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브컬쳐계에 상륙한 대마, 연료를 꾸준히 보급할 서비스가 관건


한때 서브컬쳐 팬들의 3대 비원으로 꼽혔던 '우마무스메'가 작년 일본 출시에 이어 올해 6월 20일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원래는 2018년 출시 예정이었지만,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해 3년간의 작업을 거쳐 출시된 '우마무스메'는 일본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지금도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일본 모바일 서브컬쳐 게임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았죠.

게임에 앞서 방영한 애니메이션도 호응이 높은 데다가, 일본에서의 성공 그리고 미리 플레이한 유저들의 정보까지 전해지면서 '우마무스메'는 국내 출시 전부터 서브컬쳐계를 강타할 카드로 손꼽혔습니다. 심지어 출시도 안 됐을 뿐만 아니라 더군다나 실존하는 말들을 소재로 한 만큼, 마주들과 협의가 된 범위를 넘어선 2차 창작도 제한이 걸려있는데도 여러 밈들이 하나둘씩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할 정도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게 뭔데"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죠. 경마를 소재로 했다는 말에 도박 및 사행성과 연관이 있지 않나 오해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고요.

그런 상반된 반응 속에 마침내 국내에 상륙한 '우마무스메'는, 확실히 일본 시장을 강타할 만한 파괴력에 높은 완성도까지 사이게임즈의 체급과 관록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를 한국에서도 온전히 첫 유효타를 날리기 위한 준비도 근 1년간 철저하게 잘 됐는데, 그만큼의 묵직한 연타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게임명: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장르명: 육성 시뮬레이션
출시일: 2022. 6. 20.
리뷰판: 정식 출시(1.01) 버전
개발사: 사이게임즈
서비스: 카카오게임즈
플랫폼: 모바일
플레이: 모바일



베팅이 없어도 왜 그들의 질주에 열광할까? 덕겜과 스포츠물의 조합으로 풀어낸 방정식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경마'라는 소재를 다뤘는데 왜 그렇게 인기가 높고 반응도 뜨거울 수 있을까 하는 점일 겁니다. 아무래도 경마가 말과 기수들이 순위를 겨루는 스포츠라는 면모보다는, 마권을 사서 판돈을 거는 도박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덕들은 예쁜 캐릭터를 좋아하니 말을 미소녀로 바꿔서 그런 것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엔 서브컬쳐 시장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러스트나 캐릭터가 좋은 게임은 시장에 다수다보니 그것만으로는 선택을 받기엔 이젠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캐릭터와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 무언가가 확실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나오는 다른 경쟁작에 시선을 빼앗겨버리게 되니까요.

아마 애니메이션을 먼저 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우마무스메'는 정통파 스포츠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작품입니다. 미소녀들이 먼저 눈에 띄긴 하고, 출주하는 우마무스메들과 이를 담당하는 트레이너들 사이에 교류가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흔히 생각하는 미소녀 게임식 '사랑'이 주라기보다는, 선수와 코치 사이의 신뢰 속에 그런 느낌이 은은하게 나게끔 조절했다고 봐야하죠.

앞서 경마가 말들의 순위를 겨룬 스포츠라는 관점을 제시한 이유는, '우마무스메'에서 그렇게 해석해서 풀었기 때문입니다. '우마무스메'의 세계관에서 우마무스메들의 경기는 베팅이 일절 없이 순수 스포츠로서 사람들이 시청하면서 환호하곤 합니다. 그 맥락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가겠지만, 유저가 직접 트레이너로서 그 경기에 임할 우마무스메들을 육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죠.

