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높은 시장성을 가진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인구 대비 게임의 소비는 많아 매출도 해외 대형 시장으로 꼽히는 美, 中, 日 다음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당연히 많은 해외 게임사가 PC, 콘솔, 모바일 가리지 않고 한국어화를 진행해 게임을 출시하고 국내 퍼블리셔도 먼저 유명 게임사와 접촉해 현지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시작된 대한국어화시대. 쏟아지는 게임들 속에서 한국어 없는 게임은 유저들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고 '안한글 안해요(안 한글 안 해요)'는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한정된 시간 안에 게임을 더 깊이 알아가고자 하는 게이머들의 게임권과 이어졌다.

하지만 '안한글'이라는 현지화 부재를 이유로 그냥 넘기기 아쉬운 게임 역시 수없이 많다. 어떤 건 대사의 중요성이 낮아 '외국어 압박' 없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또 몇몇은 사전을 펴고 단어를 한 자 한 자 뜯어서 살펴볼 만한 가치를 가진 게임도 있다. 그렇다. 이건 '안한글'이지만,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그런 게임이다. 그냥 드래그 죽죽 내려 '안한글안해요'라며 댓글을 달러 가기엔 아까운 게임들 말이다.



꼭 해볼 안한글 게임 MAY - 이달의 키워드

#뱀파이어 #서바이벌 #깜짝흥행 - V라이징(V Rising) 스팀 페이지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여러 매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은 것과는 반대로 최근까지는 게임으로 쉽게 만날 소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반판타지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월드 오브 다크니스 기반의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스완송'이나 '뱀파이어 마스커레이드 블러드헌트'가 각기 다른 장르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많은 게이머가 즐기며 가히 뱀파이어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할 만하죠.

하지만 스완송은 기대만큼의 만듦새는 보여주지 못했고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악마성 드라큘라 속 인물들과 괴물 그대로 빼다 박은 에셋을 잔뜩 담아 마냥 높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고요. 그래서 V라이징의 흥행이 더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V라이징의 흥행은 마치 지난해 출시되며 인디 게임으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발헤임'을 보는 듯합니다. 큰 기대감이 없었지만, 생존 게임이라는 틀을 비교적 착실히 그려내고 기술적인 부문을 빼면 생존 게임 특유의 몰입감도 살아있으니까요. V라이징의 플레이 역시 발헤임과 비슷한 느낌도 많고요.

처음에는 게임이 이 정도로 흥행할 거로 예측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5월 얼리액세스 이전 꽤 오래전부터 CBT를 진행했는데 이게 평이 꽤 오묘했거든요. 그리고 개발사 스턴락 스튜디오에 대한 낮은 기대감도 한몫했고요. 스턴락의 대표작이라면 역시 배틀라이트인데 초창기 평가와는 반대로 오는 유저는 적고 가는 유저 발목 잡을 한방이 부족했습니다. 유행하던 배틀로얄 추가한 새 게임으로 부활을 꿈꿨지만 어째 기본 게임 개발은 처지고, 배틀로얄 흥행도 쉽지 않았고요. 결국은 게임보다는 텐센트가 투자한 해외 개발사 중 하나로 더 잘 알려지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과가 말하듯 V라이징은 스팀 상위권에 제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른 비(非) AAA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인기 출시작에 이름을 올리는 데 반해 V라이징은 이미 동시접속 플레이어 수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거든요. 출시 1주일만에 100만 장 판매도 넘겼고요. 얼리 액세스 전까지 충분한 개선이 있었고 플레이 영상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지 않았다면 이런 흥행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V라이징의 인기는 성공한 생존 게임의 특징은 잘 살리고, 뱀파이어라는 특징은 더욱 부각해 다른 색을 낸 게임 플레이에 있습니다. 태양 아래에서는 행동이 제약되고 피를 빨거나 장비, 건설도 고딕 풍 분위기를 그럴듯하게 풍깁니다. 생존 게임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팬들이 많이 찾는, 트렌드 장르 중 하나라는 점도 있고요. 어쨌든 언어의 장벽에 안 하고 넘어가기에는 매력적이라는 작품인 건 틀림 없습니다. 또 인기에 한국어 유저 패치도 모습을 슬슬 드러내고 있고요. '안한글'이지만 꼭 하세요.




