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는 젠지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밀리는 와중에 계속해서 킬을 주워 담은 아리-아칼리가 맛을 제대로 살렸고, 다소 급해 보였던 T1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를 대처하지 못했다.

'도란' 최현준의 아칼리가 초반 T1의 3인 다이브 노림수를 절묘하게 흘려내며 소소한 이득을 봤다. 그러나 봇에서 T1의 일방적인 압박이 길게 이어지며 젠지가 금세 열세에 놓였다. 대신 '피넛' 한왕호의 리 신은 탑을 집요하게 후벼파 '도란' 최현준 아칼리의 성장을 도왔고, '쵸비' 정지훈의 아리는 미드에서의 슈퍼 플레이로 킬을 챙겼다.

중반이 되자 두 팀의 본격적인 난전이 벌어졌다. T1이 잘 성장한 '제우스' 최우제 루시안을 앞세워 먼저 때리면 젠지가 반격하는 구도가 반복됐다. 와중 '룰러' 박재혁의 자야가 루시안의 현상금을 챙기고 '쵸비'의 아리도 추가 킬을 올리는 호재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골드 격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미드에서의 대치 중 '케리아' 류민석의 노틸러스가 '쵸비'의 아리를 낚아채 터뜨렸다. T1이 기세를 몰아 바론까지 처치했는데, 후퇴 과정에서 세 챔피언이 쓰러지며 젠지가 드래곤 버프 3중첩을 확보했다. 이후 바론 버프를 두른 T1이 봇을 강하게 압박하다가 '룰러'의 자야에게 루시안-노틸러스가 잡혔다. 글로벌 골드는 여전히 T1이 앞서고 있었지만 흐름이 묘연해지는 순간이었다.

28분경 젠지가 드래곤 버스트로 바람의 영혼을 획득하자 T1은 바론으로 달렸다. 바람의 영혼을 두른 젠지의 기동력은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고, 곧바로 추격해 4킬을 몰아쳤다. 흐름을 탄 젠지는 탑-봇으로 인원을 나눠 T1의 챔피언들을 계속해서 잘랐다. 어느새 성장을 마친 '도란'의 아칼리는 미드에서 홀몸으로 루시안-징크스를 잡아내는 차력 쇼를 선보였다. 이 플레이가 젠지의 바론 처치로 이어지며 끝내 글로벌 골드가 뒤집혔다.

장로 드래곤 등장을 앞두고 양 팀의 모든 챔피언이 드래곤 둥지 근처에 모이며 5:5 정면 한타가 벌어졌다. T1이 먼저 치고 들어갔으나 성장과 조합 차이로 인해 허무하게 쓸려나갔다. '룰러'의 자야가 매서운 대미지를 내뿜으며 한타에 마침표를 찍었고, 에이스를 띄운 젠지가 역전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