▲ 담당 캐릭터뿐만 아니라 트레센 학원의 여러 캐릭터들이 얽힌 우정과 경쟁 협력 등 다양한 요소가 담겼습니다

유저는 최고의 우마무스메를 육성하는 '트레센 학원'의 트레이너로 부임, 작중 시간으로 3년 동안 담당 우마무스메와 최종 목표인 URA 파이널즈 제패를 위해 동고동락하게 됩니다. 이미 일본 서버의 사례를 선행학습한 유저라면 최선의 인자를 모으기 위한 몇 가지 방정식에 뛰어들겠지만, 모든 유저가 다 그렇게 하지는 않을 테니 우선 조금 다른 방향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그 부분은 뒤에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우마무스메의 완성도를 논할 때 말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카카오게임즈의 공격적인 광고에 커뮤니티의 여러 글을 주워들었지만 한국 서버로 처음하는, 그런 유저의 시선으로 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아마 커뮤니티 글을 보면서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에도 자연히 호기심이 생겼거나,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애니메이션을 이미 챙겨봤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상황이면 성능보다는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우선 보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니면 성능과 호감을 저울질해서 타협하거나, 호감이 생기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키우기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갈 수도 있죠.

▲ 오구링도 있지만, 라이스 샤워를 웃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에 재차 도전 갑니다

그 첫 인상에서도 사이게임즈가 그간 쌓아온 덕겜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일러스트대로 담아낸 고퀄리티 캐릭터 모델링은 물론이고, 서브컬쳐에서 그간 접해왔던 다양한 캐릭터 유형들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확실히 잘 갖춰놨기 때문이죠. 애니메이션과 공식 유튜브의 골드쉽 버튜버를 통해 빌드업을 사전에 다져둔 덕도 있지만, 캐릭터 디자인이나 대사는 물론이고 제스쳐, 표정 등 사소한 디테일까지 살렸다보니 애니메이션에 나오지 않은 캐릭터도 어떤 유형일지 한눈에 바로 파악이 되게끔 했습니다.

자신의 취향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육성하는, 미소녀 수집형 게임으로서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준 '우마무스메'의 그 다음 스텝은 미소녀들이 땀흘리며 성장하는 청춘 스포츠물의 구성입니다. 시스템상으로는 훈련과 휴식을 반복, 우마무스메의 스탯과 스킬을 올리면서 각종 레이스에서 승리를 쌓아가는 메마른 구조이긴 하죠. 그 사이사이에 담당하는 우마무스메뿐만 아니라 그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는 트레센 학원 관계자들과 서포트 카드로 편성된 우마무스메들의 이야기, 그리고 라이벌 트레이너와 그 담당 우마무스메와의 구도 등을 다각도로 풀어내면서 스포츠물로서의 구성을 완성했습니다.

▲ 골드 쉽 전설을 몰라도 괴짜인 건 한 눈에 보입니다

▲ 성과를 내기 위해 훈련과 레이스를 반복하는 일과 속에서

▲ 패배의 아픔과 협력, 극복 등 여러 테마를 꽉꽉 눌러 담았습니다

그냥 육성해서 다 이기면 그만, 이런 식이 아니라 패배의 아픔과 부족함을 체감하면서 느끼게 되는 고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과 조언 등을 거쳐서 처음엔 미숙했던 우마무스메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그 모습은 지극히 왕도적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검증됐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그 구성의 화룡점정은 메인이 되는 '경기'의 퀄리티와 작품의 전반적인 디테일입니다. 디테일이 어긋나면 사소한 것에 정신이 팔려서 몰입하기 어려워지고, 경기의 퀄리티가 떨어지면 그렇게 육성하는 과정에서 캐릭터가 느끼는 고민이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워지죠. 좀 심하게 말하면 "이런 하찮은 것에 우리 애가 열과 성을 다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까요.

캐릭터 모델링 퀄리티는 두말할 것도 없고, 이를 활용해서 게임 내에 구현한 레이스도 다양한 효과에 카메라 구도 그리고 생생한 중계까지 더해서 실제로 경기하는 것 같은 박진감을 살렸습니다. 세로 화면이라 다소 시야가 제한되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일부 치열한 구도만 초점을 맞추면서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었죠. 여기에 우마무스메가 역동감 있게 달리는 폼을 전신으로 보여주면서 열과 성을 다해 뛰는 박력 있는 그 모습에 눈이 절로 가게 했습니다.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설계한 스킬 연출도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고,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서는 일부러 남은 거리나 순위 상황을 안 보여주는 기법도 눈을 떼지 못하고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도록 하는 포인트였습니다.

