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즈 오브 컨퀘스트(Songs of Conquest, SoC).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HOMM)'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HOMM은 1인칭 던전 탐험으로 울티마와 함께 서양 RPG를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마이트 앤 매직의 외전쯤으로 처음 출시됐습니다. 이후 2편이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3편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마이트 앤 매직 이상의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덕에 HOMM은 문명, FM 등 가히 시간 빨아먹는 괴수들과 같은 등급의 위험 게임 취급을 받기도 했죠.

문제는 엄청난 흥행 기록을 이룬 HOMM3 이후입니다. 거대한 맵에서 영웅을 조작해 마을을 성장시키고, 적을 만나면 가지고 있는 병력으로 택틱스로 이루어지는 전투는 유사 장르 게임의 난립을 불러오기 시작했죠. 비슷한 턴제 전략은 물론 4X 게임들까지 HOMM과 유사한 구성을 취하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많은 게임이 HOMM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보여줬고요. 오죽하면 시리즈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존 밴 캐네검이 HOMM보다 먼저 장르 기반을 닦은 '킹스 바운티'도 30년 만에 출시된 후속작이 너무나도 아쉬운 성과를 기록했을 정도니까요.

마땅한 대항마가 없으니 시리즈만 잘 키우면 독보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인데 그걸 못했습니다. 모회사였던 3DO의 재촉으로 HOMM4는 미흡한 완성도를 보였고 이후 판권 옮긴 유비소프트 산하에서 개발된 5, 6, 7편은 더욱 아쉬운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이트앤매직이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는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7 이후로 모바일 게임 정도로만 프랜차이즈를 겨우 이어오고 있습니다. HOMM만 본다면 후속작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야 할, 몰락한 프랜차이즈가 됐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죠. SoC는 이 HOMM이라는 클래식 전략 시뮬레이션의 부활을 그린 작품입니다. 얼핏 보면 HOMM 같고, 좀 더 플레이하면 그 감각도 비슷하니까요. 그게 이 게임을 출시 전부터 기대받게 만든 이유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멈춰버린 시리즈라고 해도 비슷한 장르와 게임플레이는 정신적 계승작과 모방이라는 경계 위에서 평가받을지 모릅니다. 개발진은 그걸 자신들만의 시스템과 판타지에 대한 해석으로 해결하려고 했고요. 지난 11일, 스팀에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게임에서도 그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투박한듯 매끄러운 듯, 픽셀로 옮겨낸 환상적인 세계

거대한 맵 위에 덩그러니 놓인 영웅을 조작하며 맵을 탐색해나가는 기본은 게이머들이 잘 알고 있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그걸 구현하는 픽셀 그래픽부터 고전적인 느낌을 맘껏 살리고 있죠.

▲ 거대한 성, 맵 곳곳에 있는 적과 오브젝트, 가운데 있는 영웅의 존재는 HOMM의 그것과 같습니다

팟팟하게 튀는 픽셀 그래픽이지만, 몽환적이며 중세 판타지 세계라는 게 그대로 드러나는 HOMM처럼 SoC도 외곽선이 매끈하게 떨어지지 않는 그래픽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맵 위에 있는 나무, 건물, 광산, 쓰러진 병사까지 한결같이 유지되어 있고요.

다만, 이게 단순히 투박함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형태입니다. PC가 아니라 맥도 지원되어 잠시 플레이해봤는데 처음 해상도가 6016x3384. 말 그대로 초고해상도였습니다. 단순히 부족한 해상도 때문에 만든, 흔히 말해 '도트가 튀는' 픽셀 그래픽이 아니라 일부러 투박한 듯 보이도록 연출했다는 거죠.

실제로 게임 속 오브젝트는 굉장히 다양한 색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건 앞서 말한 해상도와 함께 어우러져 표현력에 있어서 과거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래픽을 뽐내는 힘이 되고 있고요. 광원이나 안개, 구름이 땅에 만드는 그림자가 움직이는 모습 등을 보면 고전 게임의 분위기만 살렸지 현세대 게임 그래픽으로 부족함이 없기도 하고요.

게임을 축소하면 이런 거친 표현은 꽤 다듬어지는데요. 오브젝트의 크기가 작아지며 들쑥날쑥한 외곽선은 한층 매끄러워집니다. 과도한 픽셀 그래픽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는 이쪽이 눈이 더 편하기도 했고요.

