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부터 호요버스의 신작, '붕괴: 스타레일'이 글로벌 제 2차 CBT를 진행합니다. 그간 실시간 액션을 기반으로 해왔던 여타 '붕괴' IP 작품과 달리, 그간 호요버스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턴제 기반의 SRPG를 채택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죠.

아울러 그간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SRPG가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었던 것과 달리, 콘솔 패키지 게임처럼 오픈월드를 채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호요버스가 '원신'으로 이미 오픈월드 RPG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사례가 있는 만큼, 혹자는 원신에 붕괴 그리고 SRPG를 섞은 유형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죠.

짧게 기본적인 틀만 일주일 가량 공개한 1차 CBT와 달리, 이번 2차 CBT는 따로 종료일을 명시해두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전 '원신' 글로벌 CBT 때도 다소 기간에 여유를 두고 테스트하면서 피드백을 받았던 적이 있으니, 그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죠. 특히나 스테이지 클리어가 아닌 오픈월드 방식, 그것도 이번에는 무대가 방대한 '우주'인 터라 더욱 유저들의 피드백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차치해두고, 아마 가장 궁금한 점은 원신과 비슷한지, 아닌지 여부일 겁니다. 좋든 싫든, 호불호가 갈리든 평가가 갈리든 어쨌거나 호요버스의 전작 '원신'이 그만큼 모바일도 호환되는 멀티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이라는 장르에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의식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BM과 레벨 디자인 설계는 '원신'을 해온 유저라면 친숙합니다. 그렇지만 그 나머지 부분은, 오픈월드에 인카운터식 전투를 가미한 클래식 JRPG를 변주한 느낌에 가깝죠. 그간 공식적인 정보가 많이 풀리지 않다가 2차 CBT를 기점으로 점차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붕괴: 스타레일'이 어떤 얼개로 짜여져있나, 좀 더 풀어보고자 합니다.


※ 이번 체험기는 PC 버전으로 진행했습니다


JRPG식 SRPG, 한정된 공간에 방대한 우주를 담은 방법
은하열차, 우주정거장, 그리고 행성의 일부 공간만 오가는 구성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한 장치들


최근 '오픈월드'하면 아무래도 방대한 필드를 아무 제약 없이 심리스로 돌아다니는 유형의 작품이 많이 언급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종류의 작품을 연상하게 됩니다. 호요버스의 전작 '원신'도 그러한 유형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붕괴: 스타레일'은 좀 다릅니다. 오픈월드는 맞는데, 심리스는 아니죠.

전작과 달리 심리스 오픈월드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라면, 아무래도 이번에 '붕괴: 스타레일'의 무대가 그 설정대로라면 미처 담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공간이기 때문일 겁니다. '붕괴: 스타레일'은 제목에서 짐작하다시피, 별 사이를 오가는 은하열차가 주요 소재거든요.

잠깐 세계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붕괴:스타레일의 세계관 속 우주에는 '에이언즈'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있습니다. 세계를 자유로이 왕래하는 이들은 각자 뜻대로 곳곳에 여러 영향을 미치곤 했죠. 그 중 현 우주를 오류라고 판명한 '파멸의 에이언즈'가 은하계 곳곳에 '스텔라론'이라는 재난의 원인을 뿌려댑니다. 그로 인해 여러 행성들이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파멸의 에이언즈가 뿌린 그 스텔라론을 수거하고 그를 막기 위해 은하의 여러 세력들이 나서게 되죠.

물론 스텔라론을 뿌린 파멸의 세력도 가만히 있지는 않아서, 수거된 스텔라론을 다시 빼앗아오거나 혹은 스텔라론을 수거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곤 합니다. 그 중 일부가 헤르타의 우주정거장에 보관된 스텔라론을 되찾으러 오지만, 스텔라론 헌터 '카프카'와 '은랑'이 미리 손을 써서 파멸의 세력을 기습한 뒤 한 발 먼저 운반체에 스텔라론을 이식하게 되죠. 그 운반체가 유저의 분신이 될 '개척자'입니다.

