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그래픽만큼이나 단순하면서 고되고, 그러면서도 특유의 향수와 멋을 자극하는 그래픽도 드물 것이다. 그러기에 현실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3D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할 수 있게끔 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다양한 픽셀 그래픽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 않을까.

물론 기술이 발전한 만큼 픽셀 그래픽을 좀 더 편하게 구축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픽셀리안 스튜디오의 ‘크리타델’은 조금 달랐다. 처음 ‘바벨’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할 무렵부터 그들은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이나 여타 기술을 픽셀 그래픽에 넣었을 때 생기는 사소한 글리치나 스크래치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땀 한 땀, 정교하게 도트를 입혀가는 정통파적인 방법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그러다가 플랫폼도 모바일에서 PC로 바꾸고,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하는 등 기획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때로는 작업도 처음부터 다시해야했다.

형제와 프로그래머 친구 한 명, 그 셋이서 몇 년에 걸친 작업은 2021년 11월에 빛을 발했다. 니칼리스를 통해 스팀에 출시한 크리타델은 고전적이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픽셀 그래픽과 깔끔한 조작감, 각 캐릭터별로 뚜렷하게 느껴지는 개성 등으로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 뒤로도 이들은 편의성 패치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진정한 의미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창 게임을 출시 준비하던 2019년 플레이엑스포 이후, 게임을 완성해서 유저들과 현장에서 만나게 된 픽셀리안 스튜디오의 홍종석 대표. 그에게서 픽셀 그래픽에 대한 집념으로 완성한 ‘크리타델’의 개발 과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 픽셀리안 스튜디오 이준성 팀장(좌), 홍종석 대표(우)


Q. 지난 2019년 플레이엑스포에 ‘바벨’로 참가한 이후 3년만에 플레이엑스포에 다시 참가하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작년 BIC에 오프라인으로 참가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그때 아직 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았다보니 평소보다 상당히 축소된 느낌이었다. 평소에 했던 오프라인 행사의 분위기가 100%는 나지 않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러다 이렇게 진짜 오랜만에 넓은 탁 트인 공간에서 오프라인 전시하고 유저들 실제로 만나고 하니까, 감회가 새롭다. 어떤 유저들이 우리 부스에 와서 게임을 즐겨주실지 설렌다.


Q. ‘바벨’이 2021년 ‘크리타델’로 이름을 바꿔서 출시하게 되었는데, 이름을 바꾸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퍼블리셔의 제안이었다. 바벨이 아무래도 성경에 나오는 단어라서, 검색을 했을 때 우리 게임보다는 성경 내용이라던가 여타 다른 게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 게임이 검색이 더 잘 되려면 이름을 바꾸는 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 이름 자체는 크리티컬이라는 어감에서 따왔다.

사실 우리 게임 설정이 바벨탑이 오른다는 설정이라 그렇게 지은 거긴 한데, 아무래도 인디 게임은 바이럴이나 유저에게 더 많이 노출되는 게 생명 아닌가. 그래서 그렇게 바꿨다.

▲ 2019년까지는 '바벨'이었으나, 이후 크리타델로 이름을 바꾸고 담금질에 들어갔다


Q. 스튜디오 이름도 바뀌었는데, 구성원에도 변화가 있나 궁금하다. 특히 옛날부터 작업량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전히 3인이 개발 중인가?

우리가 상표권을 내고 법인으로 등록하려고 했는데, 이름이 같은 회사가 이미 있었다. 그래서 바꾸게 됐다. 멤버는 이전과 동일하게 친형과 고등학교 동창,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 그대로다.


Q. ‘아이작의 번제’, ‘던그리드’를 퍼블리싱한 니칼리스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는데, 어떻게 컨택하게 된건가?

니칼리스와는 2018년에 BIC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에 BIC 끝나고 도쿄게임쇼에서도 전시했었는데, 그때 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계약까지 오게 됐다. 니칼리스가 던그리드 외에도 레미로어 등 여러 한국 인디 게임을 퍼블리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나보니 한국 인디 게임에 호의적인 느낌이었다.


Q. ‘바벨’ 시절에도 여러 차례 고민을 하고 갈아엎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크리타델’로 이름을 바꿨을 때에도 그런 변화가 있었나?.

그렇진 않다. 2018년에 인터뷰한 이후 한 달도 안 돼서 모바일에서 PC로 플랫폼을 교체했다. 그 뒤로 그 버전 그대로 쭉 왔다. 2019년에 그 버전을 기반으로 플레이엑스포, BIC도 나갔었고, 퍼블리싱 계약도 그 버전으로 했다. 모바일로 발표한 게 굉장히 옛날 일인데 기억해주시니 감사하다(웃음).