▲ 기본 배율의 이미지(왼쪽)와 최대 축소 이미지, 깔끔함의 연출이 다릅니다.
물론 배경이나 색감은 가까이서 보면 둘 다 훌륭하고요

그래픽이야 더 훌륭하게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HOMM. 그리고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오랜 기간 시리즈를 이어간 마이트 앤 매직의 '이야기'를 이번 작품 단 한편으로 대체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캐슬, 타워, 던전, 네크로폴리스, 스트롱홀드 등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HOMM의 진영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으니까요.

다만 개발사 라바포션은 일찌감치 게임 속 판타지라는 세계를 자신들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마이트 앤 매직이라는 든든한 배경 없이 독창적인 진영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판타지 소설을 독파하고 클리셰라 할 수 있는 요소에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녹여내고자 했죠. 그 노력이 이번 얼리 액세스에서 조금 드러나기도 했고요.

흔히 떠올리는 판타지 세계 속 인간의 모습에 말의 다리를 가진 종족이 함께 있는 아를레옹. 언데드들이 주력 병력인 바로니 오브 로스. 사막 지역의 상인에서 떠올린 바리야. 습지에 터를 내린 신비한 종족인 라나 등 게임 속 진영들은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언데드가 아니라 이단자들이 쇠퇴한 제국을 살리기 위해 죽은 자들의 군단을 소환한다거나 동떨어진 사막 지역에서 독립적인 상권을 유지한다는 등 그 배경에도 신경을 꽤 많이 썼고요.

당장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그다지 의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이러한 배경 지식은 게임의 스토리에 있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캠페인의 이야기를 보다 생동감 있게 만들어줄 테고요.

▲ 진영별로 각기 다른 유닛 구성으로 개성을 살리고 있습니다


성 밖을 조심해, 전략성 높인 건설 시스템

실제 인게임 플레이는 HOMM과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꽤 이질적인 요소를 몇 구현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건물의 구현입니다. HOMM이 성을 맵에서 하나의 오브젝트로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건물들을 건설하게 했다면, SOC는 정착지를 중심으로 맵 위에 다양한 건물들을 짓도록 했습니다. 즉, 자원 생산 시설, 병력 훈련 시설이 모두 성 주변에 흩뿌려져 있는 셈이죠. 몰려드는 적의 공세에 대항한다면 단순히 성 안에서 문 걸어잠그는 식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지켜야 하는 식으로 생각할 건 더 많아졌고요.

▲ 영웅 양 옆에 있는 게 스몰 부지. 초반에는 이거 두 개밖에 없습니다

더 특이한 점이자 전략 건설에 핵심은 부지입니다. 부지는 스몰, 미디움, 라지 세 종류가 있는데 부지 크기마다 지을 수 있는 종류가 정해져있고, 부지당 건물 1개만 올릴 수 있죠. 정착지를 업그레이드시키면 추가 부지가 생기긴 하는데 정착지 하나 안에서는 업그레이드 다 해도 모든 건물을 지을 만큼 부지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국, 필요에 따라, 혹은 전투 방식에 따라 원하는 건물을 짓게 되겠죠.

타운 안에 모든 건물 다 지었던 HOMM을 떠올리면 꽤 불합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정착지 안에서 부지만 있다면 같은 건물도 얼마든지 지을 수 있죠. 초반부터 비교적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원거리 유닛을 빠르게 채우고 싶다면 해당 유닛의 훈련 건물로 스몰 부지를 모두 채울 수도 있습니다.

▲ 부지 크기마다 지을 수 있는 건물이 다릅니다

일종의 성, 혹은 도시와 같은 대형 정착지가 지을 수 있는 건물이 한정된 대신, 맵 곳곳에는 이런 부지 부족을 해결할 소규모 정착지가 존재합니다. 이런 작은 정착지들은 업그레이드에도 한계가 있지만, 부가적으로 부지 2, 3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지와 내부 건물 외에도 맵 곳곳에는 다양한 부가 효과를 주는 오브젝트들이 존재합니다. HOMM에서부터 이어진 자원 광맥이나 제재소는 물론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건물부터 약탈하고 자원 가져갈 수 있는 곳, 혹은 병력을 지원하거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것도 존재하고요.

