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업데이트된 신규 대륙 '엘가시아'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엘가시아 업데이트는 새로운 어비스 던전, 어빌리티 스톤 강화 등 다양한 성장요소 뿐 아니라, 로스트아크의 후반부를 하는 스토리로 많은 주목을 모았다. 주인공 모험가의 2년간의 모험이 결실을 맺으며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전환을 훌륭히 해냈다는 평가다.

이런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 덕분에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자료를 모으고, 토론하는 모험가들이 많다. 엘가시아 업데이트 이후 50일이 지났지만, 토론은 여전히 활발하다. 이들은 로스트아크 인벤 스토리 게시판이나 자유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가설을 세우고 있다.

주로 나오는 주제는 '이그하람'의 정체나 '카단', '카멘' 등 다양한 단서가 남겨진 인물들의 정체나, '루페온'과 대우주 오르페우스, 아크라시아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이에 모험가들의 흥미로운 '가설'들을 간단히 정리했다.


※ 엘가시아 메인 퀘스트와 향후 로스트아크에 대한 중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이하 내용은 모험가들의 추측을 바탕으로 하는 '가설'이니 실제 스토리 전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지문은 글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글쓴이의 자세한 의견은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 다양하게 뿌려진 단서와 실마리로 파보는 재미가 있는 로아의 스토리



■ '엘라'어를 직접 번역, 화제가 된 모험가의 글

"친애하는 나의 친구들이여

여러분의 삶에 예쁜 꿈이 가득하기를"



로스트아크 스토리 관련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글 중 하나다. "엘라어 해석법 알아옴 by 밥따로물따로"에서 유저 '밥따로물따로'와 댓글에 등장한 다른 모험가들은, 엘가시아에 등장하는 고대 언어 '엘라어'를 직접 번역하는 데 성공, 게임 내 존재하는 다양한 문서에 뜻을 알아내며 화제를 모았다.

엘라어 해석에 관한 단서는 게임 내에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아리안 오브의 '명예의 도서관'에서 에포나 의뢰를 진행하다 보면 개발사도 엘라어 해석법에 관한 단서를 뿌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의 대단한 점은, 엘가시아 업데이트 이후 2일 만에 추론을 통해 대부분의 문자 해석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규칙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 글은 다양한 모험가들의 의견이 모여 밥따로물따로의 글에서 최종 해석을 해냈다. 이들은 트리시온에 등장한 아크의 이름, 라우리엘의 문양 등을 통해 뜻을 대조, 대부분의 엘라어 문자를 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6월 3일 진행됐던 공식 로스트아크 콘서트 '디어 프랜즈'에서는 이에 화답하는 듯한 메시지가 등장했다. 콘서트 후반부에 엘라어 작별 인사가 등장한 것. "친애하는 나의 친구들이여, 여러분의 삶에 예쁜 꿈이 가득하기를"로 해석되는 엘라어 메시지는 '로스트아크 식 소통'으로 불리며 많은 감동을 낳기도 했다.


▲ 두 개 문자 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문자 해석에 성공했다

▲ 배경에 놓인 오브젝트의 문자들도 모두 해석이 가능

▲ 이를 의식한 듯 로아콘에서도 엘라어 작별 인사가 등장!



■ 거꾸로 보는 아크라시아의 역사...'아크라시아의 역사와 진실'



로스트아크의 기본적인 세계관과 역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읽어볼 수 있다. 하지만, 엘가시아까지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면 공식 세계관에서 다루지 않는 수많은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루페온과 이그하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라진 신 안타레스와 멸족된 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지는 내용이 없다. 이는 현재 우주를 관리하는 질서의 신 루페온이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겼기 때문이라고 글쓴이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사라진 불의 신 안타레스와 할 족의 미스터리에 관해 새로운 시점에서 세계관 스토리를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 아크라시아 역사와 진실에 관한 해석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다. 글쓴이는 '안타레스는 곧 카제로스'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시한다.