▲ 순위가 안 보일 때의 조마조마함과 막판 역전의 짜릿함, 이 맛에 우마무스메 봅니다

그 모든 요소가 종합된 치열한 경기에서 뛰는 자신의 우마무스메가 클로즈업 될 때마다, 어느 새 다른 건 다 잊고 응원하게 될 정도로 그 완성도는 뛰어납니다. 그리고 그게 단순히 1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대의 주인으로서 예우해준다는 것이 체감되는 위닝 라이브로 방점을 찍습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개발에 참여했던 사이게임즈였던 만큼, 그 노하우를 십분 살려 육성 시뮬레이션 못지 않은 퀄리티로 구현한 라이브에 경기 결과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센터 및 메인 보컬-서브 보컬 구도 등 디테일까지 갖춘 걸 보노라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죠.

자신의 우마무스메가 고생 끝에 수준 높은 경기에서 우승도 하고, 센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메인을 잡고 환호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에 져서 시무룩하는 장면도 그냥 넘어가질 않았습니다. 기가 죽어서 귀부터 접히고, 고개가 수그러지면서 그 큰 눈망울이 축 쳐지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절로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 주눅 든 표정까지 디테일하게 담아내서 죄책감이...다음엔 꼭 이기게 해줄게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로 그 첫 발을 디디게 한 뒤, 왕도적인 스포츠물의 구성에 디테일을 가미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우마무스메'는 왜 클리셰가 그리도 위력적인지 실감할 수 있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머리로는 어떤 셈법인지 알겠는지, 보다보면 어느 새 트레이너의 입장에서 우마무스메를 응원하게 됐으니까요. 다만 이런 미소녀 게임에 항마력이 없는 유저라면 공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보기와 달리 육성 과정이나 이벤트 대사에서는 덕겜 특유의 감성이 옅긴 한데,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요소들에 의문을 가질 정도로 항마력이 없으면 좀 오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죠.

▲ 아니 갑자기 경주하고 나니까 라이브? 라고 생각하면 좀 뜬금 없을지 모르겠지만

▲ 그래도 우마무스메들의 미소를 위해 얼마든지 우마뾰이하겠다(?)



운칠기삼 마칠기삼, 육성 시뮬레이션의 왕도와 로그라이크로 빚어낸 고증과 시너지


'모바일'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으면 어느 새인가 자연스럽게 간소화, 최적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도 여타 다른 기기에 비해 작은 데다가 입출력 장치가 한 곳에 모여있어 UI가 필연적으로 게임을 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기기 스펙 자체도 제한적이니까요. 더군다나 휴대용 콘솔과 달리 일상과 관련해서 여러 용도로 사용되곤 하니 자동을 넘어 아예 스킵으로 더 간편하게 숙제를 끝내버리는 양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마무스메는 그런 흐름과 다르게, 프린세스 메이커류 육성 시뮬레이션이나 파워풀 프로야구류 스포츠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구성한 게임입니다. 모바일이라는 환경에 맞춰서 UI를 갖추고, 훈련 과정 등을 간소화해서 넘어가긴 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스포츠물에서 캐릭터가 성장하고 경기를 치르는 그 일련의 과정을 3년에 걸쳐서 풀로 풀어내고 있죠.

그 스토리를 왕도적인 스포츠물로 풀어내면서 몰입감을 높였지만, 스토리를 스킵하는 유저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은 요소입니다. 더군다나 한 번 엔딩을 보면 끝나는 패키지 게임도 아니다보니,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 스토리를 반복하다보면 질리기 마련이죠. 특히나 우마무스메의 스토리는 스포츠물의 구성을 살려 중간중간에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교류도 많다보니 스크립트양도 방대해서 노 스킵이면 아무리 빠르게 해도 엔딩까지 2시간은 넘게 걸립니다.

▲ 육성 스토리에 서포트 카드 스토리에 메인 시나리오까지, 이거 다 스킵 안 하고 본다고 치면...

