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멜트다운이라는 게임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캐릭터 하나만 움직여도 어려운 게임이 있는 법인데, 캐릭터 두 개를 움직여야 하는 게임이죠. 몇 시간을 하면서 게임에 익숙해지더라도 방심하는 순간 캐릭터 조작이 헷갈리면서 샷건을 많이 내려칠 뻔한 게임이기도 해서 기억이 납니다. 관련해서 인터넷 방송에서도 재미있는 반응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

이름처럼 뇌가 녹아버리는 어려운 게임을 만들었던 '온파이어 게임즈'가 지난해 새로운 게임을 들고 나왔는데, 갑자기 장르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니...? 그리고 컨셉도 독특했습니다. 일단 펀딩 제목부터가 '진짜 아싸의 리얼 미연시'라고 달고 나왔죠.

▲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던 '러브 딜리버리'

실제로 그 이후 얼리 액세스를 통해 히로인 '권라떼'의 루트가 공개됐는데, 반향이 생각보다 많이 컸습니다. 많이 매운 스토리를 포함해 성우들의 연기도 좋은 평가를 받았죠. "인생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못한 극심한 매도라는 경험을 시켜줌으로 새로웠습니다"이라는 스팀 평가가 아주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 이후 애프터 스토리 업데이트도 진행하고 이제는 또 다른 히로인 '반주희' 루트 업데이트와 스토브 진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뇌를 녹이는 플랫포머 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사가, 갑작스레 방향을 전환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만들게 된 까닭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러브 딜리버리'의 정식 출시와 새로운 히로인 루트의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온파이어 게임즈'를 찾아 C.Park 대표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온파이어 게임즈, 그리고 첫 작품 '브레인 멜트다운'

Q. 먼저 간단하게 온파이어 게임즈와 개발한 작품에 대해 소개를 부탁합니다.

온파이어 게임즈는 인디게임을 만드는 작은 개발사에요. 첫 작품으로는 '브레인 멜트다운'을 제작했고, 지금은 러브 딜리버리라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저희가 인디 개발팀이다 보니까 인원 변동도 상당히 좀 잦고,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라 현재는 세 명으로 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첫 작품인 브레인 멜트 다운(Brain Meltdown - Into Despair)은 정말 혼자서 2개의 캐릭터를 움직여서 이름답게 난이도가 굉장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브레인 멜트 다운'은 인터넷 방송 영상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은 게임이에요. 메가맨 게임을 2인용 플레이를 하시는데, 손과 발을 이용해서 혼자서 2인 플레이를 하시는 영상을 봤어요. 그걸 보고서 "아, 이걸 게임을 한 번 만들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으로 4스테이지에서 좀 많이 좌절하기도 했는데, 개발한 입장에서는 어떻게 난이도를 조절했는지 궁금합니다.

제작을 하면서 난이도 조절이 좀 어려웠어요. 저희는 제작을 하면서 테스트를 하다 보니까 자꾸 실력이 올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익숙해지니까 무난 무난하게 깨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일반 유저들은 100번을 해도 못 깨는 걸 봤죠.

그래서 출시하기 전에 QA 테스트를 좀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테스터분들을 열 분 정도 모셔서 좀 세심하게 조절을 했어요. 사람들이 몇 번 했을 때 이 스테이지를 깰 수 있는가도 체크하면서 난이도 조절을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브레인 멜트다운은 나름대로 반응이 괜찮았어요. 방송을 해주시는 분들이 하면서 반응도 재밌게 해주셨고 해서 정말 감사하죠.



진짜 아싸의 리얼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러브 딜리버리



Q. 그렇게 첫 작품 이후에 갑작스레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장르를 넘긴 것도 급격한 방향 전환인 것 같습니다. '러브 딜리버리'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브레인 멜트다운 이후로 모바일 게임을 제작했어요. 고양이 수집 게임을 2개 정도 만들었어요. 힐링 게임 컨셉을 잡고 제작을 했는데, 막상 출시를 하고 나니까 매출이 심각할 정도로 거의 안 나오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개발 자금이 바닥난 상태였죠. 그때 느꼈던 것 같아요. 인디 게임 같은 경우는 인터넷 방송이나 바이럴을 통한 마케팅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도 강하게 했었죠.

