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전 게임이라고 불리는 옛 게임들이 최신 게임일 시절부터 즐겨온 게이머들이라면 아마 '환상수호전'이라는 이름을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코나미의 판타지 RPG 시리즈로 동서양이 융합된 세계관과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 독특한 게임이기도 하죠. 첫 시리즈가 1995년에 출시되었으니 벌써 나온 지 20년도 더 됐지만, 정규 시리즈는 2006년, 그리고 PSP로는 2012년까지 최신작이 등장했던 시리즈이며 많은 영웅들을 포함해 본거지, 협동 공격, 전쟁 이벤트와 수집 요소 등 시리즈의 개성으로 내세울 시스템들이 존재했던 게임입니다.

환상수호전은 나름대로 한국화도 진행되어서 국내에서도 팬층이 존재하지만, 아쉽게도 메인 프로듀서가 개발사인 코나미와 결별하고 각 개발 멤버들도 흩어지면서 시리즈의 명맥이 끊긴 시리즈기도 하죠. 그렇게 조용히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져 가던 2020년에 환상수호전을 개발했던 개발팀이 다시 뭉쳤다는 소식이 있었죠.

그리고 그들이 세운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는 마침내 환상수호전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 '백영웅전'이라는 게임을 발표했죠. 오랜 세월 팬층도 많았고 게임도 명작으로 기억이 되는 터라 킥스타터 모금을 바로 첫날 돌파했고, 2020년 게임 관련 킥스타터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루면서 환영받는 프로젝트로 성공리에 킥스타터가 마무리됐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백영웅전'은 두 개의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환상수호전을 떠올릴 수 있을만한 JRPG인 '백영웅전'이고, 그보다 앞서 발매를 할 게임으로 '백영웅전: 라이징'이라는 액션 게임을 선보였죠. 이중 '백영웅전: 라이징'은 기기괴계로 잘 알려진 일본 개발사 '나츠메아타리'가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그 '백영웅전: 라이징'이 정식 한국어화를 통해 5월 11일 한국 유저들에게도 찾아옵니다. 오랜 세월 숨죽였던 '환상수호전'이 다시 정신적 계승작을 통해 현시대에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 여정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죠. 인벤에서는 이번 '백영웅전: 라이징'의 출시를 앞두고 백영웅전과 백영웅전 라이징의 개발사인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와 나츠메 아타리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는 백영웅전의 게임 디자인과 시나리오를 담당한 무라야마 요시타카 CEO와 무라카미 준이치 프로듀서 겸 아트 디렉터, 그리고 코무타 오사무 디렉터와 카와노 준코 캐릭터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백영웅전 라이징의 개발사인 나츠메아타리도 참석해 백영웅전 시리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 좌측부터 무라야마 요시타카 , 카와노 준코, 무라카미 준이치, 코무타 오사무

▲ 킥스타터에 공개된 프로필 이미지.

Q. '환상수호전'을 개발했던 개발팀들이 다수 모인 팀이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개발팀은 어떻게 스튜디오를 꾸리게 되었는지 궁금하고, '백영웅전'을 만들고자 한 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현 핵심 멤버 4명은 '환상수호전' 관현악 행사나 다른 행사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났고, 각자 자기 일을 어떻게 해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눈 끝에 우리는 이제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게임의 순수한 재미를 추구하며 활동해야 할 때라고 느꼈고, 그렇게 '백영웅전' 프로젝트가 탄생했습니다.


Q. '백영웅전' 시리즈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임에 대한 특징, 감성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JRPG는 JRPG만의 재미와 감성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백영웅전'을 통해 전쟁이라는 역사적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각 플레이어가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아 자신만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캐릭터가 활약하는 홈 베이스를 구축하고 전쟁을 경험하는 등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백영웅전'이라는 이름의 두 작품은 2D+3D 조합으로 그래픽을 구성했는데, 이렇게 그래픽 스타일을 설정한 이유 및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라야마 요시타카 : 우리는 2D 도트 캐릭터의 표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단지 구식 향수를 불러오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최신 시각 기술을 통해 감성을 담으면서도 좀 더 아름답게 빛날 수 있도록 현재의 스타일을 선택했습니다.

▲ 백영웅전도 2D+3D 조합으로 꾸려질 예정입니다.