그러니 통상 스킵을 하면서 넘어가게 되고, 그렇게 스토리 요소는 상당히 배제한 상태에서 유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점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패키지 게임식 육성 시뮬레이션의 기반을 잘 다져둔 것이 먼저 눈에 띄죠.

일단은 최종 목표인 URA 제패에 가기 전, 여러 개의 중간 목표들이 제시됩니다. 그 중간 목표까지 유저는 매 턴마다 훈련, 휴식, 외출 등을 선택해서 우마무스메를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려야만 합니다. 스피드, 스태미나, 파워, 근성, 지능 다섯 개의 스탯을 각 분야별 훈련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는 건 물론이고, 훈련으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때로는 휴식과 외출도 병행해야만 하죠.

▲ URA 파이널즈 이전에 중간 목표들부터 달성해야 하니, 효율적인 스탯과 스킬 관리는 필수

여기에 각 우마무스메의 적성이나 중간 과제의 코스에 따라 올려야 할 스탯도 제각각이고, 그에 맞춰서 훈련 메뉴도 설계하면서 과제에 맞는 스킬도 선택해서 올려줘야 합니다. 그냥 꽁냥꽁냥거리며 학창 생활을 같이 보내는 게 아니라, 트레이너로서 우마무스메를 육성하고 그 성과를 확인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면모가 확실히 갖춰져있죠. 그 육성에 따라서 스탯도 착실히 올라가고, 승률이 올라가면서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나가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또한 중간 과제를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육성을 해야 하는데다가, 몇몇 핵심 이벤트를 빼면 모든 게 확률적으로 진행되는 로그라이크 요소까지 더해져서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육성이 종료되도 다른 우마무스메를 키울 때 스탯이나 스킬을 전해주는 '인자'를 남기는데다가, 서포트 카드 이벤트는 훈련 과정에서 쌓이는 우정 게이지에 따라 대략 짐작이 가능하니 로그라이트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 말일 겁니다. 또 세 번까지는 알람 시계를 써서 다시 그 레이스에 도전해볼 수 있긴 하고요.

▲ 갸아악 안 돼 늦은 출발이라니! 늦은 출발이라니!

▲ 라는 악몽을 꾸었습니다. 알람 시계님 사랑합니다

▲ 마음을 이어받아 성장한 우마무스메는 또 다시 인자를 전하면서, 의지는 이어집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랜덤으로 변수가 발생하고, 선택을 잘못해서 삐끗하면 그대로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스킵으로 슥슥 넘어가면서도 그 게임 흐름 자체를 놓지 않고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하는 묘미가 있었습니다. 훈련 일정 선택이나 휴일 선택뿐만 아니라, 이벤트에서 선택지도 무엇을 고르냐에 따라서 스탯이 올라가냐 아니면 스킬 힌트가 올라가냐가 달라지고, 때로는 갑자기 돌발 이벤트가 발생해서 의욕이 깎여버리거나 휴식을 해도 체력이 만족스럽게 안 올라가다보니 선택지를 바꿔야 하는 사태도 벌어집니다.

더군다나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게 아니라 그간 키워온 것을 바탕으로 우마무스메들이 알아서 뛰는 거다보니, 때로는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게 굴러가는 일이 잦습니다. 단순히 스탯이 높다고 땡이 아니라, 각종 스킬이나 디버프 상태도 '확률'에 기반해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물론 어느 정도 스탯이 갖춰지고 조건이 되면 발동할 확률은 높아지지만, 그게 꼭 100% 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때로는 스탯이 우승권인데도 한 끝 차이로 지는 일도 수두룩합니다. 반대로 운이 좋아서 스킬이 죄다 제때 발동하고, 유력한 경쟁자들이 마군에 휩싸여서 제 실력을 못 내는 상황이면 스탯상으론 어렵다고 전망한 경기도 1착으로 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죠.

▲ 아니 하루우라라는 내가 찾을 테니 제발! 제발! 아...