그래서 인터넷 바이럴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만한 소재를 좀 찾았어요. 스트리밍을 하는 인터넷 방송인들이 재미있게 즐겨줄 수 있는 소재를 찾았죠. 당시에는 '찐따'라는 키워드가 여러 가지로 화제이긴 했어요. 이곳저곳 매체에서도 많이 다루긴 하니까, 이걸 우리 개발자들의 실제 에피소드와 함께 엮으면 재미있게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키워드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장르를 고민했어요. 무엇이 가장 극적으로 잘 와닿고 표현할 수 있을까 했는데 거기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 떠올랐죠. 그렇게 '러브 딜리버리'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Q. 게임에 스트리머 모드가 있기도 하고, 게임을 플레이하시면서 스트리밍에 대해 상당히 신경 쓴 게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라 상당히 스트리밍으로 콘텐츠가 노출되는 부분에 대한 걱정도 높았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게임 자체가 스토리 게임이다 보니까 스토리를 소모하면 구매로 이어지는 게 쉽지 않긴 합니다. 일단 스트리머 모드는 CG의 수위를 좀 조절한 게임 모드에요. 그렇게 만들어 놨는데 이게 스트리머 모드를 잘 안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그게 강제한 건 아닌 모드이긴 했죠.

이게 스트리머 모드보다 일반 모드가 조금 더 수위가 높다 보니까 스트리머 입장에서 민심이라고 할까요? 그게 좀 안 좋아지는 현상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게임을 플레이해 주시는 스트리머 분들에게 좀 죄송하기도 했어요. 수위를 좀 더 높이면 방송 불가가 나와서 명분이라고 됐을 텐데... 그리고 안내나 경고 같은 것도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그래서 좀 경고 문구도 함께 들어갈 예정이긴 합니다.

▲ 브레인 멜트 다운은 방송인들도 게임을 하는 모습을 제법 볼 수 있었다.
(출처 : 스팀 브레인멜트다운 공식페이지)

사실 브레인 멜트다운을 제작했을 때도 스트리밍 홍보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브레인 멜트다운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보니까 금방 피로해지는 경향이 있었죠. 게임 자체가 4~8시간을 집중해서 하기는 엄청 힘들다 보니까 점차 방송하시는 분들이 텐션이 떨어지고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좀 많이 못 했던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러브 딜리버리 제작을 할 때 많이 참고가 되는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는 배치를 많이 고민했어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뒤에는 좀 쉬어갈 수 있는 구간을 배치해서 잠시 쉬기도 하고, 시청자들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타이밍을 배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루즈해지면 다시 좀 매운 소재로 환기 겸 집중을 다시 하도록 하는 느낌으로요.

어쨌든 메인 콘텐츠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보고, 서브 콘텐츠에 대해서는 방송을 할 때 스트리머 모드를 이용하시거나 하는 형태로 준비를 해서 좀 보완을 할 예정입니다.


Q. 지난해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는데, 얼리 액세스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나 교훈이 있을까요?

상당히 많죠. 얼리 액세스를 하려는 이유가 개발비가 바닥이 나서 어쩔 수 없이 먼저 나가야겠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서 12월에 출시를 했습니다. 그렇게 얼리 액세스를 하고 나서 애프터 스토리를 추가했는데 여기서도 교훈을 정말 많이 얻었습니다. 주희 스토리가 등장하기 전에 간단히 즐겨 주십사하고 제작한 콘텐츠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약속한 콘텐츠는 아니고 팬 서비스를 겸해 업데이트를 한 거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했었죠.

이게 막상 나가고 나니 유저분들의 기대치도 달랐고, 원하시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좋은 의도로 제공한다 하더라도 유저분들께서 원하시는 퀄리티와 방향을 만족시켜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게 가장 큰 깨달음이었던 것 같다. "공짜니까 이거 보고 즐기든 말든 맘대로 해"와 같은 마인드면 절대 안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제작할 때 참고를 많이 하고 항상 기억하고 있고, 앞으로는 하나를 업데이트할 때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Q. 러브 딜리버리는 세 명의 히로인 캐릭터가 있는데, 이 캐릭터들의 캐릭터성도 좀 극명하게 나뉘는 편입니다. 히로인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인상을 정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일단 저희가 게임을 만들 때의 방법을 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요. 캐릭터를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이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드는 게 아니에요. 보통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거기에 캐릭터를 더합니다.

