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스트리머 사이에 마작 열풍을 불러온 '작혼' (출처: 따효니 유튜브)

마작,

그간 국내 유저 다수가 듣기는 여러 차례 들었는데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그런 게임이었다. 일본 만화에서는 심심치 않게 나오니 어떤 건지는 대략적으로 알지만, 마작 만화가 아니고서야 규칙부터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일은 없으니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 그런 작중 장치 정도라고 할까. 리치, 론, 대삼원, 국사무쌍 이런 말을 듣다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무슨 외계어 같이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런 게 이어지다보면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그냥 이런 게임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거나, 혹은 대체 뭔 게임인지 좀 더 깊이 파보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 후자였다. 그것도 꽤나 어려서부터 그랬다. 학창시절 때 용돈 모은 걸로 마작 서적하고 마작패를 직접 산 것도 모자라서 학교에 그걸 들고 가서 애들 모아서 해보자고 했었으니까. 그렇지만 오프라인의 한계로 결국 마작은 하는 방법만 알고, 나중에 온라인 마작이나 모바일 마작 몇 판 하는 정도에 그쳤었다.

▲ 학창 시절에 산 국표 마작패와 페이트/엑스텔라 링크 한정판 부록 마작. 사두고서 별로 안 써본 건 함정....

그러던 상황이었다가 갑자기 몇몇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일반 유저들에게도 마작이 널리 퍼지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롭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마작이라는 게임이 금방 손에 익고 친해지는 그런 게임은 아니다보니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게임하는 걸 보고 있어도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저런 걸 재미있어할까, 이런 의아함이 들지도 모르겠고.

재미는 개개인의 기호 문제이니 차치해두고, 마작이 과연 어떤 게임이고 지금 스트리머들이 하는 건 그 중에 어떤 룰인지, 또 하는 방법은 어떻게 되나는 객관적인 영역이니 설명은 가능하다. 아마 쭉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지켜본 사람들이면 처음에 좌충우돌하면서 배우는 과정을 같이 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 방송을 보고 입문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마작의 기본 정도만 짚고 가는 게 어떨까.

▲ 리치 마작은 오프로 해본 적이 없어서 국표 마작룰로 했지만......온라인은 다르다 온라인은



■ 마작, 어떻게 하는 건가요?


보통 이런 글을 보게 되면 역사나 기원 같은 것부터 고루하게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니 넘어가자. 보통 직접 하기보다는 스트리머 방송만 보고 뭐가 어떻게 판이 흘러가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대강 알아보고 싶은 게 우선일 테니 말이다. 그러자면 우선은 기본적인 게임 방식부터 짚는 게 중요할 것이다.

과연 마작은 대체 어떻게 승패를 가리고, 패는 몇 개나 쓸까? 어떤 패를 쓸까? 플레이 방식은 어떻게 되고 점수는 어떤 식으로 계산하는 걸까? 만화나 방송에서 누가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질문부터 먼저 나오기 일쑤다.

마작이 4명이 필요하다는 건 그간 매체에서 매번 나오는 모습이었으니 마작을 들어본 사람이면 감각적으로 알 것이다. 플레이 방식은 화투와 유사하게 자기 턴이 되면 쌓여있는 패, 마작 용어로는 산이라고 쓰는 그 공간에서 하나 가져가야 한다. 그런 뒤에 패가 완성되면 이기고 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자신의 패 중 하나를 무조건 버린 뒤 자기 시점에서 반시계 방향에 앉아있는 상대방에게 턴을 넘기는 식이다.

▲ 게임 내에서는 간단하게 표현됐지만

▲ 실제로는 중앙에 뒤집어둔 패를 자신의 턴에 가져온 뒤 패를 하나 버리고 턴을 넘기는 식으로 진행된다

패를 완성시키는 방법은 쉽게 숫자로 설명하면 3-3-3-3-2, 이런 양상이 된다. 그 중 3은 같은 종류의 패를 순서대로 3개 모으거나(슌쯔) 혹은 완전히 똑같은 패를 3개를 모으는 트리플(커쯔)로 한 조를 완성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나머지 4개 조를 구성하고, 나머지 2개는 서로 동일한 패가 되어야만 패가 완성되는 것이 기본 방식이다. 여기에 같은 패 두 개를 모은 것을 도이쯔 혹은 머리패, 나머지 3개씩 조를 짠 패를 멘쯔 혹은 몸통이라고 부른다.

