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서 캐릭터를 육성하다 보면 점점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레벨업에 따른 스펙 상승도 있을 수 있으며, 새로운 스킬이나 강력한 아이템 등 다양한 방면으로 캐릭터가 강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성장 중인 캐릭터에게 목표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로스트아크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재련과 아이템 레벨, 유물 및 고대 장비, 각인, 전투 특성, 팔찌 효과, 보석, 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성장 체감을 느끼게 설계해뒀다. 실제로 세팅이 되지 않은 저레벨 캐릭터와 세팅을 완성한 고레벨 캐릭터의 대미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이는 딜러의 기준일 뿐, 서포터에게는 거의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엄밀히는 딜러와 동일한 형태로 스펙을 올릴 수는 있으나, 실제로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서포터를 플레이하는 모험가들은 꾸준히 성장 체감에 대한 개선을 원하고 있는 상태다.


▲ 입장 레벨 커트라인을 맞췄다면 굳이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 왜 성장 체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스펙 상승에 따른 서포터의 현실

딜러와 같은 형태로 스펙업이 가능함에도 서포터만 유독 성장 체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보여지는 숫자의 차이라 볼 수 있다. 딜러는 주력 스킬의 대미지가 증가하는 것이 눈에 보이므로 강해진 것을 느끼기 쉬운 것이다.

물론 서머너처럼 주력 스킬이 분산된 딜러도 존재하며, 이 경우 보이는 대미지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한다. 대신 스펙을 올리면 DPS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며, 그만큼 잔혹한 혈투사나 MVP창에 나오는 비중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료 기자의 1,417레벨 블래스터(전설 15)와 1,595레벨 블래스터(고대 25)의 수련장 DPS는 약 9배의 차이를 보였다. 직업과 세팅에 따라 더 차이가 나기도, 더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하겠지만 1,400레벨 초반과 1,500레벨 후반은 대략 이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높아진 대미지는 각종 던전의 플레이 타임 감소로 이어진다. 대미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특정 패턴이 스킵 되기도 하므로, DPS가 10% 상승한 것이 실제 플레이타임을 30% 이상 줄여주는 경우도 많다. 권장 레벨이 낮은 하위 던전은 혼자서 캐리하는것도 어렵지 않다.


▲ 1,417 블래(좌)와 1,595 블래(우)의 수련장 대미지 비교, 거의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반면 서포터는 스펙 상승에 따라 증가하는 대미지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작정하고 딜세팅을 하면 모를까, 일반적인 파티에서 서폿 세팅인 서포터의 순수 대미지 비중은 1~2% 내외다. 즉, 서포터는 딜러처럼 스펙 상승을 통해 딜적인 만족감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포터와 한 파티에 있는 딜러는 어떨까? 바드와 홀리나이트, 도화가는 자신의 공격력의 15% 증가함과 동시에 전체 공격력의 6%를 상승시키는 스킬을 지니고 있다. 서포터의 무기 재련 수치가 높을수록 파티의 딜량이 상승하기는 하는 것이다.

이 수치가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 직접 실험을 진행해봤다. 실험한 캐릭터는 서머너로, 솔로 플레이 노버프로 1타격당 평균 129.7만의 대미지를 주는 윙드 스피릿으로 테스트했다. 서포터의 아이덴티티는 적용하지 않았으며, 낙인과 공격력 증가 스킬만 사용했다. 이외 변수는 모두 통제했으며 노크리 등의 대미지는 집계하지 않았다.


▲ 노버프 기준 평균 129.7만의 대미지를 주는 윙드 스피릿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0 재련 무기인 1,302레벨 서포터에게 버프를 받으니 평균 대미지가 161.9만으로 약 25% 상승했으며, 19 재련 무기인 1,475레벨 서포터에게 버프를 받으니 평균 대미지가 167.7만으로 약 29% 상승했다. 상승한 스펙에 비해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최고 수준인 고대 25 재련 1,587레벨에게 버프를 받았을 때는 평균 대미지가 180.1만이 나왔으며 이는 약 39% 상승한 수준이다. 전설 0 재련 무기와 고대 25 재련 무기를 비교하면 약 12% 정도 더 강해진 셈이다.

이러다 보니 무기 재련보다 서포터의 교복이라 할 수 있는 갈망 세트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나오는 중이다. 실제로 1,475 서포터가 갈망 2레벨을 착용했을 때의 대미지 상승량은 고대 25 재련 1,587레벨 서포터의 노갈망 공격력 상승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서포터로서 더 스펙을 올릴 방법은 남아있다. 카양겔 클리어 후 갈망 3레벨을 맞추고 남겨진 바람의 절벽 및 창의 달인 30각성을 완료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대 25 재련 1,587레벨 서포터가 갈망 3레벨과 남겨진 바람의 절벽 30각을 착용한 후 버프를 주었을 때 윙드 스피릿의 평균 대미지는 211.7만이었으며 이는 노버프에 비해 약 63% 증가한 수치를 보여준다.


