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당일에 2개를 구입한 후, 본 적이 없는 '그 빵'

유년 시절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매달 바뀌던 장난감, 10대엔 빵 속에 든 스티커, 20대 땐 커피숍에서 쿠폰을 모으면 한정으로 주던 다이어리나 굿즈들. 공통점을 비난하자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인질이라는 부분이다. 내게 관심이 없는 품목은 3인칭 시점에서 마음껏 비난하고,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라면 손에 쥔 채로 사서 욕하는 그런.

다들 한번 즈음은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분명 본체는 여기 있고, 이쪽엔 내가 큰 관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딱 하나, 포인트에 사로잡혀 결국 그것을 구입하게 되는 그런 소비심리 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뭔가 찜찜한 구매가 될 수 있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루게 해준, 고마운 효자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2020년 말부터 국내를 타게팅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하이엔드 게이밍 의자 브랜드 시크릿랩(Secretlab)의 제품을 리뷰하며 참 좋은데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좋지.. 당연히 좋은데, 시크릿랩 의자를 사려면 5개월은 부실한 점심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말 선보인 신제품, '시크릿랩 TITAN EVO 2022 시리즈'의 기능 중 맞춤형 내장 자석으로 탈부착이 깔끔하고 간편한 목 쿠션과 팔걸이 패드(암레스트)를 보면서 "잘 먹어서 뭐해. 키가 더 크는 것도 아닌데. 질러?"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IP 캐릭터의 허리 쿠션, 기본 암레스트보다 쿠션감과 열 배출이 더 뛰어난 소재를 채택하여 교체형 제품으로 출시된 '시크릿랩 테크노젤 프리미엄 암레스트 탑'이라는 인질까진 잘 버텼다. 하지만 딱 봐도 벨벳 재질로 추정되는 '시크릿랩 PlushCell 메모리폼 암레스트 커버'의 국내 출시 소식을 듣고 나서 무너져버렸다.

색상은 블랙, 실버, 핑크를 취급하고 있어 사용자가 구비하고 있는 제품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실버는 밝은 회색에 가까운 무난한 색감을 보여주며, 핑크는 중간보다는 약간 밝은 분홍색이다. 리뷰는 검은색과 분홍색 제품으로 진행했다.

▲ 시크릿랩 PlushCell 메모리폼 암레스트 커버 박스 외관


▲ 리뷰하며 가장 즐거운 순간. 개봉은 색감과 소재가 궁금한 분홍색 제품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 박스를 열면 제품 설명서가 반겨주며

▲ 뒷면을 보면 잘 모르겠는 외계어 속에

▲ 한국어가 있다!!

▲ 제품을 열.......

▲ 어..?

▲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제품 포장지도 고급스럽다


▲ 방부제도 함께~!

▲ 이 맛에 벨벳 사지

▲ 쿠션감도 일품이다

▲ 음....

▲ 보통 벨벳이나 스웨이드 제품으로 이런 거 하지 않나?

▲ 지우는 쾌감도 뺏길 수 없지


▲ 자꾸 그 신발이 떠오른다


▲ 설명서도 제품 색상에 따라 다르다. 역시 시크릿랩~!

▲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검은색은 이미 사전 예약도 품절이다 (22.06.21 기준)

▲ 앞 부분에 시크릿랩 로고가 보인다



▲ 암레스트로 사용해서

▲ 미안할 정도의 디자인과 마감을 자랑한다


▲ 제품 비교를 안 할 수 없지! (좌: 기본 / 우: 플러시셀)

▲ 외관만 보더라도 높이 차이가 난다 (좌: 기본 / 우: 플러시셀)

▲ 기본만 봤을 땐 제법 두툼했는데 플러시셀에 비해서는 얇다 (상: 기본 / 하: 플러시셀)

▲ 튀어나오게 촬영한 것이 아니다. 실제 두께 차이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이하는 360도 촬영. 뭔가 그림자 같다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기본 암레스트가 허전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상: 플러시셀 / 하: 기본

▲ 이제 제품을 사용해 보자

▲ 시크릿랩 팔걸이 패드(암레스트) 교체는 정말 쉽다

▲ 자석으로 체결되어 있으니까

▲ 기본 패드를 제거한 모습

▲ 플러시셀도 당연히 자석으로 체결이 가능한 방식이다

▲ 암레스트 교체 후의 전면부 (좌: 플러시셀 / 우: 기본)

▲ 암레스트 교체 후의 측면부 (좌: 플러시셀 / 우: 기본)

▲ 시크릿랩 TITAN EVO 2022 쿠키앤크림 에디션. 내 의자가 되어라!

▲ 플러시셀로 바꾸면...!

▲ 분홍색이 꽤 어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진 않는다

▲ 일단은 느낌만 보자, 느낌만..


▲ 분홍색은 스텔스 에디션 쪽이 더 잘 어울린다

▲ 검은색 제품으로 변경했다. 역시 검은색이 깔끔하고 무난하다

▲ 급경사로 떨어지는 앞쪽 디자인도 뭔가 근거가 있을 것 같다



의자 자체의 벨벳 소재로 이루어졌다면 아무리 예쁘고 편안하더라도 관리 측면으로 고민이 되겠지만 암레스트다. 그것도 내 피부와 직접 맞닿는. 워낙 촉감이 좋고 쿠션감이 뛰어나다 보니 이미 충분히 좋은 시크릿랩의 기본 암레스트로 다시 갈아꼈을 때 단단하게 느껴질 정도로 역체감이 오더라.

나만 이렇게 고평가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휴일에 아내를 데려다가 사무실에서 게임을 시켜봤다. 절대 친구가 없어서는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팔꿈치가 가장 뾰족한 사람이기 때문. 점심을 먹으며 가볍게 체험 소감을 물어봤다.

좋더라. 이게 엄청 신기한 게 생긴 건 좀 덥게 생겼는데 시원하다. 그리고 소재에서 오는 쿠션감이랑 애초에 높이 자체도 좀 더 높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과장 없이 2배 정도 더 폭신한 것 같다. 특히 내가 자세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게임하는 도중에 키보드나 마우스를 격하게 사용한 후 힘을 빼면서 팔꿈치를 부딪히는 습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9만 원...? 내가 시크릿랩 의자를 갖고 있었으면 살 것 같다. 이걸 내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봤으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을 것 같은데, 직접 써보니까 이건 대체 불가능하다. 이거 우리 집 의자에는 못 붙이나?

의자에 대해서도 "가격이 꽤 높네.."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좀 고민이 된다. 한번 물건을 사면 오래 쓰는 스타일이고, 내년에 이사 계획이 있어 당장엔 생각하기 힘들겠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의자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아니면 내년에 좀 고민을 할 것 같다. 의자도 만족스러운데 팔걸이 패드를 하나 바꿨다고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것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

성공이다. 내년에 이사 가면 내 의자는 시크릿랩이다.

▲ 날카로운 단도(+7). 내 주변에서 팔꿈치가 가장 뾰족한 아내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부탁했다

▲ 착시현상이 아니다. 기본 제품으로 다시 바꾸니 뭔가 허전하지 않은가? 실제 체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