아무래도 우리 게임이 조작법이 여러 가지다보니, 모바일로 대응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 또 조작하다보면 화면이 너무 많이 가려져서 플레이하기도 힘들고, BM도 모바일 게임식 BM을 넣기가 어려운 장르기도 했다. 그래서 깔끔하게 패키지 게임으로 팔자고 생각했고 PC로 플랫폼을 변경한 뒤 그 빌드를 쭉 유지했다.

▲ 초기에는 모바일로 개발했지만, PC-콘솔 패키지로 방향을 바꿨다


Q. 최초 어드벤처였다가 로그라이크로 바꿔서 개발했는데, 아무래도 로그라이크가 인디에서 인기를 끈 장르라 경쟁작이 많지 않나. 그들과 차별화되는 ‘크리타델’만의 특징을 무엇으로 잡고 개발했나?

우선 그래픽에 신경을 많이 썼다. 크리타델은 레트로풍의 픽셀 그래픽 게임인데, 레트로 느낌이면서도 굉장히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한창 개발할 당시에는 횡스크롤 슈팅에 로그라이크가 가미된 게임이 얼마 없다보니 장르적으로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다. 또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템포도 굉장히 빠르다.

거기에 오토배틀러의 ‘시너지’ 효과도 참고해서 넣은 것이 유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더라. 크리타델에서는 무기를 9가지를 얻을 수 있는데, 타입을 맞추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그래서 자신이 주무기로 사용하지 않아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른 무기들을 모으는 재미가 있고, 또 그 조합 시너지로 의외의 효과를 내는 재미도 있다. 수집하고 조합하는 재미를 한층 더 살렸다고 할까.


Q. 예전에 보았을 때도 고전적이면서 깔끔한 도트 그래픽에 놀랐는데, 출시하고 나서도 많은 유저들에게 이런 부분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도트 그래픽의 노하우를 예전에는 100% 수작업이라고 했는데, 그 기조가 쭉 이어져온 결과물이라고 봐도 될까?

그렇다. 다 수작업으로 프레임 단위로 도트를 찍었다. 스파인이나 본 애니메이션 툴 하나도 안 쓰고. 셀 애니메이션식으로 다 했다. 픽셀 그래픽으로 우리 게임만의 매끄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본이나 스파인을 쓰면 조금씩 깨지는 그런 게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 게임이 360도 전방위로 총구를 돌리면서 쏠 수 있는데, 10도 단위로 움직임을 나누고 도트를 일일이 찍었다. 폭탄을 투척한 뒤에 데굴데굴 굴러가는 것도 입체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12프레임 단위로 나눠서 그 동작을 하나하나 다 찍었다. 이미지를 회전시키지 않았다. 입체적으로 돌아가는 거 다 고려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지금은 조금 생각이 유연해지긴 했다. 한창 출시 전에 작업할 때는 도트 게임이라면 픽셀 100%는 무조건 지켜야지란 생각이었는데…스파인도 공부해보니까 최근엔 잘 쓰면 도트 느낌도 잘 살아나면서 효율성도 좋고 기술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더라. 앞으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서는 여러 가지를 병행하지 않을까 싶다. 스파인과 셀 애니메이션을 적당히 쓰면 느낌도 살면서 작업 공수도 많이 줄고 하니, 그 부분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Q. 각자 특색이 뚜렷한 세 캐릭터를 내세웠는데, 랜덤 요소가 강한 로그라이크가 더해지니까 유저 경험과 밸런스를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다. 이를 어떻게 맞춰나갔나?

캐릭터가 셋인 것뿐만 아니라 무기 종류도 상당히 많다. 그래서 밸런스를 잡기 위해선 우선 캐릭터별로 특성화된 무기를 배정을 미리 했다. 녹스는 연발 무기를 기본으로 주면서 그쪽에 유리한 능력을 배정하고, 앨리스는 샷건을 기본으로 하면서 근접전 위주로 플레이를 유도했다. 그래서 근접전에 필요한 실드를 부여했다. 아누슈는 차징형 저격 무기를 주로 쓰도록 능력을 배정했다.

그렇게 먼저 캐릭터의 특색을 배정한 뒤, 그에 맞춰 무기의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하다보니 캐릭터성이 살아났다. 또 앞에 언급한 시너지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그 효과가 배가 됐다.