▲ 서포터 스펙에 따른 윙드 스피릿 대미지 변화량. 갈망이 본체라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다만 최고 수준의 세팅을 완료했음에도 갈망 1레벨만 간신히 착용한 서포터에 비해 대미지 증가량이 이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 노력에 비해 매우 낮은 리턴이라 볼 수 있다. 버프를 받는 파티원이 3명인 것을 감안해도 딜러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이 또한 갈망 레벨과 남겨진 바람의 절벽 덕분에 저 정도나 차이가 벌어진 것이지, 같은 조건이라면 서포터가 무기를 재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서포팅은 물론 딜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 생명력 기반으로 힐량 및 실드량이 정해지므로 많은 서포터들이 최대 생명력을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특화 서포터의 아이덴티티 타이밍이 아닌 이상 체감이 거의 되지 않는 공격력 버프에 비해 방어적인 서포팅은 다소 체감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적인 서포팅은 전문의 등장 이후 적정 레벨 서포터의 힐량 및 실드량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은데다, 짧은 지속시간 덕에 스킬 사용 타이밍에 훨씬 더 영향을 받는다. 스펙보다는 실력의 영역이라는 것인데, 이는 저레벨 서포터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 실드량과 힐량이 중요하긴 하지만, 적정 레벨대로도 부족함이 느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관건. 다양한 서포터 성장 체감 해결 방안

현재 서포터의 성장 체감이 부족하다는 부분은 대부분 동의하는 문제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성장 체감을 주는지에 따라 다양한 사이드 이펙트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대안이 대두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성장 체감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공격력 버프 쪽에 성장 체감을 주었을 경우다. 그만큼 보스에게 주는 대미지가 늘어날 것이므로 보스가 지금보다 더 강력해져야 할 것이다. 혹은 보스는 그대로 있되, 모든 딜러의 대미지가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서포터의 공격력 버프의 중요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서포터의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장벽이 되기도 한다. 현재도 서포터의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며, 특정 구간은 서포터가 부족하여 전투 출발 자체를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서포터의 스펙 상승에 따라 공격력 버프가 더 좋아지게 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 서포터에게 성장 체감이 주어지면 랏폿 문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드나 힐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보스의 패턴은 더 강력해져야 하며, 공격력 쪽에 성장 체감을 주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서포터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설계할 경우 저레벨 서포터가 쓸모없게 되지 않게끔 하기 위해 모든 전투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어떤 모험가는 이러한 부분이 걱정된다고 하여 서포터에게 성장 체감을 주지 말라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문제를 서포터에게 떠맡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성장 체감을 주었을 때의 문제는 별도로 해결하고 성장 체감 자체가 주어지는 것은 RPG로써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서포터 부족 문제는 신규 서포터 출시나 1인 전투 콘텐츠와 같은 서포터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형태로 간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성장 체감을 주되, 랏폿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시각도 있다


쓸만한 각인이 적다는 점도 성장 체감을 느끼기 어려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딜러는 고대 장신구를 맞출 경우 1레벨 각인이 추가될 수 있으며, 직업 각인이나 아드레날린, 에테르 포식자 등을 활용할 경우 유의미한 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서포터는 1레벨 각인이 추가된다고 하여 크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직업 각인과 중갑 착용, 각성, 전문의까지는 좋지만 나머지 각인이 애매하여 기존에도 3333과 33333이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수준인데, 1레벨 각인이 추가된다고 하여 크게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97돌도 거의 의미가 없는 편이다.

서포팅에 도움이 되는 각인이 더 출시된다면 고대 장신구로 변환하거나 97돌에 따른 성장 체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를테면 팔찌의 경우 전투 특성이 증가하고 생명력 및 체력을 올릴 수 있으며, 마나회수, 응원, 비수, 약점 노출 등 다양한 추가 효과를 받을 수 있어 팔찌 여부가 큰 차이를 주는 편이다.


▲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만, 필수냐고 한다면 또 애매한 각인이 많다


이외에도 서포터에게 신속과 쿨타임 감소 보석 레벨은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만큼 스킬 업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포터의 스펙 상승에 따라 스킬 업타임이 증가하는 형태도 좋을 수 있다. 공격력 증가 효과뿐 아니라 실드 지속 시간이 증가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과거 시즌1에는 무기 재련이 일정 수치 이상일 경우 특정 스킬에 공격 속도 증가 및 마나 회복 속도 보너스가 부여되기도 했다. 방어구의 경우 재련 단계에 따라 스킬 쿨타임이 감소하는 효과를 지니기도 했기에 업타임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재련 효과와 스크롤을 함께 활용하여 서포터 세팅으로도 유의미한 대미지를 줄 수도 있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당시에는 서포터의 성장 체감 문제는 거의 대두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서포터 또한 무기 재련에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었으므로, 별다른 대책 없이 재련 효과를 부활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욘 시절로 불리는 시즌1 때는 서포터도 나름의 성장 체감을 보유하고 있었다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서포터의 스펙이 아무리 상승하더라도 결국 파티원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라면 본인이 성장했다는 체감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파티원이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딜러의 칭찬이 서포터의 성장 체감이라는 말도 농담으로 듣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딜러들이 서포팅을 받고 있다는 체감을 더 높여주기 위해 이펙트를 추가하자는 의견도 많다. 바드의 빛의 광시곡과 같은 슈퍼 세이브 스킬을 받고 있다면 화면 전체에 이를 표현해주는 것이다. 딜러 입장에서도 서포팅을 받았다는 체감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감안해서 맞딜을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보여지는 수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테면 MVP 개선 때 서포팅으로 인한 대미지 상승량을 서포터 본인의 수치에 추가하여 그 비중에 따라 MVP에 노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MVP는 서포터가 회복 스킬을 얼마나 썼느냐에 따라 서포터가 노출될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정도에 불과하므로 다른 형태로 딜러와 MVP를 경쟁할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 현재의 MVP는 딜러와 경쟁하지 않다 보니 서포터에게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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