▲ 공식 세계관에서는 질서의 신 루페온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 그가 숨긴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 아크는 희생이다는 말의 의미는? 카멘과 카단의 정체까지



현재 로스트아크 최대 떡밥 중 하나는 바로 '아크'다. 아크는 태초의 신 루페온이 창조한 힘의 결정체로 세계를 창조한 힘이자, 세계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힘이다. 로스트아크의 주요 전쟁과 사건에서는 빠짐없이 아크가 등장해 적을 물리쳤으며, 무한한 에너지인 아크를 두고 많은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메인 스토리에서 주인공 모험가가 모아온 아크는 희망이나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엘가시아에서 카단과 베아트리스는 아크는 희망이 아닌, 희생이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최초로 아크의 힘을 다룬 인간, 에스더 루테란 또한 모종의 이유로 아크의 힘으로 카제로스를 봉인하고, '카제로스를 죽이지 않고 봉인해야만 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아크와 희생, 그리고 루테란의 행동 이유에 관해 많은 추측과 가설이 오가고 있다. 모험가 '낙첨'은 아크의 힘에 있는 '안전장치'에 관해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아크의 힘을 사용하면 그 대가로 모두의 기억에서 잊히는 '망각'의 형벌을 받는 다는 것. 망각으로 아크의 힘이 남용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남은 기억이 없다면 과오가 반복되기에 루페온은 카제로스를 처치하지 않았고, 아크 또한 봉인했다는 것이다.


▲ 카마인은 현재의 세계를 '거짓된 운명'이라 표현한다


카멘과 카단의 정체에 관한 가설도 주된 토론 거리다. 가장 인기 있는 가설 중 하나는 카단과 카멘이 '이그하람의 두 조각'이라는 설명이다. 카제로스에게 배신당한 혼돈의 신 이그하람은 소멸 직전 두 개의 조각을 남겼고, 이것이 빛과 어둠 진영에 있는 정체불명의 두 검사 카단과 카멘을 뜻한다는 이야기다.

카멘과 카단 그리고...와 글쓴이 '아즈리엘꿈'은 해당 가설에서 조금 더 나아가 '카멘'이 소멸한 불의 신 '안타레스'라는 추측을 내세운다. 루페온 휘하 신인 안타레스가 페트라니아로 넘어가 정체불명의 검사가 되어 페트라니아의 어둠 군단장이 됐다는 것. 안타레스는 페트라니아에서 힘을 모으며 반격할 기회를 노린다. 페이튼에 등장한 카멘이 찾고 있던 것은 아크가 아닌 신 루페온이었으며, 아크라시아에 루페온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찾는 것은 없다'고 말한 뒤 귀환한 것.


▲ 카멘과 카단의 정체에 관해서도 많은 가설이 나오고 있다



■ 배경도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스토리 바깥에서 찾을 수 있는 단서들




할은 루페온에 의해 완벽히 존재가 사라진 종족이다. 할에 관한 단서는 스토리 본편에서도 극히 드물게 등장하며, 왜곡된 차원의 섬의 제페토, 엘가시아의 라우리엘, 페트라니아의 아브렐슈드, 지혜의 섬 비밀 서고 등 한정된 장소와 인물들만이 할 또는 할이 가진 힘을 다루며 그들의 존재를 암시한다.

그렇기에 로스트아크 게임 내에서 '할'이 남긴 단서를 쫓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를 창조한 신에게 소멸한 종족을 쉽게 찾는 것도 이상하다. '스덕' 유저는 "맵의 구조물에서 찾아본 할의 흔적과 석상"에서 아크라시아의 지형을 돌아다니며 할의 건축물과 유사한 지형, 문양 들을 모두 조사해 화제를 모았다. 그의 추측에 따르면, 이런 지형의 흔적은 실제로 할의 손길이 닿은 장소로 아크라시아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할' 뿐 아니라 '라제니스'의 과거 고향을 추론한 모험가도 있다. '신선고기'는 '유폐되기 전 레제니스가 살던 곳 추측'에서 베른 북부의 주요 지형과 엘가시아 디자인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라제니스들이 살던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해내기도 했다.

노래 가사에서 힌트를 얻는 경우도 있다. 모험가 '씨군'은 '몽환의 아스텔지어'를 통해 불의 신 안타레스와 카멘, 카단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의견을 소개한다.


▲ 실제 설정을 바탕으로 해 '할'의 흔적을 추적

▲ 라제니스의 원래 고향으로 추정되는 장소도 등장한다

▲ 노래 가사 또한 다양한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