시너지 시스템은 단순히 동일한 종류 무기끼리만 나는 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무기와도 시너지가 난다. 예를 들어 차징형 무기는 폭발형 무기와 시너지 효과가 있고, 샷건은 근접 무기와 시너지가 있다. 그래서 그 시너지에 맞춰 무기를 장착하고 플레이하는 게 기본이다보니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게임플레이와 개성이 형성됐다.

로그라이크하면 100% 랜덤한 상황에서 이것저것 새롭게 맞추는 걸 떠올리긴 하는데, 그보다는 캐릭터의 방향을 어느 정도 정해주고 그쪽으로 설계를 해나가는 방향으로 게임을 기획했다.


Q. 레트로틱한 그래픽과 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타격감도 상당히 괜찮다는 유저 평가가 많이 보이던데, 그 원동력이 무엇인가?

레퍼런스는 레트로게임에서 많이 참고했다. 주로 메탈슬러그, 록맨 이 두 개의 게임 시리즈를 레퍼런스로 했다. 그리고 같은 무기에서 나는 사운드도 타격음이나 발사음은 3~5개의 바리에이션을 넣었다. 그래서 매번 같은 소리가 나는 것 같다가도 미세하게 달라지면서 그 타격감을 느끼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로그라이크가 계속 반복 플레이하는 장르다보니 같은 걸 자꾸 듣고 보다보면 질리지 않겠나. 그래서 디테일하게 차이를 두면서 좀 더 차별화를 꾀하고자 여러 가지로 고민했다


Q. 플레이엑스포 외에 BIC, TGS 스팀 넥스트 페스티벌 등 여러 곳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 유저 반응은 어땠나? 그리고 출시 후에 패치를 진행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면?

유저들이 대부분 재미있게 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 게임이 이래저래 조작하는 키도 많고 방식도 다양해서 처음에 접하게 되면 그걸 익힐 때 좀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매번 조작법을 개편했다. 지금 최종 출시된 버전은 키바인딩이 전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게 세팅을 해놨다. 그런 부분을 참고해서 다음 게임은 굳이 필요 없는 조작법이나 키는 줄이고 깔끔하게 만들고자 한다.

또 그래픽에 대한 호평이 많았었고, 여러 다양한 아이템이 많은데 그 바리에이션을 어떻게 기획했나 물어보시는 분도 많더라.

출시 후에 참 느끼는 게 많았다. 특히 출시 직후에 난이도가 너무 어렵다고 스팀 리뷰에서 난리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첫 게임이다보니 개발 기간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테스트하는 우리가 너무 고여버렸더라. 우리가 할 때는 너무 쉽게 깨서 난이도를 높였는데, 그러다보니 처음 하는 사람의 입장을 소홀히 했다.

초반에 너무 어렵게 내서 좀 많이 혼났는데, 그래서 2주만에 업데이트로 난이도를 대폭 하향하고, 무기들도 성능을 좀 전반적으로 상향했다. 그 뒤로 비추 다셨던 분들이 많이 추천으로 바꿔주셨다. 그때가 정말 살떨렸다. 걱정이 많았던 한 달이었다.

다음에는 업데이트한 건 편의성 업데이트를 크게 했다. 키 바인딩하고 해상도 세부 조절 옵션, 창모드 지원, 그리고 창모드했을 때 마우스 밖으로 나가지 않게 막는 그런 자잘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추가됐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첫 게임 출시라 겪게 된 경험이라 생각한다. 한창 게임을 처음 만들 때는 게임이 재미있으면 되지, 라고 안일했던 것이 있었는데 그렇게 패치하면서 UX나 옵션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사실 도트 게임이라 해상도가 중요한가? 싶었는데 의외로 도트 게임은 창모드나 작은 화면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유저가 많더라. 롤 큐 돌리거나 그럴 때 잠깐잠깐씩 하고 다른 거 보면서 하고 그런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건 생각을 못했었다. 도트 게임 만드는 분은 좀 참고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출시 후 UX의 중요함을 실감, 키바인딩 및 해상도 옵션 등도 하나하나 개선해나갔다


Q. PC로 출시했는데, 이후에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생각도 있나?

우선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한 상태다. 스팀 외에 에픽스토어로 출시했고, GOG나 스토브 런칭도 생각하고 있다. 이 부분은 퍼블리셔에서 주관하고 있다보니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Q. 2020년부터 코로나19 유행으로 여러 모로 힘들었을 텐데, 2021년에 출시해서 스팀 평가도 매우 좋지 않나. 아울러 지속적으로 패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을 꼽자면?