이를 완성하는 방법은 패의 산에서 가져오거나, 혹은 남이 버린 패를 가져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남이 버린 패를 하나 가져와서 순서대로 3개가 된 몸통을 완성한 걸 치, 같은 패 3개를 완성한 걸 펑이라고 하며, 이는 점수 계산할 때, 그리고 역을 내느냐 못 내느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갖고 와서 완성한 몸통은 따로 빼서 상대방에게 보여줘야 한다.

▲ 손에 패가 13개인 상태에서 패를 가져오고 버리기를 반복하면서 몸통과 머리를 완성하고

▲ 산 혹은 상대방이 버린 패를 가져왔을 때 3/3/3/2가 완성되면 (거의) 이긴다

패의 종류는 동서남북백중발이 각각 한 자씩 써있는 자패와 카드처럼 문양은 제각각 다르지만 1부터 9까지 있는 수패로 나뉜다. 수패는 또다시 만수패, 통수패, 삭수패 세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만 자가 써있으면 만수패, 동그라미가 그려진 건 통수패, 대나무가 그려진 건 삭수패로 불린다. 4인을 기준으로 게임이 구성된 만큼 모든 패는 동일한 것이 4개씩 있으므로 수패는 108개, 자패는 28개, 보너스패 8개로 총 144개다.

▲ 마작에 사용되는 패들.jpg, 꽃패는 중국 마작, 우리나라 마작에선 보너스 점수를 주나 리치 마작에선 안 쓴다

뒤에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스트리머들이 주로 하는 마작이나 일본 만화에서 소개되는 마작인 리치 마작 룰에서는 보너스패를 쓰지 않기 때문에 136개 패를 쓴다고 보면 되겠다. 혹시라도 중국 마작이나 우리나라 마작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보너스패는 버리고 새로 패를 산에서 가져와야 한다. 그 자체로는 점수가 없지만, 나중에 자신이 이기게 되면 패당 1판씩 점수를 보너스로 받는 말 그대로 보너스 개념이다.




■ 멘젠, 펑, 쓰모, 치, 리치, 도라는 뭐지? 간단한 용어 정리

▲ 슌쯔, 커쯔, 화료 등등,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말이 좀 많긴 하다(출처: 옥냥이 유튜브)

최근 스트리머들이 하는 마작은 작혼, 즉 리치 마작 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리치'라는 말과 '론'이라는 말은 수도 없이 보고 들었지만, 정작 어떤 것인지 대충 지레짐작으로만 보기 일쑤였다. 더군다나 그리고 국내에 마작이 들어올 때 중국 마작과 리치 마작이 둘 다 들어왔다가 대중적으로 흥하지 못한 상태고, 리치 마작도 중국 용어를 일본식으로 바꾸거나 혹은 중국어 발음을 거의 최대한 그대로 쓰다보니 용어 자체가 입에 잘 붙지가 않는다.

물론 게이머라면 게임을 할 때 기본적인 용어나 개념을 숙지해야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간 오프라인으로 마작 영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이론과 실제, 머릿속과 현실은 다르지 않던가. 알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혹은 귀찮음이 밀려오기 일쑤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정보를 보게 되면 혼선이 오거나 의욕도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영업이 성공했던 사례(?)를 떠올려보면 일단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부터 알려준 뒤, 몇 판 같이 하거나 옆에서 훈수를 두면서 대강 감을 잡게 한 이후에 고급 용어나 룰을 설명해주는 방식이었다. 당장에 좋아하는 작품에 나오는 마작의 고급 용어나 상황을 빨리 이해하고 싶은 유저에겐 좀 답답할 순 있겠다. 그래도 게임을 하던 짬밥이 있으면 기본 흐름을 알고 난 뒤엔 금방 적응하는 모습을 많이 봤으니, 아주 간단한 기초 용어는 훑어보고 넘어가는 걸 권한다.

▲ 작혼이 흥행하는 이유 중 하나, 마작 룰을 정말 간단하게 잘 설명했으니 튜토리얼은 꼭 보고 넘어가자


■ 쓰모

마작하는 방법을 설명할 때 무더기에서 패를 하나 가져온 뒤 자신의 패를 버리는 절차를 거친다고 했는데, 이때 패를 가져오는 것을 일컫는 말이 '쓰모'다. 쓰무, 쯔모라고도 하고, 이렇게 패를 가져왔을 때 나는 것을 '쓰모허'라고 하지만 보통 줄여서 쓰모라고 부른다.