사실 경마에서는 운칠기삼, 마칠기삼 이런 말이 나돌곤 합니다. 그날의 운세에 따라 그리고 말의 실력과 상태에 따라서 그날의 승부는 언제든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우마무스메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120억 엔의 마권을 한 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든 골드쉽의 타카라즈카 기념 로데오 사건이나 기대주도 아니었는데 일본 더비 2착에 킷카상에서는 미호노 부르봉의 삼관 달성을 저지한 라이스 샤워 같은 사례도 있으니까요. 유저가 우마무스메를 컨트롤하는 것이 아닌, 작전을 지시하고 스킬을 세팅해둔 뒤 조건에 따라 확률적으로 발동하게 한 것은 이런 요소를 고증한 셈입니다.

여기에 실존하는 코스의 특질이나 지형도 살리고, 기상에 따른 코스의 상황까지도 고려해서 스킬 발동 확률이 정해지다보니 갖가지 정보를 사전에 훑어보면서 치열하게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습니다. 실제 레이스에 들어가서는 그 계산대로 되길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상대 우마무스메들이 마군에 둘러싸이거나 페이스가 흐트러지길 빌면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맛도 있죠. 더군다나 경기 장면은 아까 언급한 것처럼 디테일을 살려서 박진감 있게 구현하고, 우마무스메들이 열과 성을 다해 뛰는 표정이나 그 뒤에 희비가 엇갈리는 것까지 세세하게 보이니 더더욱 몰입해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잘 맞아떨어지라고 기도까지 곁들이는 건 덤이고요.

▲ 장거리에 선입이라 괜찮아 스킬도 잘 터졌어 그렇지 스퍼트 때 가즈아ㅏㅏㅏ!! 보다보면 이런 의식의 흐름이



낯선 소재에 장르 특유의 진입장벽, 그 벽을 낮추고 친숙하게 만든 높은 퀄의 현지화

▲ 저기요...회장님?

이렇듯 게임의 구성은 왕도적이지만 디테일과 퀄리티 둘 다 갖추면서 완성도를 높인 '우마무스메'지만, 소재 자체가 국내에서 굉장히 마이너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이 성과를 올리면서 게임화가 서브컬쳐 유저의 3대 비원 리스트에 오를 정도까지 인지도가 있긴 하고, 그에 힘입어서 여러 정보들이 사전에 풀리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누구나 다 보리라는 보장도 없었고, 텍스트량도 많은 데다가 용어도 용어다보니 이를 어떻게 현지화해서 잘 풀어낼지 의문이었습니다.

또 각종 서브컬쳐 요소를 코어하게 담기보다는 일본 학원물을 보다보면 친숙할 정도로 라이트하게 담아내긴 했지만, 캐릭터의 특색을 살리고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넣어둔 갖가지 말장난이나 대사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캐릭터 스토리를 그냥 훑고 넘어가는 유저층에겐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이래저래 인지도도 높고 한섭 출시를 오매불망 기다려온 팬도 많은 작품이라 자칫 잘못하면 크게 커뮤니티에 불씨로 확산될 여지도 있는 부분이었죠.

이미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에서 수준 높은 현지화를 보여준 카카오게임즈는 이번에도 그런 난제를 훌륭히 해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사소한 말장난이나 개그 같은 씬도 하나하나 살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죠. 인게임 식질도 일일이 다 한국어화를 적용한 건 물론이고, 레이스 시작 전에 경기 타이틀이 나오는 장면도 다 일일이 한국어로 새로 제작해서 만드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 이 아스트랄함, 우리 골드 쉽 맞습니다

▲ 우리말로 처리한 경기장 소개 장면, 여기까지 공을 들일 줄은

여기에 우리말로 번역해도 될 경기명은 우리말로 번역하되, 자칫하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일부 경기명은 고유명사 그대로 써서 한, 일 둘 다 어느 정도 납득하고 넘어가게 하는 등 센스 있는 번역도 눈에 띄었습니다. 경마 용어 같은 경우에는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하는 게 아니라, 국내 경마 용어를 우선 적용하되 일본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절충해서 넣었죠. 일례로 일본 경마에서는 경주로 상태를 양호, 약간 무거움, 무거움, 불량 이렇게 분류하지만 국내에서는 건조, 양호, 다습, 포화, 불량 5단계로 씁니다. 그래서 우마무스메 한섭에서는 이를 절충해 양호, 다습, 포화, 불량으로 경주로 상태 용어를 번역했죠.

