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인터뷰가 확정되고 나서, 사실 기자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쉽게 얻을 수 없는 그 1시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채우고, 또 어떻게 하면 올바로 전달할 수 있을지, 큰 고민이었다. 2022 MSI 그룹 스테이지 기간 동안, 현장에서 대회를 취재하면서도 머리 한켠에는 ''페이커'와의 인터뷰'가 24시간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는 예상보다 편안했다. 초반엔 약간의 긴장도 섞여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연스럽게 대화가 흘러갔다. 이건 기자의 일방적인 판단이긴 하나, '페이커' 역시 5분, 10분 시간이 흐를수록 한결 편해 보였다. '돈 이야기에 표정이 좋아보이세요' 라는 농담도 먼저 건네더라. 그렇게 1시간을 꽉 채운 채로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13년의 '페이커'에게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됐던 건 돈이었다고 한다. 평범하지 않은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었다고 느낀 이후에는 도전 정신과 관성력, 책임감이 그를 움직였다. 얼마나 더 우승할 수 있을지를 목표로 하는 도전 정신, 관성적으로 계속 우승하고 싶은 마음, 하던 일이니 더 열심해 해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22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트로피를 손에 쥔 '페이커는 여전히 우승을 갈망하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제는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 아이스브레이킹 : 2022 MSI


기분 좋은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그룹 스테이지를 전승으로 마쳤다.

당연히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전승을 목표로 했다. 럼블 스테이지부터가 진짜 MSI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적응하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게임했다. 새로운 핑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고, 경기력도 그에 맞게 잘 나온 것 같다. 확실히 마지막 날에는 좀 더 부드러웠고, 그전에는 아마 50 정도 됐던 것 같다. 느낌적으로. 지금은 35 정도 느낌이 난다. 이전보다는 더 쾌적해졌다.


그런 인게임 환경에 민감한 편이라고 들었다. 불편함이 컸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미드 라인 자체가 스킬샷 하나에 라인전이나 게임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서 미드라이너 중에는 민감한 선수가 아마 많을 거다. 나는 그중에서도 특출나게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당연히 기존 실력의 100%는 잘 안 나오기는 하는데, 그런 핑에 적응을 하는 것도 예전부터 많이 해왔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아직 진행 중이긴 하나, 이번 MSI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생긴다.

2022 MSI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횐데, 뭔가 이렇게 잡음이 많이 나니까 개인적으로도 주최사에 조금 실망감도 들었다. 사실 재경기가 나왔다는 게, 하는 팀도 불쾌할 수 있고 그런 거다. 재경기는 대회 운영을 잘못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핑 이슈 말고도 여러 가지 문제도 있어서 이번 대회는 좀 아쉽다.


■ 첫 번째 이야기 : V10, 그리고 '페이커'의 9년


LCK 첫 번째 우승과 열 번째 우승은 어떤 차이가 있던가.

첫 번째 우승할 때 가장 큰 동기는 돈이었다. 프로게이머라는 게 어떻게 보면 학업을 하고, 정상적으로 취업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걸 이미 포기한 거지 않나. 그래서 처음 프로게이머를 했을 때는 돈을 위해서 우승이 간절했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우승하고 나니까 돈은 내가 필요한 만큼 벌었다 생각해서 그렇게까지 큰 동기가 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나 자신이 얼마나 프로게이머로서 더 많이 우승할 수 있는가. 그런 게 목표였다. 도전 같은 것도 있기는 한데, 관성적으로 계속 우승을 하고 싶어했던 것도 있다. 하던 일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도 있고.

그리고, 이제 가장 최근에는 그런 것들보다도 발전을 하고 싶은 게 가장 컸다. 스스로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표면적으로는 프로게이머라면 당연히 중요한 것인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우승만을 목표하기보다는 발전을 위해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우선시 되는 것 같다.



예전부터 연습량이 상당한 편이다. 스케줄은 연차가 쌓일수록 많아졌을 것 같은데, 혹시 연습량에 영향이 있었을까.

우선, 예전이나 지금이나 스케줄로 인해 바쁜 건 다름없다. 다만 달라진 건, 옛날보다 지금 연습량이 확실히 준 건 맞다. 13년도에는 하루에 거의 15시간 동안 게임을 했는데, 지금은 10~12시간밖에 게임을 안 한다. 바쁜 와중에도 연습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승부욕이다. 나는 게임 지는 걸 워낙 싫어한다. 남들보다 좀 뒤처지면 분한 마음이 있어서 연습을 열심히 하게 된다.


어떻게 10년 가까이 변함없이 승부욕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건가.

성격적인 부분도 크다고 본다. 나는 워낙 한가지에 몰두하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탐구심도 많은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그런 것들이 좀 있다.



건강은 어떤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간과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일단 신체적인 건강은 게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정도다. 정신적인 건강 쪽으로는 지금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고, 그래서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프로게이머니까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가 정신적인 건강이라고 표현을 많이 한다. 지금은 집중력이나 컨디션 관리면에서 좀 부족한 면이 많은 것 같아 노력하고 있다.