가장 첫 번째는 첫 게임에 대한 애정이 컸던 것 같다. 사실 코로나는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긴 했는데, 우리는 그 시간을 내실을 다지는 기간으로 삼았다. 개발사마다 제각각 다른 상황이긴 할 텐데, 우리는 나와 형,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 이렇게 셋이서 있다보니 코로나19 기간 동안 같이 자취하면서 게임 개발에만 전념했다.

예전에는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리고, 또 유저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이리저리 외부 행사를 정말 많이 다녔다. 그러다가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고 하다보니, 자연히 그 비중은 줄어들게 되더라. 그 시간 동안 예전에 우리가 다니면서 피드백 받은 내용이나 평가 같은 것을 복기하면서 온전히 내실을 기하는 것에만 전념했다.

그렇게 쭉 갈 수 있던 건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열정과 애정 때문인 것 같다. 잡념을 버리고,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만들 걸 만들자,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완성하자. 이 마음을 모두가 같이 했기 때문에 이렇게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Q. 2016년 5월에 바벨로 처음 선보였으니, 햇수로 따지면 6년 정도 걸린 것 아닌가. 그 긴 시간 동안 ‘크리타델’ 개발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되돌아본다면, 길게 만들 필요가 있진 않았던 것 같다. 좀 더 빨리 개발하고, 얼리액세스로라도 빨리 출시해서 경험을 쌓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는 그래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서 계약금을 받고 자본이 있는 상태였으니 좀 나았는데, 처음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개발 기간을 길게 잡는 건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다. 위험하다. 그래서 후배들이나 다른 개발자들 만나면 보통 1년 이상 만들지 말고 얼리액세스로라도 출시하라고 조언하곤 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게임이 발전하고 좋아지긴 하는데, 인디라는 시장이 트렌드를 많이 타고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시장이지 않나. 기간이 길어지면 거기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로그라이크가 한창 핫할 때 개발 시작했는데 지금은 과포화 상태 아닌가.

우리 게임 템포의 로그라이크가 또 그때는 수요가 많았는데, 출시하고 보니 시장에서는 수요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이 상당히 아쉬웠다. 그래서 시장의 트렌드와 템포에 맞추려면 1년에서 길어도 2년 내로, 장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얼리액세스라도 출시할 수 있는 일정을 잡는 게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의 6년은 다른 일반적인 개발사의 케이스와 다르긴 하다. 처음에는 대학 다니면서 잔업으로 하던 기간이 4년 정도 됐으니까. 그러다보니 개발 기간 6년이나 했어? 이렇게 말씀주실 때마다 살짝 민망하긴 하다(웃음).

게임 자체도 처음 만드는 거다보니 시행착오가 참 많았다. 그런 것들도 처음부터 스터디나 기획을 잘 잡아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게 개발을 할 때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뻔한 말이긴 하지만, 개발자들은 자기만의 생각이 있으니까 게임 개발에 착수하지 않나. 그 생각이 대중과 시장의 생각, 또 다른 개발자의 생각과 많이 다를 수 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좋아하는 게임 만들겠다고 시작했다가 구매자들의 취향이나 생각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에는 한 차례 돌아가야 되더라. 그런 걸 처음부터 파악하고 공부하고 들어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이건 우리의 시행착오니까,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정말 많은 걸 느꼈고, 다음에는 좀 더 잘해보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Q.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어떤 작품인지 소개할 수 있나? 또 앞으로의 픽셀리안 스튜디오의 비전을 말한다면?

디테일하게 말하긴 어려운데, 그 역시도 픽셀그래픽 기반이긴 하다. 이번에는 픽셀에 3D도 좀 같이 활용하려고 한다. 장르로 따진다면 멀티플레이 협력 생존 게임이라고 할까. 테라리아처럼 크래프팅하고 생존하고 협력하는 그런 유형인데 테마를 색다르게 하고 우리만의 액션성을 가미한 느낌으로 보면 되겠다. 좀 더 전투가 재미있는 협동 게임을 만들고 있다

비전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색깔일 것 같다. 픽셀 그래픽을 얼마나 멋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연구와 발전을 계속 시도하지 않을까. 그리고 손맛 있는, 조작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게임을 지향하면서 픽셀 액션 장르를 꾸준히 파고 들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유저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크리타델을 재미있게 플레이한 유저들에게 감사드린다. 픽셀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인생 게임으로 남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