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깜찍한 쿠키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데브시스터즈가 배틀로얄 장르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데브시스터즈의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처음 공개된 '데드사이드클럽'은 데브시스터즈의 개발 자회사 프레스에이에서 개발 중인 횡스크롤 배틀로얄 슈팅 게임이다.

쿠키런 IP로 인기를 끌어온 데브시스터즈의 평소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데드사이드클럽'의 비주얼은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실사 기반의 캐릭터와 어딘가 힙해보이는 디자인, 과격한 총기 액션, 배틀로얄이라는 게임 특징까지. 확실히 기존에 데브시스터즈에서 선보였던 게임과는 많은 차이가 존재했으니 말이다. 영상으로 공개한 게임의 모습 또한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과는 시각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큰 차이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새로운 도전을 확인해볼 자리는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첫 공개로부터 일주일 후인 22일부터 26일까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테스트 기간인 나흘 동안 '데드사이드클럽'을 플레이해보며,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재미, 차별화 포인트 등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 배틀로얄과 횡스크롤 슈팅의 결합

배틀로얄 게임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한 데브시스터즈는 주목받기 위해서라도 작품의 차별화에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데드사이드클럽'은 기존 배틀로얄 게임이 시도하지 않았던 횡스크롤 방식에 주목했다. 횡스크롤은 캐릭터의 위치와 액션을 직관적이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플랫포머 액션 게임에서 자주 채택하는 방식이다. 또한, 3D와 달리 2D는 에임에 대한 걱정이 없으므로 캐주얼한 슈팅 게임으로도 종종 등장했다.

따라서 처음 '데드사이드클럽'을 봤을 땐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횡스크롤 특성상 에임 걱정이 없고 적들의 위치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니 플레이에 부담을 덜고 빠른 교전을 통한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이라면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 조금이나마 차별화를 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플레이해본 '데드사이드클럽'은 생각보다 마냥 캐주얼한 게임은 아니었다.

먼저, 큰 틀에서 게임의 진행 방식은 여타 배틀로얄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 시작할 때 건물 내에 원하는 위치를 선택할 수 있고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면 최대한 아이템을 파밍해서 장비를 갖추고 모든 적을 쓰러트려 최후의 생존자가 되어야 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데드존이 늘어나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이 좁아지는 것과 등급별로 성능 차이가 있고 종류가 다양한 무기 등도 존재한다.

▲ 건물 내 원하는 위치를 정했으면

▲ 그대로 브릿지!

다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본 배틀로얄에서는 볼 수 없는 '데드사이드클럽'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횡스크롤에서 오는 게임 플레이의 차별화다. 배틀로얄 게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3인칭 슈팅 게임은 에임이 주는 이점이 매우 크다. 색적 능력과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줄 아는 센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에임만 좋다면 웬만한 교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횡스크롤 슈팅 게임은 1인칭, 3인칭 슈팅 게임과 달리 에임 컨트롤의 이점이 크지 않다. 세밀한 마우스 컨트롤보단 그냥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클릭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색적 능력 또한 어차피 모두가 평면에서 빠르게 살펴볼 수 있으니 무의미하다. 결국, 횡스크롤 슈팅 게임에서 유저간의 실력 차이를 내기 위해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데드사이드클럽'은 이를 캐릭터 조작과 전투 센스에 비중을 늘려 해결했다. 게임에서 전투는 단순히 총만 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투 중 이단 점프와 구르기를 사용해 최적의 위치를 선점해야 하고 적의 공격을 방패로 방어하거나 여차할 땐 방패 밀치기로 기절시킬 줄도 알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동용으로 제공되는 그래플링 훅도 도주용 혹은 전투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생각보다 조작할 것들이 많은 편이다.

