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살짝 정신을 놓은 듯한 유머로 가득했던 병원, 투 포인트 호스피탈의 후속작인 투 포인트 캠퍼스가 프레스 시연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역시나 투 포인트 게임 아니랄까 봐 이번에도 독특한 유머와 독특한 즐거움이 익숙한 경영 시뮬레이션 속에 가득하다.

나름 평범한 학과부터 슬슬 어딘가 이상해지는 요리와 경영학과를 거쳐 기사도 학과와 정점을 찍는 호그와ㅌ.. 아니 마법학교까지, 이번 시연을 통해 다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단 결론부터 내리자면, 24시간이라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재밌었다'.

참신함, 건물의 밸런스, 건설의 자유도 등 게임을 평가할만한 다양한 지점들이 있지만, 일단 다 떠나서 정말 재밌다. 대학을 꾸려나가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사실 플레이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작과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튜토리얼 구간이라고도 볼 수 있는 레벨1을 진행할 때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튜토리얼 구간이 지나는 순간, 본격적으로 '대학'을 경영하는 즐거움이 시작되더라.


일단 가장 중요한 건, 대학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대전제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전작인 병원에 비해 게임의 핵심인 경영 자체가 훨씬 복잡해졌다. 단순히 수익만 내면 되는 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 그리고 당연히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수익을 많이 내야 한다.

학생들의 성적은 정말 매우 아주 중요하다. 여긴 대학이다. 대학은 학문의 보고, 학생들이 높은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오는 이유는 오직 하나,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다.

게임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선 반드시 학생들이 좋은 성적으로 수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나머지는 그다음이다. 낮은 점수로 의욕을 잃어 자퇴하거나 퇴학당하는 학생이 없도록 수업의 질을 높여 A+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

▲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그렇다면 학생들의 평균 성적을 올리고 유지하기 위해선 무슨 노력이 필요할까.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전, 학생의 눈높이에서 한 번 보자.

일단 가장 중요하겠지만 수업을 흥미롭게 진행하면서도 뛰어난 지식을 가진 교수님이 필요하다. 다음은 도서관이다. 대학의 로망 중 하나가 커다랗고 멋진 도서관에 앉아 리포트를 쓰는 일이지 않나. 과제를 하거나 지식을 쌓는 데 필요한 모든 책을 구비한 도서관은 그런 로망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외에도 필요한 건 참 많다. 타 학과의 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동아리부터 학생회관,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더라도 강의실까지 순식간에 뛰어갈 수 있는 기숙사, 습득한 이론을 직접 실행하며 배울 수 있는 실습실 등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물론 이 모든 건 우수한 성적을 위한 밑거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게임 속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학생 복지'다.

▲ 학생들이 행복해야 성적도 잘 나온다

실제로 게임을 하는 내내 학생들의 요구는 끝이 없다. 물론 수용 여부는 선택에 달렸다. 생각보다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기에 무작정 이상적이고 멋진 학교를 운영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시선은 학생들에게 두되, 머리는 경영자의 냉철함을 지녀야 한다.

대충 강의실만 만들어서는 절대 우수한 학생들을 길러 내는 뛰어난 학문의 요람이 될 수 없다. 투 포인트 캠퍼스는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명문대학을 만들어내기 위해 학생들의 시선과 경영자의 시선, 두 가지를 모두 필요로 한다.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수익을 내야 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효과적인 소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전작은 뭐랄까, 효율성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었기에 경영의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몇 배로 복잡하고, 몇 배로 신경 쓸 점이 많아졌다. 이런 복잡함은 점점 선택할 수 있는 학과가 많아지고, 건물이 늘어나면서 더욱 강해진다. 물론, 단점이 아니다. 그만큼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 자체가 훨씬 흥미로워졌다는 의미니까.

그리고 경영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재미에 집중하기 위해, 투 포인트 캠퍼스는 '건설'의 부담을 줄였다. 건설이 차지하는 퍼센트를 줄인 게 아니다. 건설 자체를 유저가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한 것뿐이다. 대학 부지가 늘어날 때마다 유저는 건물 건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즉, 건설의 가장 큰 토대를 직접 그려낼 것인지, 혹은 프리셋을 사용할 것인지 유저에게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자유를 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경영 시뮬레이션의 재미는 여러 곳에서 온다. 누군가는 빈 맵을 하나하나 그려나가며 채우는 재미로 게임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뭔가를 운영하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 그렇기에 투 포인트 캠퍼스는 각자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었다.

물론 모든 건설을 패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직 가장 큰 틀, 외벽으로 그려내는 구간을 지나칠 수 있을 뿐이다. 큰 틀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택지다. 그 외에도 방 복사 등을 통해 반복적인 건설 및 인테리어 과정은 패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같은 부지라도

▲ 완전히 다른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투 포인트 캠퍼스의 가장 큰 매력은 그야말로 원하는 대로 '대학'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억지로 여러 과목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짤 필요가 없다. 요리학교를 만들고 싶다면 그 하나에 집중하면 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면 기사도 학과와 마법학과 두 가지를 활용하면 된다.

각 학과마다 필요한 실습 공간이나 콘텐츠 등이 모두 다른 것도 하나의 재미다. 기사도 학과는 과의 특성상 실내가 아닌 실외 공간이 많이 필요하며, 마상 경기장과 용사가 되기 위한 탑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실습 콘텐츠들이 필수적이다.

경영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공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같은 콘텐츠로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플레이하는 사람의 생각과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이 구성될 수 있는가, 이게 경영 시뮬레이션의 재미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다.

그리고 투 포인트 캠퍼스는 전작에 비해 그런 개성적인 요소를 많이 살려냈다. 어떤 학교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나갈지를 직접 선택하고 구성할 수 있어서다. 비록 이번 체험에서 샌드박스 모드를 플레이해보진 못했지만, 퀘스트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그 개성적인 측면을 살리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투 포인트 캠퍼스를 진지하고 실제와 비슷한 대학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볼 순 없다. 어디까지나 핵심은 투 포인트 시리즈 특유의 유머와 경영 시뮬레이션, 그리고 대학의 결합이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다양한 대학을 꾸려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즐거움'을 여기저기 흩뿌려놨다.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무 고민 없이 마구 공간들을 만들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적자에 허덕이고, 대출을 누르는 손가락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

▲ 어서와머니

하지만 투 포인트 캠퍼스는 그 모든 어려움의 과정을 재미있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에 유머를 섞어 풀어냈다. 본격적으로 경영 시뮬레이션의 참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에서는 그 매력이 과연 얼마나 더 보여질까.

오랜만에 등장한 경영 시뮬레이션 신작, 유머가 가득한 투 포인트 캠퍼스는 2022년 8월 10일 정식 출시되며, PC, 플레이스테이션, Xbox, 닌텐도 스위치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발매 첫날부터 Xbox 게임 패스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