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주를 쓸어모으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준 오일머니가 이번에는 닌텐도로 향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ublic Investment Fund, PIF)는 일본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를 제출하며 닌텐도 주식 6,509,100주, 전체 주식의 5.01%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취득에 쓰인 자금은 4,106억 엔, 한화로 약 4조 5천억 원 가량에 이른다.

PIF는 지난 10일과 11일 장내 거래를 통해 94,000주와 41,000주를 추가 취득하며 전체 주식의 5%을 넘기게 됐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발행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는 자는 보유 비율, 투자 목적, 주식 취득에 쓰인 자금 등을 기재하는 대량 보유 보고서를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PIF의 주식 취득에 PIF가 닌텐도 5대 주주에 올랐다고도 밝혔다.

게임주에 대한 PIF의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캡콤,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투 등 다양한 게임 기업에 투자를 이어온 PIF는 넥슨과 엔씨 주식도 사들이며 국내 게임 팬들에게 그 이름을 알렸다.

지난 2월 넥슨 지분율 5%를 넘긴 PIF는 이후로도 꾸준히 넥슨을 사들였고 같은 달 엔씨 주식 지분도 6.69% 취득했다. 이후 꾸준히 자금을 부은 PIF는 엔씨 2대 주주가 됐고 넥슨에서 역시 NXC와 그 자회사 NXMH B.V.B.A에 이어 사실상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PIF는 이번 닌텐도 주식 취득 이유를 투자 목적으로 밝혔다. 이는 앞서 다양한 게임사 주식 취득 시 꾸준히 밝혀온 바로 PIF는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했다.

PIF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자산 운용 펀드다. 사우디아라비아 주 정부의 자금을 대신 투자하는 PIF는 4,800억 달러(한화 약 57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큰 관심을 드러내 온 왕세자의 뜻에 따라 게임을 비롯해 세계적 IT 기업에 투자하고 WWE 쇼를 자국 내에서 유치한 바 있다. 또한, 프리미어 리그 구단 뉴캐슬을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퇴행적인 군주제와 가혹한 인권 상황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로 덮으려는 의지가 PIF에 꾸준히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