▲ 무기는 권총부터 소총, 샷건, 저격총 등 종류는 다양한 편

활용할 수 있는 무기 또한 20종의 기본적인 화기 외에도 6개의 투척 무기, 11개의 특수 장비가 존재했으며, Q키로 사용하는 특수 장비는 정면에 엄폐물을 설치하거나 은신하기, 중력탄을 발사해 적의 움직임을 묶는 등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밖에 미니건, 화염 방사기, 레일건 등의 중화기는 얻기 굉장히 어렵지만, 사용만 한다면 단숨에 게임의 전황을 뒤집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한편, 방패와 그래플링 훅은 숙련도가 전투의 승패를 가르기도 했다. 방패는 내구도가 있어 무조건 막기만 해선 답이 안 나왔고 적재적소의 타이밍에만 막아서 피해를 줄이고 빠르게 반격할 줄 알아야 했다. 그래플링 훅 역시 적에게 적중할 경우 일시적으로 피해와 스턴을 걸 수 있어 빈틈을 유발한 뒤 빠르게 제압하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방패 밀치기와 그래플링 훅 적중에 실패할 경우 잠깐의 틈이 생기기 때문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기술이라 볼 수 있다.

교전 간에 TTK(Time To Kill)가 은근 짧은 편이라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승패가 기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D 게임 특성상 공간 활용이 3D보다 부족하므로 양각 상황에서 굉장히 불리했고 도주 자체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파밍이 끝난 중후반에는 서로 간의 눈치 싸움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라 적응에 시간이 걸렸지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재미있게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 층간 이동은 그래플링 훅으로 해결

▲ 게임의 변수를 더해주는 괴물의 존재

'데드사이드클럽'의 또 다른 특징은 건물 내부를 전장으로 삼는다는 점과 돌연변이 괴물의 존재다. 게임 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건물이 등장하는데 횡스크롤이다보니 건물의 상하를 이동할 때 그래플링 훅을 사용하거나 이단 점프를 통해 움직여야 했다. 또한, 건물 자재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지형지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가령 특정 층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총을 쏘면 부술 수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 아래에 숨어있다가 유리바닥을 지나가는 적을 향해 총을 쏘는 매복 작전을 펼치는 것도 가능했다. 혹은 무너진 자재 뒤에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적을 덮치는 작전도 쏠쏠했다.

게임 내 파밍하는 방법은 상자를 열거나 돌연변이 괴물 사냥, 그리고 돈을 모아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 무기 등급은 흰색부터 파란색, 보라색, 황금색이 존재하는데 최상위 등급인 황금색 무기를 얻기 위해선 돌연변이 괴물을 사냥하거나 혹은 자판기를 이용해야만 했다.

특히, 돌연변이 괴물 사냥은 돈과 함께 다양한 아이템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빠른 파밍에 꽤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괴물은 맵 이곳저곳에 분포되어 있는데 강력한 괴물을 잡을수록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중후반에 등장하는 보스급 괴물은 사냥하면 최고 등급의 황금색 무기를 얻을 수 있으므로 후반전 킹메이커로 활약하기도 했다.

▲ 황금색 무기를 주는 대신 정말 강력한 보스급 괴물도 존재한다

한편, 이번 베타 테스트에선 '데드사이드클럽'의 비장의 한 수로 보이는 비홀더(Be Holder) 모드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비홀더 모드는 쉽게 말해 플레이어가 직접 배틀로얄 게임의 주최자가 될 수 있는 모드다.

기존 배틀로얄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무조건 생존 게임의 참가자가 되어 활동해야만 했다. 그나마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제공하는 샌드박스 모드가 주최자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었지만, 소수 파트너에게만 제공됐으며, 어느 정도 제약이 걸려 있어 흔히 생각하는 주최자의 느낌을 주진 못했었다.

반면, '데드사이드클럽'의 비홀더 모드는 누구나 주최자가 되어 나만의 배틀로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단순히 방을 개설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승 상금부터 게임 내 아이템 및 몬스터 생성 등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의 모든 부분을 주관할 수 있는 진짜 주최자가 되는 것이다.

▲ 평소 배틀로얄 게임을 해봤다면 한 번쯤 생각했을 주최자가 만약 나라면?