■ 치, 펑, 밍깡

남이 버린 패를 가져와서 순서대로 3개 패 조합을 완성한 걸 치, 동일한 패 3개 조합을 완성한 것을 펑, 동일한 패 4개를 모은 것을 밍깡이라고 부른다. 단 치는 9-1-2처럼 역순은 성립하지 않는다.


■ 안커, 안깡

쓰모로 동일한 패 3개로 몸통을 만들었을 때가 안커, 동일한 패 4개를 모았을 때는 안깡이 된다. 리치 마작에서는 안깡이 되면 자신이 그 패를 다 갖고 있는 셈이라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 수 있게 4개를 나란히 놓고 양옆 혹은 가운데 두 개 패를 거꾸로 뒤집어서 안깡 표시를 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 마작에서는 안깡을 한 패는 따로 빼놓되, 어떤 패로 안깡을 했나 공개하지는 않는다.


■ 멘젠

멘젠은 치나 펑, 밍깡을 하지 않아서 상대방에게 패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이다. 즉 쓰모만 계속 한 상태로, 그렇게 쭉 판을 이어가다가 쓰모로 패가 완성이 되면 '멘젠 쓰모'로 1역이 나온다. 임팩트 있는 패 위주로 말하는 만화나 매체 특성상 저점인 멘젠 쓰모는 짧게 줄여서 쓰모 이렇게만 말해버리고 넘어가버리는 일이 왕왕 있어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치나 펑, 깡을 하지 않은 게 멘젠이고 쓰모는 남이 버린 패가 아닌 산에서 패를 가져오는 것이나 혹은 그렇게 해서 난 것을 의미한다.


■ 텐파이

텐파이는 패 하나만 알맞게 나와주면 바로 완성이 가능한 상태를 일컫는다. 따로 용어를 지칭하는 이유는, 텐파이가 되어야 마작 만화나 게임에서 흔히 봤던 '리치'를 부를 수 있을뿐만 아니라 화료가 되지 않고 끝난 유국이 되어도 텐파이 유국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점수를 주거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통3이나 6이 나오면 화료가 가능한 상황이다


■ 화료

마작에서 패를 완성해서 난 것을 의미한다. 이때 패는 족보에 있는 것 어느 하나라도 해당이 되어야만 한다. 오프라인 마작에서는 족보에 나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화료를 선언하면 벌점을 먹지만, 마작 게임에서는 화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선 아예 화료가 안 되기 때문에 벌점을 먹을 일은 없다.



■ 판, 역, 점

화료를 하게 되면 점수를 계산하게 되는데, 이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판, 역, 점이다. 판은 점수를 낼 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단위고, 역은 족보에 있는 패를 뜻한다. 주로 점수를 계산할 때는 판역이라는 용어를 먼저 쓰게 되는데, 그 족보에 나온 패가 몇 판짜리냐에 따라서 앞에 숫자가 붙는다. 화료 후에는 가장 높은 판역만 환산하지 않고 판역을 전부 합산한 뒤 점으로 환산, 상대방에게서 그 점수를 가져오게 된다. 일부 가장 강한 역은 '역만'이라고 하며, 룰에 따라서 다른 역과 합산하지 않거나 합산하기도 한다.


■ 론

론은 상대방이 버린 패로 화료할 수 있을 때 선언하는 단어로, 론으로 화료하게 되면 그 패를 버린 사람에게서만 점수를 뺏어가게 된다. 론이 아닌 쓰모로 화료하면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에게서 점수를 받는다. 남의 패를 가져와서 바로 완성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치, 펑, 밍깡, 론이 겹친 상태에서는 론을 부른 사람이 최우선으로 버린 패를 가져가게 된다. 그 다음에는 깡, 펑 > 치 순으로 우선권이 있다.

▲ 남이 버린 패로 화료했을 때가 론이고, 그 패를 버린 사람이 화료한 사람에게 점수를 다 줘야 한다. 내 점수가...


■ 리치

리치 마작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로, 멘젠 상태에서 패 하나만 맞추면 끝나는 상태가 됐을 때 1,000점을 내면서 선언할 수 있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는 손패를 바꿀 수 없으며, 쓰모로 패를 뽑았을 때 완성되지 않으면 그 뽑은 패를 버려야 한다. 리치를 선언한 상태에서 화료하게 되면 1판역이 추가된다. 리치를 선언했을 때 낸 1,000점은 화료한 사람이 가져가게 된다.