꼭 해볼 안한글 게임 MAY - 이달의 PICK

히마메 HOMM, 그 전설을 잇는다 - 송즈 오브 컨퀘스트(Songs of Conquest) 스팀 페이지


얼리 액세스에 신생 개발사, 그리고 유명한 IP 하나 없는 완전 신작이지만, 송즈 오브 컨퀘스트는 출시 전부터 특정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제는 시리즈 명맥이 끊겼다 싶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매직(HOMM)'을 정말 제대로 계승했거든요.

개별 게임마다 거대한 맵에서 이루어지는 탐험, 정착지의 성장, 영웅의 강화, 그리고 택틱스로 이루어지는 전투까지 게임은 HOMM에서 볼 법한 요소를 제대로 살렸습니다. 흔히 원작 개발자의 참여, 혹은 IP와 관련되어 있는 개발사가 아닌 곳에서 정신적 계승작을 자처하는 경우 독창적인 모습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아류작을 만드는 데 그치는 경우도 많은데요. 송즈 오브 컨퀘스트의 개발사인 라바 포션은 그 부분도 고려해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첫 공개 이후 꾸준히 업데이트된 개발자 다이어리에는 자신들만의 판타지 세계관과 눈에 보이는 디자인, 아울러 눈에 보이지 않는 배경 설정을 만들기 위해 있었던 고민과 노력들이 담겨 있죠. 실제로 게임 속 4개의 진영은 HOMM과는 다른 분위기와 디자인을 살렸습니다. 또 새롭게 만들어낸 설정을 유닛의 특수 능력에 담아내며 전략적인 부분에서도 차별화를 꾀했고요.

여기에 투박한 듯 보이는 픽셀 그래픽을 굉장히 높은 해상도에 담아내며 고전적인 느낌과 세련됨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얼리 액세스인만큼 캠페인 분량도 부족하고 맵 하나 따로 플레이하는 스커미시에 포함된 기본 맵들도 규모나 만듦새가 조금 아쉬운 느낌입니다. 대신 얼리 액세스 버전에도 맵 에디터가 담겨 있어 이미 금손 유저들이 만든 맵들이 훌륭한 디자인과 만듦새를 뽐내고 있고요.

일단은 한국어화는 없지만, 고급 어휘가 필요하지 않을 수준이기에 부담 없이 즐길 만합니다. 또 추후 한국어화 가능성도 있어 미리 게임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함께 할 수도 있겠고요. 더 자세한 내용은 리뷰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꼭 해볼 안한글 게임 MAY - 훗, 외국어 따위 몰라도 그만!

컴퓨터 벤치마크 하는 거 아닙니다 - 얼티밋 에픽 배틀 시뮬레이션2(Ultimate Epic Battle Simulator2) 스팀 페이지


물밀듯 밀려오는 닭들과 로마 병사들의 대결. 얼티밋 에픽 배틀 시뮬레이션은 별다른 이유도, 설명도 없이 화면 가득 채운 '무언가'들의 싸움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왜 어릴 때 한번 쯤은 몇 배는 많은 병사 수의 적을 이긴 명장의 전투를 상상해보잖아요? 얼티밋 에픽 배틀 시뮬레이션은 그런 욕구를 200% 채워줄 최고의 게임이었으니 인기가 없을 수 없었죠. 여기에 단순히 인간만이 아니라 판타지 속 괴물을 추가해 반지의 제왕을 구현하거나 공룡이나 거북이, 혹은 밈으로 더 유명한 척 노리스가 홀로 수많은 적을 쓸어버리는 일기당천도 가능했고요.

대신 유닛 수 많아지면 덩달아 부하도 높아졌기에 일부 플레이어는 게임을 컴퓨터 벤치마크 대신 쓰기도 했죠. 물론 컴퓨터 혹사하는 게임임에도 최적화는 꽤 준수한 편이었지만요.


