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게임 개발 동아리에서 만나 산업기능요원으로 같은 게임회사에서 복무하고, 이후 자신들만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뭉친 '팀 오파츠'는 아기자기한 픽셀 그래픽을 가진 액션 어드벤처 '프로스토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과거 BIC는 물론 2021 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공모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프로스토리'는 인디 게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게임이죠.

팀 오파츠는 지난해 진행된 2021 플레이엑스포의 오프라인 전시가 무산되며, 당시에는 안타깝게도 온라인 전시를 통해서만 게임을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엑스포측이 지난해 오프라인 전시 참가 예정 기업에게 부스 참여 우선권을 부여해, 다행히 오랜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전시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되었죠.

2021 플레이엑스포 이후 1년, '프로스토리'의 개발 진척 상황은 어느정도인지 궁금해 '팀 오파츠'의 부스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참, 이번 플레이엑스포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신 분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프로스토리'의 데모 버전은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있어, 소개 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받아 즐겨볼 수 있으니까요.




▲ 왼쪽부터 팀 오파츠 이준우 개발자, 백종원 대표

이렇게 오프라인 현장에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먼저, 팀 오파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사실, 오파츠는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게임 개발 동아리의 이름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던 인원들이 게임을 개발하게 되면서 '팀 오파츠'라고 이름을 정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저희에게 연락하고 싶으셨던 분들이 후배들이 운영하고 있는 동아리 회장에게 연락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팀 오파츠는 동아리와는 별개의 개발사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문득 요즘도 동아리 후배들과 자주 연락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네 맞습니다.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오파츠에서 'ODC(오파츠 개발자 컨퍼런스)'라는 행사를 작년 말에 진행했는데, 감사히도 불러주셔서 게임 심사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저희 때는 그런 행사가 없었는데, 후배님들이 동아리를 잘 운영해서 인원도 늘어나고, 다른 학부에서도 가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들었어요. 뿌듯하더라고요.


지난 해 2021 플레이엑스포에 온라인으로 참여하실 당시에는 두 명이서 개발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프로스토리 개발 인원에 변동은 없나요?

- 그 이후로 중간에 한 분이 참여하셨다가 다시 복학을 하게 되면서 두 명이 되었는데, 작년 말에 새롭게 동아리 오파츠에 있던 후배가 참여하면서 지금은 세 명이서 '프로스토리'의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프로스토리'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이번에 출품하신 '프로토리'는 작년 온라인 행사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봤던 게임입니다. 아기자기한 아트 스타일에 난이도 있는 액션을 보여줬는데, 어떤 과정으로 개발하게 되었나요?

- 잠깐 동아리 이야기를 드렸는데, 함께 팀 오파츠를 결성한 친구와는 동아리뿐 아니라 산업기능요원으로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었습니다. 복무가 끝나는 시점에 같이 한 번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명확한 구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 기획단계에서부터 어떤 게임을 만들까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개발을 시작한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개발 진척이 굉장히 더뎠습니다. 스토리 구상도 중간에 많이 변했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들어 하나의 스토리를 정하고, 그 이야기에 어울리는 아트를 고민했습니다. 다른 게임이나 마찬가지로 여러 시도와 수정을 하는 개발 과정을 통해 지금의 '프로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던 셈입니다.


공개된 데모 버전을 해 보니 스토리를 어렴풋이는 알겠던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간단하게 게임의 스토리를 소개 주실 수 있을까요?

- '프로스토리'의 스토리는 초중반까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조금 모호하게 연출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설명드리는 것은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앞부분만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어딘가에 갇혀 있던 요정이 꼬마 요정 레오나르도를 만나 함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게임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킬을 배우거나, 장비를 입을 때 사용되는 UI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 옛날부터 독특한 UI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또 산업기능요원으로 게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UI 개발을 담당하기도 했다 보니, 평소에도 어떻게 하면 UI가 재밌을 수 있을지 신경을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그런 기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UI 측면에서도 '프로스토리'의 픽셀 스타일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UI였는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게임 시스템이 많이 바뀌면서 UI도 많이 개편됐습니다. 좀 더 독특하고, 멋있게 하고 있었고, 그 결과로 지금의 UI가 만들어지게 됐죠.