■ 도라

리치 마작에서 사용하는 보너스패로, 중국 마작처럼 별도의 보너스패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에 패산 끝에서 3번째에 있는 패를 뒤집은 뒤 그 패의 다음 숫자에 해당하는 패를 도라로 지정한다. 예를 들어 도라표시패가 3만이면 도라패는 4만이 된다. 도라패를 소지한 상태에서 화료하면 1판을 추가하게 된다.

깡을 할 때마다 도라표시패의 옆패를 열게 되는 것을 깡도라라고 하며, 깡도라패 역시도 깡도라 이후 열게 된 표시패의 다음 숫자패가 된다. 리치를 부르고 화료했을 경우에는 도라표지패 아래에 있는 패를 까서 우라도라 표지패를 보여주게 되며, 화료한 사람이 우라도라패를 들고 있으면 보너스 판을 얻는다. 이외에도 게임에 따라서 빨간 5만, 빨간 5통, 빨간 5삭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화료하게 되면 적도라로 보너스 판을 획득한다.

▲ 오프라인 마작에서는 패산에 '도라표시패'가 나와있지만

▲ 마작 게임엔 도라표시패가 아닌 그냥 도라패가 바로 나온다



■ 점수 계산과 족보는 어렵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자


▲ 일단 족보를 보다보면 외울 게 좀 많긴 하다

아마 마작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면 이 단계까지는 여러 차례 설명을 들었을 것이다. 패를 버리고 가져가면서 조합을 만든다는 그 방식 자체는 마작만의 특별한 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작을 어렵게 만드는 건 원체 많은 패를 갖고 만들어내는 각양각색의 족보 및 이를 완성하기 위한 조건, 그리고 판을 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 있다. 그 중간 단계 없이 패를 어떻게 완성하냐만 갖고서 리치, 론, 쓰모, 도라 이렇게 말하면서 굴러가는 마작판을 바로 이해하긴 어렵다. 앞서 언급된 기본 용어라도 좀 훑어보고 나면 그나마 낫지만, 그래도 이론과 실전은 좀 다르지 않던가.

기본을 익힌 다음 바로 이해해야 할 것은, 단순히 패가 앞서 말한 규칙대로만 완성해서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합을 완성한 뒤 그 조합이 한 개 이상의 족보에 해당되어야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화료라고 표현하는데, 마작은 패가 많은 만큼 족보도 꽤 많아서 화료 조건만 보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아예 보드 게임과 완전 동떨어진 방식은 아니다보니 직접 몇 판 굴려보면 감각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이는 '모르면 맞아야지'랑 비슷한 말이고 라떼는 말이야 이런 뉘앙스까지 느껴지는 발언이니 조언으로는 적합하지 않겠다. 족보 보면서 플레이하다보면 늘지 않아?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마치 격투 게임에서 커맨드표나 콤보 커맨드를 옆에 두고서 플레이하면 된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 격투게임을 할 때 커맨드랑 콤보 보고 익히고 연습하긴 하지만

▲ 실제론 손에 익은 거만 나가는 그런 이치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 족보를 설명하기에 앞서서, 역이 안 나는 주의 사항이나 어찌보면 국민 콤보 같이 역이 나는 방법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고인물 게임의 대표 주자인 격투게임도 커맨드 다 외우라고 하기보다는, 일단 간단한 콤보나 기본기 그리고 섣불리 내밀면 안 되는 기술이나 기본 방어법 같은 것부터 알고 난 뒤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익히고 있지 않던가. 그런 맥락으로 보면 될 듯하다.

그래도 오프라인 마작과 달리, 마작 게임에서는 역이 안 나거나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사전에 지적해주거나 차단해주기 때문에 접근 난이도는 높지 않다. 상대가 패를 버렸을 때 치, 펑, 깡 조건이 되면 바로 이야기해주니 치나 펑, 깡 상황이 아닌 데도 괜히 불렀다가 화료 불가능이 되는 그런 일도 없다.