어찌 보면 사소해보일지 모르지만, 원본 자체가 빼어난 디테일로 높은 완성도를 갖춘 게임인 만큼 그 사소한 흠집이 옥의 티처럼 커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이미 일섭에서 코어하게 파고드는 유저들의 정보도 틈틈이 모니터링하면서 플레이하는 게임이다보니 자연히 비교될 여지도 있었고요. 우마무스메 한섭의 현지화는 그런 리스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고, 작품 자체에 인지도는 있지만 마이너한 소재에 정보량도 많아서 틈틈이 다 텍스트를 읽어봐야 하는 작품을 즐길 때 어떤 지장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잘 처리된 모습입니다.

▲ 국내 경마 용어에 맞춘 현지화에, 잘 안 보는 곳까지 식질도 꼼꼼히 해둔 디테일이 엿보입니다



가볍게 찍먹, 가늘고 긴 플레이 가능할까? 엇갈리는 시선이 공존하는 이유
▲ 오죽하면 이런 팁이 나왔을까요. 자신이 이륙해도 될까 궁금하다면 이 기사를 참고하시길

여기까지만 보면 우마무스메는 일본 시장을 제패하기엔 모자람이 없는 게임, 완벽한 게임 이런 찬양가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는 물론이요, 그 캐릭터들이 피땀눈물 흘리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스포츠물의 왕도를 디테일하게 그려낸 데다가 완성도도 뛰어나니까요.

그런데 그 장점들을 뒤집어보면, 너무 다 디테일하게 집어넣은 나머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일단 눈에 띕니다. 아마 패키지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는 플레이타임이 길다는 건 장점처럼 받아들이겠지만, 라이브 서비스가 기반인 모바일 게임은 그렇지 않죠. 자동으로 24시간 풀타임으로 돌려놓는 게임이 아니고서야 계속 몇 시간이나 핸드폰을 들고 플레이하는 일은 적으니까요.

다섯 스탯을 그때그때 맞춰서 올려주면서 때로는 휴식도 하고, 외출도 보내고, 그러다가 각종 이벤트가 랜덤으로 발생하고 거기에 조치하는 등등. '우마무스메'의 루틴은 일일퀘 단위가 아니라 행동력 한 번 태우는 단위만 봐도 타 모바일 게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장황합니다. 아까 스킵 안 하면 URA 파이널즈 제패까지 2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는데, 스킵을 한다고 쳐도 20분이 걸릴 정도 분량입니다.

더군다나 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를 육성할 때 도움이 되는 '인자'를 어떻게 남기는 것도 가면 갈수록 중요해져서 여러 차례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육성은 성공적으로 마쳤어도 그 특성 인자를 남기는 것도 랜덤이라, 때로는 좋은 게 남기도 하지만 다음에 육성하고 싶은 캐릭터에게 줬을 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남기도 하니까요. 원하는 인자가 안 남았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처음부터 육성에 들어가야 합니다.

플레이 구성 자체는 패키지 게임에 가까운데, 여기에 모바일 수집형 게임의 BM이 가미되면서 야기되는 문제도 있죠. 우마무스메 육성은 스토리 진행하면서 훈련하고 레이스를 뛰는 것뿐만 아니라, 시작 전에 인자 전달용으로 편성한 우마무스메와 서포트 카드도 상당히 영향을 줍니다. 특히 서포트 카드를 뭘 편성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스탯 및 스킬 힌트를 올릴 이벤트가 발생하고 편성 가능한 스킬도 달라지는 만큼, 깊게 플레이하면 할수록 우마무스메보다 더 비중이 높아지게 됩니다.