▲ 게임 중반 방어를 위해 건설하는 성벽도 성이 아니라 정착지 주변을 방어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투와 이런 부가 이벤트는 영웅을 성장시키는 길입니다.

눈여겨 볼 게 영웅들이 최대로 운용할 수 있는 부대의 수입니다.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총 3개의 병력만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벨을 올릴 때마다 공격 효과나 방어 효과, 이동력, 혹은 이 부대 운용 수를 늘릴지 선택하게 되죠.

이 능력을 최대로 올리면 총 9개 부대의 병력을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이게 이 장르에서 꽤 큰 의미를 가진다는 걸 오랜 기간 즐겨온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영웅은 병사들을 이끌고 탐험과 전쟁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생산된 병력을 전선에 있는 영웅에게 보급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 영입한 영웅이 고작 부대 셋만 데리고 다닐 수 있으니 이 보급이 영 시원치 않게 됩니다.

결국 공격이나 탐험에서 한 영웅에 병력을 몰아주는 식이 아니라 고르게 성장시킨 영웅 여럿을 전쟁에 동행시키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뀌게 되는 거죠. 여기다 병력의 생산 주기가 일주일 단위가 아니라 한 턴 격인 라운드마다 이루어지기에 많은 영웅을 활용하며 그때그때 생산되는 병력을 효율적으로 투입하는 게 승기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 9:4. 이제 막 영입한 영웅은 최대 부대 수가 적어 보급 역할을 하기도 버겁습니다


더 많은 병사? 혹은 더 능숙한 병사?

영웅이 기본적으로 3개, 최대 9개의 병력 운용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실 이 병력 구성을 초반에 꽉꽉 채울 수는 없습니다. 병력 생산에 필요한 자원도 부족하고 턴마다 생산할 수 있는 병력수도 제한되어 있죠. 더 중요한 것은 한 병력을 최대한으로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수입니다.

▲ 업그레이드를 해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병사 수가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영웅이 3개의 기본 병력만 운용할 수 있을 때 석궁을 쓰는 민병대, 활을 쓰는 레인저, 검과 방패를 쓰는 풋맨. 이렇게 셋을 데리고 다닐 수 있겠죠. 하지만 민병대는 최대 50명, 레인저와 풋맨은 20명까지만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웅 성장 시 이 운용 한계를 늘려주는 스킬을 익히는 게 좋겠죠.

그런데 반대로 초반에 획득하는 영웅의 스킬이 원거리 공격력 위주로 뜬다면 이쪽을 빨리 올리고 궁수 20명으로 구성된 부대 3개 병력을 데리고 다니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정착지 주변을 정리하며 자원을 획득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이러면 병력 최대치를 늘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요. 게임은 이런 부분을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하도록 만든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병력 구성의 효율성은 9개의 부대를 모두 운용할 수 있는 중반부터는 업그레이드로 이어집니다. 하나의 병사 수의 제한을 늘리거나 아군 부대 전체의 능력치, 혹은 특정 대상에 따른 공격력 등을 따로 올릴 수도 있고요. 한정된 자원 안에서 병력 생산과 업그레이드를 능숙하게 조율하고 선택해야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 병종에 따라 부대별 병사 수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전투가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죠

병력 운용의 전술 외에도 전장 안에서의 전술도 꽤 다양하게 만들어놨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진영은 한 턴 간 아군의 방어력을 올리거나 적의 방어력을 낮출 수 있는 다른 유형의 버프/디버프 유닛이 존재합니다. 원거리 유닛과 이 버프형 유닛은 이동 후에도 액션이 가능하고요. 특히 원거리 유닛은 높은 곳에서 방해 없이 멀리 공격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공격력도 준수한 편이라 이동 후 공격을 잘만 쓴다면 효율적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죠.

여기서 '효율적'이라는 단서를 단 건 이동 후 공격 시 원거리 공격력이 절반만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다음 턴을 생각해 좋은 자리를 잡는 데 우선할지, 아니면 다가오기도 전에 공격해서 없애버릴지 말이죠. 또 석궁을 쓰거나 전장식 총 등 화약을 사용하는 무기의 경우 재장전이 필요한데 이때는 완전 무방비상태가 되니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전장에서 자리 잡기의 중요성은 상대 이동을 제한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동 시 근거리 적의 공격 사거리 안에 든다면 일단 한 대 맞고 움직이게 되거든요. 또 방패를 든 유닛은 추가 방어력을 얻거나 이동 거리에 따라 추가 피해를 주고 공격을 당할 때마다 공격력이 높아지는 등의 특수 능력이 유닛마다 따로 존재합니다. 이런 여러 요소를 하나의 전투 안에서 고려해야 더 효율적인 전투를 펼치게 되죠.