끊임없이 발전할 부분을 찾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가장 크게 발전한 부분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좀 더 자기중심적이고, 뭐랄까.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는 그런 게 좀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발전을 한 것 같다. 여러 방면에서 성장하기 위해 좀 더 많은 것을 수용하려고 하는 게,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다.

이렇게 바뀌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독서다. 15년도 때 우연히 책 하나 접하면서 몇 번씩 읽었는데, 그런 책들이 나를 더 수용적이고 개방적으로 바꿔줬고, 그런 변화 하나하나가 내 행동 양식에 큰 변화를 준 것 같다. 그것도 내가 오랫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독서가 취미라는 건 너무 유명한 사실이다. 혹시 추천할 만한 책이 있나.

최근에는 뇌과학 책이나 심리학 쪽으로 많이 읽고 있는데, 이건 좀 매니악한 분야다. 그리고 과거에는 다 좀 딱딱한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것도 취향을 많이 탄다. 그래서 특정 책을 추천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읽었던 책들은 팬분들이 많이 정리를 해주셨다. 추천을 드리기보다는 그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거를 읽으시면 될 것 같다. 내가 읽었던 책들은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됐고, 별로였던 책은 없었다.


책을 통해 위로받은 경험도 있을까.

위로를 주는 책도 몇 권 읽었었는데, 그때 되게 많이 도움이 됐다. 또,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사람 마음에 위안을 많이 주는 것 같다. 이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거긴 하다. 가끔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다.



평소에는 독서를 통해 멘탈을 관리하고 있다면, 질문을 좀 확장해 경기 중에는 멘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다.

일단 나는 경기 중에는 스트레스에 처하는 상황이 거의 없어서 특별히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지 않다. 경기를 할 때는 화가 나거나 기쁘거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게임 자체에 집중을 하다 보니까 감정은 별로 안 든다. 일반적인 연습 상황에서는 게임이 잘 안 풀릴 때면, 투정도 가끔 부리고, 예민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그냥 시간을 보내거나 아니면 최대한 참는 편이다.


경기 중에 감정의 변화가 없다는 것도 정신건강적인 부분에서 롱런의 큰 비결 중 하나인 것 같다. 사실 최근 '페이커' 선수를 포함해 베테랑의 대단한 활약이 화제다.

나는 지금 현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전부터 프로게이머들의 수명이 짧을 거라고 생각을 안 했다. 누군가는 은퇴를 하고, 누군가는 은퇴를 하지 않는 게 그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순리다. 베테랑 중 잘하는 선수가 있고, 못하는 선수가 있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예전부터 나이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나이를 빼고 보면, 누군가는 잘하고 누군가는 못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지 않나.


확실히 전보다 나이에 대한 제한이나 편견이 좀 사라진 듯하다.

예전에는 선수들이 기량을 오래 유지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요소가 뭔지 몰랐다. 스타크래프트 시절에는 보통 20대 중반에 은퇴를 많이 했었다. 근데, 사실 신체적인 요소나 정신적인 요소를 봤을 때 LoL이라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와 다른 부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래 갈 거라고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LoL은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손목을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 게임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피지컬이나 뇌지컬은 아주 서서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마 30대 초반까지는 20대 초반과 크게 차이는 없을 거라고 본다.



■ 쉬는 시간 : '페이커'의 가장 OO한 순간

▲ 2013년 SKT T1과 '페이커'

'페이커'의 가장 화려했던 순간

2013년도다. 그때가 가장 패기 있었고, 새로운 경험과 자극들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화려하다고 표현하기 딱 좋은 것 같다.


'페이커'의 가장 만개했던 순간

내 기억으로는 2013년도였던 것 같다. 그때의 경기력이 가장 마음에 든다.


'페이커'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

프로게이머로서는 2013년도다.


이상혁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

그것도 13년도인 것 같다. 처음 우승 했을 때.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2016년 '페이커'

'페이커'의 가장 치열했던 순간

2016년. 정신없이 경기했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 슬럼프도 많이 겪었다.


'페이커'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

작년이다.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도 많이 느꼈고, 여러모로 힘든 일이 많았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

초등학생 때? 어렸을 때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행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린이로 돌아가고 싶다. 할 수 있다면 기억을 가지고 가고 싶다. 안 가지고 가면 똑같은 삶을 되풀이 할 거니까. 어렸을 때 나는 숙제도 미루고, 공부도 잘 안 하고 놀기만 했다. 돌아가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할 것 같다. 하하. 일상적인 것들, 그때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에 신경을 좀 더 쓸 거다.

▲ 어린 시절의 '페이커'(출처 : OGN)


■ 두 번째 이야기 : '페이커'와 T1

원클럽맨이라는 게 사실 쉽지 않다. T1과 데뷔 때부터 쭉 함께할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삶의 질인 것 같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경기 하니까 더 편리한 것도 있고, 한국이 밥도 맛있는 것 같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의 시선에서 한국에 남아있다면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을 했다. 그거 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다. 근데, 다 빼고 간단하게 말하면 그렇다.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이번 재계약은 순탄치 않았다는 소문이 있더라.