▲ 특히 서포트 카드는 성능을 제대로 내고 싶음 한돌도 욕심을 내야합니다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나면 쓸만한 서포트 카드들을 이벤트로 배포하긴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뽑기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서포트 카드는 성능이 돌파 여부에 따라서 크게 갈린다는 점이죠. 서포트 카드를 돌파하고 못하고에 따라 스탯뿐만 아니라 각종 보너스 수치도 차이납니다. 행동력이 허락하는 한 무한정 뺑뺑이를 도는 육성 방식이 아닌, 제한된 턴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육성을 위한 루틴을 짜는 방식이다보니 그 한 번 한 번 차이가 난 결과물을 어떻게 무한정 시간을 들여 극복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한돌하면 또 여유가 있다보니 스탯 인자가 아닌 스킬쪽 인자에 더 투자하는 등, 폭넓은 플레이가 가능한 반면 돌파를 못하면 시도조차 하기 어렵기도 하죠.

그냥 단순히 URA 파이널즈 제패만 하는 게임이었다면 아마 그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무과금으로도 어쨌든 요령을 익히면 인자를 몇 개 건지고 친구의 우마무스메와 서포트 카드를 빌려와서 클리어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 이후 우마무스메의 주요 콘텐츠가 PVP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문제죠.

▲ 스토리만 보고 육성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로 다른 유저와 시합하는 콘텐츠 비중이 점차 높아집니다

어느 정도 육성하고 나면 자연히 5종의 코스에 출전할 팀을 꾸린 뒤 각 코스별로 우마무스메들의 순위를 겨루는 비동기식 PVP 팀 경기장에, 3명의 캐릭터를 팀으로 편성해서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챔피언스 미팅'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육성과 PVP 외에는 이벤트 콘텐츠가 있긴 한데, 이벤트가 없을 때는 할 거라곤 스토리를 다시 보는 거나 라이브를 다시 보는 정도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PVP쪽에 눈을 돌린 그 순간부터 자신의 캐릭터와 다른 캐릭터의 스탯 차이가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그 불합리한 구조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무과금으로 어찌저찌해도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스탯의 총량은 정해져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우마무스메가 전투력 싸움 게임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요소가 확률로 작용하다보니 한치 앞도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스탯만큼 중요한 게 스킬과 인자, 그리고 스킬 발동 확률과 경기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보니 때로는 핵과금러도 스킬을 하나도 못 쓰고 마군에 둘러싸여서 3착 밑으로 밀려나거나, 무과금러가 스킬이 다 잘 터져서 1착이 되는 일도 꽤 있거든요.

그렇다고 하지만 결국 좋은 인자, 스킬을 가져야 승률이 높다보니 이를 갖기 위한 반복 플레이는 계속 이어집니다. 요령이 붙었다고 하지만 랜덤 요소가 꽤 있다보니 100% 성공을 장담할 수 없고, 스탯이라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서포트 카드에 투자하는 비용이 상당합니다. 더군다나 서포트 카드의 밸런스가 썩 좋지 않다보니 뽑기의 리스크도 크죠. 그냥 스토리만 즐긴다고 하면 무과금으로도 가능하긴 하겠지만,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재화 자체가 잘 모이는 게임이 아니라서 원하는 우마무스메나 서포트 카드를 뽑기 위한 재화를 모으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걸 빼고 무과금으로 기존에 있던 우마무스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쳐도, 성장 재화도 잘 안 모여서 육성 반복을 몇 번이고 하고 상점도 꾸준히 방문해서 틈틈이 사놓는 등 공을 많이 들여야만 성과가 보이는 게임이라 피로도도 굉장히 높죠. 이 피로도가 과연 출시 후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때 어떻게 적용할지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 각성 레벨 올리려면 다시 육성 뛰어야 하는데, 한 판 뛰는 시간 자체가 20분이니 재료 모으는 게 쉽지 않다




