 있도록 주력했다.


끝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한구민 : LIGHTBOX House에서 기획한 수십, 수백 개의 콘셉트들이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소수여서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엔씨에 세계관을 개발하는 조직이 있고, 앞으로도 보다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함께 논의하며 탄탄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