▲ 스텔라론이 보관된 우주정거장에 파멸의 세력이 들이닥치게 되고

▲ 유저는 이를 내제한 채 활동하게 되는 운반체, '개척자'가 되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눈을 뜬 '개척자'는 파멸의 세력을 막기 위해 지원을 온 마치 세븐스(Mar. 7th)와 단청을 비롯해 은하열차를 타고 행성을 조사하면서 개척을 하는 여행객들을 만나게 되죠. 기억을 잃은 '개척자'가 자신의 몸에 든 스텔라론의 비밀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은하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은하를 개척하는 그들의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는 것이 '붕괴: 스타레일'의 주요 내용입니다. 즉 어느 한 대륙 정도 스케일이 아니라, 은하계와 여러 행성 그리고 우주 정거장 등 방대한 공간이 이 게임의 주요 배경인 셈이죠.

현 CBT에서는 아직 행성이 미처 다 나오지 않은 상태긴 하지만, 어쨌거나 대륙 단위가 아니라 행성 단위가 기본인 만큼 자연히 그 모든 배경을 심리스로 구현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필드마다 경계를 명확히 그어둔 제한된 월드를 선보이고, 스토리에서 중심이 되는 구간만 조명하는 일종의 최적화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설득력이 있도록, 그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보다는 '개척'하고 다음 목적지로 떠난다는 스토리텔링을 부여했죠.

▲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한 만큼

▲ 이를 심리스로 전부 다 풀어두기보다는 딱 필요한 구간들만 개방한 형태입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극도로 제한된 리소스를 활용해서 최대한의 이야기와 세계를 담아낸 모범사례, JRPG가 떠오르게 됩니다. 최근엔 좀 양상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 옛날 태동기 때부터 JRPG는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이야기와 요소를 담기 위해 고심한 장르였으니까요. 제한된 필드, 전투 리소스에서 최대한의 전략성을 짜내기 위해서 실시간 요소를 줄이고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턴제를 채택하고, 그 안에 복잡한 규칙을 더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공략법을 찾아가는 묘미를 추구해온 것이 JRPG의 묘미죠. 대신 필드에서는 최대한 변수나 오류, 그리고 누수를 줄이기 위해서 딱 지정된 방식 외에는 이동이나 접근이 불가능하게 설정해두었습니다. 필드 내에 있는 여러 퍼즐도 방대하게 곳곳에 숨긴 게 아니라, 그냥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도로 해두었고요.

그래서 '붕괴: 스타레일'을 원신의 붕괴 버전+턴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아마 조금은 당혹스러울 겁니다. 일단 스페이스바부터 눌러보고 "뭐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층암거연이나 연하궁을 제외하면 심리스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던 원신과 달리, 매번 워프하고 또 로딩을 거쳐서 다른 구역으로 가는 구성이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간 패키지 JRPG를 여러 차례 해본 유저라면, 아마 익숙한 감각이지 않을까 싶었죠.

▲ 습관적으로 스페이스바를 연타해보지만 반응이 없어 시무룩

스킬 구성은 원신과 유사한 점이 많긴 하지만, 전투를 파고들면 디버프와 버프 그리고 적의 약점을 고려해서 행동을 선택하는 JRPG식 플레이에 충실합니다. 특히나 몇몇 정예 몬스터나 보스전에서 그런 요소들이 두드러지죠. 행동 제약을 비롯해 여러 패턴이 예고된 가운데, 그 패턴을 피하기 위해서 캐릭터 간 연계가 필요하다거나 혹은 패턴을 연계할 다른 적이나 그 패턴을 발동할 부위를 먼저 파괴하는 등 상황에 맞는 공략이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약점을 효율적으로 파괴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춰서 속성별 파티를 짜서 돌입해야만 했고요. 여기에 전투 시작 전에 각 캐릭터별로 '비술'을 활용, 좀 더 유리하게 전투를 시작하는 전략성도 가미했습니다.

