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틸 던'과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등 호러 서바이벌 인터랙티브 무비에 정통한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신작 소식을 전해왔다. '쿼리'는 10대 지도교사들이 캠프장에서 무서운 일을 겪게 되는 공포 스릴러 장르의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으로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인의 캐스팅으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쿼리'는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전작들과 비교해서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으며, 게이머에게 색다른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까? 오는 6월 10일 정식 출시에 앞서 '쿼리'의 프리뷰 빌드를 체험해보며 게임의 이모저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주요 배경은 해킷 채석장 여름 캠프

먼저, '쿼리'는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매번 결과가 달라지는 진행 방식을 갖추고 있다. 프리뷰 버전은 튜토리얼과 에피소드 1의 일부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약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다양한 선택지와 그에 따른 결과를 겪어볼 수 있었다.

게임의 초입부는 캠프의 지도교사인 로라와 그녀의 남자친구 맥스가 늦은 저녁에 차를 타고 해킷 채석장 여름 캠프로 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 플레이어는 로라를 조작해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후 에피소드 1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게임의 전체적인 진행은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이전 작품과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컷 신을 감상하고 캐릭터를 조작해 여러 단서와 증거물을 모으다가 특정 분기에 다다르면 상황에 따라 여러 선택지가 나타난다. 이때 플레이어는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행동을 선택해야 하며, 선택에 따라 이후 결말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정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쿼리'를 처음 플레이 했을 때 전작에서 발전했다고 느낀 점은 캐릭터들의 실감 나는 표정 연기였다. 슈퍼매시브 게임즈는 인터랙티브 무비 전문 개발사로 전작에서부터 인물 묘사에 뛰어난 퀄리티를 선보여 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데이비드 아퀘트, 애리얼 윈터, 저스티스 스미스 등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고 최첨단 모션 캡처와 조명 기술로 개발해 3D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듯한 비주얼을 선사했다.

영화 속 배우의 표정을 보고 단번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듯 게임 내 캐릭터의 표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아도 고스란히 그 감정이 느껴졌다. 이는 표정의 디테일이 살아있었기 때문인데 캐릭터가 말을 할 때 단순히 입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입 주변의 주름이 움직이고 눈과 눈썹 등 얼굴 전체적인 근육이 함께 움직였다.

만약, 어중간하게 만들었으면 불쾌한 골짜기처럼 괴리감 때문에 되려 몰입을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쿼리'에서는 이상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 오히려 사실적인 표정 연기와 함께 무서운 분위기와 장면이 연출되니 영화를 보듯 쉽고 빠르게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게임에서 시스템 창을 키거나 오랜 시간 동안 가만히 서 있으면 캐릭터의 얼굴을 줌인해주는데 이때 표정 연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특정 상황에 따라 캐릭터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니 평소 공포 영화에서 주연 배우의 표정 연기를 중요시해왔다면 큰 거부감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랙티브 무비로서 플레이어가 게임에 직접 관여하는 시스템도 여럿 준비되어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인 두 가지의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부터 제한된 짧은 시간 안에 특정 버튼을 누르거나 선택해야 하는 퀵타임 이벤트, 버튼 난타로 특정 상황을 벗어나야 하는 버튼 버스트 등 전작에서부터 선보였던 다양한 조작 방식을 제공했다.

컷신 외에 캐릭터를 조작해서 움직이는 상황에선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카메라 연출을 보여줬다. 간혹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중에서 너무 연출에만 신경 쓴 나머지 카메라 각도를 이상하게 설정해 플레이에 방해될 때가 있는데 '쿼리'에서는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전체적인 카메라 구도는 제삼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구도와 연출을 교묘하게 섞어 무서운 느낌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맡기도 했다.

▲ 제한된 시간 안에 행동을 선택하거나

▲ 직접 조작해 특정 행동을 성공 혹은 실패해야 한다

그외에 인터페이스도 깔끔했고 또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특정 인물과의 감정 변화를 직관적으로 알려줘 이후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가령, 튜토리얼에서 경찰과 우연히 만났을 때 경찰을 무시하는 언행을 할 때마다 경찰과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시스템 문구로 표시해준다. 이 같은 진행 상황은 메인 메뉴의 경로와 단서, 증거물 등을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으므로 다회차 진행에서도 편리함을 가져다줬다.

전작과 비교해서 편리해진 점은 또 하나 더 있다. 단서와 증거물을 가리키는 힌트가 직관적으로 표시돼 길을 잘 모르거나 혹은 주변 사물을 주의 깊게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멀리서부터 표시해서 떠먹여 주는 방식까지는 아니었고 힌트 근처에 가면 눈에 띄는 표시가 떠서 쉽게 알아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 단서와 증거물에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럽게 표시되는 가이드

한편, 이번 프리뷰 빌드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자막이었다.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듣지 못하는 이상 무조건 자막을 키고 게임을 진행해야 하며, 한국어 번역 퀄리티는 만족스러웠다. 다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구분이 전혀 안 되어 있어 여러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는 상황이라면 자막만 봐선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다소 의아한 점은 전작에서는 자막 앞에 말하는 이의 이름을 적어뒀다는 것이다. 굳이 이번 작품에서만 구분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은근히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또한, 해외 영화를 보다 보면 간혹 겪게 되는 문제인데 자막이 이후의 상황을 스포할 때가 있었다. 가령, 캐릭터가 움직일 때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어, 으악"이라고 자막이 뜰 때가 있었다. 화면에서는 아직 캐릭터가 조명을 비추면서 불안해하는 장면이었는데 이후 조금씩 움직이다가 어딘가 걸려 넘어지는 상황이 나타났다. 원래라면 깜짝 놀라야 하는 상황이었겠지만 자막에서 이미 어떤 계기로 놀란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살짝 김이 빠질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상황에 맞춰 모든 자막을 넣기 어렵다 보니 이런 문제가 종종 나타났는데 자막 없이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닌 이상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프리뷰 빌드 기준으로 생각보다 자주 나타나진 않았다. 추후 정식 버전에서는 프리뷰 빌드에서 변경되는 부분이 있을 예정이니 긍정적인 변화가 있길 기대해본다.

▲ 정식 버전에서는 온라인 멀티 뿐만 아니라 영화 모드도 제공될 예정이다

프리뷰 빌드는 싱글 플레이만 해볼 수 있었는데 게임을 하면서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꽤 자주 받았다. '쿼리'는 최대 7명이 함께 이야기를 보면서 결정을 투표하는 온라인 플레이와 각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선택해 조작하는 로컬 협동 플레이를 제공하는 만큼 함께 게임을 즐겼을 때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10일 정식 출시 예정인 '쿼리'는 전작보다 발전한 표정 연출과 로컬 플레이를 생각한 편의성 향상,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캠핑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등 프리뷰 빌드에서도 꽤 재미있는 플레이를 해볼 수 있었다. 따라서 기존에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작품을 좋아했던 게이머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쿼리'는 무더위를 날릴 만큼 짜릿한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