나는 올해 계약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지 않았다고 생각을 한다. 계약은 항상 순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주 옛날 13~14년도에 아무도 몰랐을 때는 순탄했는데, 그 이후 15년도부터 지금까지는 계약을 할 때 항상 순탄하지 않았다.


조 마쉬 대표를 통해 약 240억원의 오퍼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다. 돈이 아니라면, 무엇이 '페이커'를 움직이게 하는 걸까.

돈이 제일 중요한 건 맞는데, 그 외에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여러 조건이 있었고, 그런 조건을 다 따져서 계약한 것 같다. 금액은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SKT 시절부터 지금의 T1까지, 게임단도 많이 성장을 했다. 스폰서도 늘었고, 사옥도 세워졌다. 본인의 기여도 클텐데, 감회가 남다르지는 않던가.

나는 SKT 시절부터 T1이 이미 잘 성장해있는 e스포츠 게임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내가 그렇게까지 기여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스타 플레이어로서 게임단의 이미지에 기여한 건 있겠지만, 나의 의지로 그런 게 아니라 흘러가듯 그렇게 된 거다. 그래서 내가 기여했다고 생각은 안 하게 된다.

나도, T1도 서로 상생하는 관계다. 내가 열심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T1이 나에게 잘해준 것도 당연히 의무로서 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그런 감성적인 감상은 없다.



앞으로도 T1과 영원히 함께일까.

항상 계약할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확답은 드릴 수 없는 것 같다. 현재 T1의 선수로서 열심히 경기에서 뛰는 게 가장 우선인 것 같다.


■ 세 번째 이야기 : '페이커'와 e스포츠

e스포츠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다양한 방송 매체에 출연할 때, 피부로 더 와 닿을 것 같은데.

예전과 다르게 확실히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3~40대에게도 좋아지다 보니까 여러 방송 제의도 많이 받고, 좀 더 많이 대우를 받는 것 같다. 내가 처음 방송에 출연할 때도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긴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조금 더 좋게 느껴진다. 공손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좀 다른 것 같다.


▲ 출처 : KeSPA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수요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거고, 3~40년 동안은 계속 성장할 것 같다. 올림픽도 10년 뒤에는 되어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좀 운영적인, 이런 MSI 사태 같은 것만 없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정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지역연고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나는 사실 지역 연고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야구도 잘 안 봐서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e스포츠가 여러 사람들이 말씀해주신 대로 종목 특성상 그다지 필요할 것 같다고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것 같다.


LoL로 화제를 다시 돌려보면, 얼마 전 개인 방송에서 솔로 랭크의 행태에 대해 비판한 게 크게 화제가 됐다. 핫라인은 잘 쓰고 있나.

그렇다. 만약 트롤링이 의심되면 신고는 한다. 근데, 또 그게 교묘하게 하면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게임사 입장에서도, 선수 입장에서도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최근에는 대놓고 트롤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잘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또다른 문제는 게임의 변별력이라고 해야 하나. 게임의 편차가 너무 큰 것 같다. 아마 어뷰징과 관련되었을 것 같은데, 너무 조심스러워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전에는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편은 아니었는데, 요새는 종종 목소리를 내고 그게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유가 있을까.

의도한 건 아니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까 감성적으로 호소한 것 같다. 다행히도 팬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좋은 영향이 됐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여론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소신 발언에 대한 압박은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여론을 이용해 이야기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당사자끼리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어떤 일에서든.



■ 마치며

개인적으로, 특정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과 범인(凡人)은 특별한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페이커'만의 차별점, 다시 말해 '페이커'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나 같은 경우는 운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들과 특별히 다른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성격적인 부분이 내가 프로게이머를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는데, 성격이 사실 내가 만든 게 아니지 않나. 나는 성격은 100% 환경이 만든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환경적인 부분, 좋은 팀에 들어와서 좋은 선수들을 만났기 때문에 우승하는 환경 속에서 좀 더 오랫동안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10년 뒤의 '페이커'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잘 모르겠다. 상상을 해봐도 예측이 잘 안 된다. 원하는 모습은, 10년 후에는 좀 풍요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종교도 가지고, 내면의 평화를 가꾸는 그럼 사람. 그게 아마 가장 나에게 맞고, 행복할 것 같다. 장소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식상하지만, 울림이 있을 것 같은 질문을 마지막으로 드리겠다. '페이커'에게 팬이란?

팬분들은 나에게 있어 큰 즐거움을 주는 존재다. 나는 팬분들이나 나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팬분들이 곧 나의 행복이고, 나 또한 팬분들의 행복이니까. 나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팬분들도 분명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팬분들은 내가 열심히 하게 하는 그런 원동력인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거고, 이번 MSI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