아울러 전투 스킬은 캐릭터별로 마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전투 스킬 게이지를 파티가 공유하는 터라 연달아 난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전투 스킬 게이지를 다 쓰면 필살기 게이지가 꽉 차있지 않는 한 일반 공격밖에 못하는데, 보스전 등에서는 보스의 패턴에 맞춰서 전투 스킬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쉽게 클리어하느냐 고전하느냐가 갈렸기 때문이죠.

▲ 사전에 적의 속성을 확인하고

▲ 그에 맞춰 파티를 짜서 가야 수월하죠

▲ 턴이나 포인트 계산이 꼬여서 별 수 없이 페널티를 어기게 되면 이렇게 됩니다

물론 클래식한 JRPG에 1:1로 비교하기에는, 현재 붕괴: 스타레일의 전투 스타일이나 패턴 그리고 디버프와 버프의 연계는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치밀하지는 않습니다. 선제공격을 하면 선턴을 잡고 기습당하면 턴을 내주는 요소 등 또다른 기본기도 다 갖췄지만, 일부 보스전을 제외하면 아예 한눈을 팔지 않는 한 선공 다만 아직 2차 CBT인 상황이고, 전체적인 모양새를 보면 야숨류에 턴제를 가미했다기보다는 고전적인 JRPG처럼 필드와 전투에서 여러 제약을 두되 그 제약이 전략성이자 그간 호요버스의 여타 작품과는 다른 특징으로 작용하는, 그런 방향으로 설계했다는 느낌이었다는 거죠.


스타레일을 보고 원신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유사함이 보이는 스킬 구성과 레벨 디자인, 루틴, BM


그럼에도 '붕괴: 스타레일'과 원신이 유사하다는 의견은 현재로서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긴 합니다. 전투 방식은 달라지고 필드도 심리스가 아니지만, 구성 곳곳을 보면 그 흔적이 곳곳에 보이기 때문이죠. 앞서 잠깐 설명하긴 했지만, 스킬 구성부터가 이미 원신을 했던 유저라면 친숙합니다. 일반 공격과 전투 스킬, 게이지를 모아서 발동하는 필살기 이렇게 세 가지에 현 CBT 단계에서 전투 UI창도 비슷하니 의식될 수밖에 없죠.

그리고 플레이하면서 점차 해금되는 콘텐츠나 레벨 디자인의 설계도 유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캐릭터 육성 관련해서 보면 광추, 성혼, 유물이 디테일은 다르지만 각각 무기, 운명의 자리, 성유물과 비슷한 점이 뚜렷히 보였기 때문이죠. 이를 특정 레벨 이상 돌파하기 위해서는 월드의 난이도를 우선 높인 뒤, 돌파 재료를 파밍하러 필드 곳곳을 돌아다니거나 혹은 특정 던전을 가야 한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 용어가 살짝 다르긴 하지만


▲ 어쩐지 낯익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엄밀히 말하자면 이런 요소는 '원신'만의 것은 아니긴 합니다. 모바일 수집형 RPG면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루틴이니까요. 그렇지만 이를 오픈월드에 풀어둔 사례가 '원신'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원신'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죠. 더군다나 필드 탐사에서 완제품을 얻기보다는, 재료를 얻은 뒤에 합성해서 써먹는 구조다보니 더욱 그럴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 물건 찾기 장치는 원소시야 비슷하긴 한데 AS가 필요해서 그런지 조금 수고는 해야 합니다

또다른 이유로는 아마 BM이 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상점이 완전히 오픈된 것도 아니고 CBT 단계다보니 BM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하긴 어렵긴 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BM의 편린을 보면 의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죠. 광추와 캐릭터가 혼재해서 나오는 뽑기, 뽑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쌓이는 재화로 성장재료나 뽑기 티켓 혹은 4성 캐릭터로 교환이 가능한 구성까지 눈에 익은 것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CBT 단계인 만큼,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최근 CBT가 출시 직전에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한 사전 점검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만, 원래 CBT는 제한된 유저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점검을 한 뒤, 피드백을 받고 개발 방향을 한 차례 점검해서 다듬는 과정이었으니까요.