Q. '백영웅전: 라이징'은 향후 출시될 '백영웅전'의 프리퀄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두 작품이 어떻게 연결고리가 있는지 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나츠메아타리 : 백영웅전: 라이징은 백영웅전 배경인 '알라안' 국경의 작은 마을인 '뉴-나바이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과정에서 'CJ'와 '가루', '이샤' 등 세 주인공이 만나 유대감을 다지는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세 사람은 백영웅전의 주요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캐릭터로 디자인됐죠. 또한 백영웅전에서 다루는 주요 이야기의 영웅들 중 몇 명이 '백영웅전: 라이징'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백영웅전: 라이징의 사건은 향후 출시될 백영웅전의 주요 이야기와 약간 관련이 있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 주요 영웅(CJ, 가루, 이샤)들이 두 게임에 등장하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Q. '백영웅전: 라이징'은 '백영웅전'과 장르, 플레이가 크게 다른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다른 면모를 가진 두 시리즈의 '백영웅전'으로 게이머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전략적인 면이나 플레이 경험의 포인트가 있나요?

무라야마 요시타카 : 백영웅전의 특징 중 하나는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는 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이 게임은 JRPG가 제공해야 하는 다양한 즐거움을 전달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츠메아타리 : 백영웅전: 라이징의 핵심은 CJ와 가루, 이샤가 협업해 공격하는 '링크 어택'입니다. 평소 액션 게임을 하지 않는 플레이어와 깊이 있는 액션 게임을 하고 싶은 플레이어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모드도 두 가지로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신나는 액션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난이도를 설정했죠. 물론, 플레이어들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뉴-나바이어 마을을 재건하고 발전시키는 요소들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백영웅전'의 컨셉 중 하나가 수백 명의 영웅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인물들이 많다 보니 어떤 캐릭터는 주요 스토리에서 소외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이런 인물들도 게이머들이 유심히 지켜볼 수 있을만한 요소들을 만들어 두었는지 궁금합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물론 이야기에 깊이 관여하는 캐릭터들도 있고, 아닌 캐릭터도 있습니다. 우리는 관심을 끄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눈에 띄지 않게 일하면서 누군가를 돕거나, 누군가의 숭배자가 되는 캐릭터들도 영웅으로 여깁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대장장이도 누군가에게는 영웅입니다.

일반적인 전투 외에도 전쟁과 캐릭터들이 고향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도 제공하고 있어 이를 플레이어들이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양한 영웅들이 '백영웅전'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Q. 2020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매우 빠른시간에 성공적으로 펀딩이 마무리됐는데, 성공적으로 킥스타터 캠페인을 진행한 소감도 듣고 싶습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우리에게 있어 킥스타터의 성공은 백영웅전 프로젝트의 활력소였습니다. 게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언제나 게임 팬들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백영웅전' 킥스타터뿐 아니라 다른 킥스타터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마음이 닿을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달성된다고 믿습니다.


Q. 결성된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의 게임 개발 환경과 문화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COVID-19에 대한 이슈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준이치 : 현재 우리는 상당히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 여러 업체와 협력하고 있었고,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격으로 프로젝트를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제작은 처음이라 처음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작업하는 것이 어려웠죠. 그래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고, 원격 작업 특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퍼블리셔인 505게임즈와 협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킥스타터의 성공 이후 많은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팀원들 사이에서 심사숙고 끝에, 505게임즈의 제안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서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습니다.


Q. 현재 두 작품의 개발 진척도와 출시 일정, 플랫폼에 변화가 있는 점이 있을까요?

코무타 오사무 : 최근까지 게임 초반을 준비했습니다.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들판, 마을, 던전, 전투 등의 완성된 이미지를 최종적으로 시각화해 현재 영상 기술로 우리가 지향하는 2D 도트 캐릭터의 표현이 번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지촌, 일대일 전투, 전쟁, 레이스, 베이고마(회전톱), 낚시, 연극, 요리 등 정말 많은 요소들이 더 있을 것입니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턴제 RPG로 만들어지고 있는 '백영웅전'

▲ 곧 출시를 앞둔 액션 RPG '백영웅전: 라이징'

Q. 끝으로 '백영웅전'에 대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무라야마 요시타카 : 출시를 앞둔 '백영웅전: 라이징'과 함께 '백영웅전'도 현재 열심히 제작 중입니다. 백영웅전 이야기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백영웅전: 라이징이 곧 출시되니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나츠메아타리 : 백영웅전을 기다려온 팬들께서는 메인 스토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관의 일부를 즐길 수 있도록 백영웅전 라이징을 연출됐습니다. 타다시 사토미 감독의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도 큰 볼거리인 만큼, 여러분 모두 즐겁게 '백영웅전: 라이징'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