▲ 이런 건 자동이라 실수할 걱정은 없다

▲ 파판14의 작패유희에서는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버릴 때 위험할 것 같은 패도 표시해준다

마작 게임에서 주로 초보들이 역이 안 나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치'와 '펑', '밍깡'을 함부로 쓰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대가 패를 버릴 때마다 치나 펑 조건이 되면 무조건 유저에게 물어보는데, 그때 자칫해서 눌러버리면 그 뒤로는 치나 펑을 해도 되는 역으로 패를 완성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확신이 서지 않으면 치, 펑, 밍깡을 부르지 말자. 치나 펑, 밍깡 안 쓰고 쓰모만 해서 나는 멘젠 쓰모는 기본으로 1판역이라 화료가 가능하다. 때로는 이미 멀쩡하게 몸통패가 완성된 상황에서 그 몸통패를 다른 역으로 갈아끼우기 위해서 치를 하려다가 안 된 경우도 있을 텐데, 이는 '쿠이카에'라고 해서 반칙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 펑을 함부로 불렀다가 역이 없어서 날 수 없는 상황, 초보들은 보통 이럴 때 막막하다

▲ 이런 걸 튜토리얼에서 강조해주니 꼭 보고 가도록 하자

이와 더불어 '론'이 불가능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혼동하는 사례도 많다. 자신이 버렸던 패와 동일한 패를 상대방이 나중에 버렸다면, 이를 가져와서 론을 할 수 없다. 또한 론을 할 수 있는데 안 하면 자신이 쯔모할 차례가 올 때까지 론이 불가능하며, 리치에서 론 화료가 가능한데 안 하면 그 대국 전체에서 론 화료를 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중 나머지 두 경우는 게임 내에서 처음부터 막아두기 때문에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역이 되나 안 되나 여부는 자신이 맞추기 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실수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역'은 14개 패를 완성했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마작의 역은 하나만 나오는 게 아니라, 조합에 따라 여러 개 합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역은 몸통 하나를 완성해도 적용이 되고, 이런 역들이 이미 자신의 손에 있는 상황이면 치나 펑, 밍깡을 해서 다른 패를 완성해도 점수는 더 적게 받는 것 외에 불이익은 없다.

만일 치나 펑, 드물게 밍깡을 해버린 상황이라면 그때부터는 어떤 역을 노려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 족보를 다 외운다면 고민이 없지만, 족보를 금방 다 외우기는 어려우니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패들이라도 빨리 떠올려봐야 한다. 100%는 아니지만, 그간 마작 초보티를 갓 벗어나기까지 치나 펑을 썼을 때 많이 노렸던 역 몇 개를 소개한다.


■ 탕야오(단요구)

▲ 커헉 탕야오(단요구)가 나기 쉬운 패라는 거 알면서도 당하다니

1과 9, 풍패(동서남북), 삼원패(백발중)을 사용하지 않고 2~8의 수패를 조합해서 화료했을 때 성립되는 패다. 수패의 종류는 섞여도 상관이 없으나, 2~8까지 다 있어야 성립한다. 단 룰에 따라서 치나 펑을 부른 뒤에 성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작 전에 이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국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를 명시하고 진행한다. 작혼에서는 활용 가능하다.


■ 역패

▲ 자패는 특수한 역을 빼면 커쯔만 인정되서 활용하긴 어렵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동서남북백중발, 즉 자패 중 하나를 트리플로 모으면 역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도라와 달리 역패가 완성된 상태에서는 다른 역이 없어도 패 조합이 완성되면 화료가 가능하다.

-삼원패: 백중발 중 하나만 트리플로 모으면 성립

-자풍패: 자신의 위치한 방향과 같은 패를 모으면 성립. 오프라인 마작과 달리 마작 게임에서는 보통 본인 자리 앞에 방위를 표시해주는데, 그 방향과 같은 패로 트리플을 모으면 된다.

-장풍패: 각 국의 장(가장 먼저 시작하는 사람)과 같은 패를 트리플로 모으면 성립한다. 한 판(국)이 끝날 때마다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장을 맡게 되고, 그 뒤에는 동-남-서-북 순으로 장의 방위가 바뀌며, 그에 맞춰서 패를 모으면 된다.

예를 들어 동1국부터 동4국일 때는 동을 트리플로 모으거나 남1국부터 남4국일 때 남을 트리플로 모으면 장풍패가 된다. 장풍패와 자풍패는 중복이 가능해서 동풍전에서 자신이 동쪽인 상황에 동을 트리플로 모은 뒤 화료하면 장풍패와 자풍패 점수가 합산해서 적용된다. 중국 마작은 동1국부터 북4국까지 16국을 진행하지만 리치 마작은 동1부터 동4국까지 하는 동풍전, 이후 남4국까지 하는 반장전이 일반적이다.