그래서 라떼 스토리 경우에도 인터넷 방송을 하는 분들이 재미있던 에피소드들이 몇 개 있어서 그런 걸 먼저 글로 썼죠. 그 이후에 이 내용에 어울릴만한, 재미있게 보여줄 캐릭터를 고민한 게 권라떼였습니다. 아무래도 거기에 극적인 효과를 더하기 위해서는 '일진'과 '츤데레'라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권라떼의 경우는 스토리가 먼저 나오고 캐릭터가 나온 형태에요.

▲ 좌측부터 권라떼, 반주희, 신승아.

그 라떼에 대비되는 캐릭터가 주희입니다. 주희는 약간 마망이라고 하죠? 그런 매력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반대로 승아는 음침하면서도 상처도 많은 캐릭터성을 설정을 했었어요. 승아는 아무래도 크게 궁금해하진 않으셔서 이 캐릭터에 쓰일 이야기나 캐릭터는 다음 기회에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러브 딜리버리의 초반 부분은 주인공 캐릭터가 어떻게 사회로부터 매도를 당하고 굴욕적인 상황인지를 개그와 함께 표현해 보고자 했어요. 그게 메인이었고, 그걸 위해서 승아가 좀 많이 희생을 한 편이죠. 그 부작용으로 승아가 좀 유저분들이 안 좋아하는 비호감 캐릭터가 됐어요. 이거는 아무래도 세탁을 해서 이미지를 쇄신하는 건 좋지도 않아 보이고 어렵다고 판단해서 보류를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부터는 첫인상 관리를 좀 잘해서 사랑받는 캐릭터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라떼 애프터에서도 의도한 건 아닌데, 유저분들이 라떼의 이미지를 세탁하려고 했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이제는 캐릭터의 과거에 대해서, 혹은 과거나 인상에 대해 억지로 긍정적인 부분을 넣거나 바꾸려고 하는 건 조심스러웠어요. 승아에 대해서도 초반에 유저분들이 이렇게 느꼈으면 이런 캐릭터인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게 큰 것 같습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면 괜찮은데 장치를 넣어서 너무 억지로 변화시키려는 건 자제하려고요. 추가로 승아는 성우 분이 정말 연기를 잘해주셔서 그런 캐릭터성을 만들어낸 것 같기도 합니다.

▲ 새로운 스토리인 반주희 루트가 곧 공개된다고 합니다.

Q. 5월 30일 반주희 루트를 공개한다고 하고 개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반주희 루트의 관전 포인트는 어디 두면 좋을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주희 루트는 아무래도 최대한 말랑말랑한, 달달한 썸을 타는 그런 과정을 넣으려고 했어요. 시나리오를 본 성우님들도 라떼 스토리에 비해서 그런 면들이 많이 강조됐다고 평가를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리고 사실 현실적으로 겪는 많은 찐따의 이미지와 첫사랑 에피소드를 담으려고 했는데 좀 힘들더라고요. 실제로 겪은 에피소드를 넣으려고 했는데 이걸 넣다 보니 정말 생각보다 너무 매운 스토리가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첫사랑이 실연의 아픔으로 끝나기도 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담아서 현실적으로 가니까 너무 매웠어요. 그런 면들이 있어서 스토리를 많이 갈아엎었습니다. 최대한 소프트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분들은 맵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때의 내가, 어린 시절의 내가 그때보다 조건이나 내적인 면이나 외적인 면이 좀 더 성숙하고 나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두 가지를 상상하면서 엔딩을 그린 것 같습니다. 다들 그런 상상도 하잖아요? 첫사랑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내가 미성년자-혹은 고등학생-가 아니고 어른이었더라면? 그런 생각들을 반영한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권라떼 루트의 '박실장'같은 캐릭터가 매우 인상 깊었는데, 반주희 루트에서도 이러한 조연 캐릭터들이 새롭게 등장하나요?

=러브 딜리버리가 다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과 다른 부분이 게임에 나오는 조연들도 현실적인 캐릭터고, 조연을 쓰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이 없다는 부분입니다. 이번 주희 스토리에서도 라떼 루트의 박실장과 비슷한 포지션의 조연이 나오긴 합니다. 다만 그게 긍정적인 조연일지, 부정적인 조연일지는 유저분들이 직접 그 캐릭터를 보시고 판단을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온파이어 게임즈의 향후 계획은?

Q. 제작 후기 겸 포스트 모템을 보니 러브 딜리버리 스토리에 대해서 경험을 투영하는 형태로 글을 쓰셨다고 했는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지금 돌아보면 느낌이 어떤가요?