그리고 돌아온 후속작은 한층 더 거대해졌습니다. 수만 명, 혹은 수만 마리 단위의 전투는 수십, 수백만으로 더 커졌죠.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나라 하나 만큼의 병사들이 맞붙는 대전을 구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그래픽도 개선되고, 등장하는 유닛 최대 수 역시 늘어났는데 플레이(혹은 구경)는 한층 더 매끈해졌죠. 덕분에 직접 기상천외한 대결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고, 당장 검색어로 게임의 약자인 UEBS2만 넣어도 엄청난 규모의, 뭔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전투 장면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죠.

단순히 구경만 하는 시뮬레이터에 약간의 조작이 가능한 RTS 모드도 지원하면서 이제 게임은 훌륭한 병법서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토탈워 같은 대전략이 비슷한 시대의 대결만 가능했다면, 탱크 수천 대로 수백 만의 중세 전사를 상대한다거나 하는 시대 뛰어넘는 전술도 체험할 수 있고요. 어쨌든 이건 언어가 아니라 기발한 아이디어, 그리고 전투에 대한 빛나는 관심만 있으면 누구든 즐길 수 있습니다.


레트로, 그거 하나만으로 다 먹고 들어가는 게임 - 레트로웨이브(Retrowave) 스팀 페이지


레트로웨이브 게임 자체는 그저 도로 위에 있는 자동차를 피해 좌우로 움직이고 이동하는 정도가 전부인, 굉장히 따분한 게임입니다. 게임플레이만 보면 그래야 정상이죠. 하지만 얼리액세스 이후 정식 출시까지 스팀에서 줄곧 압도적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데는 단순한 플레이 이상의 것이 큰 몫을 했습니다. 바로 레트로웨이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고전적인 감성 말이죠.

인터넷에 레트로, 네온사인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 바닥에는 묘한 빛을 내는 격자와 멀리 지평선 위로 떠있는 핑크빛 태양. 그리고 총천연색의 광선. 게임은 이것들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 플레이가 아니라 눈으로 보는 레트로. 즉 1980년대 생각하던 미래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겼죠.

그리고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건 특유의 음악입니다. 신시사이저를 통해 오늘날에도 독특한 감성을 전하는 신스팝, 신스웨이브는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플레이어를 과거로 보내주는 느낌이니까요.


아, 그럼 이거 1980년대 젊은이들, 그러니까 오늘날에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좋아할 게임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 한동안 영화니 게임이니 레트로 열풍이 세계적으로 이어진 바 있고 사이버펑크 세계관으로 만들어진 블레이드 러너나 사이버펑크2077이 그런 분위기를 이어갔죠.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역시 이때 즈음을 배경으로 해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악곡을 여럿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트렌드에 나름 민감하다면 레트로웨이브가 주는,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예술적 면모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거기다 가격은 고작 3,300원. 2개의 DLC가 2,200원씩 하니까 전부 해도 고작 7,700원밖에 안 하죠. 착한 가격, 한국어 없지만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게임 플레이 덕에 레트로웨이브는 누구든 충분히 만족할 플레이를 전할 겁니다.



꼭 해볼 안한글 게임 MAY - 지금 바로 사전 꺼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그 과거를 뒤바꾼다 - 이터널 스레드(Eternal Threads) 스팀 페이지


게임 속 이야기에는 이유와 그에 따른 결말이 있습니다. 때로는 플레이어가 게임 중 결정한 선택이 결말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미리 정해진 이야기대로 줄곧 이어지기도 하죠. 이터널 스레드는 이미 정해진 결말이 존재하고 그 과거를 바꿔 이야기의 흐름을 바꾼다는 개념을 선보였습니다.

