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출시로 이제 지옥은 어디에나 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는데 네덜란드와 벨기에만큼은 아니었다. 6월 3일 출시를 앞둔 블리자드의 신작이자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첫 모바일 타이틀 '디아블로 이모탈'이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는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해당 지역 출시 불발은 최근 이루어진 사전 등록 취소와 관련이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4월 게임의 출시일 발표와 함께 모바일과 오픈 베타인 PC 버전 동시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며칠 뒤 줄곧 진행된 게임의 사전 등록이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불가능 상태로 변경됐다.

이후 한 유저가 이를 블리자드 측에 문의했고 받은 답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출시 불발 가능성은 더욱 피어올랐다. 블리자드의 지원 팀은 답변을 통해 네덜란드와 벨기에, 두 국가의 도박 규제로 해당 국가 출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와 같은 유럽의 다른 국가를 통해 게임을 다운받는 것 역시 불법이라고 전했다.

이후 액티비전 블리자드 베네룩스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네덜란드의 전문지 Tweakers를 통해 게임이 해당 국가에 출시되지 않는다고 재차 확인했다. 해당 관리자는 Tweakers에 해당 국가에 대한 운영 조건과 관련이 있다고 밝히며 앞서 공개된 지원팀의 안내 문구와 달리 상세한 출시 불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게임 내 루트박스 판매와 아이템 이전의 불법 의견을 밝힌 국가다. 벨기에는 현금으로 획득할 수 있는 무작위 보상에 대해 게임과 도박의 혼합을 이야기하며 정신 건강 위협을 주장해왔다. 또한, 네덜란드 도박 당국 이사회는 콘텐츠 양도가 가능한 루트박스 요소에 대해 도박법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에 해당 지역 출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게임은 디아블로 이모탈이 처음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역시 해당 지역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다. 로스트아크의 북미, 유럽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마존은 퍼블리싱 권한이 없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포함, 법률상의 이유로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게임 서비스 국가에서 제외했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이 존재하며 무작위 보상이 담긴 아이템 팩 역시 게임 내 포함되어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개발진은 그간 장비 아이템은 플레이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음을 꾸준히 강조했다. 실제로 인앱 결제 가능 상품의 테스트를 진행한 지난 베타에서도 장비나 전설 보석 등이 무작위로 담긴 상자 대신 꾸준히 확정 보상을 제공하는 배틀패스, 월정액을 핵심 상품으로 소개했다. 단, 던전 클리어 시 전설 보석을 획득할 수 있는 전설 문장을 영원의 보주라는 재화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현금으로 구매 가능한 재화다.


한편, 앞선 3월 네덜란드 최고 행정 법원은 FIFA 얼티밋 팀 모드에 포함된 팩이 도박법을 위반한다는 혐의로 EA에 벌금형을 내렸던 법원 판결을 뒤집은 바 있다. 당시 국가 평의회 행정관할부는 팩의 상당 부분이 현금 재화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점. 그리고 팩 구매가 게임과 별도로 서비스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네덜란드 도박 당국 이사회의 주장에 반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규제 움직임이 무작위 경품과 현금화가 아니라 정신 건강 부분에 더 초첨을 맞출 것이로 예측했다. 한편, 해당 판결을 통해 많은 개발사가 규제에 막힌 게임 서비스에 숨통이 점차 트이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시가 이루어지지 못했듯, 두 국가 내에서의 게임 서비스 제한은 한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게임은 세계에 뿔뿔이 흩어진 세계석 파편들을 모아 악마의 군주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디아블로의 부관 스카른과 그를 막아서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블리자드는 6월 3일 일부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서비스로 한국어화와 함께 디아블로 이모탈을 선보이며 동시 출시되는 PC 버전과 진척도 공유,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