물론 자전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저나 개발팀의 이야기를 100% 투영한 건 아닙니다. 중간중간 에피소드들이 개발진들의 이야기가 포함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비 오는 날 차에 치여서 거기 운전자 여성분에게 번호를 받는가 하는 건 개발팀에서 겪은 에피소드고요. 좀 핀트가 다르긴 한데 이러면 번호를 받을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글로 옮겨도 좀 재밌고요.

러브 딜리버리 전체의 이야기가 아니라 중간중간 들어가는 에피소드가 개발팀의 이야기가 들어간 것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글 자체를 쓰면서 크게 괴롭거나 힘들거나 하는 건 없었던 것 같아요.


Q. 스토브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스토브와 인연을 맺게 된 과정과 협업은 어땠나요? 그리고 스토브만의 추가 요소도 언급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첫 작품인 브레인 멜트다운을 제작하고 홍보를 위해서 메일을 100통을 넘게 돌린 적이 있어요. 매체에도 돌려서 기사도 나오기도 했었죠. 그 이후에 러브 딜리버리가 나오고 게임 자체는 반향이 좀 있었는데 저희한테 컨택이 오지 않더라고요. 이후에 한 번 정도 오긴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제안이라던가 협업을 해주시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했죠.

그러다가 스토브쪽에서 저희한테 제안을 주셨는데, 당시에 제가 하필 개인사가 터져서 답장을 거의 하지 못했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거의 한 달을 넘게 연락을 주시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그래서 그 이후로도 스토브와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작은 게임사를 케어해주시고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게 인디 개발사들은 진짜 게임을 만들고 평가라도 받아보고 잘 안되면 이해하겠는데, 평가조차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그래서 한 번 한 번이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평가를 받아볼 기회도 없이 사라지는 게임들을 보니 남일 같지 않아서, 스토브에서 계속 좋은 제안을 주시고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스토브로도 출시를 하게 됐고, 스토브 버전에서는 CG가 스팀 버전과는 차별화된 부분이 있는 특전 정도가 있을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반주희 루트는 스토브에서 차별화된 CG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스팀 공식 공지 中) 2개의 엔딩과 1개의 베드 엔딩(1개의 트루엔딩, 2개의 베드엔딩이 될 수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급적 모든 엔딩을 즐겨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엔딩 중 하나는 방송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방송 금지는 아니지만, 노딱이 아니라 밴 당할 확률 100%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스팀 기준으로도... 그리고 스토브 기준으로는 더더욱. 국산 미연시 최고 수위를 준비 했습니다.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될지. 근데 뭐, 라떼가 쌍욕 박을 때에도 주변에 반대가 많았습니다. 근데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도 반대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치고 많이 힘들었지만... 재미나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등급 심의도 19세로 받은 게임인걸요. 너무 선비스럽게 게임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Q. 러브 딜리버리 반주희 루트 개발 이후의 개발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추가로 브레인 멜트다운의 경험도 있어서 콘솔(스위치)에도 충분히 런칭할 수 있을 법한데, 이와 관련된 계획도 있나요?

반주희 루트 이후 올해 연말 정도에 새로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하나 더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단 목표는 그렇고, 실행이 100%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다만 지금 쓰고 싶은 이야기와, 많은 분들이 재밌게 즐겨주실 수 있는 소재가 있어서 그걸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콘솔 버전 같은 경우는 결국 아무래도 한국어 대상보다는 일본이나 영어 등 여러 언어들이 좀 이전됐을 때 효과가 있을 것 같아 보이긴 해요. 아직 번역 생각이 크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계속 협업을 이어가다 보면 조금씩 시도해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콘솔 버전보다는 오디오 북, 러브 딜리버리 오디오 북을 제작해 볼까 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지금도 물론 만들고 싶은 게임과 아이디어는 많아요. 아이디어는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이나 비용도 있고, 다음 작품에 들어가려는 시간이나 노하우, 기술 등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현실화시키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다음과 다다음 게임을 제작하면서는 그런 부족한 부분들을 더욱 잘 준비하고 대응해서 만들어보고 싶었던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뇌가 녹았는데 사랑을 배달 받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저희가 관심을 받게 된 가장 큰 게임이 러브 딜리버리입니다. 그런데 러브 딜리버리는 스토리 게임이다 보니 한 번 플레이면 게임이 끝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고 커뮤니티를 찾아서 계속 관심과 응원을 주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관심을 받을 게 게임 개발자로서 쉽게 누릴 수 없는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뭔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뭔가 최대한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