▲ 공격 후 사격도 되지만 피해량은 절반. 좋은 자리를 잡을지, 큰 피해를 줄지 선택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맵에서 적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대략적인 전력이 표시되고 전투 난이도도 함께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돼 결과만 알 수 있는 퀵 배틀이 지원되고 이지 이하의 상대라면 직접 전투화면 보지 않고 넘길 수 있죠.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전략적인 요소가 많다 보니 잘만 싸운다면 퀵 배틀로 진행하면 받을 손해를 더 줄일 수 있고요.

또 맵 곳곳에서 얻을 수 있는 아티펙트는 아군 병사의 직접적인 공격력이나 방어력, 체력을 올려주는 등 전투에서 큰 수치로 영향을 주기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고요.


깊어야 정상인데 묘하게 부족한 게임의 깊이

전술 부분에서는 꽤 많은 차별화를 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시나 부족한 건 이야기의 깊이입니다. 노력의 결과가 유닛과 진영에 드러났다고는 하지만, 캠페인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그다지 매력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캠페인 구성이 그리 만족할 만한 분량이라는 느낌도 아니고요.

다만, 이제 막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만큼 분량 부분에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 분명합니다. 아직 풀어내지 않은 이야기도 있고요. 캠페인 말고도 이쪽 장르의 진짜 재미는 스커미시겠죠. RTS에서 캠페인을 모두 즐기면 본격적으로 밀리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요. 이걸 제대로 즐긴다면 분량의 아쉬움은 덜어낼 수 있겠죠.

일단 그 기본은 착실히 가다듬어졌습니다. 게임 내에 맵 에디터를 지원하고 이걸 활용한 다양한 맵도 이미 게임 안에서 다운받거나 팔로우할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된 맵은 플레이어가 바로바로 즐길 수 있고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맵이 부족하더라도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만들어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맵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만족도를 높일 요소입니다.

▲ 마우스로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맵 에디터

▲ 기본 맵보다 준수한 퀄리티의 맵도 공유되고 있고요

다만 앞서 말한 기본 맵이 충실한 재미를 주지는 않는 편입니다. 가장 큰 맵이 128x128, 그리고 그보다 작은 맵도 여럿 있는데 좁은 맵 안에서 위에 설명한 전략이나 전술을 제대로 뽐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성 자체도 밋밋한 편이라 멋진 탐험이나 성장보다는 그저 맵을 밝히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죠.

HOMM의 가장 큰 특징은 오늘날 MOBA 게임이 그렇듯 개별 게임 안에서 성장과 도시 발전, 전투 등 RPG 요소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데 있죠. 그 개별 게임이 MOBA 게임에서는 길어야 40~50분 정도라면 HOMM은 수 시간이라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그런데 맵의 단조로움이 이런 다양한 재미를 충분히 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진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테고 정식 버전에서는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앞서 말한 맵 에디터로 훌륭한 맵이 나올 수도 있고요. 맵 에디터에 있는 최대 맵크기는 256x256에 실제로도 캠페인 클리어 후 대부분의 스커미시를 이 다운받은 맵에서 진행할 정도였으니까요.

아울러 조금은 단조로운 AI. 준비는 되어있지만, 아직은 제대로 기능 못하는 멀티플레이. 첫 공개보다 더 퇴보한 듯한 UI/UX. 활용법 자체는 독특하지만, 에센스라는 요소로 꽤 복잡하게 얽혀있어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한 스펠 구성 등의 아쉬움도 개선되어야 할 테고요.




SOC는 출시 전부터, 그리고 출시 후에도 같은 장르의 모든 게임이 그랬든 HOMM의 그림자 아래 놓여 있습니다. 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제힘으로 그 그림자 안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보이고 있고요. 그리고 아직도 HOMM을 그리워하며 과거의 2편, 3편으로 돌아가는 팬들이 과거에서 헤어나올 수 있도록 할 유일한 게임이 될 가능성도 이 '송즈 오브 컨퀘스트'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될지는 정식 출시 후에 알게 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