▲ 아직 CBT 초이긴 하지만, 상점 구성을 보니 데자뷰 같은 느낌이

그리고 원신에서 '특성'에 대입될 것 같은 '행적'은 단순 파밍 후 레벨업식이 아니라 노드식을 접목한 걸로 봐서는, 기존에 검증된 틀을 변주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간 자동전투, 반복전투가 없던 호요버스의 타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자동, 반복전투까지 넣었으니까요.

▲ 경험치 재료를 파밍하는 '고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자동, 반복을 지원합니다


전작부터 이어진 실험을 변주, 개성을 불어넣고자 하는 시도들
로그라이트와 퍼즐, '턴'에 대한 재해석 등 여러 요소를 실험 중인 2차 CBT


어쨌거나 '붕괴'도 그렇고, '원신'도 실시간 액션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갑작스럽게 턴제라는 요소를 도입한 이번 작품이 다소 팬들에게는 낯설게 보이긴 합니다. 실시간 액션보다 호불호가 더 심하게 갈리는 데다가, 그간 호요버스에서 팬들이 기대한 모습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죠. 전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때론 반갑긴 하지만, 쌓아둔 노하우 없이 성급하게 도전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겠고요.

그렇지만 이번 2차 CBT를 플레이하면서 호요버스가 그간 전작에서 여러 이벤트에서 쌓인 노하우들을 새로운 형태에 맞춰서 접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시뮬레이션 우주'죠. 원신으로 치면 나선비경 같은 고난도 도전 콘텐츠인데, 어느 한 층을 갈 때마다 혹은 전리품을 획득할 때마다 버프 카드나 기이한 물건들을 얻으면서 최고층의 보스를 클리어하기 위해 나아가는 콘텐츠입니다.




▲ 로그라이크 덱빌딩 요소를 차용한 핵심 콘텐츠, '시뮬레이션 우주'

나선비경과 유사하다고 했으니 당연히 아이템은 사용할 수 없고, 그 층에서 얻은 버프나 기이한 물건의 효과 혹은 캐릭터의 비술만을 활용해서 난관을 극복해나가야합니다. 더군다나 출현하는 버프는 매번 무작위로 나오고, 교환 횟수도 제한이 되어있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죠. 아울러 몇몇 등급이 높은 버프는 앞에 선택한 카드가 어떤 종류냐에 따라서 시너지가 나는 경우도 있다보니 경우의 수도 카운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무작위로 적이나 버프, 디버프 상황이 발생하는 콘텐츠는 원신 등에서 호요버스가 여러 차례 이벤트로 선보였던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인카운터식 턴제 RPG라는 새로운 틀에서도 그에 맞춰서 잘 설계한 모습이 보였죠. 여기에 흔히 말하는 렙찍누로 싱겁게 클리어하는 걸 막기 위해서 플레이어 레벨에 연동해서 난이도가 올라가는 식으로 설계하는 등,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도 덧붙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턴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해 필살기는 해당 캐릭터의 턴이 아닌 상황에서도 아군의 턴이면 앞당겨서 사용할 수 있는 식으로 보완했습니다. 그래서 한 틱 싸움이나 혹은 결정적인 순간에 턴 계산이 꼬여서 수습 불가능한 상황을 최대한 줄이고, 익숙해지면 필살기와 게이지를 모아서 한 번에 폭딜로 보스의 주요 패턴을 사전에 봉쇄해서 쉽게 클리어하는 공략법과 전략을 만드는 요소가 됐죠.