▲ 둥실둥실 귀여운 느낌의 UI

또 한 가지 데모에서 신경 쓰였던 부분이 있는데, 함께 모험을 하는 꼬마 요정 레오나르도가 어느 시점 이후 얼어버리게 되면서, 주인공 캐릭터 혼자서 데모의 후반까지 진행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그 친구를 녹여보려고 해도 안 되던데, 일부러 의도된 부분이었나 궁금했어요.

- 맞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홀로 남겨두고 싶었던 기믹이죠. 동료 AI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길을 찾고 나아가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게임에 꾸준히 반영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도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를 유저가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경험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게임 안에 넣어둔 요소도 많고요.


그러니까, 힌트는 주지만 구체적으로 어디로 가야 진행이 되는지는 직접 찾아보라는 뜻이군요.

- 그런 셈이죠. 게다가 '간다'는 행동조차도 플레이어가 스스로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스토리'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구도 어딘가로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아요. 유저 스스로 내적 동기로 나아갈 수 있게끔 디자인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2021 플레이엑스포 이후로 지난 1년간 개발은 어느정도 진척이 있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게임 시스템과 모든 요소를 포함한 수치로 말씀드리면, 60%에서 70%정도 개발이 완료됐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벨디자인에 한정하면 아직 개발해야 할 요소가 좀 더 남아있습니다. 모든 레벨 디자인이 한 번에 계획해서 짜이는 것이 아니다 보니까.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는 과정에서 개발 기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거의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말씀 주셨는데, 크라우드 펀딩 등을 진행할 계획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 실제로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는 느껴지는 크라우드 펀딩의 역할은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보다는 '딱 한 번만 쓸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목표 출시 일정이라든지, 일정 이상의 모금을 달성할 경우 지켜야 할 유저들과의 약속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모두 지킬 수 있는 타이밍이 왔을 때 제대로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려는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입니다.

▲ 팀 오파츠 부스에서 '프로스토리'를 플레이하고 있는 참관객들

작년에 데모가 공개된 이후,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어느 정도 모였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데모를 즐긴 유저분이 보내 주신 피드백 수는 2,000개 정도 되는데, 막상 생각해 보려니 당장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게임에 반영된 피드백도 있고, 초 장문의 피드백을 보내주시는 분도 계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죠. 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 덕분에 기분도 좋아지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하트 개수가 모자라서 그런지, 난이도가 조금 있다고 느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 중에 난이도와 관련한 피드백은 없었나요?

설문 조사 통계로 보면 난이도에 대한 반응은 적절하다고 나오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 주신 대로 너무 어렵다는 유저와 너무 쉽다는 유저가 공존하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을 최대한 줄여나갈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 게임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포용하는 것인 만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유저마다 약간의 힌트만으로도 다른 게임에서 경험한 지식들을 이용해 술술 진행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게이머들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모쪼록 모두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PC 플랫폼으로 출시하실 계획이신가요?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도 출시할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현재 인터페이스는 키보드 마우스, 콘솔과 터치 패드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어요. 그리고 엔진 단계에서 각 플랫폼으로 포팅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해 주기 때문에 콘솔 출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오랜만에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이번 플레이엑스포에 참여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소감이라기보다는, 저희가 어드벤쳐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최근 개발이 주로 일어나는 구간이 데모 버전 이후 레벨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과 비교하면 데모 버전의 변경사항이 그리 많지 않아요. 전시 때마다 거의 똑같은 게임을 선보이다 보니 약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데모 버전에 변경사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데모에 영향을 줄 만한 업데이트가 있을 때는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데모 버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특히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통계 툴로 확인해 보면 거의 바뀌지도 않은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심지어 20~30번 플레이하는 분들도 계셔서 항상 놀라고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출시도 되지 않았는데도 게임에 관심이 높은 팬이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인터뷰 기회를 통해 '프로스토리'를 즐기고 있는, 또 기대하고 있는 게이머 여러분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하하. 막상 이야기하려니 쑥스럽네요. 데모 버전 이후로도 만족하실 수 있도록 후반 부분을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변함 없는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