지극히 정통파적이고 왕도적인 구성, 클리셰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뻔하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되어온 요소들이기에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자연히 전개가 어떻게 될지 유추하기도 쉽거든요. 그렇지만 '우마무스메'를 하면서 그 말의 숨은 뜻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통파적이고 왕도적인 구성이나 클리셰라는 게 왜 자주 쓰이는지 말이죠. 소재가 어떻든 간에 그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유저들이 짐작하기 때문에 부연설명 없이도 확 와닿게 할 수 있고, 새로운 요소도 다른 기존의 것에 대입해서 유추할 수 있다보니 접근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경마, 그것도 일본 경마라는 국내에서 마이너한 요소를 담아낸 '우마무스메'가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으로도 성과를 보이는 건, 그 정통파적인 구성을 극히 높은 퀄리티와 디테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일 겁니다. 일본 경마를 아는 사람도 보긴 했지만, 그게 딱히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청춘 스포츠물의 구성이 잘 갖춰졌으니까요. 최고가 되기 위한 시련과 도전, 라이벌과의 경쟁과 협동, 때로는 좌절하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는 그 일련의 흐름을 트레이너로서 함께 하다보면 경마를 몰라도 스포츠물의 코치나 감독이 된 그 느낌에 대입해서 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되죠.

▲ 이번엔 아쉽게 마무리됐지만, 다음엔 반드시 라이스 샤워로 URA 파이널즈 제패를

그 육성 과정도 단순히 훈련과 휴식의 반복 정도로 끝나지 않고 여러 이벤트와 돌발 상황까지 더해 깊이를 갖추고, 성과를 증명하는 레이스도 결과만 확인하기엔 아쉬울 정도로 구현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끔 유도했죠. 우마무스메들의 모델링뿐만 아니라 몸짓과 표정까지도 디테일을 살려서 몰입감도 살렸으니, 플레이하다보면 여타 종목의 감독들이 그렇듯 여러 작전을 웅얼거리면서 초조함과 기대감을 안고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다소 창피해서 뻔하다고 말은 하게 되는데, 마음 속으로는 계속 좀 더 높은 단계까지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고 할까요.

그렇게 애정이 커지는 만큼, 그 애정이 어떤 요인으로 틀어지게 됐을 때 회복이 가능할지 여부에 따라 이 게임의 성과가 꾸준히 유지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과금해서 좋은 캐릭터 뽑고 그냥 자동 반복 사냥으로 육성하고 땡, 이런 게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훈련시키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육성한 뒤에 인자까지 훑어보는 구조다보니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 3가지가 모두 요구될 수밖에 없죠.

▲ 그 최소한의 조건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해, 일본 서버 선발대들이 가이드를 마련해두기도 했습니다

이를 쏟아붓게 만들려면 애정이 가야 하는데, 그 애정이 가야 할 조건은 일단 갖춰진 상태이긴 합니다. 캐릭터, 게임플레이, 스토리 다 나무랄 곳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루틴이 깨졌을 때, 다시 돌아오려면 부담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PVP를 신경 안 쓴다면야 그런 게 없다곤 하지만,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확답을 하긴 어렵죠. 또 흔히 말하는 '인권' 서포트 카드나 캐릭터 비중도 꽤 되다보니, 그걸 놓치는 순간에 느끼는 허탈함도 커지죠. 애정캐릭터로 어찌저찌 메울 수는 있다고 쳐도, 다른 유저와의 '경쟁'이 부각되는 순간에는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니까요.

이를 덜어내기 위해 일본 서버에서는 여러 이벤트를 준비하고, 메타 변화 패치를 통해 안 쓰이는 서포트 카드도 쓰게끔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당장에 한섭에 적용될 일본 서버 초창기 버전을 생각해보면 그것만으로 한섭에서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기엔 충분할까 하는 의문도 있죠. 룰렛 이벤트만 하더라도 일섭에서 처음 진행할 때는 천장도 없어서 배포 SSR 카드 풀돌할 때까지 룰렛 3회를 못 돌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방대한 콘텐츠에 정통파의 우직함, 높은 완성도로 묵직한 파괴력까지 갖춘 '우마무스메'는 올해 상반기 서브컬쳐계를 강타할 카드로 꼽히기엔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에 다소 부담스럽다는 난제를 해소할 수단이 얼마나 빠르고 원활하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그 유효타가 계속 이어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에서 개선된 요소를 미리 앞당겨 오는 등 빠르고 유연한 대처를 보였던 카카오게임즈가 과연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서 기세를 이어갈지 기대됩니다.