▲ 필살기는 아군 턴이면 언제든 앞당겨 쓸 수 있으니, 잘 활용해서 극딜 타이밍을 잡아갈 수 있습니다


호요버스의 또다른 야심작 '붕괴: 스타레일',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까?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익숙한 요소를 자신에게 맞춰 고퀄리티로 빚어내는 호요버스의 집념이 보인다


다만 이런 요소들이 '붕괴'라는 IP가 결합되면서, 기존의 팬층과 다른 유저층에 어떻게 어필이 됐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웰트, 히메코, 제레, 브로냐 등 붕괴3rd에 등장했던 인물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건 팬들 입장에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지만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건 또다른 이야기니까요.

한국어 더빙도 지원하고, 그래픽과 연출도 발전한 모습도 좋지만 그 IP에서 기대할 법한 플레이 양상이나 속도감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아무래도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더군다나 모바일 ARPG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스피디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정평이 나있는 붕괴3rd다보니, 다소 정적인 턴제를 채택한 붕괴: 스타레일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커뮤니티 반응도 있었죠.


더군다나 턴제는 아무래도 적 공격을 컨트롤로 피하고 바로 적극 대응할 수 없다보니 캐릭터 성장이 중요합니다. 자연히 유물 파밍 루틴이 중요해지고, 스트레스도 더 심해질 여지가 있죠. 모바일 RPG라는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긴 한데, 패키지 게임식 '오픈월드'가 가미되면서 느낌이 좀 달라진 셈입니다.

그래서 현 2차 CBT에서는 원신보다는 행동력 소모량도 줄이고 최대 행동력도 처음부터 20 더 얹는 식에 자동과 반복전투까지 더해서 파밍의 귀찮음을 다소 덜었습니다. 여기에 주간 퀘스트의 보상도 늘리고 시뮬레이션 우주에서 얻는 주화를 헤르타 상점에서 아이템으로 교환하는 등 재화 수급량을 증가했죠.

아울러 '숙제'와 메인 퀘스트, 서브 퀘스트만으로는 부족한 이야기를 채우기 위한 조치들도 곳곳에서 미리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문자메시지로 캐릭터와 대화하고, 서브스토리를 통해서 그 캐릭터와 교감하는 기본적인 요소 정도만 구현된 상태라 그 완성도를 현 단계에서 평가하긴 이른 상황입니다.


▲ 기본 틀을 어느 정도 갖췄지만, 아직 세팅 중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직 테스트 초창기이긴 하지만, 하면 할수록 현재의 붕괴: 스타레일은 전투와 플레이루틴 그리고 UX를 중점적으로 피드백받겠다는 초기 단계의 느낌이 짙었습니다. 캐릭터의 입이 안 움직이는 비중이 높은 것도 그렇고, 호요버스의 노하우가 녹아든 그래픽은 확실히 뛰어나지만 캐릭터를 제외한 배경 부분 등 자세히 보면 디테일을 아직 다듬고 있는 중이라는 느낌이었죠. 아울러 그간 자동과 반복전투를 배제한 게임을 개발해왔는데, 이번에는 그걸 포함하게 된 이상 어떻게 루틴을 새로 짜게 될지도 관건으로 보입니다.

현재 붕괴: 스타레일의 첫 인상은 무언가 새롭다기보다는, 기존 패키지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문법을 호요버스식으로 재해석하는 중간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 단계로 보면 그 모델이 그간 참고했던 실시간 액션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이 아닌, 고전적인 JRPG나 SRPG를 변주하는 방향이라고 추정되는 게 다르죠.

다만 그 익숙한 틀을 덕심을 다해 높은 퀄리티로 끌어올리고, 서비스하면서 그 퀄리티를 계속 높여온 그간의 호요버스의 행적도 있고, 기본적인 틀 자체는 잘 갖춰진 터라 믿고 지켜보자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할까요? 물론 아직 공백이 많긴 하지만, 이번 테스트가 끝난 후 호요버스가 어떻게 다듬어서 그 잠재력을 온전히 보여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