먼저, 비홀더 모드는 누구나 개설할 수 있지만, 좀 더 재미있는 경기 진행을 위해선 홀더머니가 필요하다. 홀더머니는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상금과 최다 킬 보너스, 게임 중 아이템 및 몬스터를 생성할 때마다 조금씩 소모가 되는 자원이다. 상금으로 걸 수 있는 홀더머니는 최소 10,000부터 보유한 최대치까지 가능하며, 최다 킬 보너스도 이와 동일하다. 참고로 홀더머니가 0인 상태. 즉, 상금을 걸지 않아도 경기를 개최할 순 있지만 참가자로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경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상금과 보너스, 최대 참가 인원과 맵 등을 선택해 방을 만들었으면 참가자를 기다리다 원할 때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경기가 시작되면 참가자들은 일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시작되지만, 오직 비홀더 모드의 주최자만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관전자가 되어 경기의 흐름을 원하는 대로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마음에 드는 유저가 있다면 해당 유저의 앞에 중화기를 소환해 도와줄 수도 있고 반대로 그냥 이유 없이 짜증 나는 유저가 있다면 주변에 강력한 몬스터를 왕창 배치할 수도 있다. 주최자는 홀더머니만 충분하다면 원하는 위치에 다양한 아이템 및 몬스터를 선택해서 배치할 수 있으므로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였던 '오징어 게임'의 주최자가 된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 원하는 맵과 파이트 머니 등 설정만 입력하면 끝

다만, 주최자로서는 게임을 관전하고 참가자에게 시련 혹은 축복을 내리는 것 외에는 딱히 어떤 걸 하진 않으니 본인의 홀더머니만 무분별하게 소모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뭔가 괴롭히는 재미는 있는데 어딘가 나만 손해 보는 기분이랄까. 다행히 데드사이드클럽은 이러한 심리를 보완하기 위해 경기가 끝났을 때 사용한 홀더머니를 게임머니와 경험치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해뒀다.

만약, 한 경기에서 2만 홀더머니를 사용했다면 2만 게임머니와 그에 합당한 경험치를 받게 된다. 어차피 홀더머니는 게임을 하다 보면 쌓이기 마련이니 적당히 모였다 싶을 때마다 펑펑 쓰면서 돈과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경기를 주최한다는 재미뿐만 아니라 두둑한 보상을 통한 또 다른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경기에서 승리한 유저는 홀더머니를 모아 본인만의 경기를 개최할 수 있어서 좋고 주최자는 그에 합당한 실질적인 보상을 얻게 되니 자연스럽게 물고 물리면서 콘텐츠의 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단순히 방장이 되는 것을 넘어 배틀로얄 경기의 주최자가 되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참신하게 다가왔다. 주최자로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참가자로서 일반 경기와 다른 변수가 쉽게 창출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만큼 재밌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순환을 생각해 만든 시스템 구조도 방이 많을수록 좋은 배틀로얄 게임 특성상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자네, 마음에 드는군. 도움이 필요한가?

▲ 미끼를 던졌고 자네는 그것을 물어버린 것이야

이번 '데드사이드클럽'의 베타 테스트는 솔직히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게임의 완성도도 최적화가 다소 아쉬웠던 점을 제외한다면 버그도 딱히 없어서 쾌적했고 캐릭터와 로비 화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꽤 높은 자유도와 완성도를 보여줬으니 말이다. 게임 플레이는 횡스크롤 슈팅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 해도 금방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면서 깊게 파고들 요소를 넣어 입문은 쉽고 마스터는 어려운 이상적인 레벨 디자인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다만, 횡스크롤 특성상 배틀로얄 장르의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인 티밍과 뒤치기를 행하기 쉬웠고 비홀더 모드가 너무 주최자의 입맛에 따라 움직여 지인 밀어주기나 기타 등등 참가자 입장에서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 게임에 흥미를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티밍과 뒤치기는 배틀로얄 특성상 막기 어렵다고 해도 비홀더 모드는 괴물 소환 시 근처에 플레이어가 없어야 하거나 혹은 미리 경고를 주는 식의 안전 장치를 통해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베타 테스트에서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 만큼 '데드사이드클럽'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추후 테스트 혹은 정식 출시에선 지금보다 더 완벽해진 모습으로 빨리 다시 만나보길 바란다.

▲ 풍부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 로비 화면에 공간도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