플레이어는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2015년 영국의 한 주택가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미 다 타버리고 곳곳이 그을린 낡은 건물에서 6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플레이에게는 비주얼라이저라는 기계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홀로그램과 같은 형태로 그걸 되돌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블루버 팀의 옵저버와 비슷합니다. 옵저버는 사람들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이버펑크 세계관이고 플레이어는 기억이 담긴 기기를 통해 다른 인물의 기억에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나가죠. 반면 이터널 스레드에서는 플레이어가 살펴본 과거에서 이미 결정된 선택을 바꿀 수도 있고 그게 영화 나비효과처럼 오늘날의 현실을 바꿔버리죠.


이야기를 보다 흥미롭게 끌고 가는 건 단순히 제작진이 이끄는 대로 과거를 훑을 필요가 없는 점입니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따라가 현실을 바꿀 수도 있고, 목숨을 잏은 6명의 인물 중 한 명의 이야기를 따라 개개인의 사전에 집중할 수도 있고요. 물론 원하는 타임라인으로 다시 이동해 시간을 바꿀 수도 있죠.

이렇게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뀐다는 개념은 제목인 '실타래'처럼 얽히고 서로 연관되어 발생하게 됩니다. 단순히 결말 하나만 바뀌는 게 아니라 타임라인 전체가 중간중간 선택에 따라 유기적으로 바뀐다는 거죠. 이게 이터널 스레드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탄탄하게 짜인 하나의 이야기보다는 부실할 수밖에 없어 호불호가 갈리는 점은 아쉽지만요.

플레이어의 대화,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사소한 이야기부터 큰 틀의 결말까지 바뀔 수 있기에 충분한 스토리 이해는 꼭 필요합니다. 사전을 꺼내든, 화면에서 언어 인식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쓰든 이야기에 빠져들 준비가 됐다면 바로 타임라인을 바꿔보세요.



꼭 해볼 안한글 게임 MAY - 기다려, 한국어로 전향할 아군이다

출시 6년, 드디어 한국어로 만나는 우주 - 스텔라리스(Stellaris) 스팀 페이지


중세 시대에 내 혈통을 남기고 그 가문에서 다양한 나만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크루세이더 킹즈. 제2차 세계 대전을 그리며 전투를 통해 대전략의 참맛을 전하는 하츠 오브 아이언. 15세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 전인 전간기를 다루며 영토 확장의 묘미를 선보이는 빅토리아와 유로파 유니버설.

이것들 모두 플레이어 자신만의 전략, 혹은 역할극을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선보인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게임들입니다. 정확히는 산하 개발그룹인 패러독스 디벨롭먼트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게임들이죠. 그리고 오늘날 자신들만의 대형 컨퍼런스를 열 정도로 많은 팬을 있게 한 역군들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들은 앞서 말한 대로 특징은 조금씩 다르지만, 현실 역사 속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죠. 그게 보통 사실적인 역사적 사건과 이어지지는 않지만요. 어쨋든 이런 기존의 틀을 깬 게임이 바로 이 스텔라리스였습니다.


무대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은하 규모를 다루는 우주로 확대되며 게임의 스케일도, 전략 요소도 생각보다 더 다양해졌거든요. 패러독스 게임들이 보통 워낙 다양한 장르 특성을 담고 있어 이것도 어떤 게임이라고 똑 부러지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스텔라리스만큼은 4X의 틀을 굉장히 잘 갖추고 있는 것도 특징이고요. 알다시피 많은 SF 장르의 4X 게임이 시드마이어의 문명, 좁게는 알파 센타우리의 큰 틀 안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스텔라리스만이 가진 색다른 게임플레이가 얼마나 장점인지는 이쪽 장르 파본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하지만 4X에 패러독스 식의 특징이 결합되며 생긴 문제는 바로 언어의 장벽입니다. 지독하리만치 계속 출시되는 DLC가 게임의 평가를 깎아먹음에도 매우 긍정적인 스팀 평가는 줄곧 유지됐죠. 그래서 누구는 뉴런 사이사이 때처럼 낀 학창시절 영어를 꺼내 게임을 플레이했고 영어 해석보다는 감과 글자의 조합으로 게임을 즐기기도 했죠.