▲ 동풍전은 4국만, 반장전은 남국까지 총 8국에 연장전을 하는 개념이다


■ 또이또이

치, 슌쯔 없이 펑을 포함해서 트리플 4개만으로 몸통을 구성하면 성립된다. 펑을 두 번 이상 하면 보통 눈치채기 때문에 노리기가 쉽지는 않으나, 펑이나 커쯔가 될 패가 많을 때 고려해볼 만한 역이다.

▲ 이러면 또이또이 노리는 게 눈에 너무 보이긴 한데...뭘로 또이또이를 노릴지는 버린 패들로 추정해보자


■ 혼일색

▲ '후로'는 치, 펑, 밍깡처럼 다른 사람의 패를 가져오는 걸 통칭하는 말이니, 후로하게 되면 2판으로 계산된다

한 종류의 수패와 자패(동서남북 백중발)만으로 화료하면 성립한다. 수패는 어느 종류든 상관없으나, 다른 종류의 수패가 하나라도 섞이면 나지 않는다.



■ 마작, 구하거나 해볼 방법은 있나요?

▲ 카이지에 나온 건 로컬 룰이긴 하지만, 도박을 다룬 만화에서 자주 소개되다보니 그런 인식도 있긴 했다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결국 마작도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플레이하면서 몸으로 부딪혀봐야 이해하기 쉽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마작을 플레이해볼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마작 게임이 없던 건 아니지만, 카드게임류에 밀릴 뿐만 아니라 일각에선 '도박'이라는 인식도 짙어서 접근하기가 꺼려지기 일쑤였다.

다만 최근 중국 유학생 등이 늘어나면서 일부 보드게임 카페에서는 마작을 준비해둔 케이스가 있긴 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마작을 구하기가 비교적 쉬워졌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리치 마작이 아닌 중국식 룰, 즉 국표 마작이 주류고 쇼핑몰에서 파는 마작도 대부분 국표 마작용으로 구비되어있으니 이는 유의하자. 리치 마작패를 구하고 싶으면 따로 '리치 마작'이라고 검색하는 것이 정확하다.

▲ 그냥 마작만 검색하면 리치 마작은 잘 안 나오니, 리치 마작이라고 정확히 써서 검색하자

리치 마작을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현재 스트리머 사이에서 마작 열풍을 불러온 '작혼'이 있다. 홍콩의 캣 푸드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작혼은 현재 중국과 일본, 글로벌 서버를 운영 중이며 모바일과 웹, 그리고 스팀을 통해서 플레이할 수 있다. 현재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하는 버전은 홈페이지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웹 버전으로,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국내 유저가 직접 만든 한국어 패치를 적용할 수 있다. 모바일과 스팀 버전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며, 특히 스팀 버전은 중국에서만 플레이 가능하다.

▲ 유저 한글패치를 적용하고 게임을 개시하면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

파이널판타지14에서도 마작을 즐길 수 있다. 레벨 15 이상에 '가자, 매혹의 오락장으로' 퀘스트를 완료한 유저는 '다 함께 작패유희' 퀘스트를 골드 소서 입구 광장에서 받을 수 있으며, 그 뒤로 골드소서 작패유희 탁자에서 리치 마작을 즐길 수 있다. NPC 대국 및 등급전, 4인 파티로 즐길 수 있는 4인용 탁자 등이 있으며 부르기 단요구를 허용하거나 혹은 불허하는 룰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 파판14 유저 중 마작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작패유희'로 먼저 익혀보자

이외에도 콘솔에서는 용과 같이, 저지 아이즈, 로스트 저지먼트 등 게임에서 미니 게임으로 마작을 지원한다. 국내 모바일 마켓에서는 주로 사천성, 상하이류 위주로 소개되고 있으며, 현재 정식 서비스되고 있는 마작 게임은 국내 게임 개발사인 마스터게임즈의 '최고의 마작'이 유일하다. '최고의 마작'은 중국 마작룰인 국표 마작과 리치 마작 두 가지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튜토리얼은 국표 마작을 기준으로 설명하되 리치 마작 룰에 대한 설명도 새로 추가해 유저의 이해를 돕고 있다.


▲ 국내 개발사 마스터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최고의 마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