자, 이제 그런 날은 안녕입니다. 2022년 5월 스텔라리스 3.4.3 세페우스 패치를 통해 마침내 공식 한국어화가 지원됐기 때문이죠. 2016년 5월 게임이 출시됐으니 무려 6년 만입니다. 크루세이더 킹즈3와 빅토리아3의 공식 한국어화로 패러독스 신작이야 한국어를 기대할 수 있었다지만, 6년 전 작품의 한국어 지원이라니.

스텔라리스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미처 도전해보지 못한 플레이어. 새로운 4X 게임을 찾는 시뮬레이션광. 지구는 플레이하기 너무 작은 포부 큰 정복자까지. 지금이 바로 스텔라리스를 플레이할 때입니다.


척박한 사막 도시도 나의 농장일 뿐이지 - 마이 타임 앳 샌드록(My Time at Sandrock) 스팀 페이지



목장이야기, 스타듀 밸리를 떠올리게 하는 농장 경영과 생활 콘텐츠를 담았던 라이프 시뮬레이션. '마이 타임 앳 포샤'는 약간은 과장된 캐릭터 디자인과 이쪽 명작들의 핵심을 잘 이으며 찬찬히 이름을 알렸습니다. PC, 콘솔에 모바일까지 플랫폼을 확장하며 늘어가는 팬처럼 게임에서 할 것도 점점 많아졌죠. 유사 장르의 게임들이 가진 '비슷한 콘텐츠를 반복한다는 단점'까지도 가져왔지만요.

어쨌든 이런 인기에 후속작인 '마이 타임 앳 샌드록(My Time at Sandrock)'을 향한 기대도 컸습니다. 출시 일정이 여러 사정으로 1년 정도 미뤄지긴 했지만, 일찌감치 펀딩 목표를 달성하고 목표로 한 로드맵대로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를 예고하기도 했고요.

이번 작품은 게임 제목처럼 푸른 초원이 아니라 모래바람이 날리는 사막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배경이 바뀌어 사막에 목장과 다양한 건물을 짓고 확장해나가며 뭔가를 해나간다는 성취감은 더 커지겠죠. 캐릭터 디자인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특유의 분위기는 그대로이지만, 머리가 큰 형태에서 좀 더 현실 속 사람 등신대에 맞는 형태로 바뀌어 더 그럴듯한 표현이 가능해졌죠.

게임은 출시 전 현장 관람객을 받았던 유저 친화 페스티벌 PAX EAST에서도 시연 버전을 공개했었는데요. 유저들 반응이 좋아 얼리 액세스 출시에 탄력을 받았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유저들의 피드백이 괜찮았으니 1년간의 얼리 액세스로 콘텐츠와 게임 품질을 높였던 전작처럼 유저 반응에 맞춰 게임을 개선해 출시해나가겠다는 계획이겠고요.


실제로 평도 좋고, 전작에서 아쉬웠던 편의성 부분이 개선돼서 보는 재미와 플레이 자체도 나아졌다는 느낌입니다. 아쉬운 점은 현재는 멀티플레이 모드 없이 싱글플레이만 지원합니다. 펀딩 때부터 싱글플레이로 기본부터 다지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걸 지켜나가고 있는 거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지금은 어색한 한국어가 적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알아듣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때로는 언어를 바꿔야 이해가 쉬웠겠다 싶은 부분도 있고요.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면 제대로 된 한국어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전망입니다. 개발사가 공식 번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게 전부 마무리되면 게임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SNS를 통해 밝혔거든요. 이게 이루어지기 전까지 임시로 기계 번역을 게임에 추가한 형태라 스팀 언어 지원에도 아직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음으로 표시되고 있기도 하고요.

어쨌든 전작을 좋아했거나, 농장 경영, 혹은 라이프 시뮬레이션을 좋아한다면 지금 바로 게임을 즐겨도 좋습니다. 아니면 한국어화 지원, 그리고 멀티플레이어 모드와 함께 정식 버전 출시까지는 찜 목록에 올려두셔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